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평화로운 또 하나의 생태계
유리구 안의 독립된 세상 에코스피어
2007년 04월 26일 | 글 | 편집부ㆍ |
 
공상과학영화에서 투명한 반원으로 둘러싸인 우주 도시를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외부의 환경이 아무리 혹독하더라도 반원 속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공기는 맑고 대지는 따뜻하며 여러 가지 생물들이 평화롭게 살아간다. 이렇게 외부와는 독립되어 자급자족으로 유지되는 생태계를 ‘에코스피어’(Ecosphere)라고 부른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는 미래의 우주기지 건설을 위해 에코스피어를 연구 중이다. 비록 작지만 에코스피어를 만들어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생명체가 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아직 초기단계라 우주개발에는 사용하지 못하지만 생태 환경 메커니즘을 볼 수 있는 과학상품으로 제작되었다. 애리조나 주의 하모니 부부가 NASA의 연구 결과를 상품으로 만든 것이 바로 ‘에코스피어’다.

지구 온난화 현상 시사도

외부에서 독립돼 자급자족하는 생태계 에코스피어.
먼저 속이 빈 유리구 안에 지구에 해당하는 인공 바닷물과 자갈, 조개껍데기를 넣는다. 그리고 해조류와 새우 3~4마리, 미생물을 넣어주는데 이것은 지구의 생물권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유리구 입구를 녹여서 막는다. 이 과정을 거치면 에코스피어는 완벽한 밀봉상태가 된다.

새우는 해조류를 먹고 살며, 새우의 노폐물은 자갈에서 번식하는 미생물이 분해한다. 분해된 새우의 노폐물은 해조류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가 된다. 해조류는 새우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와 빛을 이용해 광합성을 하며 물 속에 산소를 공급한다. 즉 에코스피어 속의 생태계는 최적의 균형을 유지하기 때문에 먹이를 주지 않고 물을 갈아주지 않아도 새우가 살 수 있다.

그러나 빛을 일정한 주기로 쬐어주어야 한다. 해조류와 미생물은 빛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어 생명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다만 직사광선은 해조류가 빨리 성장하도록 해 물의 산성도가 높아질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실내등을 이용해야 한다. 적조현상이 생기는 것과 같은 원리다. 생존조건을 잘 맞춰주었을 때 새우의 평균수명은 2~5년이다.

에코스피어에서 살아가는 새우. 새우는 해초에게서 산소를 얻고 이산화탄소와 영양소를 해초에게 준다.
이렇듯 빛을 잘 조절하면 생태계는 평온하게 지속되지만 빛을 과다하게 받으면 재앙이 일어난다. 실제로 에코스피어 속의 새우와 해초가 다 죽어서 썩어버린 일도 있다. 원인은 하루 종일 불빛을 켜줬기 때문이다. 빛이 과잉 공급되자 해초들이 비정상적으로 번식을 했고, 광합성에 필요한 이산화탄소가 부족하자 새우들은 산소가 부족해 다 죽어버린 것이다. 과도한 빛이 에코스피어를 죽음의 세계로 만든 셈이다.

이 모습은 온난화로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는 지구의 환경오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름이면 나타나는 적조 현상이나 엘니뇨현상 등은 이 에코스피어 속의 이상 현상과 너무나 닮은 모습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미관으로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없는 에코스피어. 장식의 목적도 좋지만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깨닫는 교육적인 가치도 충분하다. 집안에서 환경보호의 가치를 배울 수 있는 에코스피어를 자녀에게 선물해 주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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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우의 ‘또 하나의 지구 에코스피어’, 김선진의 ‘생태계가 숨쉬는 유리알 유희 에코스피어’ 기사 발췌 및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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