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일(도반→New Bridge)
  하산길이라 포카라에서의 여유 있는 휴식을 위해서 좀 더 많이 걷기로 했다. 그런데 도반에서 촘롱까지의 천길 계단의 W자형 오르막 내리막은 무릎에 심한 충격을 주었고 몇몇 일행은 더 큰 의지와 인내심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의외로 아이들은 잘 걸었고 노장들의 투혼도 빛났다. 촘롱에서 온 길을 되돌아보니 참으로 우리들이 장하게 느껴졌다.
하산길에 지형을 관찰해 보았다. Hot spring이 있는   지누다나에서 계곡을 따라 걸을 수만 있다면 안나로 가는 트레킹은 촘롱의 험한 W자 지형을 거치지 않고 훨씬 수월하게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왕룡씨의 말에 의하면 여름 한 철이 지나면 우기 때의 빗물로 인하여 심한 산사태와 지형의 침식으로 계곡이 완전히 변하여 길 자체가 없어지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리를 전공한 나로서는 충분히 이해           <포터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다. 이곳은 신기 습곡 산지로써 침식에 약한 지반일뿐더러 하상(河床)의 경사도가 심하여 왕성한 침식 활동이 지금도 일어나기 때문이다. 즉, 새로운 지형이 끈임 없이 형성된다는 얘기다.
  계곡의 물이 한없이 깨끗하리라 생각하면 안 된다. 작은 계곡의 물은 아주 맑지만 주류(主流)는 빙하의 녹은 물과 끊임없이 공급되는 침식 물질에 의해 석회질의 공급이 왕성하여 물이 약간은 청회색이다. 퇴적물이 많이 섞여 내려오기 때문이다. 아주 작은 감자 가루의 녹말과 같은 미세한 석회질 물질이 많이 공급된다. 급경사의 계단에 그 무거운 짐을 지고 다니는 포터들의 무릎이 성한게 용하다.
  New Bridge에서의 전기도 없는 모닥불의 밤(락시와 네팔 노래와.... 우리의 호프 기표의 연변 시리즈.....(......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천년이나 묵은.......!!!!) ABC까지 갔다 왔고 이제 내일 하루만 더 걸으면 걷기가 끝난다는 안도감 등으로 기운이 쭉 빠지는 저녁이다..
1960년대의 한국을 연상하는 나무 장사, 병아리 키우기 등등...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