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읍내를 빠져나와 남면 모후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유마사를 찾았다. 화순에서는 서남쪽으로 아주 외떨어진 산자락에 놓여있는 절이지만 주암호를 중심으로 해서 순천의 송광사와 보성의 대원사와 묶어서 돌아보기 좋은 지역이다.

유마사는 모후산 자락 아래 아주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워낙 외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보니 찾는 이의 발걸음도 드물다. 간혹 모후산에 오르기 위해 이곳을 들러 산으로 향하는 사람이 더러 있는 그렇게 깊은 까닭에 6·25전쟁 당시 빨치산의 근거지역으로 적합한 곳이었고 그로 인해 화를 면치 못하게 되어 전소되어 폐허가 되었던 것을 최근에 들어 다시 중창을 통해 거듭나는 중이기도 하다

유마사는 백제 무왕 연간에 중국에서 건너온 유마운 거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고려 중기 이후 지눌에 의해서 송광사가 대대적으로 번창하기 전만 해도 전라남도 일대에서 가장 큰 사찰이었다고 전해진다. 조선 후기 전라도 관찰사 김규홍이 절을 중수했다는 기록도 남아있어 비교적 최근까지 사세를 유지해오던 큰 사찰이었으나 6·25전쟁의 동란 과정에서 절이 전소되는 비운을 맞이하게 된 듯하다.

 

 

 

 

 

 

 

보성 대원사 

화순의 유마사를 나와 보성의 대원사로 향했다. 행정구역이 다를 뿐이지 화순 보성 간 국도에서 머지 않은 곳에 왼쪽 모후산 방향으로 유마사가 자리하고 있고 오른쪽 천봉산 방향으로 대원사가 자리하고 있다. 대원사를 향하는 길은 왕벚꽃 길이 십리정도 이어지는 우리나라에서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뽑힌 운치있는 길이다. 벚꽃 피는 봄에 왔더라면 좋았겠지만 그러한 번잡함보다는 황량하고 스산한 한겨울이 오히려 나은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에 대원사라는 이름을 가진 사찰은 한두곳이 아니다. 지리산 산청 방면에 자리하고 있는 대원사. 전주 모악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대원사. 경기도 가평의 대원사...그중에서도 가장 이름난 대원사는 아마도 보성의 천봉산 자락에 놓여있는 대원사가 아닐까 싶다. 보성 대원사는 열반종의 중심도량으로 통일신라시기부터 번성했고, 고려시대에도 대대적인 중건을 통해 사세가 크게 일어나 대가람의 반열에 들었던 듯 하다. 조선시대에도 그럭저럭 유지되었던 사세는1948년 여수·순천 사건과 6·25 동란 과정에서 전소되어 사세가 크게 기울어진 듯하다지금의 대원사는 고졸한 옛 멋은 많이 잃어버렸을지 몰라도아름답게 변화해가고 있는 절 중에 한 곳이다. 사실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대원사를 찾아왔지만 너무나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아름다움이 절을 가득 채우고 있다. 들어오는 입구의 십리 벚꽃길부터 시작해서 일주문 앞에 마련된 작은 정원과 누각까지... 일주문을 지나면 본격적인 절의 영역이다. 대원사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은 큰 사찰임에도 일주문을 크게 세워 허황을 부리지 않았다. 대원사의 마당을 걷고 있으면 아름다운 정원을 걷고 있는 느낌이 든다. 여러 꽃나무들이 자리하고 있고 절을 아름답게 가꾸고자 하는 승려와 신도들의 마음이 곳곳에서 느껴진다.대원사의 중심 불전인 극락전이 눈에 들어온다극락전도 최근에 지어진 건물 가운데 하나이지만 여수·순천사건의 동란과정에서도 불타지 않은 조선 후기에 세워진 대원사에서는 비교적 가장 오래된 건물인 셈이다. 천봉산 자락에서 흘러나오는 맑은 물이 약수터로 흐른다.옆에 놓여 있는 불상의 빨간색 모자가 왠지 탐이 난다. 소소한 파격이지만 왠지모를 따스함이 느껴진다. 대원사에서의 풍경은 이러한 소소함으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대원사는 아름답다.

 

 

 

 

 

 

 

 

  

 

 

 

  

구례 사성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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