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비교적 코스가 길어서 아침 일찍 출발하기로 했다. 아침 7시 30분 모두가 모였고 김영식 대장님이 일장 훈시를 했다. 대열에서 뒤에 쳐지지 말 것, 물을 많이 마실 것(고지대라서 큰 호흡에 수분이 많이 증발 한다는 것이다), 천천히 걸을 것, 사탕이나 초코렛을 먹은 후 포장 종이를 버리지 말 것(사실 우리가 그것을 버릴 수는 없다). 상표가 한국 글씨로 되어 있고 그것을 보고 외국 사람들이 한국 사람이 마구 버렸다고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상에 서로를 비방하는 글이 많이 올라오는 것이고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는 원인이 된다. 진짜 문제는 트레킹 도중에 주변 아이들이 실제로 사탕을 달라고 하는 것인데, 참으로 그 모습이 안쓰럽다. 그래서 사탕을 주면 포터나 그네들은 먹고 나서 아무 생각 없이 사탕 포장지를 버린다. 그리고 그것은 곧 우리가 버린 것이 되는 것이다. 나는 2002년 안나푸르나 베이스 켐프까지 트레킹을 했고 이번이 두 번째인데 지금도 그 때와 마찬가지로 이들에게 사탕을 주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안 주자니 마음이 안쓰럽고, 주자니 얻어먹는 습관을 길러 주는 것 같고.......

  계속된 계곡 트레킹이다. 참으로 깊은 계곡이다. 어느 정도 걷다가 열린 하늘 사이로 멀리 설산이 눈에 들어왔다. 사람들이 사진 찍기에 열심이다. 계곡을 배경으로 한 설산은 한 폭의 그림이다. 멀리 랑탕의 상류가 보이는 이곳 고라타벨라는 비교적 평지가 넓고, 말과 야크와 양도 꽤 많다. 봄에 꽃이 핀다면 이곳은 참으로 아름다울 것 같다. 우연히 전주에서 왔다는 부부를 만났다. 그들은 부부 두 명에 포터를 4명 고용했다고 했다. 그 부부를 보면서 지금 우리가 하는 트레킹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외국인들을 보면 1-2명이 가이드 한 명을 고용해서 현지식을 먹으면서 다니는데 그것이 진정한 트레킹이 아닌가 생각도 되고, 언젠가 나도 그렇게 해 볼 것이다. 오전보다 오후에는 길도 길고 고도를 1000m가량 높여서인지 대원들도 꽤 힘들어한다. 랑탕의 상류로 오를수록 고산족과 야크가 더 많이 눈에 보인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