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일기 제10일] (1) 와이오타푸 화산지대의 빛깔 여행

8월 19일.


조원을 바꾸고 나서 처음 맞는 아침이다. 역시 분위기가 다르다 전(前)조원들은 아침이 되면 깨우려고 전쟁을 치러야 했지만 새 식구들은 한마디에 일어난다. 아이들을 깨우고 밖으로 나오니 한 기자가 먼저 샤워를 하고 나오다 인사를 한다.


샤워를 하고 나오니 아이들이 조회를 위해서 모여 있다가 갑자기 꾸역꾸역 3조 차 안으로 몰려간다. 좁은 차 안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탈 수 있다니 참 신기하기도 하다. 문제의 발단은 단비와 우리조원이었던 예진 공주가 숲속에 들어오니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며 잠이 들어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근처에서는 백마 타고 온 왕자를 찾아보기가 어려우니 걱정이다. 참, 카라무 농원에서 말 타고 다니던 경록, 진상 해적들이 있기는 하다.


역시 맏며느리 진주 덕분에 이번 아침부터는 제시간에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와 운명이 뒤바뀐 임 선생님은 모든 대원들의 문안 인사를 받고서야 공주들이 일어난 탓에 자연 아침 식사 시간이 늦어졌고 남들 설거지할 때가 되어서야 밥을 먹어야 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다시 타우포 호수로 나갔다. 아이들은 빵과 과자 봉지를 들고 새들과 놀고 있고, 지도자들은 족욕(그 전에는 ‘탁족’이라는 말을 많이 썼었는데.)을 하였다. 한 귀퉁이에서 흘러들어오는 온천수에 발을 담구니 윗부분은 뜨겁고 아랫부분은 차갑다. 호수에서 흘러들어오는 물은 차가워 섞이지 않기 때문이다.


잠시 후 차량으로 이동하여 간헐천인 레니디 녹스 가이저(Lady Knox Geyser)에 도착했다. 이곳은 매일 오전 10시 20분경 비누를 넣어 화산 활동을 촉발시켜 인공적으로 분출하도록 하는 간헐천인데, 최대 20미터까지 하늘로 치솟는 모습은 장관이다. 모두들 기념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들어오기 전에 얼굴에 발랐던 진흙을 채 지우지도 않은 아이들이 꽤 있었다.


다음으로 갔던 곳이 와이오타푸 서멀 원더랜드이다. 이곳은 로토루아 일대의 여러 지열지대 중에서 가장 화려한 빛깔의 간헐천으로 유명하단다. 도착하니 가이드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다. 주로 진상이의 통역에 의존해서 이야기를 듣다가 무심코 주변을 둘러보니 대원들이 우리말로 되어 있는 안내 인쇄물을 하나씩 들고 있었다. 아니, 이 사람들이! 어쩐지 이해력이 상당히 향상되었다 했더니, 안내물의 힘을 빌고 있었던 것이다.


이 트레킹 코스는 세 코스로 나뉘어 있는데, 우리는 시간 여유가 있어 세 코스를 다 돌았다. 시간은 인원이 많기 때문에 약 2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마치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아름다운 빛깔이 곳곳에 펼쳐져 있었다. 특히 '예술가의 팔레트, 샴페인 풀' 등은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물의 빛깔이 말 그대로 예술이다. 잔잔한 유황 냄새와 함께 아름다운 자연의 빛깔에 흠뻑 취해 있다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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