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나의 모나리자
신비로운 미소 속에 숨겨진 과학 원리
2007년 04월 06일 | 글 | 편집부ㆍ |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린 초상화 ‘모나리자’의 주인공은 신비한 미소를 짓고 있다. 이 미소의 비밀을 풀기 위해 많은 예술가와 과학자가 매달렸지만 아직 “이거다!”고 할만한 정답은 나오지 않았다. 모나리자의 비밀을 조금씩 엿본 연구 결과들을 소개한다.

왼쪽은 무표정 오른쪽은 미소

'아름답고 신비한 여인'의 대명사가 된 모나리자. 그녀의 미소는 탄생한지 500년이 지난 지금도 보는 이를 설레게 한다.
모나리자를 자세히 보면 코를 중심으로 왼쪽과 오른쪽 입 근육이 서로 다르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 왼쪽 입은 한일(一)자로 다물어져 있어 무표정하게 느껴지는 반면, 오른쪽 입은 입 꼬리가 약간 올라가 웃는 표정으로 그려져 있다.

한성대 미디어디자인학부 지상현 교수(심리학 박사)는 “모나리자의 경우 화면 왼쪽 얼굴의 무표정한 모습이 우세하게 느껴지고 언뜻언뜻 오른쪽 얼굴의 웃는 표정을 보게 된다”며 그의 저서 ‘뇌, 아름다움을 말하다(해나무)’에서 모나리자의 신비한 미소를 설명했다.

사람의 좌뇌와 우뇌는 서로 맡은 영역이 다르다. 지 교수는 “얼굴 표정 인식처럼 정서적 정보를 처리하는 데는 우뇌가 관여한다”며 “흔히 화면의 왼쪽 얼굴 표정을 중심으로 전체 표정을 인식한다”고 말했다. 대개 화면의 왼쪽 정보는 우뇌가, 오른쪽 정보는 좌뇌가 처리한다.

예를 들어 사진 왼쪽에 웃는 표정의 얼굴 반, 오른쪽에 무표정한 얼굴 반을 붙여 놓은 ‘키메라’를 제시하고 사진에 대한 인상을 물으면 많은 사람들은 웃는 표정이라고 응답한다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는 무표정하다는 응답이 많다.

실제 지 교수가 모나리자 원화를 조작해 좌우 입술의 모양을 서로 바꾸자 웃는 표정이 우세해지고 신비감이 원화보다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소의 비밀은 30겹 덧칠

전혀 붓질이 느껴지지 않는 화면, 밝게 빛나는 볼에서 어두운 턱선까지 부드럽게 이어지는 음영…. 모나리자의 섬세한 기법은 일류 화가들까지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든다. 과연 어떻게 이 그림을 그렸을까. 2006년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프랑스의 화가 자크 프랑크 씨가 밝힌 ‘모나리자 미소의 비밀’을 소개했다.

프랑크 씨가 밝혀 낸 모나리자 미소의 비밀은 ‘스푸마토(안개 마감법)’라고 불리는 초정밀 붓질. 그에 따르면 다빈치는 먼저 밑그림을 그린 뒤에 극도로 묽게 희석한 물감으로 폭이 4분의 1mm에 불과할 만큼 아주 섬세하게 붓질해 나갔다. 붓질의 길이도 2mm를 넘지 않았다. 다빈치는 이렇듯 미세한 붓질을 반복해 밑그림 위에 30겹 이상의 물감 층을 쌓아 나갔다고 프랑크 씨는 설명했다.

이렇게 꼼꼼하게 작업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동량이 요구된다. 프랑크 씨는 다 빈치가 이런 섬세한 붓질을 위해 한 손에는 확대경, 또 다른 한 손에는 붓을 들고 작업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16년간의 작업 끝에 죽기 직전인 1519년에야 그림을 완성한 것도 이토록 엄청나게 많은 노동량 때문이었다는 것.

프랑크 씨는 직접 ‘다 빈치의 기법’을 사용해 단계별로 ‘모나리자’를 그려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서 전시했다. 그는 한 작품을 그리는 데만도 시간으로 따져 3000시간 이상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모나리자는 출산 기념 초상화?

다 빈치가 스케치한 여인의 초상.
모나리자의 모델은 아이를 출산한 직후의 여성이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캐나다 국립과학기구(NRC) 전문가들은 2년 동안 특수 적외선 촬영과 3차원 영상기술을 동원해 이 그림의 안료층을 투시하는 분석 작업을 벌여 모나리자가 옷 위에 투명한 망사 천을 걸치고 있는 사실을 알아냈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연구보존센터의 브루노 모탱 박사는 2006년 가진 기자회견에서 “투명 망사 천은 16세기 초 이탈리아에서 임신부나 막 출산한 부인이 두르던 전형적인 것”이라며 “그동안 모나리자의 화면이 어두워 망사 천을 식별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 그림이 모나리자의 둘째 아들 출산을 기념하기 위해 다 빈치가 그렸다고 보고 그림의 제작 연대를 1503년경으로 추정했다.

모나리자 모델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여러 가지 추측이 제기돼 왔지만 16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의 거상이었던 프란체스코 데 조콘도의 부인 ‘리자 게라르디니’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1495년 조콘도와 결혼한 게라르디니는 다섯 아이를 두었으며 1503년경 둘째 아이를 출산했다는 기록이 내려오고 있다.

과학자들은 또 모나리자가 머리를 자유롭게 풀어헤쳐 어깨 위로 늘어뜨리고 있다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머리묶음 장식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머리카락이 일부 삐져나와 있는 것이라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에 대해 모탱 박사는 “르네상스 시대에 머리를 늘어뜨리는 것은 젊은 여성이나 행실이 나쁜 여성의 경우에만 가능했기 때문에 그동안 학자들도 이를 의아하게 생각해 왔는데, 이번에 그 수수께끼가 풀린 셈”이라고 밝혔다.

<이충환의 ‘모나리자 미소, 알고 보면 우뇌의 작품’, 유윤종의 ‘모나리자 신비의 미소 비밀 밝혔다’, 정미경의 ‘“모나리자는 출산 기념 초상화”’ 기사 발췌 및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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