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대학별 과학 논술
2006년 11월 22일 | 글 | 김은주 서울금옥여고 생물교사ㆍ |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 5월 2일 학생부의 반영비율을 50%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학생부가 대입전형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되도록 노력한다는 것이 뼈대다. 서울대의 경우 당초 정시에서 학생부 반영비율을 40%로 축소하고 수능 성적을 자격기준으로 전환, 논술·면접 등 대학별고사를 60%까지 반영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발표는 기존 내용을 번복하며 다시 학생부 반영비율을 강화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한편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이화여대 등 5개 대학은 1학기 수시모집을 폐지한데 이어 논술고사 출제유형을 몇 가지로 통일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들 대학은 논술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선에서 인문계, 자연계별로 몇 가지 유형을 공동으로 개발, 공개해 수험생들의 사교육에 의존하는 논술 준비 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논술은 어떻게 치러지는 것일까? 서울대는 언어논술과 수리논술을 기본으로 인문계열은 사회과목, 자연계열은 과학과목을 평가하는 ‘교과논술’ 형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일정한 양의 교과내용을 제시하고 핵심 내용을 정리하거나 시사적인 내용과 연관짓는 ‘단답형 논술’일 가능성이 높다.

언어논술은 기존 형태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학문제의 직접적인 풀이가 금지되어 있는 수리논술은 일상생활과 관련된 수학적 연상이나 풀이과정을 묻는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유형으로 잡는 과학논술

내신을 준비할 때는 흔히 단원목표나 심화 학습활동, 해보기 등의 내용을 소홀히 하기 쉽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논술이나 심층면접을 대비하기 위해서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또한 이 내용들은 수능에서 과목별 심화내용을 출제함에 따라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과학논술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왜’ ‘무엇을’ ‘어떻게’라는 물음이 필요하다. 단원이 설정된 이유가 무엇이고 왜 이러한 실험설계가 필요하며 무엇을 알아야 하는 지를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자연계열이라고 해서 계산능력이나 답을 맞추는 것만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숙명여대나 성균관대 등의 논술고사는 대표적인 논술 유형의 하나이다. 이들 대학의 논술시험은 기본적인 학습 이해도와 논리력를 평가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논술고사의 난이도는 고교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학생이면 큰 어려움이 없는 정도의 수준으로 제시하며 자연계 학생들에게도 수리논술과는 거리가 먼 에세이 형식으로 출제한다.

에세이형 논술은 제시문을 통해 주어진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고 적절히 요약하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를 산출하고, 그 결과를 타인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측정한다.

대개의 논술 유형은 별도의 3~4개 문항에 대해 500자 안팎의 여러 단문을 작성하도록 출제된다. 이런 형식은 학생들의 논지를 파악하기가 쉽고 채점이 상대적으로 용이해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수리·과학논술대비는 이렇게

교과서 내용을 충실히 공부하면서 한 단원씩 정리한다는 대원칙을 전제로 한 과학논술 대비법에서 무엇을 유념해야 할까? 우선 자연계 논술은 복잡한 계산 문제보다는 기본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실생활에 응용하는 방향으로 출제될 전망이다. 그러므로 생활 속의 소재와 과학을 연관시킨 내용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생활 속에서 소재를 찾은 문제의 예를 들어보자. 작년 이화여대 수리논술 문제는 ‘삼각비를 이용해 남산타워의 높이를 계산하는 방법’과 ‘8개 팀의 토너먼트 경기에서 두 번째로 강한 실력을 가진 철수가 준우승을 못할 가능성’을 묻는 내용이었다. 건양대 의대의 논술 문제는 ‘당뇨병 환자가 근육을 키워야 하는 이유’였다. 고려대는 ‘삼각함수와 지수함수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문제를 냈다.

교과서 내용과 연관된 생활 속의 현상들을 스스로 찾아내기가 쉽지는 않기 때문에 평소에 과학상식 관련 책이나 과학동아 같은 잡지를 꾸준히 읽는 것이 좋다.

과학과 관련된 뉴스에도 물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시사 문제는 논술에서 가장 많이 출제되는 내용 중 하나이므로 올해와 작년에 이슈가 된 기사는 반드시 노트에 정리해 두어야 한다.

합성 비타민의 문제점에 대해 회자되던 내용과 관련한 ‘천연비타민과 합성비타민에 관한 글을 읽고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폐단을 쓰시오’라는 경희대 자연계 논술 문제, 불빛이 환한 도시의 특성 때문에 밤에도 매미가 울어대는 현상과 관련지어 중앙대에서 출제한 ‘매미 애벌레와 천적의 일생에 나타난 수학적 규칙성을 분석하라’는 문제 등이 그 예이다.

최근의 대표적인 과학이슈를 찾아보면 요즘 우리나라 일기예보의 중요한 초점인 황사와 관련된 대기오염 문제를 들 수 있다. 또 미국의 과학저널 ‘사이언스’가 화성이 탄생 초기에 생명을 키울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란 연구결과를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그러므로 화성과 생명의 특성을 관련시킨 문제 등이 나올 수도 있다.

요즘에는 많은 일간지들이 과학칼럼 코너를 마련해 놓았고 과학 전문기자도 따로 두고 있다. 문과생들이 사설을 스크랩해 공부하는 것처럼 이과생들도 과학칼럼이나 기사를 스크랩해 두면 많은 도움이 된다. 지난 호에서 이야기했듯이 친구들과 함께 노트를 한 권 마련해 돌아가면서 기사를 스크랩하고 내용을 공유하는 것도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이다.

본고사형 문제를 출제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서 예상될 수 있는 자연계 논술의 유형은 원리나 개념을 이해하는 지를 묻는 문제이다. 고려대 수리논술에 나온 ‘복소수가 왜 필요한지 설명하라’ 같은 문제가 좋은 예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특별한 비법을 찾기 보다는 작은 실천이라도 일단 시도해보는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과학논술 기출문제를 정리하면서 쉬운 내용이라도 반드시 손으로 답안을 작성해봐야 한다. 많은 학생들이 논술을 직접 써봐야 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실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친구와 함께 날짜를 정해서 쓰기로 하고 함께 학교선생님이나 경험있는 선배에게 부탁해 비교 첨삭을 받으면 많은 도움이 된다.

서울시 교육청 사이버 논술사이트인 꿀맛닷컴(www.kkulmat.com)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사이트는 현재 과학논술의 내용을 그리 많이 보여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논술의 기본에 관한 동영상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논술의 기초를 다지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길잡이가 될 것이다.


내가 가고 싶은 대학은 논술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을까?

다음은 2006년 5월 현재 주요대학의 자연계열 논술의 실시 요강을 정리한 것이다. 자연계 논술이 폐지된 경우도 있다. 다만 이 내용들은 대학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대학 홈페이지를 방문해 확인해 두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