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야크 카르카-피상)

오늘은 하이캠프까지 고도를 올리는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등행을 시작하려고 하니 비가 진눈깨비로 변하더니 이윽고 주먹만 한 눈송이가 내리고 있다. 야크 카르카는 와이파이와 무선통신이 되지 않아 전날 마낭에서 검색한 일기예보를 다시 열어보니 50mm의 눈 예보가 나온다. 또롱라의 예보는 더 비관적이다. 일행과 논의 끝에 토롱 패스를 넘는 것은 신이 우리에게 허락하지 않는 듯하니 안나푸르나 라운딩 트레킹은 여기서 접고 하산하기로 하였다. 9시 일행과 함께 하산을 시작하였다. 하산길에는 소 떼들도 폭설을 피해 내려가고 있었다. 점심때가 다되어 전날 묶었던 롯지에 도착하여 카트만두 대행사 대표에게 전화하니 하산 결정을 잘했다고 하며 또롱라 소식을 전해주었다. 또롱라 반대편에 있는 묵티낫쪽에는 어마어마한 폭설이 내렸고, 또롱라에도 엄청난 폭설이 내려 눈사태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고 하였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피상까지의 하산길은 참으로 지루하고 고된 하루였다. 날이 어둑어둑해질 무렵에야 로우피상에 도착하였다. 숙소를 알아보니 많은 트레커들의 발이 묶여 있어서 롯지들은 손님들로 꽉 차 있었다. 가이드와 현지 주민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숙소를 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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