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을 다녀와서


첫날 2007년 1월 2일 화요일



  너무나도 힘들 것 같은 지리산 2박3일 코스(일명 종주코스)를 등산하기위해 청주에서 지리산국립공원을 향해 2시간30분을 달려왔다. 목적지인 백무동입구에 다 왔는데 걸려온 한통의 전화... 내용은 절망적이었다. 같이 가기로 한 석현형네 가족이 빙판길을 오르다가 바퀴2개가  수로로 빠져 나오질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다행이도 1시간이 넘게 지나 레커 차를 불러 빠져 나왔다고한다. 그래서 오전에 출발하기로 했던 게  점심 먹을 시간이 지나서 출발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점심도 못 먹은 채로 등산을 하기 시작하였다. 처음부터 표시판이 보였는데... 표지판은 ‘장터목 대피소5,8km’라고 적혀있었다. 4km도 얼마나 오래 걸리는데... 완전절망이었다.

  이렇게5.8km를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는데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조금만 천천히 올라가렴.”이라는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휑~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나, 아버지, 석현이형, 강현이 우리 네 사람은 쉬었는데 5분쯤 기다리자 건호 형과 어머니가 보였다. 또 형과 어머니가 쉬는 것을 기다린 우리는 다 쉬고 또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올라가다가 아버지가 먼저 올라가서 기다리시는 게 보였는데 샘터가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2시간정도 더올라가서 장터목대피소에서 잠을 잤다.



둘째 날 2007년 1월 3일 수요일


  정말 악몽 같은 밤이었다. 그러나 소원한가지는 풀었다. 그 소원은 찜질방에서 자는 거였는데 추울까봐 담요까지 빌려서 쓰고 잠을 잤는데 온도가 30도가 넘는 것 같았다.

어떻게든 천왕봉을 새벽에 일출을 보려고 힘들게 올라갔는데...  엄청난 안개 때문에 눈앞이 보이지 않아 허무하게 내려가는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연화봉과 촛대봉, 세석, 벽소령을 거쳐서 연하천으로 갔는데... 벽소령에서 연하천으로 가는 길에서 1시간만 걸린다고 하셨지만 실제로는 2시간이 걸려서 사기가 급격히 저하되었다. 연하천에 도착하여서 참치 찌개를 먹어 원기 충전을 하고 편안하게 잠을 잤다.


마지막 날 2007년 1월 4일


  마지막 날인 오늘은 아주 특별하였다. 일어나서부터 아버지께서 밥 먹자고 하셔서 타이밍이 절묘하였다. 우선 건호형부터 깨웠고 나는 죽을 맛으로 밥을 먹었지만 죽을 맛은 얼마 가지 않아서  살맛으로 변하였다. 오늘은 토끼봉을 거쳐 600계단을 올라 삼도봉을 거쳐 반야봉을 스쳐지나가서 임걸령을 지나 노고단을 지나서 성삼재로 내려가야 했다. 석현이형이랑 얘기를 하며 가다 보니 금방 도착하였다. 성삼재에서 택시를 불러 차가 있는 백무동으로가 저녁 겸 늦은 점심을 먹었고 오후7시에 집에 도착하여 나의 2박3일 지리산 종주코스 등산은 막을 내렸다. 아무리 힘든 산행이라고 하더라도 여러 사람과 함께 한다면 힘들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산행 끝에 힘든 것을 이겨내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출처 : 박영글회
글쓴이 : 예쁜강아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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