옷가지

장마철에는 습하고 무덥기 때문에 등산을 시작하면서부터 옷가지가 젖게된다. 또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옷이 젖기 시작하면 비옷을 입는 것마저도 그만두고 등산을 계속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비를 맞으면서 등산을 해도 걷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반바지에 티셔츠 차림의 간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가지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비를 계속해서 맞다보면 체온도 많이 떨어지고 기온이 낮아질 때가 있어서 저체온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갈아입을 옷과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옷가지도 꼭 가지고 다녀야 한다.

여름철에 준비할 옷가지는 윈드재킷과 오버트라우져, 티셔츠, 그리고 옷이 젖었을 때 갈아입고 등산할 여벌 티셔츠와 바지, 얇은 양말 한 켤래, 아래 위 속옷 한 벌 정도면 충분하다.
또 여름철에는 햇빛이 강해 얼굴을 그을리기도 하고 비가 올 때 빗물이 눈으로 바로 들이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차양이 넓은 모자를 준비하는 것이 좋으며 흐르는 땀이나 빗물을 닦기 위해 등산용 손수건도 챙긴다.



등산화

신발은 무겁고 땀이 많이 차는 가죽 등산화보다는 가볍고 걷기 편한 리지 등반용 등산화가 여름철 등산을 하기에는 더 편하고, 가까운 산의 짧은 거리를 등산할 때는 운동화도 큰 무리가 없다.
그러나 계곡 등산용 샌들을 신고 등산을 하면 발에 물집이 잡힐 수도 있고 잘못 돌부리나 나뭇가지를 걷어 차 발을 다칠 수도 있으니까 계곡 등산용 샌들을 신고 등산을 해서는 안된다.



막영 장비

여름철에는 비가 많이 오기 때문에 천막(텐트)을 준비해야 할 때는 가림막(플라이)도 같이 준비해야 하지만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는 경우가 거의 없으니까 무게를 줄이기 위해 비박용 플라이만 가지고 다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박용 플라이 하나만 있으면 비오는 날에도 6∼8명 정도는 충분히 잘 수 있고 무게와 부피도 적으며 후덥지근하고 답답한 천막보다 훨씬 더 낭만적이다.
비박용 플라이를 준비할 때는 이것을 나무에 묶어둘 수 있는 막끈도 넉넉하게 준비한다.

천막생활을 할 때는 더위와 모기 때문에 뜬눈으로 밤을 보내게 될 수도 있으니까 천막은 반드시 모기장이 달려 있는 천막으로 준비하고 출입구가 두 개 이상 있어서 바람이 잘 통하는 구조인 것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침낭도 얇은 캐시미어 여름 침낭이 있기는 하지만 여름 산의 밤은 그리 춥지 않기 때문에 얇고 가벼운 폴라 홑겹 여름침낭이나 침낭커버만 준비해도 된다.
사실 여름철이라고 해도 땅에서 올라오는 찬기는 여전하기 때문에 깔판은 반드시 준비해야 하지만 다른 계절처럼 부피가 크고 가지고 다니기 불편한 스펀지 깔판이나 공기깔판 보다는 서너 사람 당 1장 꼴로 등산용 은박깔판을 준비하는 것이 더 좋다.
등산용 은박깔판은 레저용 깔판과는 달리 아주 얇고 접으면 손바닥 크기만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용도로 쓸 수 있다.

여름철에는 시원한 나무그늘 밑에서 편안하게 자기 위해 1인용 그물 침대를 가지고 가기도 하는데 그물 침대에서 잠을 자면 몸이 밤새 새우처럼 굽어 있고 손발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어 아침에 일어났을 때 바닥에서 잔 것만큼 개운치가 않다. 또 높은 산의 능선 위에서는 그물침대를 걸만한 큰 나무들이 없기 때문에 가지고 가도 쓸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취사 장비

취사 장비는 다른 계절과 크게 다를 것이 없으며 바람막이와 보온병은 쓸 일이 없으니까 준비하지 않는 것이 좋다.
대신 여름철에는 갈증 때문에 물을 많이 마시게되니까 물통을 조금 큰 것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고 여러 날 등산할 때는 큰 물주머니도 인원에 따라 한 두 개 더 준비한다.



먹을 것

먹을 것은 될 수 있는 대로 쉬 상하지 않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것으로 준비한다.
특히 고기나 해산물 같은 것들은 오랫동안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도 쉽게 상할 수 있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되도록 이런 종류는 준비하는 않는 것이 좋고 가까운 산에 가더라도 산에 도착한 첫날 해먹는 것이 안전하다. 만일 상할 것이 걱정된다면 미리 집에서 양념을 해 조리를 해 가지고 가면 좀 더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

여름철에는 기온이 높고 햇빛이 강해 배낭 안에 넣어둔 음식이 하루만 지나도 상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쉽게 상할 수 있는 햄 종류나 김밥, 샌드위치 같은 것들은 준비하지 않는 것이 좋다. 따라서 간식도 마른 과일이나 건포도, 과일 통조림, 초콜릿, 사탕, 연양갱, 같이 당분이 많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것으로 준비하고 햄 같은 것도 통조림으로 된 것으로 준비한다.

기온이 30℃를 넘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면 목이 타 들어갈 정도가 되는데 물을 아끼겠다고 마시지 않으면 몸 안의 수분이 모자라게 되고 쉽게 피로해지며 체온을 조절해주는 기능이 떨어져 일사병이나 열사병에 걸릴 수도 있으니까 물은 마시고 싶은 만큼 충분하게 마셔주는 것이 좋다.



그 밖의 것

여름철에는 강한 햇빛 때문에 눈이 부시고 살갗이 타기도 하니까 선글라스와 선크림도 준비한다. 또 등산하다가 선글라스나 안경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안경 걸이도 함께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고 선글라스를 넣어둘 주머니는 비닐보다는 밟아도 깨지지 않을 플라스틱 케이스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여러 날 등산을 하다보면 팔과 목 어깨 부위가 햇빛에 그을려 배낭을 멜 수 없을 정도로 따가울 때도 있으니까 살갗이 약한 사람은 긴소매에 칼라가 달려 있는 티셔츠를 준비하는 것 낫고 미처 준비를 하지 못했을 때는 등산용 손수건으로 목 부분만이라도 감싸 묶어 살갗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더위와 모기 때문에 잠을 못 이루는 사람들이 많은데 몸에 바르는 모기약이나 모기향도 꼭 준비해야 할 것이다.

<한동철 "등산의 세계"중에서>
출처 : 너에게 편지를
글쓴이 : 노지심(魯智深) 원글보기
메모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