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3(데우랄리-ABC)

오늘도 출발을 8시이다. 아침 기온을 보니 영상 10도인데 바람이 매섭게 불어 대원들에게 따뜻하게 챙겨입으라 하고 출발하였다.

30분 정도 진행하니 따스한 햇볕이 온기를 주어 한거풀씩 벗는다. 한 시간 정도 등행하니 한 서양 아가씨가 길가에 드러누워 있었다. 고산증세로 힘들어하는 모양이다. MBC까지는 힘든 등행이 계속되었고, MBC부터 펼쳐지는 설산 파노라마가 고단함을 날려버렸다. 마차푸차레, 강가푸르나, 텐트 피크가 만드는 경관에 모두 황홀경에 빠져들었다. 이른 점심 식사를 마치고 오후 시간이 되면 구름이 걸리기 시작하고 설산을 볼 수가 없으므로 서둘러 ABC를 항해 트레킹을 시작하였다. 아래로는 마차푸차레, 강가푸르나, 텐트 피크가 만드는 파노라마가 위쪽으로는 안나푸르나 남봉이 그 위용을 자랑하며 멋진 경관을 자랑하고 있었지만 벌써 안나푸르나 주봉은 구름에 가리기 시작하였다. 우리 일행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트레커들은 황홀경에 빠져 연실 셔터를 눌러대기에 바빴다. ABC에 다다르니 벌써 설산들은 대부분 구름 속에 그 위용을 감추고 사라져 버렸다. 오늘의 숙소는 피스풀롯지로 ABC의 가장 윗부분에 예약을 하고 올라왔건만 예약은 무용지물, 일행은 다섯명인데 네자리 밖에 침대를 내어줄 수 없다고 막누가내로 나오는 바람에 가이드에게 무조건 침대 1자리를 롯지 주인에게 달라고 하였다. 어렵사리 다이닝홀에 한자리를 내어준다는 확답을 받고서야 한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

다이닝홀에서 오후 시간을 보내기 위해 주인에게 카드를 빌려 몇 개임을 하다 창밖으로 눈을 돌리니 그사이에 구름 속에 자태를 감추고 있던 마차푸차레가 그 자태를 내어놓기 시작하였다. 얼른 게임을 중단하고 카메라 장비를 챙겨 추위도 잊은 체 멋진 풍경을 담느냐 정신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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