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일(촘롱→히말라야호텔.2870m)
  08시에 출발했다. 가파른 수 백 개의 계단을 내려가서 여울의 다리를 건너 다시 엄청나게 가파른 길을 다시 올라가야 한다. 일행 중 익중이가 간밤의 간식에 체했는지 얼굴이 창백하다. 아버지 김용국씨가 가시를 구해서 손가락을 땄다. 영 시원치 않은 모양이어서 걱정이다.
3시간을 걸어서 도착한 곳이 Sinuwa다. 11시면 이른 시간이지만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이후로는 롯지가             <트레킹이란....>
철수를 해서 히말라야 호텔까지는 4시간 정도 가야 한단다. 눈 산을 보며(이 곳에서 보는 마차푸차례의 경치는 일품이다) 먹는 떡 라면의 맛이 일품이다. 자파티(정말로 옛적 우리 어머니가 주시던 국수꼬리 구운 것 같다)도 맛이 좋았다. 도중 남원에서 왔다는 처녀들을 둘 만났는데 김치가 너무 그립단다. 대단한 처녀들이었다.
  오늘의 일정은 대부분 아열대의 계곡을 걷는 샘이다. 대나무와 활엽수가 무성하고 인간의 접근이 어려운 가파른 계곡이라 인적이 드물다. 멀리서 보니 가파른 바위벽 옆을 한 줄로 가는 일행이 개미떼가 철모를 타고 기어올라가는 모습처럼 보였다. 익중이의 체증이 더욱 심해져서 용감한 우리의 총무 이영식(윽!!! 나 아니야) 선생의 마사지 솜씨와 침 솜씨를 유감 없이 발휘하여 그를 구해(?)냈다.
  트레킹 도중의(Bamboo-히말라야호텔) 수많은 대나무가 죽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엄청나게 밀생해서 토양 침식을 방지하고 경사진 비탈의 길을 보호하던 대나무가 집단으로 괴사한 것이 참 이상하다. 음수림의 침입으로 그런 것인지 기후의 이변(異變) 때문인지 궁금하다. 굴곡이 많아 상당히 어려운 구간이다. 2500m 가량 올라가자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기온도 상당히 떨어진 것 같다. 대부분 힘들도 많이 소진된 듯 말없이 그냥 걷는다. 이윽고 도착해서 카레로 칼칼하게 저녁을 먹고 나니 약간의 고소 증세가 나타나는 듯 머리가 무겁고 숨도 약간 가빠진다. 치약의 뚜껑을 여니 기압이 낮아서인지 그냥 나온다. 1회용 커피 봉지도 안에서 팽창하여 팽팽하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다. 금세 어둠이       <아열대성 밀림>    밀려왔다. 좁은 협곡이라 옆의 계곡은 빙하 녹은 물이 으르렁거리며 흐른다. 지금도 저렇게 크게 들리는데 여름은 어떨까? 석유 램프를 밝혀 놓고 닭도리탕 내기 나이롱 뻥을 하다가 각자 취침에 들어갔다. 칠흑 같은 밤이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일게다. 하루의 피곤함에 깊은 잠에 빠졌는데 얼마쯤 되었을까? 또 오줌 얘기를 해야 하나? 이 깜깜한 밤에 왜 오줌이 또 마렵단 말인가? 침낭을 겨우 빠져나와 밖으로 나왔는데 비몽사몽간 앞뒤 구분도 안 되고 계단에서 넘어졌다(아이쿠우!!!) 겨우 정신을 차려 좌우를 살펴보니 시꺼먼 양쪽의 절벽은 천길 낭떠러지로 서 있고 북쪽을 보니 희미하게 허연 안나푸르나가 엄청나게 가로막고 있지 않은가? 위를 보니  좁은 틈새로 까만 하늘에서는 수없이 깜박거리는 별들이 가득하다. 무서웠다. 어디에다 오줌을 누어야 하나? 좌우도 아니! 북쪽은 더욱 아니다! 진짜 무서워 롯지 벽에다 냅다 갈기고 허겁지겁 방으로 들어가 침낭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여기 히말라야 호텔은 말이 호텔이지 히말라야라는 지명에 롯지가 있을 뿐이다. 좁은 협곡에 천길 높이의 절벽이다. 낙석도 많아 눈이 많은 해는 위험할 수도 있단다. 몇 년 전에는 낙석 사고로 많은 사람이 죽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제 일행은 그냥 걷는 무리가 되어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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