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의 사랑 노래, 잘 부르면 죽는다?
낮말은 새가 밤말은 쥐가 개구리 울음은 포식자가
2007년 03월 20일 | 글 | 전동혁 기자ㆍjermes@donga.com |
 
퉁가라 개구리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 그러나 함부로 울면 안된다.

미국 텍사스대의 지메나 버넬, 레이첼 페이지, 마이클 라이언과 스미소니언 열대 연구기관의 스탠리 랜드로 이뤄진 공동 연구팀은 “퉁가라 개구리(Physalaemus pustulosus)의 천적은 수컷 퉁가라 개구리 특유의 복잡한 울음소리를 듣고 사냥터를 찾는다”고 생태학회지인 ‘미국 내추럴리스트’ 3월호에 발표했다.

수컷 퉁가라 개구리는 ‘단순한 울음소리’와 ‘복잡한 울음소리’를 낸다. 복잡한 울음소리는 광대역 주파수이기 때문에 경쟁자가 많은 지역에서 암컷을 유혹하기 좋다. 그런데 박쥐나 흡혈 파리 같은 포식자도 복잡한 울음소리를 내는 개구리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지난해 5월 텍사스대 라이언 박사에 의해 알려졌다.

연구팀은 복잡한 울음소리와 수컷 퉁가라 개구리 사이의 연관성을 두 방향으로 추적했다. 연구팀은 수컷 퉁가라 개구리를 몸길이, 체중, 몸상태로 분류해 울음소리를 분석했지만 울음소리와 퉁가라 개구리의 신체조건은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그러나 한 지역에 사는 개체수가 증가할수록 수컷 퉁가라 개구리의 울음소리는 더욱 복잡해졌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포식자가 듣는 복잡한 울음소리는 개체 수가 많은 좋은 사냥터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퉁가라 개구리는 길이가 4~5cm에 불과하지만 크기에 비해 큰 울음소리를 낸다. 수컷은 볼의 주머니를 빵빵하게 부풀려 ‘단순한 울음소리’라고 불리는 “뚱- 뚱-” 하는 소리와 ‘복잡한 울음소리’라고 불리는 “크릭- 크릭-”하는 소리를 낸다. 단순한 울음소리는 FM 방송처럼 주파수를 변조해 소리를 내고 복잡한 울음소리는 단순한 울음소리를 잘게 쪼개 광대역의 소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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