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트레킹 제4일

 

일시: 2009년 1월 7일 수요일

◈ 코스: 팍딩 → 몬조 → 조르살레 → 남체 바자르 

 

  

06:30

      스탭이 가져다 준 티 한 잔을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젯밤에 비교적 잠을 잘 잔 탓인지 머리도 안 아프고 개운하다. 밖으로 나가 보니 Dudh Koshi 강은 여전히 소리치며 흐르고, 롯지 뒤로 보이는 설벽에 아침 해가 비치어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운 모습이다. 아침은 미역국인데 맛이 괜찮은 편이었다. 하늘이 도와주는지 날씨도 맑다. 트레킹을 떠나기 전에 늘 하는 준비운동을 마치고 남체 바자르를 향한 하루의 일정에 나섰다.

 ▲ 롯지 오른쪽으로 흐르고 있는 Dudh Koshi Nadi [06:45]

 ▲ 우리 탐사대가 머무른 팍딩의 스타 롯지 건물 [06:46]

 ▲ 롯지 뒤의 설벽을 아침 해가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07:01]

 ▲ 우리 탐사대의 짐을 운반하는 좁교들 [08:00]

 ▲ 트레킹을 떠나기 전에는 항상 준비운동이 기본이다 [08:04]

 

08:07

      오늘의 목적지 남체를 향해 하룻밤을 보낸 팍딩의 스타 롯지를 출발했다. 히말라야 신이 도와주는지 오늘도 날씨는 좋다. 강 건너 오른쪽에 작은 집 한 채가 보인다. 내가 보기에는 한 폭의 그림같다. 그 집에 사는 사람도 자신의 집이 그림같다고 생각할까? 오른쪽으로 아름다운 만년설산의 바위 봉우리가 보인다. 해발 6608m의 탐세르쿠였다. 보기에 참 좋다. 해발 2630m의 Bengkar 마을을 지났다. 물이 흐르는 바위벽 옆에 이름 모를 꽃이 피어 있는 곳에 놓인 다리를 건너 언덕 위에 있는 롯지에 도착했다.

 ▲ 팍딩에 있는 스타 롯지를 떠나 남체를 향하고 있는 대원들 [08:10]

 ▲ 옥색의 Dudh Koshi 강이 길 오른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08:15]

 ▲ 언덕길을 올라오고 있는 탐사대원들 [08:22]

 ▲ 작은 공간만 있어도 어김 없이 롯지가 자리잡고 있다 [08:30] 

 ▲ 엑스트라로 찍힌 거 같은데...... [08:31]

 ▲ 색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 있는가? [08:32]

 ▲ 양지는 따뜻하지만 해가 없는 곳은 춥다 [08:37]

 ▲ 롯지 앞 벤취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대원들 [08:42]

 ▲ 해발 6608m의 만년설 봉우리 탐세르쿠 모습 [09:00]

 ▲ 아름다운 자태의 탐세르쿠 설봉 [09:05]

 ▲ Dudh Koshi 강 왼쪽으로 길이 계속 나 있다 [09:10]

 ▲ 해발 2630m의 Benkar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 [09:23]

 ▲ Waterefall View 롯지로 올라가고 있는 대원들 [09:25]

 ▲ 물이 흐르는 바위벽 옆에 이름 모를 꽃이 피어 있다 [09:26]

 

09:30

      Waterfall View Lodge에서 대원들 모두가 잠시 휴식을 취했다. 롯지 오른쪽으로 탐세루크가 보이고, 룽다가 가로지른 파란 하늘 아래 암벽 위로 하얀 구름이 피어오른다. 햇빛이 강한 것 같아 선블락 크림을 꺼내 발랐다. 잠시 쉰 후 출발. 강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 다시 계곡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언덕 오르기가 힘이 든다. 길 오른쪽 롯지 마당에서 한 젊은 네팔 여인이 아이를 발가벗긴 채 목욕을 시키고 있다. 안 춥나? 감기 안 드나? 대단하다. 우리는 옷을 몇 개씩 껴입고 걷고 있는데 말이다. Manjo Khola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 조금 진행하니 해발 2835m의 몬조다.

 ▲ Waterfall View 롯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대원들 [09:30]

 ▲ 롯지에서 바라본 탐세르쿠 [09:39]

 ▲ 룽다가 펄럭이는 롯지 앞 암벽 위로 하얀 구름이 피어오르고 있다 [09:40]

 ▲ 휴식중인 대원들 중에 거의 무장강도 차림을 한 대원도 보인다 [10:03]

 ▲ Dudh Koshi 강 위에 놓여 있는 다리를 건너고 있는 대원들 [10:08]

 ▲ 포터 한 명이 힘에 겨운지 짐을 내려놓고 쉬고 있다 [10:14]

 ▲ 한 겨울에 아이를 발가벗긴 채 목욕을 시키고 있는 네팔의 여인 [10:29]

 ▲ 파아란 하늘에 하아얀 구름이 솜처럼 피어오르고 있다 [10:32]

 ▲ Manjo Khola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고 있는 대원들 [10:40]

 ▲ 몬조를 향하여 언덕을 오르고 있는 대원들 [10:41]

 ▲ 해발 2835m의 몬조 마을에 있는 롯지들 [10:48]

 

10:58

      사가르마사 국립공원 입구 게이트에 도착. 국립공원 입장료를 지불하는 곳이다. 외국인이 몇 명 보이고 한국에서 왔다는 대여섯 명의 교사팀도 있었다.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건물 벽에 있는 안내판에 사가르마사 국립공원이 1967년부터 세계자연유산이 되었다고 적혀 있다. 여행객 안내소 건물 안에 들어가보니 네팔의 히말라여 지역 산군들을 입체 모형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있었다. 우리의 목적지 칼라파타르는 어디에 있지? 게이트를 출발해서 다리를 건너 점심을 먹기 위해 조르살레 마을로 들어섰다.

 ▲ 사가르마사 국립공원 입구에 있는 건물 [10:58]

 ▲ 세계자연유산인 사가르마사 국립공원 안내판 [11:07]

 ▲ 사가르마사 국립공원 입구에 있는 게이트 [11:26]

 ▲ 거대한 마니석: 바위벽 전체에 '옴마니 반메흠'이 반복적으로 새겨져 있다 [11:27]

 ▲ 멀리 보이는 암봉 허리에 흰 구름이 걸려 있다 [11:29]

 ▲ 해발 2740m의 조르살레로 가기 위해 좁교들이 다리를 건너고 있다 [11:34]

 ▲ 양지에 자리잡고 있는 조르살레 마을 [11:36]

 

11:42

      해발 2740m의 조르살레에 도착. 롯지에 붙어 있는 안내문을 보니 남체까지는 더 이상 마을이 없으니 여기서 점심을 먹으라고 적혀 있다. 안내문이 시키는대로 롯지에서 수제비를 점심으로 먹었다. 고소증세가 오는 아이들과 어른들이 몇 명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나도 컨디션이 많이 나빠졌다. 나는 아무래도 고소체질이 아닌 모양이다. 어쨌든 가는 데 까지는 가 봐야지. 12시 55분에 출발. Dudh Koshi 강에 놓인 다리를 건너 계곡 오른쪽으로 이동을 했다.

 ▲ 남체까지 가는 길의 마지막 마을이니 점심을 먹고 가라는 안내문 [11:42]

 ▲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흐르고 있는 Dudh Koshi Nadi [12:58]

 ▲ 다시 출렁다리를 건너 계곡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13:02]

 

13:08

      다리를 건너 계곡길로 내려섰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할 때에는 꽤 긴 거리의 강바닥을 걸었었는데, 에베레스트 지역은 대부분 협곡이라 그런 곳이 거의 없다. 다시 강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로 올라섰다. 20분 정도 걸었더니 두 개의 계곡이 합쳐지는 곳에 이르렀다. 오른쪽은 지금까지 계속 트레킹을 함께 한 Dudh Koshi 강이고 왼쪽은 Bhote Koshi 강이다. 멀리 Dudh Koshi 강 위에 놓인 Larja Bridge가 보였다. 저 다리를 건너서 남체까지 해발 600m 정도의 고도를 올려야 한다. 오늘의 최대 난관 지역이다.

 ▲ 다리를 건너 계곡길을 걷고 있는 대원들 [13:08]

 ▲ 강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을 걷고 있는 대원들 [13:17]

 ▲ 뒤로 Larja Bridge가 보이는 곳에서: 오랜만에 내 인물 사진이 나왔네 [13:39]

 ▲ 언덕에 올라 휴식을 취하고 있는 대원들 [13:41]

 ▲ 오르막 경사가 급해서 자주 쉬는 것이 상책이다 [13:47]

 

13:53

      라르자 다리(Larja Bridge) 통과. Dudh Koshi Nadi 위에 놓여 있는 다리인데 다리 왼쪽으로 갈리진 강은 Bhote Koshi Nadi이다. 다리를 건너니 왼쪽으로 계단공사가 진행중인데 채 굳지 않은 시멘트 위를 사람과 좁교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우리가 지나온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다시 계속되는 오름길을 한 발 두 발 걸어 올랐다. 이 힘든 길을 나는 도대체 무슨 이유로 걷고 있는 것일까?

 ▲ 협곡 사이에 놓여 있는 Larja Bridge: 왼쪽으로 보이는 것은 Bhote Koshi Nadi [13:53]

 ▲ 타르초가 휘날리는 Larja Bridge를 건너고 있는 대원들 [13:57]

 ▲ 31년 만에 만난 중학교 제자 이범훈 대원 [14:12]

 ▲ 남체로 가는 길은 계속 급경사 오르막이다 [14:55]

 ▲ 천천히 한 발 한 발씩 [14:56]

 

14:59

      꽤 넓은 공터가 있어 대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공터 한쪽에서는 네팔 여인 두 명이 오렌지를 팔고 있었는데 가격이 꽤 비싼 편이었다. 하긴 이 높은 곳까지 운반해오려면 많은 힘이 들 것이고, 따라서 가격이 비싼 것도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남체까지는 계속 오르막길의 연속이다. 아까 지나 온 Larja Bridge가 있는 곳에서 고도를 600m 정도는 올려야 하니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벌써 해발 3000m가 넘었으니 고소증세가 나타나기에 충분한 조건이 이루어졌다고 보아야 한다. 호흡이 가쁘고 한 발 한 발을 옮기는데 무척 힘이 든다. 나만 그런가? 

 ▲ 적당한 공터가 있어 휴식을 취하고 있는 대원들 [14:59]

 ▲ 오렌지를 팔고 있는 네팔 여인들: 가격이 꽤 비싸다 [15:00]

 ▲ 계속되는 오름길 왼쪽으로 얼어붙은 폭포가 보인다 [15:40]

 ▲ 그저 말 없이 계속 길을 걷고 있는 대원들 [15:40]

 ▲ 길고 힘든 오름길이 끝나고 멀리 남체가 보인다 [15:56]

 ▲ 앞에 보이는 설산을 구름띠가 이중으로 감싸고 있다 [16:03]

 

16:07

      남체 바자르 입구에 도착. 우선 몸은 지쳤지만 목적지가 눈 앞에 있다는 생각에 심적으로 안심이 되었다. 남체에는 롯지가 아주 많았다. 그 중에서 우리가 묵을 롯지를 제대로 찾지 못해 조금 헤매다가 마침내 숙소인 히말라얀 롯지에 도착을 했다. 홀에서 따끈한 차를 한 잔 마시고 후발대 오기를 기다렸다. 저녁 먹기 전에 조형진 교수, 최창원 선배와 매실주를 한 잔 마셨는데, 속이 안 좋아 한 잔 이상은 마실 수가 없었다. 저녁 식사는 두부된장국인데 자꾸 속이 메슥거린다. 저녁을 반 정도만 먹고 고소증 예방을 위해 비아그라 한 알 먹고 203호실에 입실, 침낭 속에 들어갔다. 7시 25분, 잠자리에 들었다. 밤새 깊은 잠은 못 자고 계속 자다 깨다 했다. 약간의 두통 기운이 계속 남아 있다.

 ▲ 남체 바자르 입구에 있는 안내판들 [16:07]

 ▲ 남체에 있는 롯지들 [16:16]

 ▲ 우리 탐사대가 머문 히말라얀 롯지 [16:40]

출처 : Where There Is A Mountain
글쓴이 : 이효정 원글보기
메모 :

에베레스트 트레킹 제3일

 

일시: 2009년 1월 6일 화요일

◈ 코스: 카트만두 → 루크라 → 팍딩

  

  

03:30

      눈을 떠 시계를 보니 3시 30분이다. 집을 벗어나면 습관적으로 늘 잠을 일찍 깬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4시 30분에 기상. 창밖을 내다보니 하늘에 별빛은 보이는데 날이 흐린 것처럼 밝지가 않다. 원래 카트만두의 하늘은 매연 때문에 맑지가 않은데 그 탓인가? 오늘은 루크라로 가는 날이라 날이 맑아야 비행기가 뜬다. 세수를 하면서 보니 벌써 피곤한 탓인지 입술이 부르텄다. 5시 30분에 호텔 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메뉴는 계란, 소시지, 베이컨, 빵, 요구르트, 시리얼, 커피. 일단 호텔을 떠나야 하기 때문에 모든 짐을 싣고 버스에 올라 국내선 공항을 향해 출발했다.

 

      시내를 벗어나 공항 쪽으로 가자 안개가 더 심해졌다. 카트만두는 지구의 온난화 현상 때문인지 2년 전과 마찬가지로 금년 겨울에도 매일 아침 안개가 낀다. 이른 시간인데도 카트만두 시내에는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학교에 가는 아이들도 보인다. 2년 전에도 루크라로 가기 위해서 이 시간에 이 길을 달렸었다. 루크라의 날씨가 좋지 않아 결국 비행기가 뜨지 않았고 트레킹 코소는 에베레스트에서 안나푸르나로 바뀌고 말았다. 그 때 못 본 에베레스트를 보기 위해 오늘 또 이 길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 호텔 로비에서 카고백을 정리하고 있는 대원들 [06:22]

 

 06:47

      카트만두 국내선 공항에 도착. 국내선 공항은 국제선 공항과 이웃해 있다. 일단 짐을 공항 건물 안으로 옮기고 탑승 수속을 기다렸다. 네팔의 국내선은 17인승의 프로펠러 비행기가 운행을 하기 때문에, 스탭을 포함해 40명에 가까운 우리 탐사대는 일단 3개의 탑승조로 나누어졌는데 나는 1조였다. 아무런 시설도 없고 앉을 의자조차 변변찮은 대합실에서 안개가 걷히기만을 기다린다는 것은 정말 지루한 일이었다. 7시 45분, 날씨가 쌀쌀해진다. 9시가 되자 서서히 안개가 걷히기 시작했다. 더 큰 다행은, 어제 눈에 내렸다는 루크라의 날씨가 오늘은 쾌청하단다.

 

      10시 20분, 수하물을 접수시키고 보딩 패스를 받은 다음 대합실로 나갔다. 대합실은 비행기 출발에 맞춰 모여든 사람들로 꽤 혼잡했다. 해가 서서히 비치면서 안개가 스러지고 국내선 비행기들이 각각 제가 갈 방향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루크라행 비행기도 운행이 시작되었는데, 우리가 타고 갈 예티항공 YT-118편은 조 번호와는 상관없이 결국 맨 마지막에 출발하게 되었다. 어쨌든 오래고 지루한 기다림 끝에 비행기에 탑승하여 이륙을 기다렸다.

 ▲ 국내선 공항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고 있는 대원들 [06:47]

 ▲ 국내선 공항 대합실에서 전달사항을 듣고 있는 대원들 [06:57]

 ▲ 안개가 걷히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대원들 [08:37]

 ▲ 기다리다 지쳐서 [10:12]

 ▲ 국내선 공항 안의 매점: 물가가 굉장히 비싸다 [10:31]

 ▲ 안개가 걷히고 해가 나자 비행기 운행이 시작되었다 [11:02]

 ▲ 루크라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걸어가고 있는 대원들 [12:36]

 ▲ 루크라행 예티항공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는 대원들 [12:37]

 

12:53

      마침내 루크라행 프로펠러 비행기가 굉음을 내려 카트만두 공항을 이륙했다. 예쁜 스튜어디스가 사탕과 솜을 권한다. 솜은 기압차와 시끄러운 소리로부터 귀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한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네팔의 산하는 웅장하다기보다는 처절한 삶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눈이 없는 산은 경사가 조금만 완만해도 모두 다랭이밭으로 개간이 되어 있었고, 띄엄띄엄 집들이 밭 중간중간에 박혀 있으며 산등성이를 따라 산길이 이어져 있었다. 도시의 문명 생활과는 완전히 단절된 산속에서의 생활에 과연 저들은 얼마나 만족할까?

 

      창밖 오른쪽으로 히말라야의 눈 덮인 산군들이 보인다. 사람들은 주로 히말라야 산군을 보기 위해서 네팔에 온다. 네팔에 히말라야가 없었다면 나 자신도 네팔이란 나라를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그냥 지구상에 있는 하나의 빈곤 국가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만큼 네팔과 히말라야는 떼어놓을 수 없다. 창밖의 구름이 목화솜을 펼쳐 놓은 것처럼 아름답다. 계곡에는 옥색의 빙하가 녹은 물이 흐르고 가끔 바위벽을 타고 내리는 폭포도 보인다. 기류 때문인지 갑가지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린다. 알 수 없는 공포가 밀려온다. 파도치는 대양에 떠 있는 조각배에 탄 기분이다. 어찌 되었건 비행기는 40분 정도 날아 루크라 공항에 무사히 착륙을 했다. 박수!!!

 

13:34

      루크라 공항에 비행기 착륙. 활주로의 길이나 계류장의 규모에서는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공항의 이미지에서 많이 벗어나 있었지만, 이 깊은 산속에 비행기가 내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 공항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니 히말라야 롯지가 있는데 비행장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이었다. 롯지와 비행장 사이에는 있는 공터에는 우리 탐사대의 짐을 운반할 좁교들이 모여 있었다. 좁교는 물소와 야크의 교배종으로 주로 3,000m 이하 지역에서 트레커들의 짐을 운반하는데 이용된다.

 

      히말라야 롯지에 들어가니 먼저 도착한 대원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따끈한 차를 한 잔 마신 다음 점심으로 김밥을 먹었다. 조형진 교수가 매실주를 한 잔 건네준다. 정말로 술 좋아하는 분이다. 점심을 먹은 다음 롯지에서 밖에 있는 공터에 모여 전달사항을 듣고 최창원 선배의 주도하에 준비운동을 했다. 탐사대원 모두에게 안전하고 재미있는 트레킹이 되기를 기원하는 파이팅을 외친 후 본격적인 트레킹에 들어갔다.

 ▲ 루크라 공항에 헬리콥터 한 대가 착륙하고 있다

 ▲ 루크라 공항 활주로: 끝은 절벽이다

 ▲ 루크라 공항에 도착해서 롯지로 올라가고 있는 대원들 [13:39]

 ▲ 우리 탐사대의 짐을 운반할 좁교들이 멀리 보인다 [13:41]

 ▲ 루크라 공항 바로 위에 있는 히말라야 롯지 [13:51]

 ▲ 오늘 점심은 맛있는 김밥 [13:56]

 ▲ 엄마 품에 안겨 있는 루크라 마을 아이의 눈동자가 초롱초롱하다 [14:25] 

 ▲ 롯지에서 나와 본격적인 트레킹을 떠나기 전에 한 장 [14:26]

 ▲ 팍딩으로 떠나기 전에 전달사항을 듣고 있는 대원들 [14:27]

 ▲ 본격적인 트레킹을 떠나기 전에 준비운동을 열심히 [14:30]

 ▲ 안전하고 재미있는 트레킹이 되도록 다짐하며 오지학교 탐사대 파이팅! [14:32]

 

14:36

      루크라 히말라야 롯지를 출발, 팍딩을 향한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되었다. 롯지와 상가와 음식점이 좌우로 늘어선 루크라 마을 끝부분에는 위에 여성상이 앉아 있는 관문이 있었다. 게이트를 통과하면 약간 내리막길인데, 사실 해발 2840m의 루크라와 2610m의 팍딩 사이에는 230m의 고도차가 있다. 해발 2580m의 토드 쿠시까지 거의 계속 내리막이고 토드 쿠시에서 팍딩까지는 거의 평탄한 길이다. 길은 오른쪽 산허리를 타고 계속 이어졌다.

 

      짐을 실은 좁교들이 올라온다. 루크라에서 남체 바자르까지는 좁교와 나귀들이 주로 짐을 나른다. 길을 가다가 짐을 실은 좁교나 나귀, 또는 야크들을 만났을 때에는 반드시 산쪽으로 붙어야 한다. 계곡 쪽에 서 있다가는 자칫 잘못하면 짐을 실은 동물에게 떠밀려 계곡 아래로 추락할 수 있다. 특히 야크는 더 조심해야 한다. 오전에 맑았던 날씨가 오후가 되자 조금 흐려졌다. 날이 계속 좋아야 할 텐데...... 

 ▲ 루크라 공항 활주로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을 내려가고 있는 대원들 [14:36]

 ▲ 루크라의 음식점과 롯지들 [14:38]

 ▲ 루크라를 벗어나고 있는 대원들 [14:46]

 ▲ 루크라 마을의 관문을 통과하고 있는 대원들 [14:48]

 ▲ 루크라 마을을 벗어나 본격적인 트레킹 시작 [14:49]

 ▲ 산허리를 가르며 트레킹 루트가 나 있다 [14:52]

 ▲ 짐을 운반하는 좁교나 야크 떼와 만나면 산쪽으로 붙어야 한다 [14:58]

 ▲ 평탄한 길을 걷고 있는 대원들 [15:01]

 ▲ 작은 다리도 건너고 [15:02]

 

15:03

      왼쪽으로 꽤 넓은 경작지가 펼쳐져 있는데 무슨 곡식이 자라는지 파란 곳도 군데군데 있다. 이 지역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지 학교도 보이고 곰파 비슷한 건물도 보인다. Dudh Koshi 강 건너에 산허리에 집이 몇 채 자리잡고 있는 것이 보였다. 스위스의 알프스 지역 같은 경우라면 별장이요 전원주택이겠지만, 이곳에서는 다랭이 밭뙈기를 부치며 생계를 유지하는 네팔 사람들의 주거지다. 사람이 살아가는 집이라는 것은 동일하지만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사람들은 그 용도를 다르게 생각한다. 에베레스트 지역은 안나푸르나 지역보다 비교적 롯지가 깨끗한 편이다. 새로 지은 롯지들은 시설을 잘 갖춘 것들도 많았다.

 

      이곳은 티벳불교가 생활의 중심이기 때문에 마니차와 마니석이 많았다. 길가의 커다란 마니석이 눈에 띈다. 마니석은 라마교의 경전이나 기도문을 크고 작은 바위에 양각으로 새긴 것으로 길가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마니석에 새겨진 문구는 "옴마니 반메흠"의 반복이다. 옴마니 반메흠은 불교의 천수경에 나오는 관세음보살의 진언으로, 밀교를 비롯하여 불교에서 사용되는 주문 가운데 하나이다. 대승불교의 경전에 의히면, 이 진언을 부르면, 여러 가지 재앙이나 병환, 도적 등의 재난에서 관세음보살이 지켜주고, 성불을 하거나 큰 자비를 얻는다고 한다. 문자적인 뜻은 "옴, 연꽃 속에 있는 보석이여, 훔”으로서,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주문이다. 티벳인들이 특히 많이 외우는데, 보통 티벳인들은 이런 뜻과 상관없이 그냥 많이 외우기만 하면 그 자체로 영험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티벳사람들은 마니석으로 쌓은 스투파(초르텐)을 반드시 왼쪽으로 통과하고 탑돌이를 할 때에도 시계방항으로 도는데, 이것은 우주의 운동과 태양계의 회전 운동에 동조하며 일치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즉 우주를 지배하는 힘인 브라만의 순리를 따른다는 표현이다. 당연히 마니차를 돌릴 때에도 시계방향으로 돌린다. 나도 가능한 한 초르텐이 있으면 왼쪽으로 진행을 했다.

 ▲ 왼쪽으로 꽤 넓은 경작지가 펼쳐져 있고 파릇한 곳도 자주 보인다 [15:03]

 ▲ 걷다가 힘이 들면 잠시 쉬어가면 되고 [15:04]

 ▲ 돌계단길을 내려오고 있는 청소년대원들 [15:05]

 ▲ 전형적인 트레킹 루트를 걷고 있는 대원들 [15:08]

 ▲ 현지인들의 빨레가 마치 룽다처럼 널려 있다 [15:22]

 ▲ 깨끗하게 청소가 된 롯지 앞 도로 [15:56]

 ▲ 산허리를 따라 트레킹 루트가 계속 이어져 있다 [16:06]

 ▲ 출렁다리를 건너고 있는 대원들 [16:09]

 ▲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대원들 [16:12]

 ▲ 이곳에는 비교적 깨끗한 롯지가 많다 [16:15]

 ▲ 롯지의 아이들 [16:18]

 ▲ 마니석이나 초르텐이 있을 때는 왼쪽으로 가는 것이 원칙이다 [16:22]

 ▲ Dudh Koshi Nadi 지류에 놓인 다리를 건너고 있는 대원들 [16:24]

 

16:29

      Thado Kushigoon에서 휴식을 취했다. 길가에 사가르마사 국립공원(Sagarmatha National Park)에서 설치한 경고문이 하나 있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사가르마사 국립공원을 방문한 사람들은 누구나 떠돌이 개들이 따라오게 하거나 개에게 먹이를 주어서는 안 된다. 시간이 지나면 이 개들이 야생동물 뿐만 아니라 때로는 사람들에게까지도 심각한 위협적 존재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여러분의 협조와 사려깊은 행동을 기대하며 이에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네팔에는 떠돌이 개들이 많다. 흰두교에서는 개를 하나의 신으로 여긴다.

 

      길 왼쪽에 장승이 3개 세워져 있는데 양쪽 두 개에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라고 한글이 적혀 있다. 누가 세운 걸까? 다시 길 왼쪽으로 Dudh Koshi 강이 흘러가는 것이 보인다. 산허리를 따라 길이 계속 이어지는데 작은 공간만 있어도 어김없이 롯지가 세워져 있었다. 언덕 아래 왼쪽에 넓은 공터가 있고 노란 천막이 15개나 쳐져 있다. 어느 팀이 사용하는 건가? 저기가 팍딩인가? 날은 저물어가는데 팍딩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마침내 팍딩을 알리는 낡은 이정표가 보였다.

 ▲ 해발 2580m의 Thado Kushigoon 마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대원들

 ▲ 길 옆에 있는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장승: 누가 세운 걸가? [16:34]

 ▲ 성벽과 같은 축대 밑을 지나고 있는 대원들 [16:36]

 ▲ 길 왼쪽으로 Dudh Koshi Nadi가 흘러가고 있다 [16:37]

 ▲ 롯지 사이로 난 길을 걸어가고 있는 대원들 [16:46]

 ▲ 누가 저렇게 이쁜 천막을 쳐놓았나? [16:47]

 ▲ 날은 저물어가는데 팍딩은 어디에 있나? [17:12]

 ▲ 팍딩 마을을 알려주는 이정표 [17:31]

 

17:55

      팍딩의 Dudh Koshi Nadi 위에 가로 놓인 다리를 건너 롯지에 도착하니 따끈한 차 한 잔을 스탭이 건네준다. 방 배정을 받았는데 4호실로 임해훈 기자와 한 방을 쓰게 되었다. 네팔에 있는 대부분의 롯지가 그렇듯이 이곳 롯지도 방을 나무로 칸막이를 해놓아 옆방 사람의 숨소리까지 들릴 정도였다. 한 사람이 움직이면 롯지 전체가 움직인다. 날이 추운 것 같아 우선 내복을 입었다. 롯지의 불이 들락거린다. 여기도 정전이 잦은가?

 

      저녁은 김치를 곁들인  닭볶음이었는데 맛이 괜찮은 편이었다. 저녁을 먹은 후 신현대 가수가 주창하는 롯지 음악회가 열렸다. 생긴 모습과는 달리, 고음의 애절한 목소리로 부르는 산노래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노래는 듣는 이의 심금을 충분히 울려주었다. 역시 프로는 프로였다. 음악회가 끝난 후 조형진 교수, 최창원 선배와 매실주와 안동소주를 마셨다. 컨디션을 조절해야 하는데 매일 술을 먹어도 괜찮을지 모르겠다. 10시 20분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그렇게 춥지는 않다. 바깥에서 들려오는 계곡 물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린다.

 ▲ 팍딩에 있는 롯지 홀에서 노변정담을 나누고 있는 대원들 [18:43]

 ▲ 김영식 대장의 이야기가 재미있나 보네 [18:44] 

 ▲ 신현대 가수의 주창으로 이루어진 롯지 음악회 [21:06]

출처 : Where There Is A Moun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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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트레킹 제2일

 

일시: 2009년 1월 5일 월요일

◈ 코스: 방콕국제공항 → 카트만두  

 

 

 00:10

      방콕국제공항에 도착. 태국은 우리나라와 2시간의 시차가 있어 시계를 두 시간 뒤로 돌렸다. 카트만두행 비행기가 10시 35분에 떠난다니 앞으로 10시간 이상을 공항 대합실에서 보내야 한다. 뭐 하면서? 각자 나름대로 알아서. 이럴 때 시간을 제대로 보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뭐? 술이다. 조형진 교수와 최창원 선배를 중심으로 라운지 한쪽에서 술판이 벌어졌다. 이런 저런 대원들과 함께 47.5도의 보드카와 진을 3병 마셨는데, 언제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모르겠고 8시 쯤에 잠에서 깼다.

 

      에피소드! 그 날 새벽 술에 취한 조형진 교수와 최창원 선배가 맨발로 공항 건물 안을 헤매다가 조형진 교수는 공항보안요원에게, 최창원 선배는 최미나 대원에게 각각 이끌려 우리 팀에게 인도되는 일이 있었다. 그 날 미국 CNN 방송에 이런 보도가 있었다고 한다. "태국국제공항에서 승려 한 명과 현지인 한 명이 술에 만취해 맨발로 공항 건물 안을 돌아다녔다." 믿거나 말거나.

 

      타이항공  TG 319편은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를 향해 10시 50분에 태국공항을 이륙했다. 태국과 네팔은 1시간 15분의 시차가 있어 시계를 다시 뒤로 돌렸다. 아침으로 기내식을 먹고 나서 얼마 안 지나니 카트만두 시내가 보이기 시작했다. 방콕에서 카트만두까지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니다.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겠지만, 인천에서 카트만두까지 대한항공 직항을 이용하면 7시간에 올 거리를 이번에는 거의 이틀을 소비했다.

 ▲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술 한 잔에 이야기 한 마디를 나누고 있는 대원들 [3:11]

 ▲ 양말을 신은 者와 벗은 者 [8:24]

 ▲ 조 교수님은 늘 사색에 잠기기를 좋아하신다 [9:21]

 ▲ 방콕 공항에서 카트만두행 비행기 보딩을 기다리고 있는 대원들 [10:01] 

 ▲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카트만두 인근 모습 [13:04]

 

13:15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에 도착. 2년 전에 왔을 때의 건물 모습 그대로다. 입국수속도 그대로다. 여행객은 급하지만 공항직원들은 전혀 급하지가 않다. 그나마 비행기가 여러 대 한꺼번에 몰리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그럴 때는 수속을 마치고 공항을 빠져나오기가 百年河淸이다. 공항건물을 나오니 트레킹을 함께 할 스탭들이 환영을 해주는데, 2년 전에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함께 했던 반가운 얼굴들도 몇 명 보였다.

 

      카트만두 시내에 있는 호텔로 오는 버스 안에서 김영식 대장이 오늘 루크라에 눈이 와서 비행기가 결항이 되었다고 전해 준다. 2년 전 히말라야 오지학교 3차 탐사대에 동참하여 에베레스트 트레킹을 왔다가, 루크라행 비행기가 결항되어 안나푸르나로 코스를 바꾼 것이 자꾸 생각난다. 이번에는 절대 그런 일이 없어야 하는데... 그러나 어디 세상의 모든 일이 사람 마음대로만 되는가? 하늘이 도와주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내일 루크라로 갈 수 있느냐 하는 것도 어쩌면 하늘에 달린 일이라고 보아야 한다. 

 ▲ 타이 항공 비행기에서 공항에 내리다 [13:15] 

 ▲ 2년 전과 변함이 거의 없는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 모습 [13:17]

 ▲ 방콕에서 우리 대원들이 타고 온 타이항공 TG 319편 항공기 [13:17]

 ▲ 네팔 입국 수속을 하고 있는 대원들 [13:51]

 ▲ 카트를 이용해서 짐을 운반하고 있는 스탭과 대원들 [14:18]

 

15:00

       카트만두 시내에 있는 로얄 신기호텔(Royal Singi Hotel)에 도착,  체크인을 한 다음 617호 방을 배정받았다. 룸메이트는 전에 몇 번 만나 안면이 있는 정동벽 부단장님으로 나하고 동년배였다. 네팔은 영국식으로 층수를 나타내기 때문에 지면과 같은 높이의 층이 0층이다. 따라서 617호는 5층에 있다. 방에 들어와 일단 짐을 풀고 휴식을 취했다. 이 신기호텔에는 우리 팀 외에 기아자동차에서 후원하는 로체청소년 원정대도 함께 머물게 되었는데, 우리 탐사대와 일정이 비슷해서 트레킹 도중 자주 만날 것이 예상되었다.

 

      장정모 사장에게서 50달러를 3,800루피로 환전했다. 5시 30분에 호텔 로비에 모여 한국식당 '정원'으로 저녁을 먹으로 갔는데, 이집 안주인은 고향이 충북 음성 원남이다.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로 이루어진 한국 음식은 기내식을 계속 먹어 온 우리들의 속을 달래주기에 안성마춤이었다. 6시 40분 저녁 식사를 마치고 로얄 신기 호텔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이 어둡다. 시내 전체가 정전이다. 번화가의 상점 앞에는 휘발유를 이용한 자가발전기가 굉음을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호텔로 돌아와 창밖을 내다보니 몇 군데만 불빛이 있을 뿐 카트만두는 거의 암흑의 도시였다.

 

      네팔은 작년에 238년간 통치를 해오던 왕정이 무너지고 연방민주공화국으로 통치체제가 바뀌었다. 마오이스트들이 정권을 잡으면서 정적을 숙청하고 중국과 손을 잡는 바람에, 인도에서 제공하던 전기 공급이 끊어져 현재 수도 카트만두는 하루에 12시간이 정전 상태며 앞으로 정전 시간은 더 늘어날 거라고 한다. 각 가정에서는 냉장고를 사용할 수 없어 주로 바로 해먹을 수 있는 음식을 먹는다고 한다. 전기가 부족하면 식수 공급도 문제가 된다. 수질이 나빠지는 것이다.

 

      신기호텔 정영섭 선배님 방에 모여 정동벽 부단장, 임해훈 CJB 기자, 신현대 가수, 김영석 대장과 소주를 한 잔 마셨다. 나야 대학에서만 잠깐 산악활동을 한 사이비 산꾼이지만 나머지는 모두 계속 산악활동을 하고 있는 분들이다. 어쨌든 서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마음이 통하는 것 같기도 하다. 세상살이가 다 그렇지 않은가? 마음의 벽은 남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허물어야 한다.

 ▲ 로얄 신기호텔(Royal Singi Hotel) 로비로 들어가고 있는 대원들 [15:04]

 ▲ 로얄 신기호텔 벽에 걸려 있는 환영 현수막: 'REASON'의 의미는 무엇인가? [15:06]

 ▲ 호텔 창문을 통해 내다본 카트만두 시내의 모습 [15:53]

 ▲ 카트만두에 있는 한국음식점 '정원'에서 조형진, 권춘화, 원영미 대원 [17:56]

출처 : Where There Is A Mountain
글쓴이 : 이효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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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트레킹 제1일

 

일시: 2009년 1월 4일 일요일

◈ 코스: 충주시 청소년수련원 → 이천휴게소 → 인천국제공항 

 

 ▲ 솔루쿰부에 있는 고산들

  

1월 3일 14::00 

      내일은 바야흐로 제5차 희말라야 오지학교 탐사대 36명이 에베레스트 트레킹을 떠나는 날이다. 오늘은 공동 및 개인 카고의 짐정리를 하면서 내일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무리하는 날. 12시에 신흥고 체육관 앞에서 청주팀이 모여 충주를 향해 출발, 음성 손짜장 일번지에서 점심을 먹은 다음 2시에 충주시 청소년수련원에 도착했다. 김영식 탐사대장의 지휘 아래 대원들은 공동짐과 개인짐을 적절하게 분리하여 일사분란하게 모든 짐정리를 마쳤다. 이어 김 대장의 향후 일정에 대한 설명이 있었고 내일 2시에 수련원을 출발한다는 안내가 있었다. 마땅히 할 일도 없고 해서 최창원 선배님과 함께 윤미향 대원의 차로 일단 청주로 왔다가 내일 다시 충주로 가기로 했다.

 

      함께 탐사를 떠나는 대원들 중에서 오늘 특별히 관심을 끄는 두 대원이 있어 소개를 한다. 한 명은 청주중학교 2학년 안병용 학생인데, 병용이의 어머니는 감곡초등학교 교사로 내가 감곡중학교에 근무할 때 같은 통근버스로 출퇴근을 해서 안면이 있었다. 게다가 현재 감곡초등학교에서 내 사위와 함께 근무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다른 한 명은 이범훈 대원으로, 이 대원은 내가 1978년 칠성중학교에 초임 발령을 받았을 때 중학교 3학년이었고 그 때 가르친 제자였다. 햇수로 치면 31년만에 만난 것이다. 세상은 좁지만 충북은 더 좁다. 어딜가서 아무 사람이나 붙잡고 이것 저것 조금만 이야기를 해보면, 금방 자신과 어떤 면으로 인간관계가 맺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상은 넓고도 좁다. 혈연, 학연, 지연이 거미줄처럼 서로 얽혀 있다. 그래서 늘 자신의 행동에 조심을 해야 한다.

 ▲ 집합 장소인 충주시 청소년수련원 건물

 ▲ 1월 3일: 공동짐을 꾸리러 모인 회원들 [15:43]

 ▲ 1월 3일: 공동짐을 카고백에 꾸리며 무게를 달고 있다 [15:44]

 

1월 4일 12:30

      오늘은 에베레스트 트레킹을 떠나는 첫 날! 11시에 덕성초교 앞에서 최창원 선배님을 만나 윤미향 대원의 차로 다시 충주로 향했다. 음성에서 점심을 먹은 다음 12시 30분에 충주시 청소년수련원에 도착, 대원들과 함께 마지막 짐정리를 하면서 대망의 에베레스트 트레킹의 첫발을 내딛을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배웅을 나온 많은 사람들의 환호 속에 대원들을 태운 관광버스는 수련원을 출발, 중부고속도로 이천휴게소에 들러 잠시 한숨을 돌렸다. 

 ▲ 탐사대 출발에 앞서 수련원 건물 앞에서 대원 모두가 기념사진 한 장

 ▲ 충주시 청소년수련원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대원들 [13:36]

 ▲ 중부고속도로 이천휴게소 모습 [14:54]

 

      버스는 다시 휴게소를 출발, 차가 많이 밀리는 구간을 피해 의정부 쪽으로 돌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4시 40분 정도였다. 비행기 출발 시간이 9시 15분인데 너무 일찍 온 거 아냐? 인천공항으로 직접 온 다른 대원들과 만나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보딩 패스를 받고 보니 타이항공 TG 657편으로, 게이트는 123번이고 보딩 시간은 8시 45분이다. 좌석은 49D. 게이트 번호가 100이 넘는 경우에는 신탑승구까지 모노레일을 타고 가야 했다. 인천국제공항이 크긴 큰 모양이다. 저녁 먹을 시간이 훨씬 지났지만 비행기에 오르면 곧 기내식이 나올 것이니 지금 뭘 먹기도 뭐하다. 그냥 견디기로 했다.

 

      경제적인 불황의 여파가 해외 여행에도 미치는지, 아니면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공항은 크게 붐비지 않았다. 경제 사정이 나빠지면 여행비와 외식비를 줄인다고 하지 않는가. 100달러를 환전해 왔는데 공항에서 50달러를 더 환전했다. 네팔에서는 미국 달러도 통용이 되기 때문에 비상시에 유용하게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에피소드 하나! 공항에서 최창원 선배님의 며느리 감과 안사돈댁을 만났는데, 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최 선배님의 아들이 그곳 여성을 사귀어 일주일 전에 한국에 상견례를 왔다가 같은 비행기로 떠나게 된 것이다. 아들은 사업 문제 때문에 한국에 남고.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주변 사람들의 국제 결혼이 적지 않다. 국경을 넘어 선 글로벌 시대의 여러 가지 현상들을 점점 피부로 느끼게 되는데 국제 결혼은 그 중에서 대표적인 현상이다.

 ▲ 인천국제공항에서 대기중인 대원들 [16:46]

 ▲ 운행일정표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대원들 [17:54]

 ▲ 짐을 부친 다음 대기중인 대원들 [19:02]

출처 : Where There Is A Mountain
글쓴이 : 이효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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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바라본 코타키나발루 정상

 

 

 

 

키나발루 국립공원의 울창한 숲을 산행하고 있는 아내

 

 

 

아내와 함께

 

 

 

 

새벽에 키나발루 정상 근처에 올라 추위속에 일출을 기다리며

 

 

 

 

산행을 같이한 좌로부터 이재원, 이근하, 임종용, 김영미, 권현진(아내), 나, 누구더라 이름이...

 

 

 키나발루 하산길에 남봉을 배경삼아 한 컷

 

 

 해양 스포츠를 즐기며

 

 

 

 

 

 

 

 

스티커를 발부하고 있는 경찰관

 

 

 카투만두 국제 공항

수속을 밟기위해  기다리는 대원들

 

 

 

 

 타이항공에 탑승하기위해 이동

 

 

보안검색은 맛사지 수준 

 

 

 

 

 환승을 위해 내린 태국 방콕공항의 모습

 

 

 

 

바니빌라스 학교 봉사활동을 위해 출발하는 대원들

 

카투만두 근교 버스 정류장

 

 바니빌라스 학교의 전경과 학생들(앞쪽은 대학생 들인 듯)

 

대학의 모습

 

 

 전통춤을 보여주고 있는 학생들

 

 

 

 

 

화장장의 모습, 태연하게 화장하는 시신의 옆을 지나는 어린이의 모습, 화장이 일상생활의 한 단면인듯

 

화장하는 모습(슬픔일까, 놀라움일까?)을 지켜보는 이

 

 

 

 

 

 

 

국내선 항공기 탑승권(예티, 어그니, 시타)

 

 루그라에 머물렸던 롯지의 다이닝 룸

루크라 공항의 외관 

 

 루크라 공항

 

 

 이 소화기는 작동할려나...

 

 

카투만두 공항에 도착하여

 

카투만두 공항의 국내선 짐을 찾는 곳 

 

카투만두 숙소인 로얄신기 호텔 

 

치킨 쉬즐러

 

시장의 모습

 

 

 

 

네팔 전통식당인 반차가르의 음식(달밭)

 

반차가르 식당에서 전통 춤을 관람하기 위해 기다리는 대원들

 

 

 

숙소인  로얄신기호텔 여행기간내내 룸메이터이며 다정한 친구인 승걸이와 기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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