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냄새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이성 유혹하고 모기도 쫓아내
2007년 06월 29일 | 글 | 편집부ㆍ |
 
여름철, 뜨거운 공기 속을 조금만 걸어도 온몸에 땀이 배어나온다. 운동이라도 한 번 했다가는 사방에 ‘퀴퀴한’ 땀 냄새를 뿌리고 다녀야 한다. 매일 샤워를 해도 진득이 남은 듯한 땀 냄새 때문에 사람을 만나기도 두려운 이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남성의 땀 냄새가 여성의 기분을 편안하게 한다는 연구 결과다.

괴로운 땀 냄새도 때로는 이성을 유혹하는 '향기'가 된다
미국 모넬 화학감각연구소 조지 프레티 박사는 2003년 “남성의 겨드랑이에서 나오는 땀에는 강한 페로몬이 들어 있다”며 “이 페로몬이 여성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은 물론 임신하기 쉽도록 생리 주기를 바꾼다”고 ‘생식생물학지’에 발표했다.

프레티 박사는 남성의 겨드랑이에서 나온 땀에서 페로몬을 추출한 뒤 여성들에게 이 냄새를 맡게 했다. 그러나 여성들은 함께 뿌린 방향제 때문에 남성의 땀 냄새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후 땀 냄새를 6시간 동안 맡은 여성들은 실험을 하기 전보다 기분이 편안해지고 긴장이 많이 풀렸다고 밝혔다.

곤충에서 많이 발견된 페로몬은 이성을 유혹할 때 내뿜는 물질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페로몬 향수를 사용한 여성에게서 키스 같은 성적 행동이 3배 이상 늘었다는 연구가 나오는 등 사람도 페로몬을 이용한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많이 나오고 있다.

생리주기를 조절하는 호르몬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조사결과 남성의 땀 냄새를 맡은 여성은 황체형성호르몬 농도가 크게 늘어났다. 여성은 배란기에 이 호르몬의 농도가 증가해 임신할 채비를 갖춘다.

프레티 박사는 “페로몬에 의해 긴장이 풀어진 여성들은 남성과 관계를 맺기가 더 쉬우며 배란을 앞당겨 임신을 더욱 쉽게 하도록 진화한 것”이라며 “바쁜 원시인들에게 이 전략은 더 많은 자손을 낳는데 도움을 주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남성의 페로몬을 이용해 여성의 수정을 돕거나 조절하는 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모기 오지 말라는 신호도 내

겨드랑이의 땀 냄새가 모기를 쫓아내기도 한다
겨드랑이 땀 냄새가 모기와 병원균들을 쫓아내는데 이용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001년 영국 농작물연구소의 존 피케트 박사팀은 말라리아를 전파하는 아노펠레스 모기가 겨드랑이 악취를 일으키는 물질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모기 퇴치의 단서를 얻었다. 모기가 반응하는 인체 물질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험 결과 겨드랑이 악취의 원인인 메틸 2-헥센산과 7-옥텐산이라는 물질들이 분비되면 모기의 더듬이에 있는 후각신경들이 극렬하게 반응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모기는 더 이상 이 물질에 접근하지 않았다. 피케트 박사는 아마도 겨드랑이 냄새는 모기에게 이제 목표물에 다 왔으니 더 이상 날지 말라는 신호 역할을 하는 것이며 피부에 달라붙게 만드는 신호는 땀 속에 들어있는 다른 물질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과학자들은 이 물질들과 함께 모기를 유인하는 인체 물질들을 찾아내면 효과적인 살충제와 유인망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독일 에버하르트-카를대학의 브리지트 쉬테크 박사 연구팀은 피부암과 관련된 단백질을 찾던 중 땀 속에 천연 항생제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쉬테크 박사에 따르면 겨드랑이 등 피부 곳곳에 있는 땀샘에서 분비되는 더미시딘 단백질은 대장균, 포도상구균, 칸디다 등 피부에 살고 있는 미생물들을 죽이는 효과를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피부 수 제곱센미터에는 수십만마리의 미생물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생물들은 사람들이 땀을 흘릴 때처럼 온도가 높고 축축한 환경을 좋아한다. 인체는 미생물들이 불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땀샘에서 이와 같은 더미시딘 단백질을 분비하게 됐다는 것.

<김상연의 ‘男 겨드랑이 땀엔 특별한 것이’, 이영완의 ‘모기도 접근 못하는 겨드랑이 악취기사 발췌 및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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