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기상, 6시 30분 아침식사, 7시 30분 출발

 

새벽부터 별 사진을 찍는다고 시간마다 깨어 밖에 나가는 바람에 덩달아 잠들지 못하고 결국 3시 넘어 별을 보러 나가니 달이 완전히 지지 않아 별 사진은 얻지 못했지만 여전히 달빛을 받은 설산의 모습을 다시 가슴에 담았다. 6시 넘어 일출을 보자는 말에 일어나 작은 언덕을 오르는데도 숨이 차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언덕을 올라가니 왜 나그탈리가 전망대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가네쉬 히말과 코사인쿤드 쪽 설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 서서히 일출을 알리는 붉은 기운이 올라와 탄성을 지르며 기다리는데 출발시간이 다 되도록 해가 뜨지 않아 결국 직전에 포기하고 내려와 짐을 챙기고 나오니 그 사이 해가 설산 사이로 얼굴을 내밀었다. 결국 아침도 먹지 못했지만 해뜨기를 기다리며 보았던 풍경들 역시 이번 여행의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다. 7시 30분 전화기를 잃어버린 청소년 대원의 핸드폰을 찾기 위해 잠시 주변을 둘러본 후 점심 장소인 뚜만을 향해 가파른 언덕길을 2시간여 내려가 오늘의 봉사 장소인 뚜만 프라이머리 스쿨에 도착하니 유치원생과 1, 2학년 학생 39명이 올라와 오인숙 선생님께서 데칼코마니와 인형 만들기를 진행한 후 연철흠 선생님의 2인3각으로 사탕 먹기를 진행하는데 정말 열심히 하신다. 수업이 끝난 후 학용품과 옷이 들어 있는 선물 주머니를 나누어 주는데 대상자가 아닌 곁에서 구경하던 상급생들이 나머지 선물을 놓고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순박한 선생님의 난감한 표정이 걱정되었다. 잠시 후 선물 보따리를 하나씩 들고 돌아서는 상급생들의 환한 표정에서 난감한 상황이 끝났음을 확인하고 점심 장소인 붓다 게스트하우스로 내려가니 떡라면이 기다리고 있었다. 네팔 산 중에서 먹는 떡라면의 맛 또한 잊기 어려운 기억이다. 점심을 먹은 후 잠시 시간이 있어 마을 위쪽에 있는 곰파를 둘러보기 위해 올라가니 아주 오래된 벚나무 한 그루가 바람에 꽃잎을 떨구고 오색 깃발을 몸에 두르고 마을을 굽어보고 있다. 곰파를 관리하는 노인 한 분이 잠겨 있던 곰파의 문을 열어주어 들어가니 불상과 여러 가지 그림들이 모셔져 있었다. 지용희 선생님과 3배를 하고 불전을 함에 넣으려고 하니까 그냥 촛불 켜놓은 곳에 놓으라고 한다. 밖으로 나오니 여자아이들 대여섯 명이 양지쪽에 둘러 앉아 콩을 튕겨 따먹기 놀이를 하고 있는데 우리의 공기놀이와 비슷해 한참을 구경하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집을 짓기 위한 조각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이쪽 지역이 따망족이 살고 있는 곳이라 그런지 대부분 돌로 벽을 세우고 중심이 되는 곳에 정교한 조각으로 길상문을 새겨 넣은 창으로 집을 꾸미는 풍습이 있다고 설명해 주었다. 휴식 후 다시 하산을 시작하는데 곳곳에 돌탑(초르텐)을 세우고 불경을 새겨 넣은 돌판이 있는데 왼쪽으로 지나가면 불경을 읽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고 한다. 곳곳에 세워 놓은 오색 깃발(룽다, 타르쵸)은 모두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불경을  새겨 넣어 돌탑과 마찬가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다락 논 사이를 정신없이 내려가며 건너편으로 넓은 도로가 보이기에 물었더니 중국 쪽에서 물자 수송을 위해 뜷고 있는 도로란다. 티벳 쪽에서 넘어오는 도로로 한나절이면 중국 국경에 닿는 지역이라 산 아래를 깍아 내며 왕복 이차선 도로를 내고 있었는데 비가 한번 내리면 산사태가 나지 않을 까, 또 도로가 완성되어 중국에서 물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그것에 종속되어질 이곳의 삶도 함께 걱정을 하며 넓은 길로 내려오니 길을 넓혀 놓은 곳 옆 산 사면에서는 네팔 사람들이 나머지 낙석과 큰 돌을 망치와 정만을 가지고 깨어가며 축대를 쌓아가며 정리를 하고 있었다. 먼지 날리는 길을 한참 걸어 샤브르베시라 쓰인 곳에 도착하니 군인들이 차단기를 내리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가이드가 행정 처리를 하고 나니 통과하라는 사인이 떨어진다. 3시 조금 넘어 첫날 묵었던 숙소에 도착 오랜만에 씻고 휴식을 가진 후 식당에 내려가니 내려오며 넘어져 팔을 다쳤던 김대장이 둔체의 병원에 다녀온 이야기를 전해주는데 한 숨밖에 나오지 않는 열악한 상황이었다. 보건소에 도착하니 엑스레이 기사가 없어 1시간을 기다리다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팔뼈에 금이 간 것으로 나와 기브스를 해달라고 했더니 거기선 못한다 하여 진통제만 받아 왔다며 다음날 카투만두로 나가야 한단다. 함께 걱정하며 오랜만에 편한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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