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일기 제9일] (1) 타우포 호수에 기쁨의 눈물을 보태다

8월 18일.

기상 시간은 좀 여유가 있었지만, 늘 습관이 되어 5시가 조금 넘으면 잠이 깬다.


식당으로 갔더니 조장 선생님들이 모여든다. 소 선생님이 수첩에 적은 쪽지를 보여준다. 우리 조는 '만성 공주병 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환자 둘을 보내고, 맏며느리 진주와 귀염둥이 자연이를 얻었다.


그런데 그동안 지글지글 속만 썩였던 슬기가 새로 바뀐 지도자, 조원들이 맘에 든다며 좋아하고 있다. 그동안 미운정만 쌓였는데도 그 모습을 보니 한편으로는 서운한 기분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시간은 흘러 식당에 놓아두었던 모든 집기들을 다 챙기고 출발하였다.


우리가 처음 들른 곳은 송어양식장이다. 이 곳은 송어를 식용으로 잡아 팔기 위해 양식하는 것이 아니라, 산란기를 맞이하여 올라온 송어의 알을 받아 부화, 양식하여 다시 방류하기 위한 시설이다. 맑은 물 속에는 치어들이 노닐고 있었다. 자연과 어우러진 참 아름다운 풍경이다.


양식장에는 송어의 성장과정을 알 수 있는 자료와 낚시 도구나 그 밖의 낚시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는 박물관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와서 공부하기에도 좋도록 신경을 써 준 것이 좋았다. 이곳에는 이렇게 규모가 크지는 않아도 올망졸망하게 역사와 정보를 담고 있는 박물관이 많아 산교육의 장이 되고 있었다. 탐방 코스를 따라 조금 더 가니 강에서 낚시하는 풍경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답다.


호수 주변에서는 어린 아이에게 인조 미끼를 만드는 방법을 가르치는 모습도 보이고, 낚시하는 방법 및 조리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모습도 보인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송어양식장 견학을 마치고, 타우포 호수로 갔다. 분화구에 물이 고여 호수를 이루었다는데, 크기가 서울만 하다고 한다. 그야말로 끝없이 펼쳐지는 호수 광경이 장관이었다. 물가에는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는 갈매기와 흑조들의 모습이 재미있었다. 뉴질랜드 사람들의 자연을 사랑하는 정신 때문인지 아니면 먹이를 제공하는 사람들에게 길들여져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사람이 다가가도 그다지 도망가는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새들에게 빵과 과자를 던져주고, 먹여주고. 모두들 재미있게 놀고 있다.


점심시간이 되어 우리는 조원과 마지막 오찬을 함께 했다. 메뉴는 컵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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