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색을 인식하는 원리
| 글 | 배기범 ㆍkbbae96@naver.com |
서울대 물리교육과를 졸업하고 현재 메가스터디에서 물리와 과학 논·구술 수업을 하고 있다. 개념을 정확하고 깊이있게 이해하는 능력과 다수 개념을 통합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과학 학습에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제시문
(가) 색은 눈에 들어온 전자기파가 어떤 시세포를 흥분시키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망막에는 <그림 1>처럼 빛에 반응하는 시세포가 분포한다. 시세포는 전자기파의 파장에 따라 달리 반응하는 원추세포와 전자기파의 세기 즉 밝기에 따라 반응 정도가 다른 간상세포로 이뤄진다. 따라서 색의 결정은 원추세포, 물체의 명암은 간상세포에 의해 이뤄진다.

원추세포의 파장에 따른 반응곡선은 <그림 1>과 같다. 원추세포에는 3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들은 각각 440nm, 545nm, 580nm 근처에서 최대 감도를 나타내며 각각 B(Blue), G(Green), R(Red) 원추세포라 한다. 곡선을 보면 RGB 각각의 원추세포는 꽤 넓은 영역에 걸쳐 반응한다. G원추세포의 경우 420~650nm에 달하는 빛에 반응한다. RGB 원추세포의 반응을 종합하면 원추세포의 반응영역이 400~700nm임을 알 수 있는데 이를 가시광선 영역이라 한다.

그렇다면 색은 어떻게 인식할까? 세 가지 원추세포의 흥분 정도에 따라 전기신호의 크기가 달라지는데 뇌에서는 이 신호를 종합해 색을 판정한다. 그 결과 <그림 2>처럼 우리는 단색의 전자기파를 파장에 따라 다른 색으로 인식한다. 흔히 말하는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색으로 말이다.

어떤 빛을 노란색으로 인식하는 데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하나는 파장이 570nm인 단색광이다. 파장이 570nm인 단색광이 들어오면 <그림 1>처럼 R과 G세포가 거의 같은 감도로 반응한다. R과 G에서 같은 세기의 전기신호가 만들어지면 뇌는 노란색을 인식한다. 두번째로 600nm의 단색광과 530nm의 단색광이 함께 눈에 들어오는 경우도 R과 G세포는 거의 같은 크기의 전기신호를 발생시키므로 뇌는 노란색으로 인식한다.

(나) 분자나 원자로 구성된 매질에 빛이 입사되면 원자나 분자에 붙어 있는 전자들은 전자기파의 전기장에 의해 전기력을 받는다. 전기장이 진동하면 전자들도 진동한다. 이와 같이 진동자에 주기적인 외력이 가해져 진동자가 진동하는 경우를 강제 진동이라 한다.

원자 내 전자를 고전 모형으로 생각하면 벽에 고정된 용수철에 매달려 진동하는 물체와 유사하다. 벽은 원자핵, 물체는 전자에 각각 대응한다. 원자핵과 전자 사이에는 쿨롱 힘이 작용한다. 쿨롱 힘은 용수철의 탄성력과 같은 역할을 하며 물체에 힘을 가한 뒤 떼어냈을 때 물체가 하나의 진동수로 계속 진동하게 한다. 이때 진동수를 고유 진동수라고 하며 이는 물체 질량과 용수철의 탄성계수에 의해 결정된다. 같은 힘으로 진동수만 달리하면 진동자의 진폭은 외력의 진동수 함수가 되며 외력의 진동수가 진동자의 고유 진동수와 같아지면 공명 현상이 일어나 진폭이 매우 커진다. 이때 진동자는 큰 에너지를 저장한다.

공명 진동수로 그네를 밀 때 가장 큰 에너지를 그네에 전달할 방법을 생각해보자. 언뜻 그네가 최대 변위 위치에 왔을 때 강한 힘을 주면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네가 중간 지점을 통과할 때 힘을 가해야 한다. 공명 진동수를 가진 외력이 진동자에 작용해 진동자의 속도와 외력이 같은 위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아주 천천히 진동자를 흔들면 진동자는 외력과 같은 위상으로 반응하지만 공명 진동수보다 큰 진동수의 외력으로 강제 진동시키면 진동자가 외력과 반대 위상으로 반응한다.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이해할 때 강제 진동에 따른 진동자의 반응은 매우 중요하다. 전자기파가 원자에 도달하면 전기장이 진동하므로 전기장은 외력이 되고 원자에 붙어 있는 전자는 진동자가 된다. 전기장이 진동하면 전자는 전기장에 비례하는 힘을 받아 전기장의 진동수와 같은 진동수로 강제 진동한다.

(다) 빛이 매질과 상호작용할 때 매질의 크기가 빛의 파장보다 작으면 매질 전체에 같은 크기의 전기장이 가해진다. 이 경우 매질은 쌍극자가 된다. 매질의 크기가 파장보다 크면 매질의 위치마다 전기장이 달라져 복잡한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전자기파가 원자나 분자에 입사한 뒤 원자나 분자 내 전자를 진동시켜 쌍극자가 되게 하면 사방으로 빛이 재방출된다. 이를 통해 사방으로 빛이 퍼지는 현상을 산란이라 한다. 산란은 빛의 진동수와 물질의 고유 진동수에 따라 비공명산란과 공명산란으로 나뉜다.

비공명산란은 빛의 진동수와 물질의 진동수가 크게 차이 날 때 일어난다. 이는 빛을 외부 구동력으로, 물질을 진동하는 전기 쌍극자로 하는 모델로 설명된다. 쌍극자 진동으로 일어나는 도넛 모양의 방사 출력을 가진 전자기파 방사를 비공명산란이라 한다.

산란체의 구성 원자가 얼마만큼 밀집됐느냐에 따라 상호작용의 결과는 크게 차이 난다. <그림 3>은 희박한 매질에서 빛이 일회성 산란하는 경우와 비교적 많은 원자로 이뤄진 매질에서 산란된 빛이 다시 산란되는 다중 산란을 보여준다.

공명산란은 빛의 진동수와 물질의 고유 진동수가 같아 전자의 진폭이 커지는 경우를 말한다. 공명 시에는 입사되는 빛에너지를 매우 효과적으로 퍼뜨리거나 열에너지로 전환하므로 원래 진행 방향으로 전파되는 에너지가 눈에 띄게 떨어진다. 참고로 물은 적외선 영역의 공명 진동수를 가지며 가시광선에 대해서는 약한 비공명산란을 일으킨다.
- ‘과학교사를 위한 빛과 파동’, 김중복 외 공저


문제01
노란색 물감이 노랗게 보이기 위해서는 물감이 파랑색 영역의 빛을 흡수하고 빨간색과 초록색 영역의 빛을 반사해야 한다. 하지만 노란색 물감이 순수 노란색 빛만을 반사하는 경우에도 노란색으로 보인다. 제시문 (가)를 참조해 노란색 물감이 노란색으로 보이는 이유가 앞에서 어떤 경우인지 구분하는 방법을 서술하라.

전문가 클리닉
R, G, B 원추세포의 반응감도에 따라 뇌에서 인지하는 색이 달라집니다. 어떤 색의 빛을 뇌에서 똑같이 인지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두 가지 이상의 단색광이 혼합된 혼합광일 수도 단색광일 수도 있습니다. 서로 다른 진동수를 가진 빛은 밀한 매질에서 진행속력의 차이로 분산되므로 혼합광은 단색광과 달리 프리즘을 통과할 때 분산현상이 나타납니다.

빛은 진동수가 클수록 밀한 매질 속에서 속력이 느려진다. 따라서 공기 중에서 진행하던 빛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단색광별로 다른 경로를 따라 진행하면서 분산된다. 뇌에서 같은 노란색으로 인지한다 하더라도 혼합광선인 노란색 빛은 프리즘을 통과할 때 분산되고 단색광은 분산되지 않는다. 빛을 프리즘에 통과시켜 분산현상이 나타나는지에 따라 구분한다.


문제02
다음 <보기>는 우리 주변 여러 사물의 색과 관련된 진술이다. 제시문 (나)와 (다)를 참조해 각 진술의 근거를 추론하라.

<보기>
(1) 하늘을 파랗고 노을은 붉게 보인다.
(2) 물은 투명한데 수증기는 흰색으로 보인다.
(3) 물에 젖은 옷이나 땅은 어둡게 보인다.
(4) 물은 투명한데 바다는 푸르게 보인다.

전문가 클리닉
제시문 (나), (다)에 나온 전자기파와 물질 사이의 상호작용과 산란의 개념을 잘 이해해 색과 관련된 현상을 정성적으로 설명하는 문제입니다.

예시답안
1) 대기층처럼 원자나 분자가 희박한 경우에는 일회성 산란이 일어난다. 이때 원자나 분자의 크기는 빛의 파장에 비해 충분히 작으므로 대기 중 질소나 산소분자들은 강제 진동하는 쌍극자가 된다. 산란 정도는 진동수가 클수록 크므로 가시광선 영역 중 진동수가 큰 파란색 계통의 빛이 더 많이 산란된다. 원리적으로 하늘은 보라색이어야 맞지만 태양광선 중 보라색이 매우 약하고 우리 눈 또한 보라색에 대한 감도가 작기 때문에 파란색이 우세해 보인다.

일몰이나 일출시에는 빛이 대기를 통과하는 거리가 길어진다. 그로 인해 공기 중에서 파란색 광보다 적게 산란되는 붉은색 광이 지표면에 더 많이 도달해 하늘이 빨갛게 보인다.

2) 물은 적외선 영역의 공명 진동수를 갖고 가시광선에 대해 약한 비공명산란을 일으켜 투명하게 보인다. 하지만 수증기는 희게 보인다. 이는 수증기가 굴절률이 다양한 공기 중에 존재해 경계면에서 여러 차례 반사와 굴절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표면에서만 반사를 일으키는 물보다 눈에 들어오는 광량이 많다. 또 물방울은 크기가 크기 때문에 내부에 있는 여러 개의 물분자가 동일한 전기장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수증기는 특정 파장의 빛이 아닌 거의 모든 파장의 빛을 산란시켜 흰색으로 보인다.

3) 거친 표면에서는 여러 번의 반사가 일어나지만 물이 있으면 표면이 매끄러워져 반사되는 광량이 줄어든다. 또 투과되는 빛이 있더라도 다시 반사되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경계면을 만나 내부로 반사되기 때문에 반사광의 세기는 더욱 약해진다. 물에 젖은 옷이나 땅은 이와 같은 광량감소로 어둡게 보인다.

4) 물분자는 적외선 영역의 공명 진동수를 갖기 때문에 가시광선에 대해서는 약한 비공명산란을 일으켜 투명하게 보인다. 하지만 적외선과 가까운 붉은색 광에 대해서는 적은 양의 공명을 일으켜 약간의 붉은색 광을 흡수한다. 따라서 물속에서는 푸른색 광이 붉은색 광보다 더 깊은 곳까지 진행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물로만 구성됐다면 바다는 강물처럼 투명할 것이다. 하지만 바다는 깊이에 따라 염류농도나 수온이 달라 수없이 많은 경계면을 가지며 물속을 진행하는 광선은 이 경계면에서 수없이 많은 반사와 굴절을 거친다. 그 결과 바다는 푸른색을 띠며 해수의 상태에 따라 각기 다른 푸른색을 갖는다.
[물리]충돌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 글 | 배기범 ㆍkbbae96@naver.com |
 
 
서울대 물리교육과를 졸업하고 현재 메가스터디에서 물리와 과학 논·구술 수업을 하고 있다. 개념을 정확하고 깊이있게 이해하는 능력과 다수 개념을 통합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과학 학습에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제시문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라

(가) 다음은 인체가 물체와 충돌할 때 작용하는 힘을 평가하는 문제로 뉴턴의 제2법칙을 적용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 예 1:어떤 사람이 1m/s로 걷고 있다가 걸려 있는 강철 막대기에 우연히 머리를 부딪쳤다. 약 0.01초만에 5mm의 거리에서 머리가 멈췄다고 가정하자. 머리의 무게는 3kg이다. 감속을 일으키는 힘은 얼마인가?
● 답 1:운동량의 변화(△mv)는 △mv=0-3kgm/s=-3kgm/s(-부호는 머리의 운동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며 힘은 운동방향과 반대로 작용한다)이다.
따라서 F=-3kgm/s/0.01s=-300N이다.

● 예 2:앞의 실험을 반복했을 때 강철막대가 2cm의 완충물을 갖고 있고 감속시간 t가 0.04초로 증가한다면 머리가 감속하는 데 작용하는 힘은 얼마인가?
● 답 2:F=△mv/△t=-75N이며 앞의 예와 비교해 많이 감소했다.

인체에서 나타나는 동적인 힘의 예로서 심장이 박동할 때(수축기) 체중이 증가하는 현상을 들 수 있다. 약 0.06kg의 혈액이 0.1초 동안에 심장에서 위쪽으로 1m/s의 속도로 방출된다고 하자. 혈액에 의해 위로 향하는 운동량은 혈액의 질량과 방출되는 속도의 곱인 (0.06kg)(1m/s)=0.06kgm/s이며 이러한 운동에 대한 반작용력은 (0.06kgm/s)/(0.1s) 또는 0.6N이다. 이 정도 힘은 반응이 민감한 스프링 형태의 저울에서 눈금을 움직이기에 충분하다.

1m 높이에서 뛰어내릴 때 다리를 펴고 착지한다면 상당한 충격을 받게 된다. 이때 몸의 감속은 대부분 발의 완충물 압축을 통해 일어난다. 부딪히기 바로 전 4.5m/s로 움직이고 완충물이 1cm정도 압축된다면 몸은 약 0.005초 만에 정지한다. 이 조건에서 다리에 작용하는 힘은 체중의 100배에 달한다. 체육관 매트에 착지한다면 감속시간은 더 길어지며, 정상적인 인체반응을 따른다면 감속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들이기 위해 우리는 무릎을 굽혀 착지에 따른 힘을 줄일 것이다.

번지점프는 신축성 있는 고무로프를 매고 높은 장소에서 떨어지는 게임으로 번지 밧줄은 긴 거리에 걸쳐 사람을 감속시킨다. 번지점프는 자유낙하와 감속을 통해 전율을 맛보게 한다.

(나) 차가 단단한 벽에 정면으로 부딪치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자동차와 탑승자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자동차의 앞부분은 <그림 1>처럼 범퍼에서 시작해 구간별로 접혀 충돌거리 또는 시간을 증가시키도록 설계됐다. 이로 인해 접히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져 충돌에 따른 감속력이 줄어든다. 차의 앞부분은 심하게 손상되지만 내부는 별다른 손상이 없어 탑승자는 심하게 상처받는 일은 없이 타박상 정도로 그치게 된다. 안전벨트 시스템과 에어백은 충돌 시 머리와 몸통을 보호한다. 통계적으로 이런 장치는 손상과 사망을 줄이지만 부적절한 안전벨트, 유아용 안전좌석은 잘못 설치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그림 2>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고성능 비행기에서 비상탈출방법을 설계하거나 자동차와 일반 비행기의 안전설계에 사용된다. 조종사가 탈출을 위해 위로 튕겨나갈 때 가속도를 계산한 뒤 인체의 한계와 비교해 가속력과 기간을 조정한다. <그림 2>의 정보는 헬멧을 설계할 때 많이 쓰인다. 헬멧은 충돌시 눌림에 의해 속도를 줄이도록 설계돼 있다. 자전거 헬멧은 속도를 내며 달리다가 단단한 평지에 떨어졌을 때를 대비해 운전자의 머리가 24km/h 속도에서 부딪혔을 때의 충격을 견딜 수 있게 설계된다. 헬멧은 압축력에 대해 적절한 강도를 갖는 재료를 사용해 헬멧 완충물의 접힘이 감속시간을 늘려 머리가 받는 힘을 줄이도록 한다.

(다) 인체의 가속은 여러 가지 효과를 야기한다. ① 체중의 현저한 증가 또는 감소 ② 내부 정수압 변화 ③ 인체 탄력조직의 뒤틀림 ④ 액체 내 떠 있는 다른 밀도를 가진 고체의 분리 경향이다. 가속이 충분히 크다면 큰 가속력에 대항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근육의 힘이 없어 인체는 조절력을 잃는다.

어떤 조건 하에서 혈액은 인체의 여러 부위에 울혈된다. 울혈의 위치는 가속 방향에 영향을 받는다. 어떤 사람의 머리가 앞을 향해 가속된다면 뇌로 가는 혈액이 부족해져 일시적 시각상실과 무의식 상태가 올 수 있다.

궤도를 도는 위성에 있는 우주비행사는 무중력 상태에 있다. 최초의 유인 우주비행에 앞서 무중력의 생리학적 영향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는 우주에서 장시간 체류할 때 인체에서 일어나는 영향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는데 몇 가지 생리학적 변화는 일어나지만 인체가 무능력해지거나 영구적인 손상을 입지는 않는다고 한다.

조직은 가속에 의해 비틀릴 수 있고 힘이 커지면 찢기거나 파열될 수도 있다. 실험 정보가 거의 없지만 거대한 원심분리기를 이용한 몇몇 실험에서 가속도에 의해 조직이 찢어지기 전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자동차 사고로 대동맥이 복막으로부터 찢어진다면 사망은 아니더라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 ‘인체물리’, 존 카메론 지음


문제 01
1) 질량 60kg인 민수가 바닥으로부터 높이 1.8m인 담 위에서 가만히 뛰어내렸다. 공기저항을 무시할 때 철수가 바닥에 도달하는 순간의 속력과 도달하기까지의 시간을 구하라. (단 중력가속도는 10m/s2이다.)

2) 민수가 바닥에 착지하는 과정에서 6cm만큼 무릎을 구부리는 동작을 취했다면 바닥으로부터 받는 평균 충격력은 얼마인가?

3) 제시문 (나)의 <그림 2>를 참조해 앞의 착지동작이 안전한지를 설명하라


전문가 클리닉
운동량과 충격량의 관계식 또는 일-에너지 정리를 이용해 충돌시 감속 거리에 따른 평균 충격력을 구하고 주어진 자료를 이용해 해당 충돌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줄지 판단하는 문제입니다.

예시답안
1) 1.8m에서 자유낙하한 뒤의 속도이므로 등가속도 운동 관계식 2aH=v2 또는 역학적에너지 보존법칙 1/2mv2=mgH로부터 v=√2gH=6m/s가 된다. 중력가속도에 의해 1초에 10m/s씩 속도가 증가했으므로 6m/s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0.6초다. 또는 뛰어내리는 동안 일정 크기의 중력을 받았으므로 운동량과 충격량의 관계식 F△t=△mv로부터 600N×△t=360kgm/s이고 도달하는데 걸린 시간 △t=0.6s가 된다.

2) 무릎을 구부리는 동작을 취하는 시간을 구해보자. 착지한 뒤 정지할 때까지 바닥과 민수 사이에 일정한 크기의 힘이 작용해 등가속도 운동을 했다고 가정하면 무릎을 구부리는 동안의 평균 속력은 6m/s+0/2=3m/s가 된다.
따라서 이 속도로 6cm 이동하는 시간은 0.02초가 된다. 운동량과 충격량의 관계식 F△t=△mv로부터 민수가 받는 평균 충격력은 18000N이다. 일-에너지 정리로부터도 같은 결과를 얻는다.

3) 앞에서 구한 바닥 도달속력을 시속으로 환산하면 대략 22km/h가 된다. <그림 2>에서 시속 20km에서 생존한계에 해당하는 감속거리(0.01m보다 작음)보다는 훨씬 큰 0.06m를 확보하고 있으므로 생존에는 큰 지장이 없다. 하지만 낙하산을 이용해 착지할 때의 감속거리 40cm보다는 훨씬 작은 감속거리가 돼 주요 관절이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 02

탑승 허용 가능한 최대 질량이 100kg인 번지점프대를 제작하려고 한다. 사용하려는 로프 길이는 20m이고 로프의 탄성계수는 200N/m라고 하자. 낙하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받는 공기저항력과 탑승자의 신장을 무시할 때 다음 물음에 답하라. (단 중력가속도는 10m/s2이다.)

1) 탑승자의 안전을 고려할 때 번지점프대의 높이는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가?

2) 번지점프를 하는 탑승자의 줄이 늘어나기 이전의 상태와 제시문 (다)의 궤도비행하는 우주비행사는 동일하게 무중력 상태를 경험한다. 무중력 상태의 물리적 의미에 대해 논술하고 이때 인체에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를 서술하라.

전문가 클리닉
이 문제는 번지점프를 하는 과정에서 역학적에너지 보존법칙을 활용해 무중력 상태를 이해하는지 묻고 있습니다. 또 무중력 상태에서 인체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생리적 변화를 추론하는 능력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예시답안
1) 공기저항을 무시할 때 낙하 과정에서 받는 힘은 중력 또는 탄성력이므로 역학적에너지는 보존된다. 따라서 줄의 원래 길이를 l0, 탄성계수를 k, 최하점까지 줄이 늘어난 길이를 x라 하면 탑승자의 최대 질량을 m이라 했을 때 mg(l0+x)=1/2kx2이 된다. 이로부터 줄이 최대로 늘어난 길이를 계산하면 20m이다. 따라서 이때 탑승자가 지면과 충돌하지 않기 위해서는 번지점프대의 높이가 최소 40m보다는 높아야 한다.

2) 무중력 상태란 관측자가 중력을 받아 가속운동을 할 때 중력과 같은 크기의 관성력이 작용하는 것처럼 느껴 중력의 효과가 느껴지지 않는 상태이다. 자유낙하하는 관측자와 만유인력을 받아 지구 주위를 원운동하는 우주선 내 관측자는 모두 이러한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연골에 위아래로 가해지는 압력이 0이 돼 보통 때보다 키가 약간 커진다. 또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아 머리쪽 혈압이 높아져 얼굴이 붓고 발은 중력의 영향을 받을 때보다 혈압이 낮아져 붓지 않는다. 장시간 무중력 상태 하에서 생활하면 골격에 걸리는 부하가 감소한다. 그로 인해 뼈속에 저장되어 있던 칼슘이 혈액속으로 유입돼 혈액의 칼슘 농도가 증가한다. 그렇게 되면 혈액의 칼슘이온 농도를 적절히 유지하기 위해 칼시토닌이나 파라토르몬 같은 호르몬 분비에 변화가 생긴다. 
과학논술 작성 요령
2006년 11월 22일 | 글 | 김은주 서울금옥여고 생물교사ㆍ |
 
G고등학교 3학년 이과반 교실

서현:선생님, 자연계 기출문제를 보면 너무 어렵게 느껴져서 저와는 전혀 다른 세상의 이야기인 것만 같아요. 어쩌면 좋죠?
미지:기출문제는 논술 가이드라인 발표 전의 문제들인데 이제는 그 유형이 달라지는 거 아닌가요?
김샘:주요 5개 대학에서 논술 유형을 공동으로 개발한다고 하니, 대학에서 발표하는 유형을 참고할 필요가 있어. 자신이 지원하려는 대학의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기출문제도 확인해두면 좋겠지.

서현:논술 문제들이 교과서와 전혀 관련 없는 듯이 느껴져서 논술 과외를 해야 하나 걱정이에요. 이미 다니는 학원 수업만으로도 벅찬데…. 왜 논술 문제에는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과 차이나는 어려운 제시문만 나오는 건지.
미선:맞아 맞아. 매번 학교 교육을 정상화한다고 얘기하면서, 자꾸 그렇게 어렵게만 내는 이유가 뭘까. 대부분의 논술학원은 비싸서 다니기도 힘든데, 우리같은 학생들은 어떻게 대비하라는 것인지. 학교 수업만 열심히 들어도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논술 문제로 출제되면 얼마나 좋을까.
김샘:그래, 너희들 말도 일리가 있어. 수능이나 내신의 부담도 만만찮은데 따로 논술을 준비한다는 건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일거야. 그 부담을 덜려면 학습주제를 논술과 연관짓고, 암기보다는 개념과 원리에 접근하는 공부 방법을 찾아야해.

서현:인문계 논술 문제는 서론, 본론, 결론을 나누어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가능한 것 같은데 자연계 논술 문제는 어떻게 답안을 써야 할지 혼란스러워요.

최근 자연계 논술에선 세트형 문제가 출제되고 있으며 답안을 800~1000자 정도로 요구하는 추세다. 짧은 답안은 논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답안을 정확히 썼는지를 파악하는데 좋다. 그러나 한 논제를 길게 설명하는 문제도 아직까지 자주 출제되고 있다. 문제가 여러 유형으로 출제되고 각각에 맞춰 답안을 작성해야 하므로 학생들은 부담을 느끼게 마련이다.

논술 답안 작성요령을 익혀보고, 실제로 논술 답안을 작성해 보겠다. 일반적으로 자연계 논술 시험에서는 여러개의 제시문을 주고 서술하는 문제가 출제된다. 그러나 여기서는 한 논제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는 유형을 살펴본다.


Q.세포에 관해 설명하시오(1000~1200자 분량으로 쓸 것).

이와 같은 문제가 나왔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답안을 작성하겠는가. 우선 바람직하지 않은 답안의 예를 살펴보자.

세포는 생명의 기본 단위로서 모든 생물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세포는 핵과 세포질로 돼 있으며, 생명활동의 중심이 된다. 핵은...... 세포질은......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 가운데 하나는 문제를 보면 바로 답안을 써나가려고 한다는 점이다. 이런 식으로 쓰면 몇 줄 못쓰고 더이상 쓸 말을 찾지 못한 채, 논술 답안지만 붙들고 시간을 보내기 쉽다.

이제부터는 논술 답안을 쓰기 전에 가장 먼저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지 머릿속으로 정리해보자. 그리고 개요를 한 번 작성해보자. 개요를 작성할 때 교과서를 참고하면 매우 도움이 된다.

세포와 관련된 생물Ⅱ 교과서Ⅰ단원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Ⅰ.세포의 특성(대단원)
1. 세포의 구조와 기능(중단원)
1) 세포의 발견과 세포설(소단원)
2) 세포 연구방법
3) 세포의 기본 구조
- 식물 세포와 동물 세포
- 원핵 세포와 진핵 세포
4) 핵의 구조와 기능
5) 세포질 내 소기관의 구조와 기능
6) 세포막의 구조와 기능

제시된 목차를 보고 가장 먼저 할 일은 이 단원들 중에서 어떤 내용을 답안에 넣거나 뺄 것인지 추려내는 것이다. 세포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다른 주제도 마찬가지다. 답안을 작성하기 전에 교과서의 내용을 정리하며 어떻게 써나갈지 구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세포와 관련해 수능이나 대학별고사에 자주 나오는 내용은 ‘세포의 기본 구조’다. 그러나 세포와 관련해 더 심층적인 글감을 찾는다면 교과서에서 유난히 작은 글씨로 쓰인 도입부와 ‘세포의 발견과 세포설’, ‘세포 연구방법’에 주목해야 한다. 대체로 앞 단원은 전체 단원의 개요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개요를 작성한 다음 본격적으로 답안을 써나갈 때에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답안을 작성할 때 되도록이면 ‘세포는 어떤 것이다’라는 식으로 지나치게 축약해서 써서는 안된다. 자칫하면 내용 전개가 원활하지 못하게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계 논술 문제에 대한 답안도 서론, 본론, 결론을 정해서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것이 좋다.

서론을 잘 쓰고 싶다면 교과서에 작은 글씨로 쓰인 도입 부분을 참고해 연습해보자. 도입부는 교과서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내용상의 큰 차이는 없다. 예를 들어 중앙교육진흥연구소 생물Ⅱ 교과서 12쪽에는 도입부가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물의 몸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세포로 이뤄져 있다. 세포는 몸을 구성하는 부품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하나하나마다 생명현상을 수행한다. 맨눈으로는 볼 수도 없는 작은 세포 속은 어떻게 생겼을까? 또 어떤 기능을 할까?

이제 교과서 단원을 참고해 실제로 개요를 구성해보았다.

1. 서론 - 세포에 관한 개괄적 설명
2. 세포 발견의 배경 - 현미경의 발명과정
로버트 훅이 최초로 세포 형태 관찰
3. 세포 발견의 역사성 - 핵 발견, 식물세포, 동물세포, 세포설
4. 세포설의 내용
5. 세포설의 의의

이와 같은 개요로 작성된 예시 답안을 제시해보면 다음과 같다.

예시답안
세포는 생명체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이다. 세포는 생명체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부품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여러 생명활동을 관장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세포 내부의 여러 유기적인 구조 덕분에 가능하다. 때문에 우리는 세포를 생명체의 구조적, 기능적 단위라 부른다.

세포를 나누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핵막과 세포 내 막구조물의 유무에 따라 진핵세포와 원핵세포로 구분할 수 있다. 진핵세포는 그중 핵막을 비롯한 막구조를 가지는 세포를 일컫는다. 진핵세포에서 유전 정보를 가지는 DNA는 보통 핵막 안에 위치하므로 핵이 세포활동의 중추가 돼 생명체의 여러 기능을 조절하고, 여러 형질을 결정한다. 진핵세포에는 미토콘드리아, 중심체, 리보솜, 소포체 등의 세포소기관이 있어 다양한 업무를 효율적으로 분담한다.

세포 연구는 그동안 현미경의 발달에 상당 부분 의존해왔다. 네덜란드의 안토니 레벤후크는 렌즈 하나로 270배 확대할 수 있는 현미경을 만들어 혈액, 근육, 정자, 우물물 속의 작은 생물들을 관찰했고, 영국의 로버트 훅은 얇게 저민 코르크 조각을 관찰해 처음으로 세포의 형태를 봤다.

사실 훅이 실제로 관찰한 것은 살아있는 세포가 아니라 죽은 코르크 세포의 세포벽이었다. 하지만 이 관찰로 훅은 세포(벽)들이 모여 벌집 모양의 작은 방(cell) 구조를 이루고 있음을 발견했고, 이렇게 세포(cell)라는 이름이 생겨났다. 훅은 관찰 결과를 발표해 많은 과학자가 세포 연구를 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이후 1831년 브라운은 핵을 발견했다. 슐라이덴은 식물세포를 연구해 제비꽃에서 소나무에 이르는 모든 식물이 세포로 이뤄져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비슷한 시기에 슈반은 동물세포를 연구해 개미에서 사자에 이르는 모든 동물이 세포로 이뤄져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러한 연구를 토대로 두 사람은 ‘세포는 모든 생물체의 구조적 단위일 뿐만 아니라, 생명활동이 일어나는 기능적 단위’라는 세포설을 발표했다. 그 뒤 피르호가 여기에 ‘모든 세포는 세포로부터 만들어진다’라는 내용을 추가해 슐라이덴과 슈반의 세포설을 완성했다.

세포설은 지구상의 다양한 생명체를 세포라는 공통적인 구조로 묶어서 이해할 수 있는 기초를 제공했다. 또한 생명현상과 생명의 본질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생물학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

물론 이와 다른 내용의 답안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이것은 교과서를 바탕으로 답안을 제시한 예일 뿐이다. 교과서는 논술답안의 지식보고다. 그러니 처음에는 교과서를 요약해보는 것으로 논술 답안 작성 연습을 시작하자.

각 단원별 구조를 개요로 바꿔서 생각하면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더 이상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교과개념을 폭넓고 정확히 이해할 수도 있게 된다.
과학논술, 뭐가 나오나요?
2006년 11월 22일 | 글 | 김은주 서울금옥여고 생물교사ㆍ |
 
G 고등학교 3학년 이과반 교실

단비:얘들아, 자연계 논술은 어떻게 출제되는 거야? 대학 입시요강조차 대체로 인문계 기준으로 설명되어 있어 자연계는 어떻게 나온다는 건지 감이 안 오네.

윤경:자연계 논술은 일반적으로 과학적 내용이나 수리적 내용을 묻는데, 경희대, 동국대, 서강대 등에서는 인문계와 가까운 형식으로 출제하고 있어. 논술 주제로는 자연과학적 상식과 교양이 많이 나오지만 종종 인문계와 별 차이 없는 문제가 나오기도 하더라.

성균관대는 수식이나 풀이가 아닌 자연과학적 추론 방법 등을 묻는 그야말로 자연계형 논술을 출제하기도 했어. 또 동국대의 경우에는 1, 2, 3문항은 문과형으로, 나머지 문항은 자연과학적 교양을 묻는 이과형으로 제시한 복합형 논술을 출제하기도 했지.

민정:이야, 많이 아네. 그런데 이제 영어지문 제시, 문제풀이식이나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는 낼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런데도 몇몇 대학의 수리논술은 거의 문제풀이를 요구하는 것 같던데….

윤경:응, 나도 얼마 전에 논술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몇몇 대학들을 지적하는 신문기사를 봤어. 그럼 그 학교에 지원한 학생들은 어떻게 되는 거지? 학생들은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문제로 시험을 본거고, 어쨌거나 시험은 이미 끝났으니.

보옥:논술 가이드라인은 2005년 8월에 발표됐지만 상당수 대학이 그 이전인 3월쯤 논술 유형을 수험생들에게 공지한 상태였어. 그래서 대학들이 사전에 예고한 내용을 변경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더라. 그렇지만 이번에 지적을 당했으니 내년에는 문제 유형이 좀 바뀌지 않을까?

김샘:(교실로 들어오며) 음.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지. 가이드라인에 대한 논란 중에는 해석이 애매한 부분이 있어서 대학에서 반발을 하기도 해. 하지만 각 대학들이 교육부 지침을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려울 테니 앞으로는 지적당하지 않을 만한 문제를 내려고 노력하겠지? 이미 고려대와 이화여대는 수리논술 시험을 폐지하고 통합논술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단다.


교육부는 논술고사의 개념을 ‘제시된 주제에 관해 필자의 의견이나 생각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도록 하는 시험’으로 규정했다. 이에 몇몇 대학들이 논술고사 형태가 아닌, 제한된 범위 안에서 정답을 구하라는 식으로 특정 교과의 지식을 평가하는 문제를 출제해 논술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는 것이 교육부의 입장이다. 예컨대 고려대, 서강대 등이 출제한 문제는 논술평가가 아니라 수학이나 과학 지식을 측정하는 문제였다는 것이다. 실제 교육부에서 지적한 부분은 수리논술 영역이 많다. 수리논술에서 풀이형 문제가 출제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논술 가이드라인을 또다시 위반할 경우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압박하자 일부 대학들은 2007학년도 전형방법을 바꾸었다. 고려대와 이화여대는 수시 1학기 전형에서 수리논술 시험을 폐지하고 통합논술을 실시키로 했으며, 한양대는 수시 전형에서 전공적성 검사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런 배경에서 과학논술 형태는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관심 있는 자연계 논술의 범위는 다소 좁혀진다고도 할 수 있다. 과학적 이론이나 개념과 실생활과의 연관성, 과학사, 과학의 이해, 과학과 사회의 관계 등이 자연계 논술의 대표적인 논제이다.

논술 가이드라인에 대한 2006학년도 수시 2학기 대학별 논술고사 심의 결과는 우측 표와 같다.

대학입시에서 고등학생이 다룰 수 있는 수준 이상의 문제를 내기는 어렵다. 더구나 과학논술 평가의 핵심은 풀이 과정과 사고능력에 있으며 고등학교 교과서 내용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논술 강화는 학교 교육에 따라가며 교과서를 충실히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더 유리한 일일 수도 있다.

교과서 내용을 보는 것만으로는 과학논술 준비에 부족하지 않을지 걱정하는 학생들을 위해 교과서에서 논술문제가 출제된 예를 살펴보자.

다음 제시문을 참고해 공장지대에서 나무줄기가 검은색으로 변한 이유와 산업혁명 이후 후추나방 집단에 검은색 개체가 많아진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하라(2005년 서울대 정시).
[제시문]
후추나방(Biston betularia)은 흰색과 검은색의 변이가 있으며, 그 중 검은색은 하나의 우성 대립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 영국에서는 18세기 초까지 나무줄기에 착생하는 지의류와 색이 비슷한 후추나방이 많았고 검은색 개체는 거의 채집이 되지 않을 정도로 적었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공장지대를 중심으로 숲의 나무줄기가 검은색으로 변하면서 검은색 후추나방의 개체는 20세기 초까지 크게 증가했다.

이 문제는 금성출판사 생물Ⅱ 교과서 3단원 ‘생물의 진화’에서 탐구 1번, 자 해석에 나오는 내용이다. 많은 학생들이 문제를 보는 순간 바로 ‘자연선택의 예’라고 답할 것이다. 좀 더 풀어서 설명하면 ‘동물은 보호색이 있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다. 그러므로 산업혁명 이후 공장이 많이 생겨 환경오염 물질(매연이라고 답하는 학생도 많다) 등으로 나무가 검게 변했다. 검은 후추나방은 검은 나무에서 눈에 띄지 않기에 천적에게 잡아먹히지 않아 그 수가 많아진다’고 답하는 학생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제시문에서 필자가 밑줄친 곳을 찬찬히 들여다보라. ‘나무줄기에 착생하는 지의류’의 색은 무엇이었을까. ‘그와 비슷한 후추나방이 많았고 검은색 개체는 채집이 거의 안 되었다’는 지문에서 유추해보면 지의류의 색은 흰색이고, 18세기 초까지 채집된 후추나방도 그와 비슷한 흰색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지의류는 산업혁명 전후로 늘 같은 색인 것이다.

이 문제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핵심은 오염으로 환경이 검어졌다는 것, 또는 나무가 검어졌다는 것이 아니라 오염으로 인해 지의류가 죽어 나무줄기가 검어졌다는 것이다. 오염 전에는 나무에 지의류가 왕성히 자라서 나무가 희었기 때문에 흰 후추나방이 눈에 띄기 어려웠다. 환경오염으로 인해 지의류가 죽은 후에는 나무가 검어져서 검은 후추나방이 우세하게 된 것이다.

‘어쨌든 답은 자연선택이지 않은가’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논술시험에서 그리 단순한 대답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직접원인과 간접원인을 분명히 밝혀주는 명확한 답안이 좋은 점수를 받는다. 위에서 언급한 금성교과서 156쪽의 자료해석 ‘후추나방의 진화’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영국의 맨체스터 지방에는 흰 후추나방이 대부분 서식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지역이 공업 지역으로 변하면서 지의류가 죽고 나무줄기가 검어지면서 대부분을 차지했던 흰 나방은 그 수가 줄고 검은 나방이 우세하게 되었다.
오른쪽의 그림은 지의류가 왕성히 자라는 오염되지 않은 곳 (가)와, 공업화 결과 지의류가 죽고 나무줄기가 검게 변한 곳 (나)에 앉아 있는 흰 나방과 검은 나방의 모습이다.
[정리]

1. (가)와 (나) 두 그림에서 눈에 잘 띄는 나방은 각각 어느 것인가?
2. 공업화 이후 검은 나방이 우세하게 된 까닭을 자연선택설로 설명해보자.
3. 최근 조사 결과 맨체스터 지역엔 다시 흰 나방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자.

교과서의 정리문제를 개요쓰기의 징검다리로 이용해 후추나방 제시문에 대한 답안작성 연습을 해보자.

① 1번 문항을 응용하여 → 공업화 이전과 이후의 모습을 설명한다.
② 2번 문항을 응용하여 → 자연선택설을 통해 검은 나방의 우세를 설명하되 검은 나방이 우세하게 된 직접원인과 간접원인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짚어두어 글의 논점에 주의를 기울인다. 즉 자연선택설의 내용은 간단히 기술하고 그것의 실제 예를 정확히 설명하는 것이 더 매력적인 답안이 될 수 있다.
③ 3번 문항을 응용하여 → 맨체스터에 다시 흰 나방이 우세하게 되는 이유를 지금까지의 자신의 주장에 일관성있게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더불어 다른 지역이나 다른 상황의 응용을 언급하며 환경에 대한 자신의 생각까지 정리해 마무리하는 것이 좋겠다.
궁금해요, 대학별 과학 논술
2006년 11월 22일 | 글 | 김은주 서울금옥여고 생물교사ㆍ |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 5월 2일 학생부의 반영비율을 50%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학생부가 대입전형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되도록 노력한다는 것이 뼈대다. 서울대의 경우 당초 정시에서 학생부 반영비율을 40%로 축소하고 수능 성적을 자격기준으로 전환, 논술·면접 등 대학별고사를 60%까지 반영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발표는 기존 내용을 번복하며 다시 학생부 반영비율을 강화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한편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이화여대 등 5개 대학은 1학기 수시모집을 폐지한데 이어 논술고사 출제유형을 몇 가지로 통일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들 대학은 논술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선에서 인문계, 자연계별로 몇 가지 유형을 공동으로 개발, 공개해 수험생들의 사교육에 의존하는 논술 준비 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논술은 어떻게 치러지는 것일까? 서울대는 언어논술과 수리논술을 기본으로 인문계열은 사회과목, 자연계열은 과학과목을 평가하는 ‘교과논술’ 형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일정한 양의 교과내용을 제시하고 핵심 내용을 정리하거나 시사적인 내용과 연관짓는 ‘단답형 논술’일 가능성이 높다.

언어논술은 기존 형태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학문제의 직접적인 풀이가 금지되어 있는 수리논술은 일상생활과 관련된 수학적 연상이나 풀이과정을 묻는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유형으로 잡는 과학논술

내신을 준비할 때는 흔히 단원목표나 심화 학습활동, 해보기 등의 내용을 소홀히 하기 쉽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논술이나 심층면접을 대비하기 위해서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또한 이 내용들은 수능에서 과목별 심화내용을 출제함에 따라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과학논술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왜’ ‘무엇을’ ‘어떻게’라는 물음이 필요하다. 단원이 설정된 이유가 무엇이고 왜 이러한 실험설계가 필요하며 무엇을 알아야 하는 지를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자연계열이라고 해서 계산능력이나 답을 맞추는 것만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숙명여대나 성균관대 등의 논술고사는 대표적인 논술 유형의 하나이다. 이들 대학의 논술시험은 기본적인 학습 이해도와 논리력를 평가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논술고사의 난이도는 고교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학생이면 큰 어려움이 없는 정도의 수준으로 제시하며 자연계 학생들에게도 수리논술과는 거리가 먼 에세이 형식으로 출제한다.

에세이형 논술은 제시문을 통해 주어진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고 적절히 요약하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를 산출하고, 그 결과를 타인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측정한다.

대개의 논술 유형은 별도의 3~4개 문항에 대해 500자 안팎의 여러 단문을 작성하도록 출제된다. 이런 형식은 학생들의 논지를 파악하기가 쉽고 채점이 상대적으로 용이해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수리·과학논술대비는 이렇게

교과서 내용을 충실히 공부하면서 한 단원씩 정리한다는 대원칙을 전제로 한 과학논술 대비법에서 무엇을 유념해야 할까? 우선 자연계 논술은 복잡한 계산 문제보다는 기본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실생활에 응용하는 방향으로 출제될 전망이다. 그러므로 생활 속의 소재와 과학을 연관시킨 내용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생활 속에서 소재를 찾은 문제의 예를 들어보자. 작년 이화여대 수리논술 문제는 ‘삼각비를 이용해 남산타워의 높이를 계산하는 방법’과 ‘8개 팀의 토너먼트 경기에서 두 번째로 강한 실력을 가진 철수가 준우승을 못할 가능성’을 묻는 내용이었다. 건양대 의대의 논술 문제는 ‘당뇨병 환자가 근육을 키워야 하는 이유’였다. 고려대는 ‘삼각함수와 지수함수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문제를 냈다.

교과서 내용과 연관된 생활 속의 현상들을 스스로 찾아내기가 쉽지는 않기 때문에 평소에 과학상식 관련 책이나 과학동아 같은 잡지를 꾸준히 읽는 것이 좋다.

과학과 관련된 뉴스에도 물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시사 문제는 논술에서 가장 많이 출제되는 내용 중 하나이므로 올해와 작년에 이슈가 된 기사는 반드시 노트에 정리해 두어야 한다.

합성 비타민의 문제점에 대해 회자되던 내용과 관련한 ‘천연비타민과 합성비타민에 관한 글을 읽고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폐단을 쓰시오’라는 경희대 자연계 논술 문제, 불빛이 환한 도시의 특성 때문에 밤에도 매미가 울어대는 현상과 관련지어 중앙대에서 출제한 ‘매미 애벌레와 천적의 일생에 나타난 수학적 규칙성을 분석하라’는 문제 등이 그 예이다.

최근의 대표적인 과학이슈를 찾아보면 요즘 우리나라 일기예보의 중요한 초점인 황사와 관련된 대기오염 문제를 들 수 있다. 또 미국의 과학저널 ‘사이언스’가 화성이 탄생 초기에 생명을 키울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란 연구결과를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그러므로 화성과 생명의 특성을 관련시킨 문제 등이 나올 수도 있다.

요즘에는 많은 일간지들이 과학칼럼 코너를 마련해 놓았고 과학 전문기자도 따로 두고 있다. 문과생들이 사설을 스크랩해 공부하는 것처럼 이과생들도 과학칼럼이나 기사를 스크랩해 두면 많은 도움이 된다. 지난 호에서 이야기했듯이 친구들과 함께 노트를 한 권 마련해 돌아가면서 기사를 스크랩하고 내용을 공유하는 것도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이다.

본고사형 문제를 출제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서 예상될 수 있는 자연계 논술의 유형은 원리나 개념을 이해하는 지를 묻는 문제이다. 고려대 수리논술에 나온 ‘복소수가 왜 필요한지 설명하라’ 같은 문제가 좋은 예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특별한 비법을 찾기 보다는 작은 실천이라도 일단 시도해보는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과학논술 기출문제를 정리하면서 쉬운 내용이라도 반드시 손으로 답안을 작성해봐야 한다. 많은 학생들이 논술을 직접 써봐야 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실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친구와 함께 날짜를 정해서 쓰기로 하고 함께 학교선생님이나 경험있는 선배에게 부탁해 비교 첨삭을 받으면 많은 도움이 된다.

서울시 교육청 사이버 논술사이트인 꿀맛닷컴(www.kkulmat.com)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사이트는 현재 과학논술의 내용을 그리 많이 보여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논술의 기본에 관한 동영상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논술의 기초를 다지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길잡이가 될 것이다.


내가 가고 싶은 대학은 논술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을까?

다음은 2006년 5월 현재 주요대학의 자연계열 논술의 실시 요강을 정리한 것이다. 자연계 논술이 폐지된 경우도 있다. 다만 이 내용들은 대학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대학 홈페이지를 방문해 확인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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