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일(MBC→도반)
이미 MBC는 상당한 고도라서(3,700m)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띵하고 정신이 맑지 못하다.(후에 들은 얘기지만 오광범 교장 선생님께서는 아침에 일어나셔서 안병남 선생님께 '안 선생님 나 정말 못 올라갈 것 같아'라고 여러 번 말씀 하셨답니다) 아침 8시에 MBC를 출발하여 우리 일행은 우리의 마지막 목표 지점인 ABC(4,130m)를 향해서 출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미 우리의 박 선생은 얼굴이 붇고 창 <안나푸르나 1봉의 웅자> 백 해서 도저히 올라갈 것 같지가 않다. 그래도 표 사장님의 독려와 응원에 힘입어 출발을 시작하였다.(사실 표순남 사장님은 킬리만자로이까지 등정한 베테랑인데 처음부터 박혜열 선생님을 끝까지 독려하며 ABC까지 인도함. 그런데 표 사장님이 잘 하시는 말씀이 '나의 체력은 박 선생님 체력하고 똑 같다'...ㅋㅋㅋ) MBC에서 라마가 당신들은 축복 받은 그룹이고 모두 너무 착한 사람들이라고 극구 칭찬을 한다. 왜냐하면 잠시만 구름과 안개가 몰려와도 안나의 선경을 볼 수 없단다. 그런데 안나가 끝까지 우리를 환영하고 허락했기 때문이란다.
골바람이 거세게 위로 치분다. 산바람과 골바람이라는 지형과 바람과의 관계를 여기보다 더 정확하게 보여주는 곳이 있을까? 말로 기압차(氣壓差)를 설명하지 않아도 실증적으로 아주 잘 알 수 있다. 10시쯤 ABC에 도착하여 사방을 돌아보니 Hiunchuli(6,441m), annaprna Souhth(7,219m), annaprnaⅠ(8,091m), Gangapurna(7,483m), annaprnaⅢ(7,855m), Machhapuchhre(6,995m) 빙설의 병풍이 너무도 장관이라 말로 형언할 수 없다. 그런데 여기에서 또 4000m나 더 솟아있는 안나 1봉은 너무도 높다.
인간이 외경감(畏敬感)을 느끼기에 충분하였고 가히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땅이다. 홍적세(洪績世) 때의 거대한 빙하(氷河)의 침식곡(浸蝕谷:U자형 골짜기)이 확연했으며 안나 1봉의 가파른 낭떠러지 옆으로 보이는 선명한 습곡작용(褶曲作用)의 흔적도 보인다. 지구의 거대한 에너지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거의 4㎞ 이상 늘어선 엄청난 빙퇴석(氷堆石:moraine - 빙하에 의하여 운반된 물질이 빙하가 녹는 말단에 쌓여 형성된 퇴적물)등등 빙하에 의해 형성된 현재적 물질과 과거의 흔적이 뚜렷하다. 잠시 후 사선을 헤매던 우리의 박선생까지 21명 전원이 여기 안나의 베이스 캠프에 다 모였다.
김영식 대장과 한왕룡 사장님의 말에 의하면 저기 보이는 안나푸르나 남벽 빙하 속의 어딘가에 한국의 지현옥 대원의 시신이 있다고 말했다. 전에 등반 때 하산하다 변을 당해 저기 만년설에 묻혔단다. 천길 만 길의 저 만년설 속에 우리의 한국 낭자가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울컥 했다. 우리 모두는 모여서 지현옥 대원의 죽음에 대해 묵념했다. 그리고 우리 일행의 최 연장자 오광범 교장 선생님의 선창으로 우리 각자와 가정의 평화 그리고 한반도의 통일과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만세 3창을 불렀다. 여러 가지 사진 촬영과 주변을 구경한 후 우리는 다시 하산해야 했다. 쉬엄쉬엄 내려왔다. MBC에 도착하니 말로만 듣던 고산 증세가 나에게도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다. 그런데 잠시 하산해서 고도를 낮추니 곧바로 나았다. 참으로 묘하다.
<ABC에서의 우리들> 우리는 여기서 다시 공기의 소중함을 느꼈다. 실질적으로 대류권의 두께는 15㎞ 밖에 안 된다. 지구의 반지름 6400여 ㎞에 비하면 얼마나 얇은 것인가? 농구공에 약간 두꺼운 표지로 발라놓은 두께밖에 더 되겠는가? 이렇게 적지만 삶에 필수 불가결한 대기를 오염시키는 인간은 반성하고 대기 오염 방지의 필요를 절실히 느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은 그 대가를 바로 되돌려 받을 테니까......
애초의 계획을 변경하여 좀 더 많이 도반까지 하산하기로 했다. 하산 도중 지난번 보았던
윤여신 선생과 그 일행을 도중에 만났다. 발목을 약간 다쳤지만 여기 까지 와서 트레킹을 포기할 수 없어 왔다며 땀을 뻘뻘 흘린다. 그 모습이 보기 좋았다.
단독으로 서울에서 왔다는 한국의 대학생, 전주에서 왔다는 처녀 선생님 두분, 또 다른 여자 대학생과 많은 외국인 등 이 오지를 찾아 무언가 탐구하고 고민하는 젊음이 참 멋있어 보인다. 나는 왜 더 젊었을 때 이런 문화 체험을 하지 못했을가? 후회가 되었다. 내 아들놈들은 반드시 일찍 체험시키리라........
도반에 도착하여 오랜만에 양말을 빨고 머리를 감으니 아주 상쾌하다. 꼬마들의 당참과 환갑이 지난 교장 선생님과 안병남 선생님의 노익장이 놀랍다. 또한 맨 뒤에서 쳐진 사람들을 끝까지 다독거리며 챙기시는 표순남 씨의 헌신적 보조와 백전노장 답게 팀을 리드하시는 한왕용씨와 김영식 선생님의 차분하고 흐뜨러짐 없는 리드는 우리의 트레킹을 훨씬 수월하게 만든 것 같다.
왜 여기에 오는가? 걷는 것 자체가 여정이다. 편하게 관광이나 하려면 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곳의 사업 지구나 롯지에서 장사를 하는 젊은이들은 거의가 영어 회화가 가능하다. 실재로 우리들도 짧은 영어 회화로 그들과 의사 소통이 가능했다. 국제어로서의 영어 회화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그리고 바디 렝귀지는 역시 만국 공용어임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이미 MBC는 상당한 고도라서(3,700m)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띵하고 정신이 맑지 못하다.(후에 들은 얘기지만 오광범 교장 선생님께서는 아침에 일어나셔서 안병남 선생님께 '안 선생님 나 정말 못 올라갈 것 같아'라고 여러 번 말씀 하셨답니다) 아침 8시에 MBC를 출발하여 우리 일행은 우리의 마지막 목표 지점인 ABC(4,130m)를 향해서 출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미 우리의 박 선생은 얼굴이 붇고 창 <안나푸르나 1봉의 웅자> 백 해서 도저히 올라갈 것 같지가 않다. 그래도 표 사장님의 독려와 응원에 힘입어 출발을 시작하였다.(사실 표순남 사장님은 킬리만자로이까지 등정한 베테랑인데 처음부터 박혜열 선생님을 끝까지 독려하며 ABC까지 인도함. 그런데 표 사장님이 잘 하시는 말씀이 '나의 체력은 박 선생님 체력하고 똑 같다'...ㅋㅋㅋ) MBC에서 라마가 당신들은 축복 받은 그룹이고 모두 너무 착한 사람들이라고 극구 칭찬을 한다. 왜냐하면 잠시만 구름과 안개가 몰려와도 안나의 선경을 볼 수 없단다. 그런데 안나가 끝까지 우리를 환영하고 허락했기 때문이란다.
골바람이 거세게 위로 치분다. 산바람과 골바람이라는 지형과 바람과의 관계를 여기보다 더 정확하게 보여주는 곳이 있을까? 말로 기압차(氣壓差)를 설명하지 않아도 실증적으로 아주 잘 알 수 있다. 10시쯤 ABC에 도착하여 사방을 돌아보니 Hiunchuli(6,441m), annaprna Souhth(7,219m), annaprnaⅠ(8,091m), Gangapurna(7,483m), annaprnaⅢ(7,855m), Machhapuchhre(6,995m) 빙설의 병풍이 너무도 장관이라 말로 형언할 수 없다. 그런데 여기에서 또 4000m나 더 솟아있는 안나 1봉은 너무도 높다.
인간이 외경감(畏敬感)을 느끼기에 충분하였고 가히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땅이다. 홍적세(洪績世) 때의 거대한 빙하(氷河)의 침식곡(浸蝕谷:U자형 골짜기)이 확연했으며 안나 1봉의 가파른 낭떠러지 옆으로 보이는 선명한 습곡작용(褶曲作用)의 흔적도 보인다. 지구의 거대한 에너지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거의 4㎞ 이상 늘어선 엄청난 빙퇴석(氷堆石:moraine - 빙하에 의하여 운반된 물질이 빙하가 녹는 말단에 쌓여 형성된 퇴적물)등등 빙하에 의해 형성된 현재적 물질과 과거의 흔적이 뚜렷하다. 잠시 후 사선을 헤매던 우리의 박선생까지 21명 전원이 여기 안나의 베이스 캠프에 다 모였다.
김영식 대장과 한왕룡 사장님의 말에 의하면 저기 보이는 안나푸르나 남벽 빙하 속의 어딘가에 한국의 지현옥 대원의 시신이 있다고 말했다. 전에 등반 때 하산하다 변을 당해 저기 만년설에 묻혔단다. 천길 만 길의 저 만년설 속에 우리의 한국 낭자가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울컥 했다. 우리 모두는 모여서 지현옥 대원의 죽음에 대해 묵념했다. 그리고 우리 일행의 최 연장자 오광범 교장 선생님의 선창으로 우리 각자와 가정의 평화 그리고 한반도의 통일과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만세 3창을 불렀다. 여러 가지 사진 촬영과 주변을 구경한 후 우리는 다시 하산해야 했다. 쉬엄쉬엄 내려왔다. MBC에 도착하니 말로만 듣던 고산 증세가 나에게도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다. 그런데 잠시 하산해서 고도를 낮추니 곧바로 나았다. 참으로 묘하다.
<ABC에서의 우리들> 우리는 여기서 다시 공기의 소중함을 느꼈다. 실질적으로 대류권의 두께는 15㎞ 밖에 안 된다. 지구의 반지름 6400여 ㎞에 비하면 얼마나 얇은 것인가? 농구공에 약간 두꺼운 표지로 발라놓은 두께밖에 더 되겠는가? 이렇게 적지만 삶에 필수 불가결한 대기를 오염시키는 인간은 반성하고 대기 오염 방지의 필요를 절실히 느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은 그 대가를 바로 되돌려 받을 테니까......
애초의 계획을 변경하여 좀 더 많이 도반까지 하산하기로 했다. 하산 도중 지난번 보았던
윤여신 선생과 그 일행을 도중에 만났다. 발목을 약간 다쳤지만 여기 까지 와서 트레킹을 포기할 수 없어 왔다며 땀을 뻘뻘 흘린다. 그 모습이 보기 좋았다.
단독으로 서울에서 왔다는 한국의 대학생, 전주에서 왔다는 처녀 선생님 두분, 또 다른 여자 대학생과 많은 외국인 등 이 오지를 찾아 무언가 탐구하고 고민하는 젊음이 참 멋있어 보인다. 나는 왜 더 젊었을 때 이런 문화 체험을 하지 못했을가? 후회가 되었다. 내 아들놈들은 반드시 일찍 체험시키리라........
도반에 도착하여 오랜만에 양말을 빨고 머리를 감으니 아주 상쾌하다. 꼬마들의 당참과 환갑이 지난 교장 선생님과 안병남 선생님의 노익장이 놀랍다. 또한 맨 뒤에서 쳐진 사람들을 끝까지 다독거리며 챙기시는 표순남 씨의 헌신적 보조와 백전노장 답게 팀을 리드하시는 한왕용씨와 김영식 선생님의 차분하고 흐뜨러짐 없는 리드는 우리의 트레킹을 훨씬 수월하게 만든 것 같다.
왜 여기에 오는가? 걷는 것 자체가 여정이다. 편하게 관광이나 하려면 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곳의 사업 지구나 롯지에서 장사를 하는 젊은이들은 거의가 영어 회화가 가능하다. 실재로 우리들도 짧은 영어 회화로 그들과 의사 소통이 가능했다. 국제어로서의 영어 회화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그리고 바디 렝귀지는 역시 만국 공용어임을 다시 한 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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