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를 바다 밑 감옥에 투옥하라!
배출된 이산화탄소 격리수용 시켜
2007년 02월 27일 | 글 | 편집부ㆍ |
 
온난화 문제를 극복할 확실하고 구체적인 타개책으로 이산화탄소를 격리해 대규모로 저장시키는 기술(carbon sequestration)이 적극적인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고, 여러 선진국에서 중장기적 로드맵을 만들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기술은 전체 에너지계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분리하고 완전히 격리시켜 저장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단기간에 탄소 사이클(carbon cycle system)의 균형을 맞춰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연의 흡수작용 속도 높여

이산화탄소를 지중에 저장할 경우 폐유전이나 폐석탄층을 이용하거나, 대수층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폐유전이나 폐석탄층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경우에 오랜 기간 동안 대기와의 접촉이 차단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미국 노스다코다의 한 천연가스 공장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매일 5천t씩 파이프라인을 통해 3백20km 떨어진 캐나다 서스캐처원주의 한 유전으로 옮겨 지하 1.6km 깊이의 폐유정에 저장하는 실험이 진행중이다. 그러나 지중 저장의 경우 만약 외부로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이산화탄소 저장 방법:배출원에서 회수기술을 통해 모은 이산화탄소는 땅속이나 심해로 격리시킬 수 있다. 땅속에 저장할 경우는 폐유전이나 폐석탄층, 대수층을 이용한다. 해양의 경우 온도가 낮고 압력이 높은 심해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면 오랜 기간 동안 격리시킬 수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해양을 대상으로 격리 저장하는 기술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해양 저장의 구상은 발전소나 공장의 배출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채집해 전용선으로 바다로 옮긴 다음 파이프를 통해 깊은 바다밑으로 이송하는 개념이다. 다양한 종류의 배출원으로부터 나온 이산화탄소는 일반적으로 흡수법, 흡착법, 막분리, 또는 하이브리드형의 회수기술을 사용하면 대량으로 모을 수 있다.

해양은 육지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자연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산화탄소의 용해에 의한 물리적 용해 펌프(solubility pump)와 바다 생물의 이산화탄소 흡수에 의한 생물학적 흡수 펌프(biological pump)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두가지 메커니즘이다. 이 두 메커니즘으로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속도는 연간 약 2GTC 정도다. 그러나 산림의 황폐화와 화석연료 사용의 급증으로 늘어나는 이산화탄소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대기로부터 해양으로 이산화탄소가 흡수되는 속도와 마찬가지로 심해로 흡수된 이산화탄소가 다시 대기중으로 방출되는 속도 또한 매우 느리다. 다시 말해 지면에 흡수된 이산화탄소는 약 8년 정도 지난 후에 다시 대기로 방출되는데 반면, 심해로 흡수된 이산화탄소가 다시 대기중으로 방출되기까지는 1천년이라는 긴 기간이 요구되는 것이다. 심해 조건에서는 해수의 온도가 낮고 압력은 상당히 높아 이산화탄소의 용해력이 좋고 안정적으로 분산돼 지상으로 되돌아갈 확률이 매우 작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양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1천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저장해주는 자연 작용으로부터 해양 격리의 개념이 출발했다. 즉 이산화탄소를 심해에 직접 주입해줌으로써 대기중 이산화탄소가 바다로 흡수되는 자연 작용의 속도를 증가시켜주는 것이 해양 저장의 핵심인 것이다.


심해 골짜기 덮개로 마무리

심해수에 이산화탄소를 투입하면 작은 이산화탄소 입자들이 떠오르지만, 떠오르는 거리가 길어지면서 차츰 바닷물속에 녹게 된다. 즉 바닷물 속에 투입된 이산화탄소는 부상거리 90-1백20m 이내에서 모두 용해된다. 이런 이산화탄소의 깊은 바닷물 속 저장은 농축된 이산화탄소 액체를 변온층, 즉 수심 1천m 이상의 심해에 주입하는 것을 기본 방법으로 하고 있다. 머지않은 장래에 이를 바탕으로 한 기술이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하나의 방법을 살펴보자. 이산화탄소는 해저에 주입되는 저온·고압상태에서 해수와 반응해 얼음형태의 하이드레이트라는 고체 물질로 바뀐다. 수심 1천m 이상의 심해는 1℃ 전후의 저온과 1백기압 이상의 고압 상태가 유지된다.
천연가스를 뽑기 위해 해양에 떠있는 플랫폼


이런 조건에 이산화탄소와 같은 저분자량의 가스가 용해되는 경우 주변의 물분자들이 수소결합을 통해 격자모양을 형성한다. 이 격자구조 내로 이산화탄소 분자가 포획되면서 안정한 고체 결정체를 이루게 된다. 이 결정체를 ‘이산화탄소 하이드레이트’라고 부르는데, 외관상 얼음과 비슷하지만 결정구조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이산화탄소 하이드레이트는 해양 저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수심 3천m 이하의 깊이에 주입된 액상의 이산화탄소는 밀도가 해수보다 낮기 때문에 부력에 의해 수면위로 떠오를 수 있다. 이때 하이드레이트가 이산화탄소 액체 표면에 생성되면 그 밀도가 해수보다 커져 해저 퇴적층까지 가라앉게 해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즉 해저 골짜기에 액체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고, 이렇게 저장된 이산화탄소가 주변으로 흘러나가지 못하도록 그 위에 이산화탄소 하이드레이트 덮개를 만들어준다. 쉽게 생각해 추운 겨울날 한강이 상당한 두께로 얼게 되고 그 밑으로는 얼지 않은 물이 존재하는 것과 같다. 여기서 이산화탄소 하이드레이트가 한강 표면의 얼음에, 액체 이산화탄소는 얼음 표면 밑의 물에 해당된다. 이런 현상을 이용함으로써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해저 골짜기에 저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흔의 '배출된 이산화탄소 격리수용 시킨다'기사 발췌 및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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