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리엔 사연이 있다
청주 흥덕고 박종익 교사 첫 개인전 ‘나무가 함께하는 풍경’

 

김민정 기자 lifetree81@hanmail.net

 

발품을 팔아 카메라의 조리개를 열었다. 거기 흑백 톤으로 담아낸 아무런 가공을 하지 않은 나무 한 그루가 오롯이 들어선다.

현재 흥덕고 물리교사로 재직 중인 박종익(46)교사가 나무를 주제로 한 첫 개인전 ‘나무와 함께하는 풍경’을 28일까지 청주예술의전당 소2전시실에서 열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박 교사는 “지난 1997년 취미로 시작했던 사진이 평생교육원을 다니던 시절 조임환 흑백사진작가를 만나면서 흑백필름의 세계로 빠져들게 됐다”며 “흑백사진은 컬러보다 중후감과 깊이감이 있고 흑백의 농도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는 추상화로 농도차이로 보여주는 이미지에 매료가 되곤 한다”고 흑백 사진의 매력에 대해 설명했다.

그 뒤로 들로 산으로 이곳 저곳 다니며 사람살이의 애달픈 사연을 귀담아 들어주는 든든한 친구처럼 제각각의 모습으로 항상 그 자리에 서있는 나무들의 모습을 렌즈에 틈틈이 담았다.

그저 아름다운 풍경을 찍은 게 아니라 작가가 나무를 바라보며 느끼는 심상이 반영돼 있는 44점의 작품을 직접 인화해 내놓았다.

나무는 사라지는 순간까지 수많은 사연들로 나이테를 만들듯이 박 교사의 사진 속 나무들도 사연을 품고 있는 사진 속 주인공이 돼 이야기들을 들어줄 관람객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금방이라고 해산을 할 임산부 배처럼 부풀어 오른 초가집 지붕을 무슨 채찍자국처럼 혹은 불거진 핏줄처럼 그림자로 휘감고 있는 나무, 아주 오래전에 닫힌 채 아직 열리지 않고 있는 방문을 힐끔거리면서 슬금슬금 담장을 넘는 지킴이 같은 그림자의 나무에서 뒷짐을 지고 서 있는 청동의 동상 옆에 인간처럼 나란히 서서 멀리 솟아오르는 빌딩을 바라보는 나무는 청동의 인간만큼 근심이 많은 현대의 사람들의 모습처럼 보인다.

박 교사는 “교사들의 모임인 ‘오지학교탐사대’에서 떠난 네팔여행에서 찍은 흑백 인물 사진을 가지고 다시 한번 개인전을 열고 싶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한편 박 교사는 지난 2005년 한국흑백사진 페스티벌과 충북흑백사진 연구회 회원전 2004~ 2006에 참여한바 있다. (☏011-486-8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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