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일기 제8일] (2) 명(明), 그리고 암(暗)

루아페후 산 등정에 성공한 데 대해 모두들 들뜬 얼굴이다. 저녁에는 '크리스천 라이프' 기자단이 준비한 바비큐 만찬을 하였다. 김 사장의 말처럼 뉴질랜드의 모든 쇠고기를 다 가지고 온 듯하였다.


갖가지 부위별 고기맛을 보니 금세 배가 불러왔다. 후식으로는 골든 키위를 잘라 먹기도 하고, 하룻동안 있었던 이야기도 하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배가 불러 더 이상 그 근처에 머물러 있다간 다리가 돌아갈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밖에서는 아이들이 왁자지껄 소리를 내며 먹는 데 분주하였다. 아마 그 중에 말이 없는 사람이 있었다면 오서방과 재준이었을 것이다. 더구나 앞서 이야기 한 외국인 아이들까지 합세하여 그야말로 잔치분위기였다.


식당에 앉아 있으려니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하고, 크리스천 라이프 지 기자들도 함께 자리를 하게 되었다. 주제는 교민 사회의 삶의 모습에서, 탐사대의 구성 배경, 이민 생활의 어려움 등 쉴 새 없이 바뀌어 가는데, '라이프'지 기자는 우리를 취재하고, 한 기자는 그들을 취재하고, 임 선생은 또 그들을 취재하고, 온통 취재 열기로 가득하였다.


그러다가 아이들을 돌려보내고, 지도자끼리 협의회를 하였다.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가 오가는 가운데 조원에 대한 트레이드 이야기가 나왔다. 결론은 애초에 조 편성을 하였던 소 선생님에게 트레이드 권한을 위임하기로 하고 협의회가 마무리되었다. 발표는 내일 아침 조회 시간에 하고, 짐은 타우포에 도착한 다음에 옮기기로 하였다. 이런 상황이 되고 보니 앞이 환하게 밝아지는 기분이다. 그동안 겪었던 맘 고생이 사르르 얼음 녹듯이 녹아내리는 듯 한 기분이다.


차량에 돌아와 아이들에게 차마 내색하지 못하고, 아이들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평소에 하던 말만 간단하게 전한 후 잠자리에 들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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