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도반-촘롱)

도반에서 출발하여 어퍼 시누와 까지는 원시 열대림을 방불케 하는 숲길을 따라 산길이 형성되어 있어 비교적 시원하게 트레킹을 할 수 있다.

재미교포인 재민 씨가 돌계단에서 갑자기 휘청거리며 넘어지는 바람에 모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다리가 부러진 건 아닌지 걱정스러운 마음에 달려가 보니 불행 중 다행으로 발목을 살짝 접질렸다고 하였다. 걷는 데는 큰 지장이 없어 보여 다행이었다.

휴식지점인 어퍼 시누와에서 생강 레몬차로 목을 축이고 이제 조금만 내려가면 죽음의 촘롱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출렁다리를 건너며 바닥을 치고 본격적인 오르막길이다. 충분한 휴식 후 출발하였다. 한 발 한 발 사력을 다해 올라가는데, 환형이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려도 보이지 않자 온갖 잡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다행히 저 멀리 환형이 보여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조금 더 올라 오늘의 숙소인 엑설런트 뷰포인트 롯지에 여정을 풀었다. 점심 식사로 오랜만에 스테이크를 시켜 맛있게 먹었다. 가이드에게 수꾸티와 럭시 한잔 마실 수 있는 네팔 가정집을 알아보라고 하였더니, 이곳은 완전히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는 롯지들이 대부분이어서 찾기가 힘들다고 하였다. 어렵사리 가이드들이 주로 이용하는 집을 찾아가 수꾸티 2접시에 럭시 2병을 마셨는데 가격이 600루피라고 하였고, 가격은 거의 롯지의 1/10수준이었다. 주방과 방안을 꾸며놓은 모습이 정갈하기 그지없었다. 바닥을 얼마나 열심히 청소하였는지 먼지 하나 없었다. 네팔인들의 깔끔하고 부지런한 성격을 짐작할 수 있었다.

저녁으로는 김치찌개를 먹었는데, 김치는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었고, 돼지고기는 그래도 충분히 있었지만, 그 맛은 다시는 먹을 수 없을 정도였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를 트레킹하는 한국 사람은 유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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