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01. 01.[일] 


  새해 아침을 외국 호텔에서 맞는 긴장감으로 모닝콜이 울리기 전에 일어났다. 심 피디님과 준비된 빵과 오렌지, 바나나, 오렌지쥬스로 아침을 먹으면서 텔레비젼을 켜니 미국 CNN방송이 나왔다. CNN의 「토크 아시아(TALK ASIA)」 프로그램에 한국의 글로벌 패션기업인인 MCM의 김성주 대표가 나와서 여성 사회자와 대담을 하고 있었다. 한국의 여성 사업가(Korean Businesswoman)로 소개된 김 대표는 유창한 영어와 세련된 모습으로 대담에 응하고 있었다. 지난 가을인가 KBS방송의 글로벌 성공시대 프로에서 보았던 분이라 채널을 바꾸지 않고 관심 깊게 보았다. 영어방송의 내용을 다 알아듣는 것은 아니지만 채널을 다른 데로 돌려봐야 어차피 태국말은 더 못 알아들을 테니까 …. 티비(TV)를 보면서 미래의 한국의 여성상을 앞당겨 보는 듯 하여 자랑스러웠다. 우리의 제자들도 저렇게 성장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담 프로가 끝나고 잠시 후 오전 07시(서울 시간은 2시간이 늦은 09시), 뉴스시간에 세계 각국의 새해 표정이 화면에 떴다. 런던은 자정이라서 새해맞이 불꽃놀이가 화려했고, 뉴욕은 12월 31일 19시에 맨해튼 거리의 송년(New Year's Eve) 모습이 비쳐졌다. 우리는 티비 속의 송년과 새해맞이 모습을 보면서 방콕 공항으로 가기위해 배낭을 쌌다. 심 피디님은 방을 나서기 전에 자신의 배낭보다도 방송용 캠코더를 먼저 챙겼다. 무거워 보이는 커다란 캠코더를 둘러메고 나가는 프로작가의 모습에서 좋은 방송영상물이 나오겠구나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아침 7시 30분에 호텔 미니버스를 이용하여 공항으로 출발하였다.


  새해의 이른 아침, 방콕공항은 매우 한산하였다. 단체 입국은 우리 탐사대뿐이다. 간단한 입국심사 후 대원 모두 네팔 가는 비행기의 탑승구 게이트 앞에 모였다. 서둘러 온 탓에 탑승시간 09시 50분까지 2시간이나 여유시간이 생겼다. 나 혼자 한산한 상가 구경에 나섰다. 면세점 상가들은 아직 문을 열지 않은 가게가 많았으나 음식점과 커피숍만은 문이 열려있었다.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가 커피 생각이 나서 한 카페(Cafe NERO)에 들어갔다. 역시 여기도 손님은 한 사람도 없어 내가 새해 들어 마수걸이 손님인 셈이다. 커피를 주문하였다. 카푸치노 한 잔이 110바트(Baht), 1달러에 30.46바트이므로 약 4달러(약 4,600원) 정도 하는 셈이다. 태국 국민소득을 생각하면 방콕 공항의 커피값은 매우 비싼 편이었다.

  타이항공 비행기가 방콕공항을 출발한 시간은 10시 50분, 카트만두 도착시간은 현지시간으로 12시 45분이다. 방콕에서 카트만두까지 3시간 10분 걸렸다. 네팔은 우리보다 약 3시간 15분이 늦으므로 서울은 지금 오후 4시이다. 어젯밤 9시25분에 인천공항을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방콕을 경유하여 오다보니 네팔까지 오는데 비행시간 만 약 9시간에다, 방콕에서의 환승시간을 10시간으로 계산하면 약 19시간이 지났나 보다. 이동하는데 긴 시간을 보냈으나 나는 이 시간이 결코 낭비의 시간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보고 듣고 체험 해보는 과정 모두를 경험으라고 볼 수 있으므로 이 모든 과정도 여행의 새로운 경험인 셈이다. 우리 오지학교탐사대의 대원들도 이를 즐기면서 경험하면 이 모든 일들이 여행의 노하우를 쌓는 방법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네팔 카트만두 트리부번국제공항에 도착하여 주차장에서 버스 승차 준비_김영채 사진]


  처음 와보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해발고도 1,300m)의 날씨가 청명하면 좋았으련만 하늘에는 구름이 잔뜩 끼어 오후 1시경인데도 늦은 오후 같은 회색빛의 어두운 날씨였다.  카트만두의 트리부반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트리부반은 네팔의 사허 왕조 8대 국왕의 이름으로 트리부반의 이름을 붙인 도로도 있어 카트만두를 가로지르는 큰 길의 이름도 트리부반 대로이다. 트리부반국제공항은 한 나라 수도의 관문이지만 소박하고 작은 공항이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 대합실로 들어서는 복도 입구에는 『당신이 네팔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Welcomes You to Nepal)』라고 네팔 도착을 환영하는 글이 우리를 반겨 주었다.

  김영식 대장님이 당부한 대로 우리 탐사대는 신속하게 움직여 도착비자 받는 줄에 섰다. 우리 팀 외에도 일반 승객까지 합하여 순식간에 도착비자를 받기위한 긴 두 줄이 만들어졌다. 비자신청 서류에 사진을 직접 붙이지 않고 사진을 스캔하여 넣었는데 그냥 통과되었다. 비자 발급 비용은 15일 기준으로 25달러(USD)이다. 네팔의 국가 수입원 중의 중요한 산업이 관광산업이므로 외국인으로부터 이 정도는 받아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였다. 카트만두 공항에 도착한 지 1시간 30분만에 비자 발급을 받고 짐까지 찾아 나왔다. 우리 탐사대의 현지 여행사인 코리안 트렉의 장정모대표가 나와 있었다. 우리를 환영하는 현지인 스텝들로부터 진한 노란색에 자주색이 섞인 환영꽃을 목에 걸고 버스를 탔다. 카트만두의 트리부반국제공항에서 시내 중심지 로얄싱기호텔(Royal Shingi Hotel)까지는 30분 거리였다. 오후 2시 50분경에 호텔에 도착하여 객실 배정을 받았다. 청주에서 오신 연철흠 선생님과 한 룸을 쓰게 되었다. 낯선 사람과의 새로운 인연, 울트라마라톤의 달인 연철흠 선생님과의 새로운 인간관계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각자 방으로 흩어져 카트만두에 두고 갈 짐과 트레킹에 필요한 짐으로 짐을 분리한 후 저녁식사를 하기 위하여 18시에 로비에 모였다. 한식당 <빌라 에베레스트>까지는 걸어서 15분 거리인데 벌써 밤거리는 컴컴하였다. 울퉁불퉁한 보도블럭과 가로등이 없는 낯설고 어두운 카트만두의 밤은 낮보다 훨씬 더 복잡한 것 같았다. 많은 보행자와 잡상인,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경적 소리, 지독한 먼지와 매연이 카트만두에서 느낀 첫 인상이었다. 새해 첫날이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마치 퇴근시간의 러시아워처럼 붐볐다. 먼지와 매연으로 숨이 막힐 지경이었는데 다행히 출국하기 전에 한국에서 썼던 마스크가 호주머니에 있어 코와 입을 가렸다. 길거리 전광판에는 현재 기온이 10℃를 나타내고 있어 겨울이지만 그리 춥지 않은 날씨였으나, 호텔은 객실의 난방이 되지 않아 약간 추운 느낌이 들었다. 밤새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되겠다. 


[트레킹 기간 내내 한 룸을 쓰게 된 울트라맨 연철흠 선생님과 함께 로얄싱기호텔 로비에서/ 탐사대 사진]


출처 : 충북등산학교
글쓴이 : youngch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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