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k 5. 도반 -  자갓 - 필림

트레킹

출발지

캠핑사이트

고도

소요시간

trek 1

카트만두 - (전세 차량) -  아루갓 바자르

520m

10:20

trek 2

아루갓 바자르

소티 콜라

620m

5:45

trek 3

소티 콜라

마차 콜라

930m

8:10

trek 4

마차 콜라

도반

990m

5

trek 5

도반           

필림

1,550m

7:30

trek 6

필림           

1,895m

4:30

trek 7

뎅               

2,140m

6

trek 8

프록

리히

2,905m

5:45

trek 9

리히

사마가온

3,530m

7

trek 10

사마가온 (휴식일.  빙하호수 방문)

3,680m

5

trek 11

사마가온

삼도

3,850m

3

trek 12

삼도 (고소적응일.  티베트 국경 방문)

4,040m

7

trek 13

삼도

다람살라

4,450m

3:35

trek 14

다람살라 - 라르키아 라(5213m) - 빔탕

3,720m

11

trek 15

빔탕

띨제

2,335m

8:20

trek 16

띨제

자갓

1,314m

9

trek 17

자갓

나디

930m

7

trek 18

나디 - 불불레 - (전세 차량) - 카트만두

1,400m

11


소나무 아래서 동자에게 물으니...

2007. 10. 17(수)

아침을 먹고 7시 10분 출발했다. 프랑스 팀은 이제야 식사 중이다. 우리는 텐트를 치지 않았으므로 포터들은 어제 내려놓은 짐 그대로 다시 지고 출발하니 스태프들의 일이 훨씬 단순하다. 그렇지만 다시 또 도미토리 방을 쓰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으므로 앞으로는 더 이상 비가 오지 않기만을 바랬다.

마을 바로 뒤에 있는 다리를 건너 1시간 동안의 운행은 별 재미가 없는 단조로운 길이다. 30분 더 가자 제법 넓은 경작지 공간이 나오고 계곡 사이에 마이산처럼 생긴 거대한 바위 하나가 떡 가로막고 있는 곳 조금 못미처 집이 세 채 있는 마을이 있다. 샤울리 바티(Shyuli Bhatti) 마을이다. 바티는 찻집이라는 뜻인 줄 알지만 샤울리는 무쓴 뜻인지 모르겠다. ABC트레킹에서 비레탄티와 간드룩 사이의 샤울리(Syauli) 바자르의 샤울리와 같은 뜻일 것이다(통일된 영어 표기가 없으므로 철자 한 두자 다른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샤울리 바티에서 30분 쯤 쉬었다. 물도 마시고 가지고 간 사탕을 나누어 먹었다. 집 주인과 우리 셰르파들 등 눈에 보이는 사람은 모두 나누어 주었다. 어제 늦게 지난 간 팀은 이곳에 캠프를 차렸을 것이다. 휴식을 마치고 다시 좁은 길을 30분 오르내리니 9시 10분 경 갑자기 툭 터진 강바닥이 나타났다.

숲 속을 걷다가 이렇게 개방된 공간을 보니 속이 후련하다. 이곳 풍경은 마치 안나푸르나 서키트 트레킹 코스에 나오는 딸(Tal)과 비슷한 분위기다. 그러나 번잡한 딸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흐르는 강물 소리만 제외하면 그야말로 적막강산이다. 마나슬루나 마칼루 등 캠핑트레킹 코스의 좋은 점은 이런 한적함이다.

네팔에 트레킹을 하기 위해 오는 사람은 대략 1년에 8만명이다. 그 중 60%(48,000명)는 안나푸르나 지역으로 가고 17%(13,000명)는 에베레스트 지역으로, 13%(10,400명)는 랑탕 지역으로 간다. 그리고 위 3대 메이저 트레킹 코스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으로 전체의 10%(8,000명)가 간다.(Steve Razzetti, <Trekking and Climbing in NEPAL-25 Adventure Treks in the Might Himalaya>)

나머지 지역이란 마나슬루, 나르 -푸, 다울라기리, 캉첸중가, 마칼루, 무스탕, 돌포의 일곱 지역이 대표적인 곳인데, 단순하게 계산해서 8천 명을 7로 나누면 한 곳 당 1년에 1,100명 조금 넘는 수만 방문하는 셈이니 얼마나 한적할 지 짐작할 수 있다. 비록 이 수치는 몇 년 전의 통계지만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여행이란 물론 다른 여행자들과 어울리는 재미도 있다. 그러나 모처럼 차분한 마음을 가지려고 히말라야를 찾았는데 기본이 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 때문에 기분이 상할 때가 많다. 바글거리는 식당의 풍경도 처음엔 신기하고 즐겁다. 그러나 여러 해 겪다보면 소란스러움을 피해 점점 여행자가 적은 롯지를 찾게 된다. 3대 트레킹 코스를 다 마친 트레커이 좀 더 한적함을 즐길 수 있는 깊은 오지의 히말라야로 향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곳 넓은 강바닥, '마이산' 바로 아래에 바티가 하나 있다. 야영하기 좋은 곳이다. 2005년 마나슬루 트레킹을 했던 안드레스는 우리처럼 마차콜라에서 출발하여 따또빠니에서 점심을 먹고 도반을 지나 이곳에서 야영을 했다. 도반에서 이곳까지 두 시간 거리니 우리 역시 어제 비가 오지 않았다면 오후 3시 경에 도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 마나슬루 일정을 짤 때는 소요시간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한 탓에 어제 일정은 일단 도반으로 정했다. 지도상으로 자갓은 너무 멀었다. 이렇게 중간에 멋진 곳이 있는 줄 알았다면 처음부터 일정을 이곳으로 정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어제 날씨가 좋았다면 도반에서 멈추지 않고 조금 더 갔을 것이다. 12시 45분은 운행을 마치긴 너무 이르기 때문이다. 도반의 캠프사이트보다 이곳이 백 배 낫다. 누구든 다음에 올 사람들은 이곳을 놓치지 마시기 바란다. 이런 멋진 강변의 캠프사이트는 마나슬루에서도 유일하지만 아마 네팔 트레킹의 모든 코스에서 흔치 않을 것같다.

강바닥 옆을 가던 길은 물길 때문에 더 이상 가지 못하고 오른쪽 산비탈의 울퉁불퉁한 길로 바뀌었다. 그리고 잠 시 후 다시 계곡 바닥으로 내려섰다. 넓은 강바닥은 점점 좁은 협곡으로 변해갔다. 주변의 풍광은 여전히 절벽이 압도하고 있다. 코너를 돌아 오른쪽 사면으로 올라서서 조금 가다가 지류계곡인 야라콜라를 건너는 현수교를 건너니  다시 계속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교차된다. 그리고 얼마 후 다리를 건너 부리 간다키 강을 건너 왼쪽 사면으로 넘어 갔다.

길은 이제 단정한 돌계단의 오르내림이다. 그런데 주변 풍광이 엄청나다. 거대한 절벽 사이에 난 길은 마치 무릉도원으로 가는 비밀의 문처럼 보인다. 코너를 돌 때마다 변하는 풍경은 발걸음을 자주 멈춘게 한다. 고도는 1200m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풍경은 아주 드라마틱하다. 도반에서 자갓 사이의 이길은 마나슬루 트레킹 중 저지대에서는 가장 멋진 풍경을 지니고 있어 떠나기가 주저될 정도였다.

그 풍경의 중심에 있는 작은 마을 야루판트(Yaruphant)에 도착했다. 샤울리 바티에 서 있는 이정표를 보면 그곳에서 1시간 30분 거리로 나와 있다. 우리는 1시간 20분 걸렸다. 거대한 절벽을 마주하고 따뜻한 햇볕 아래 서너 채의 집이 조용히 모여 있다. 마치 세상에서 벗어나 조용히 은거하고 있는 은자들의 집 같다. 문득 당나라 시인 가도(賈島, 779-843)가 지은 '은자를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하다(尋隱者不遇)'라는 시가 생각났다.  

尋隱者不遇

 

松下問童子 (쏭 시아 원 통쯔)

소나무 아래서 동자에게 물으니,

言師採藥去 (이엔 쉬 차이 야오 취)

스승님은 약초를 캐러 가셨다고 대답한다.

只在此山中 (즈 짜이 츠 샨 쭝)

다만 이 산 속에 있을 터인데,

雲深不知處 (윈 션 뿌 즈 추)

구름이 깊어서 있는 곳을 모르겠네.


예전에 한시를 공부할 때 즐겨 읊던 5언절구다(그러고 보니 벌써 20여 년 전이다). 당시 어학연수를 명분으로 잠시 대만을 다녀오면서 노래 테이프를 몇 개 사왔는데 그 중 <兒童唱唐詩(上,下>) 테이프는 아이들이 당시(唐詩)를 노래로 부르는 내용으로 특히 좋아하여 지금도 가끔 듣곤 한다. 노래가 끝나고 해설하는 여성의 목소리를 통해 시끄럽게 들리기만 하던 중국어가 조용히 잘 말하면 음악 못지않게 아름다운 선율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도 알 게 되었다.

정말 이곳은 가도의 시에 나오는 그런 은자가 살고 있을 것 같은 분위기다. 길은 계속 산허리 코너를 돌고 있다. 멋진 풍광을 벗어나는 마지막 오르막 코너에서 아쉬움에 뒤를 돌아보았다. 점심 먹을 마을인 자갓(1415m)에는 10시 35분에 도착했다. 마을 입구 전부터 판석이 잘 깔려 있다. 마을 입구 팻말에는 <당신은 마나슬루 보존지역에 들어서고 있습니다>라는 말이 네팔어와 영어로 쓰여 있다. 마을 광장 끝에 있는 돌 초르텐을 보니 비로소 히말라야로 들어 온 기분이 들었다.

자갓이란 '톨게이트(tollgate)'라는 뜻이다. 즉, 통행세를 받는 곳이다. 예전 티베트와 무역을 할 때 이곳에서 통행세를 받았다. 안나푸르나 서키트 지역에도 자갓이 있다. 그곳 역시 마찬가지 기능을 했던 마을이다. 그래서 이 마을에는 경찰 체크포스트와 우체국, 초등학교가 있다.

멋진 캠프사이트에 주방팀이 준비 한 깔개가 놓여 있다. 여성동포들이 강한 햇볕을 피하기 위해 깔개를 그늘 쪽으로 옮긴다. 마당에는 어미닭과 병아리들이 한가롭게 돌아다니고 있다. 히말라야에는 족제비 같은 동물이 없는 모양이다. 모든 닭은 방목을 하고 있다. 제일 윗 마을인 삼도에서도 그랬다. 얼마 후 프랑스 팀이 도착했다. 그들은 서양사람 대부분이 그렇듯 거침없이 뜨거운 햇볕을 즐긴다.

잠시 타시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40세인 그는 고향 무스탕 남돌을 떠나 포카라에 와 가이드 일을 한 지 10년 되었고 정식 라이센스는 3년 전에 취득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했으나 수입이 형편없어 나왔다고 한다. 부모님들은 다 돌아가셨으니 특별히 고향에 미련이 없었을 것이다. 12살 아들과 9살 딸이 있다. 타시를 보니 마치 5년 전의 삼툭을 보는 것 같다. 영어를 잘 하니 그도 열심히 일하면 나중에 여행사를 하나 차릴 수 있을 것이다. 삼툭의 여행사에 소속된 지금은 한국어도 열심히 독학하는 중이라고 한다.

발목이 아무래도 심싱찮다. 이틀 동안 샌들을 신고 운행한 탓에 발목이 시큰거린다. 아침에 보명화 보살님이 가지고 온 발목보호대를 양말 안에 신었으니 조금 도움은 되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는 못한다. 특히 오른쪽 발목이 더 아팠다. 설상가상으로 오늘 아침에 눈을 뜨니 목이 따가웠다. 목감기가 시작될 때의 증상과 같았다. 순간 마차콜라에서 한 목욕이 떠올랐다.

결국 신주단지처럼 배낭에 넣어 지고 온 등산화를 꺼냈다. 가능하면 라르키아 라 가까이 가서 신으려고 했는데 이런 상태라면 그곳까지 가기도 전에 발목이 망가질 지경이다. 비상용 끈으로 밑창을 잘 묶은 후 오후 운행부터 신기로 했다. 제발 오래 버텨주기만을 바라는 마음이다.

점심으로 나온 티베트 빵에 꿀을 찍어 먹으니 맛이 좋다. 열이 많은 체질이라 평소 꿀을 잘 먹지 않는데 네팔 꿀은 잘 먹힌다. 꿀병은 엉성하지만 모두를 이구동성으로 맛이 좋다고 한다. 점심 먹은 후 12시 15분 출발했다. 마을을 벗어나니 바로 내리막길이 나오고 곧 왼편으로 두 개의 계곡(팡구콜라와 바루콜라)이 합수되는 강바닥으로 내려왔다. 여기서 길이 두 개로 갈린다. 하나는 계속 왼쪽 산기슭쪽을 타고 가다가 현수교를 건너는 높은길이고 다른 하나는 강바닥쪽으로 내려가는 낮은길이다.

우리가 타시보다 먼저 출발했는데 갈림길이 나오자 앞에 가던 사람이 망설이고 있다. 내가 앞장 서 윗길로 올랐다. 아무래도 큰 길이 안전하다는 생각에서였다. 곧 타시가 따라와 돌아오라고 한다. 윗길은 여름길로 몬순 때 물이 불어나면 사용하는 길이다. 지금은 겨울길인 강바닥길을 갈 수 있으며 강에는 작은 통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다리를 건너 강바닥을 잠시 걸은 후 왼쪽 사면으로 올라 여름길과 만났다. 그곳부터는 다시 계단길이다.

중간에 쉬기도 하면서 계단길을 45분 오르내리니 작은 마을 살레리(Salleri, 1340m)가 나왔다. 이 마을도 판석으로 잘 포장되어 있다. 길 옆 담장에는 이 길에 대한 연혁을 써 놓았다. 총 길이는 317m고 비용은 73,810 루삐 들었으며 살레리 마을부녀회(Mother's Group)에서 30%를 부담했다고 하는 내용이다. 완공연도는 네팔력 2055년 12월 27일이다. 금년이 2064년이니 11년 전이다.

여기서 다음 마을인 시드리바스(Sidribas)까지는 45분 거리다.  마을을 벗어나니 멀리 앞쪽으로 시링기 히말(Shringi HImal, 7187m)이 보인다. 티베트 국경 가까이 있는 산이다. 왼편 산기슭으로는 우리가 가야 할 산허리길이 실날처럼 있다. 그 길을 올라 코너를 돌았다. 오솔길 같은 내리막길이고 그 아래쪽으로 시드리바스가 있다. 멀리 건너편 산 중턱에 오늘의 목적지 필림이 보인다. 극적인 절벽길은 더 이상 없고 다만 한적하고 걷기 좋은 산길이다.

시드리바스(1420m)에서 처음으로 마니월을 보았다. 따뜻한 햇볕 아래에서 아이들과 엄마들이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 풍경이 한가롭다. 개도 길바닥에 늘어져 있고 오리도 새끼들을 모아놓고 뭔가를 훈시(?) 중이다. 곧 부리 간다키 강을 가로지른 긴 다리가 보였다. 필림으로 가는 길이다. 계속 산기슭을 따라 가는 작은 길도 하나 있다. 그 길을 따라가면 팡싱(Pangsing)을 거쳐 나중에 냑(Nyak)에서 주 트레일과 만난다. 그러나 캠핑할 곳도 없고 현지인들만 이용하는 거친 길이라 모험적인 트레커 외에는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필림으로 가는 이 다리는 마나슬루 지역에서 제일 긴 다리다. 어림짐작으로도 150m는 될 것 같다. 다리를 건너 필림까지는 200m 정도의 고도를 오르는 지그재그 오르막이 다. 하루의 일정을 마칠 때 쯤은 모두들 힘들어 하는데 오늘은 더욱 화끈하게 운행을 마감하고 있다.

오후 2시 40분, 필림(Philim, 1550m)에 도착했다. 마을 입구에 세워 놓은 관문인 카니(Kani)에는 마오이스트 깃발이 많이 꽂혀 있다. 필림은 두 개의 마을로 이루어져 있는데 캠프사이트는 아랫마을에 있다. 필림도 마나슬루에서는 비교적 큰 마을이다. 스넬그로브에 의하면 필림은 부리 간다키 계곡에서 티베트 곰빠가 있는 마을 중 제일 아래에 있는 마을이라고 한다.

여장을 풀고 좀 씻어볼까 하고 마을 수돗가를 가니 마을 사람들이 많아 포기했다. 저 아래쪽으로 가면 또 수도가 하나 있다고 한 영감님이 몸짓으로 말했지만 내려가기가 귀찮아 그냥 수건에 물을 적셔 몸을 닦는 것으로 만족했다. 닷새만에 겨우 1500 고지에 올랐다. 그래도 해가 지자 쌀쌀한 것이 고산지역에 가까이 온 것을 실감한다. 주방팀이 내 온 따뜻한 차를 마시며 하루의 운행을 정리했다. 식당텐트에서 뜨거운 차를 마시는 이 시간이 하루 중 가장 즐거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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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반콜라를 건너 돌아본 도반 풍경. 어제 지나왔던 멋진 폭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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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넓은 경작지에 있는 샤울리 바티 마을. 마이산 처럼 생긴 바위 절벽이 보인다. 잠시 후 우리는 그 절벽 아래를 지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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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울리 바티에서 휴식. 아직 고도가 얼마 도지 않는데 혜명화 보살은 벌써부터 붓기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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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안나푸르나 지역의 딸(Tal)과 비슷한 분위기의 풍경이 나타났다. 그러나 전체적인 느낌은 비교를 불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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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바닥 길가에 바티(찻집) 하나가 있다. 도반보다 이곳에서 야영하면 더욱 멋진 밤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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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집에서는 반드시 쉬어 간다. 물 한 모금 마시고 사탕이나 초코바를 먹어 에너자를 보충한다. 보명화 보살님이 초코바를 많이 가져와 쉴 때마다 나누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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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바닥 길을 한참 간 후 길은 오른쪽 기슭으로 오른다. 고개에 올라 내려다 보니 다시 넓은 강바닥, 오른쪽 절벽 아래로 길이 나 있다. 절벽 코너를 돌면 길은 다시 산길로 이어진다. 그리고 동쪽 지류에 걸쳐진 다리를 하나 건넌 후 왼쪽 산기슭을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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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 다시 부리 간다키 강을 건너 서쪽 사면으로 가니 잘 만들어져 있는 돌계단길이 기다리고 있다. 거대한 절벽이 튀어 나와 있는 이곳 주변 풍경이 기가 막히다. 나는 이곳을 <마나슬루 풍경 베스트 5>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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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을 오르면 멀리 은자라도 살고 있을 것 같은 작은 마을 야루판트가 보인다. 거대한 절벽은 그곳으로 들어가는 관문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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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 흐르는 소리만 들리는 적막한 야루판트 마을. 강 주변 땅은 돌이 많아 경작지로는 별로 좋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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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지나 고개에 올라 뒤를 돌아보다. 다시 보아도 멋진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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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조금 넘어 자갓 마을 도착. 마나슬루 보존지역이 시작되는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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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갓 마을 광장에 세워진 초르텐. 트레킹 시작 후 처음 보았다. 본격적으로 히말라야 고산지대에 접근하고 있다는 표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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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갓 돌담에 있는 이정표. 마나슬루 지역에서는 라르케로 표기하고 있다. 그러나 1956년 가을 이 지역을 방문한 스넬그로브의 책 <히말라야 순례>를 비롯하여 모든 문헌과 지도에는 라르키아(Larkya)로 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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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이 아파 더 이상 샌달을 신고 운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결론을 내렸다. 비상용 끈으로 임시조치를 한 후 점심 먹고 오후 운행 때부터 다시 등산화를 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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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갓을 벗어나 겨울길에 놓여 있는 소박한 통나무다리. 여름길은 왼편 산기슭으로 나 있고 사진의 물이 흘러 나오는 계곡에 현수교가 놓여 있다.  포터들이 앞에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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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 산골 마을 살레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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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리 마을 길 가 돌담에 부착되어 있는 도로포장공사 기록. 1996년 12월 27일 완공되었다고 쓰여 있다. 공사비 73,810루삐는 당시 약 1,000불 정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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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리를 벗어나자 멀리 북쪽으로 시링기 히말이 보였다. 시링기 히말은 티베트 국경에 가까이 있는 7천 미터급 산이다. 우리가 갈 길이 왼쪽 산허리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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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 길은 항상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반복된다. 지금까지 아주 심한 오르막이나 내리막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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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강쪽으로 시드리바스 마을이 있다. 다시 내려가야 한다는 말이다. 저 정도 쯤이야... 건너편 산중턱에 오늘의 목적지 필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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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마니월을 만난 시드리바스. 마니월이나 초르텐은 항상 왼편으로 통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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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햇볕 아래에서 한가하게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 엄마들과 아이들. 검둥개도 길 가운데에 늘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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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마을에는 이렇게 이정표가 잘 되어 있다. 다음 목적지인 필름까지 45분 거리라고 쓰여 있다.

엄마와 아이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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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와 아이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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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리바스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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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마나슬루 지역에서 제일 긴 다리가 나타났다. 필림으로 가는 150m는 족히 되어 보이는 긴 다리지만 그리 높지는 않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다리 건너는 것을 무서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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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너 한참 지그재그로 올라 필림에 도착했다. 마지막 운행에 땀께나 흘렸다. 마을 입구에 있는 카니(Kani)에는 마오이스트 깃발들이 색이 바랜 채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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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림 마을 중심가. 캠프사이트는 아줌마가 보고 있는 오른쪽에 바로 있다(아래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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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를 치는 스태프들. 셰르파들과 주방팀들이 이 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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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가 완성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젖은 옷을 줄에 너는 일이다. 캠프사이트에는 대부분 이렇게 빨래줄을 설치해 두고 있다. 식사 전 손을 씻으라고 주방에서 항상 빨간 물통은 준비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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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르파들을 도와 캠프를 치고 난 주방팀들은 바로 전을 벌이고 우리에게 차를 내 준 후 저녁식사 준비를 한다. 남자들이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은 이제 전혀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선반 위로 김치그룻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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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오후 4시 경 차와 과자가 나온다.  뜨거운 밀크에 홍차티백과 설탕을 넣어 마시며 하루의 피곤을 달랜다. 하루 중 가장 즐거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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