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증기가 맺어준 인연, 구름, 안개 그리고 서리
2007년 03월 27일 | 글 | 편집부ㆍ |
 
푸른 하늘과 어우러지는 새털구름에서 소나기를 몰고오는 적란운까지 구름으로 불리는 것들은 모두 수증기를 탄생의 모체로 하고 있다. 실제로 구름은 공기 중에 떠있는 물방울과 얼음결정들의 집합체다. 구름 속에서는 수증기가 물방울이 되고 물방울이 얼음결정이 되는 여러 가지 일들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공기덩어리가 기압이 낮아지는 위로 올라가면 팽창하면서 냉각된다. 이때 공기덩어리 속에 포함된 수증기가 응결돼 만들어진 물방울이 우리가 보는 구름이다. 이것은 끓고 있는 밥솥의 뚜껑을 열면 김이 솟아오르는 경우와 같다. 주위보다 온도가 높은 수증기 덩어리가 부력을 받아 상승하면서 팽창하면 수증기가 응결해 우리 눈에 김으로 보인다는 말이다.

구름은 한마디로 수증기와 지면, 대기의 온도에 좌우된다. 온갖 형태를 띠고있는 구름은 바로 공간상에 분포하는 수증기와 지면의 불연속적인 가열에 의해 다양하게 나타난다. 죽을 끓일 때 여기 저기서 폭폭 튀어오르는 것처럼 구름은 일정한 영역의 수증기와 다양한 온도 분포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다. 지역에 따라 혹은 계절에 따라 구름이 다양한 것도 같은 이유다.

계절별로 비교하면 겨울보다는 여름에 구름이 많이 생긴다. 이는 여름에 공기 중의 수증기 함량이 많을 뿐 아니라 지상이 쉽게 가열되면서 주변과 대기와 온도 차이가 생겨 구름이 만들어지는 횟수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름의 구름은 상층에 있는 구름도 대부분 물방울로 이뤄져 있다. 이에 반해 겨울철 구름의 상층부는 얼음결정이 많다. 또 겨울철에는 상층의 기류가 빠르기 때문에 구름이 깊게 만들어진다기 보다 넓게 퍼지는 형태의 얇은 구름이 많다.

하늘 위 뿐 아니라 지표면 부근에서도 차가운 수증기가 일으키는 갖가지 변화를 볼 수 있다. 찬 공기가 따뜻한 물 위를 이동하면 물이 증발해 응결한다. 호수나 밤바다에서 볼 수 있는 물안개가 바로 이것이다. 밤이 돼 온도가 내려가면 지면은 열을 빼앗겨 차가워지는데 이 때 공기 중의 수증기가 승화현상을 일으켜 지면 근처에 붙은 것이 서리다. 상층부의 공기에 습기가 적고 바람도 약하면 밤하늘이 유난히 맑으며 이 때는 지면의 복사 냉각이 활발해지면서 서리도 많이 내린다. 같은 수증기가 지표면에서 많이 떨어진 나뭇가지 등의 물체에 붙은 것은 나무서리 또는 상고대라고 부른다.

<장경애의 '기상 버라이어티 쇼' 기사 발췌 및 편집>


2000m 이상 높이에서 만들어지는 고적운이 높새바람을 만나 길게 꼬리를 늘였다. (이대암 '높새바람이 만든 꼬리구름', 장려)

대기가 불안정하면 층층이 쌓인 렌즈형 구름이 발달한다. (김재선 '렌즈운', 입선)

상승기류를 탄 구름이 마치 승천하는 용처럼 높이 솟아올랐다. (홍원섭 '구름위의 용오름', 입선)

찬 공기를 만난 바닷물이 증발해 물안개로 피어올랐다. (김택수 '물안개, 장려)

자욱한 바다안개가 해운대를 덮었다. (정행규 '운무', 입선)

번개는 구름과 구름 사이 또는 구름과 지면 사이에 일어난 급격한 방전 현상이다. (이중진 '번개', 최우수상)

땅 속에 있던 수분이 지표면에 올라와 얼음꽃을 피웠다. (박연화 '꽃잎모양 서릿발', 우수상)

대기 속에서 떠돌던 찬 수증기가 현무암을 만나 눈꽃같은 상고대를 만들었다. (한경훈 '현무암 눈꽃', 입선)

경남 밀양 얼음골에서 땅에서 솟아오른 고드름이 봄볕을 받고 있다. (이봉규 '꽃피는 밀양 얼음골의 역고드름', 입선)

기온이 어는점 이하로 내려가면 바위나 지붕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들이 얼어붙어 고드름을 만든다. (김동진 '고드름', 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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