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센터 꿈꾸는 TV
화면 선명해지고 이동 자유로워져
2007년 04월 17일 | 글 | 편집부ㆍ |
 
TV가 등장한 것은 세계적으로 70년 남짓, 우리나라도 1956년 첫 TV 방송이 전파를 탄지 50년이 됐다. TV 수상기가 광범위하게 보급된 1980년대에는 컬러 TV 방송(1980년 12월 시작)과 함께 ‘1가구 1TV 시대’가 찾아왔고, 온 국민에게 정보와 오락을 제공하는 가장 친근한 수단이 됐다. 그리고 ‘손 안의 TV’가 된 휴대전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이제 ‘1인 1TV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TV가 발전하며 가장 달라진 것은 디지털 압축 기술에 의한 고품질의 영상과 입체음향이다. 현재까지 나온 고품질 TV는 SD(Standard Definition)TV와 HD(High Definition)TV가 있다. HDTV는 35mm 영화 수준으로 영상이 선명해지고 음악 CD보다 좋은 음질을 제공할 수 있다. 기술의 발달이 계속되면 2010년경 더 높은 해상도의 UD(Ultra Definition)TV와 3차원 입체영상 TV, 향기 나는 TV 등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흔히 ‘대역 압축 기술’로 알려진 디지털 송출기술이 발달하며 지상파와 케이블 TV는 더 많은 채널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케이블 TV만도 디지털화를 통해 200개 가까운 채널을 방송할 수 있고, 최근 월드컵 기간 중 시험 방송한 지상파의 ‘MMS’(Multi-Mode Service)는 기존 채널 하나로 최대 3채널까지 방송이 가능한 서비스다.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 가운데 가장 먼저 서비스되고 있는 것이 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실용화한 지상파 DMB는 유럽의 DAB(디지털오디오방송)기술에 비디오 서비스를 결합시킨 것이다. DMB 휴대전화를 쓰거나 차량에 수상기만 부착하면 되고 무료이므로 이미 100만대가 넘는 수신기가 보급된 상태다. 위성 DMB는 SK텔레콤에서 세계 최초로 DMB 위성 ‘한별’을 3만5000km 상공에 쏴 올려 서비스하고 있다.

DMB와 함께 차세대 매체로 꼽히는 IPTV(인터넷 프로토콜 TV)는 초고속 인터넷망(IP)을 이용해 최대 999개까지 채널을 시청하며 다양한 정보 서비스와 동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다. 기존 인터넷TV와 다른 점은 PC 모니터 대신 TV 수상기를, 마우스 대신 리모컨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점은 양방향성이다.

IPTV는 TV를 보면서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거나 출연진이 입고 나온 의상을 홈쇼핑으로 즉시 구매할 수 있도록 시청자와 방송사의 양방향 소통을 대폭 강화했다. IPTV에 디지털 정보를 전송하는 전용 모뎀과 셋탑 박스(set-top box)를 연결하면 초고속 인터넷, 전화, 방송 3가지 서비스를 한꺼번에 이용하는 TPS(Triple Play Service)를 실현할 수 있다.

어디든 갈 수 있는 유연한 TV

앞으로 TV는 어떻게 진화할까?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의 TV는 기존 기능을 뛰어넘는 ‘디스플레이 센터’가 될 것이다. 즉 방송시청뿐 아니라 컴퓨터와 결합해 인터넷, 쇼핑, 보안, 홈 오토메이션 등을 통합 제어한다. 이런 차세대 TV 기술로 가장 주목받는 것 중 하나가 ‘플렉서블’(flexible)이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말 그대로 구부릴 수 있는 디스플레이다. TV를 둘둘 말아서 갖고 다니거나 가방 속에 접어 넣을 수 있다. 다만 아직은 구부려도 손상이 없는 유연한 재료를 확보하는 등 여러 문제가 남아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상용화되면 미래의 TV는 벽에 쉽게 걸 수 있는 초대형, 초박형 무선 TV로 진화할 것이다. 나아가 종이 위에 고해상도 컬러 인쇄를 하듯 디스플레이 전자재료를 인쇄법으로 찍어서 만드는 날도 올 것이다. 대형 TV를 찍어서 만들게 되면 크기와 형태의 제약이 없는 TV를 즐길 수 있다. 벽면 전체를 덮는 초대형 플렉서블 벽걸이 TV를 상상해 보라.

분명한 사실은 과거에 상상했던 기술이 생각보다 빠르게 우리 곁에 다가왔듯, 오늘날 꿈꾸는 기술이 미래엔 자연스런 일상이 될 수 있다. 인간의 시각(視覺)이 존재하는 한 TV의 변신은 현재 진행형으로, 그 진화의 핵심은 인간과의 교감이 될 것이다.

<김영신의 ‘TV는 미래를 싣고’, 석준형의 ‘모든 TV는 디지털로 통한다’ 기사 발췌 및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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