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일(카트만두→방콕)
간단히 아침을 마친 우리는 이제 태국의 수도 방콕으로 향했다. 네팔의 비행기는 시간도 잘 지키지 않았다. 자욱한 안개와 비행기의 연착에도 안내 방송도 없고 그저 당당하다. 이런걸 느림과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공항은 트레킹과 관광객들로 인종 전시장 같았다. 공항 대기 중 화장실에 잠깐 갔다가 들어오는데 공항 관리인이 못 들어가게 한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당신 외국인이냐고 묻는다. 아마 나를 네팔 인으로 생각했는가 보다.(ㅋㅋㅋ...)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비행기는 이륙을 하였다. 비행기의 좌측으로 보이는 히말라야산맥의 빙설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자연의 위대함에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그리고 밑으로 보이는 가파른 사면에 계단식 경작지와 작은 집들이 수없이 흩어져 있다. 어떤 사람이 말했다. 지표상에 나타나는 인간 거주의 취락과 경관은 지표상에 인간이 모자익한 것이라고(Human Mosaic)..... 벵골만을 건너 방콕으로 가는 도중에(갈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어느 구간은 항상 기류의 흐름이 나쁜지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렸다. 아마도 내 생각에는 히말라야 산맥을 돌아 나오는 제트 기류의 영향 때문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항공기가 방콕 가까이 접어들자 여기는 전혀 딴 세상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메남 평야(차오프라야 강에 의하여 형성된 거대한 퇴적 평야)의 광대함과 잘 정돈된 경지들이 평야 지대임을 잘 나타내고 있다.
  공항에 도착하자 창 밖으로 벌써 후끈한 기운이 느껴져 여기가 열대의 나라임을 금방 느낄 수 있다. 해가 저물고 있으므로 오늘은 편히 쉬고 내일 방콕 전일 관광을 하기로 했다. 공항에서 호텔로 오는 도중에 한국인 가이드는 내가 지금까지 본 어느 관광 가이드와는 비교할 수 없는 프로였다. 해박한 지식 뿐 아니라 고급 언어와 문장의 구사 능력 등 이런 가이드를 만나는 것도 여행의 큰 복이리라. 그에 의하면 태국은 빈부의 격차가 매우 크고, 내기와 도박의 천국이며 킥복싱과 축구의 광들이 사는 나라, 그리고 사원과 승려의 나라, 소승불교에 바탕한 내세에 희망을 두고 사는 사람들이라 했다. 약 7000여 교민이 산다고 했다. 
  태국왕실의 승려로부터 전수된 민간요법으로 전래되어온 전통지압법인 '태국전통안마'를 체험하러 갔다. 전통 안마장은 겉보기에는 우리나라 동네 목욕탕(찜질방)과 비슷한 시설을 한 것 같았다.  사전에 예약된 일행이 도착하자마자 1대1로 마사지사(안마사)가 붙어 깨끗하게 발을 씻긴다.  20여명에 이르는 일행이 커다란 방에 나란히 눕자 마사지사가 1시간 30분정도 땀을 뻘뻘흘리면서 온몸의 혈을 눌러 피로를 풀어준다.

  현지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니 비교적 규모가 큰 전통안마장엔 태국의 3가지 특수학교(코끼리 학교, 원숭이 학교, 안마 학교) 중의 하나인 '안마 학교'를 졸업한 600여명의 안마사들이 대기한단다.  원래 장시간에 걸친 참선 후에 굳은 스님들 근육을 풀기위해 행해지기 시작했다는 전통안마는 최고의 피로회복 마사지로 자리잡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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