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에는 1004개의 크고 작은 섬이 있어 ‘천사의 섬’으로 불린다.

이중 작고 외딴 다섯 개의 섬이 있는데 바로 대기점도와 소기점도, 소악도와 진섬, 딴섬이다. 밀물 때가 되면 노두 길이 잠겨 다시 다섯 개의 섬이 되지만 썰물 땐 하나의 섬이 되어 ‘기점, 소악도’라 부른다.

이 섬 곳곳에는 작은 열두 개의 예배당이 노두 길을 따라 연결되어 있는 순례길이 조성되어 있다.

국내 최초의 섬 순례길이자 한국의 산티아고 ‘섬티아고’가 만들어 졌다.

 

두 평 남짓의 각 예배당은 섬마을의 선착장, 언덕, 마을 어귀, 갈림길 등 섬의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진 채 약 12km의 순례길이 있다. 예배당이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절대 특정 종교인만을 위한 곳은 아니다.

예수님의 12제자의 이름을 따서 12 미니 예배당을 만들었다.

누군가에게 기도처, 명상처, 쉼터, 고독과 성찰, 치유 및 생각을 비우고 채워내려는 ‘나만의 공간’이 된다.

국내외 각각 여섯 명의 설치 미술 작가가 참여한 예배당인 만큼 그 외관도 예사롭지 않다.

작가들은 유럽에서나 마주할 법한 외형에 절구통, 맷돌, 고목 등을 적용해 섬마을 주민들이 살아온 삶의 흔적을 고스란히 나타냈다. 그뿐만이 아니다. 고양이와 염소, 양파와 물고기 등의 상징물을 통해 기점, 소악도의 정체성을 투영하기도 했다. 특히 프랑스 설치미술 작가 장미셀과 파코, 브루노는 열두 개 예배당 중 세 개를 완성하느라 가장 늦게 기점, 소악도를 떠나는 작가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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