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기상, 6시 30분 아침식사, 7시 30분 출발

 

고도를 1000m이상 내렸는데도 역시 오르막길은 다리의 근육에 통증이 온다. 그렇게 오르내리며 고도를 내리니 나무들의 풍경이 변한다. 주로 향나무와 검은 대나무가 이어지고 전날 내린 눈으로 오전 내내 눈길을 밟으며 다소 힘겨운 길을 걸어 점심 먹는 곳에 도착하니 키친 스텝들 역시 힘들었는지 준비가 늦어져 30여분을 기다려 감자가 듬뿍 들어간 수재비로 점심을 해결하고 밖으로 나와 오후에 갈 길을 바라보니 다시 오르막이 기다린다. 한 숨이 절로 나온다. 다시 늦어지는 걸음, 청소년대원들과의 간격이 점점 멀어진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언덕을 오르니 청년들이 롯지에서 우리들을 구경하고 있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하산 시작, 울창한 랄리구라스가 숲을 이루고 간간이 전나무와 구상나무가 그 향을 더했다. 3000m 아래로 내려가니 우리나라의 참나무처럼 생긴 나무들이 가지는 하나도 없이 이끼를 두르고 만화영화에 나올 법한 모습으로 서 있다. 긴 오르막과 내리막을 오르내리며 5시 넘어 오늘의 목적지인 쿠툼상에 도착, 냉기만 가신 물로 5일 만에 머리를 감고 불을 지핀 난로가에 앉아 있으니 팔을 다쳐 카투만두에 나갔던 김영식대장님이 서둘러 올라왔다. 팔에 금이 갔다고 했는데 카투만두에서 다시 찍어보니 팔목에 금이가 40만원을 주고 기브스를 하고 힘든 몸으로 이틀 걸릴 거리를 왔단다. 책임감 이라는 것이 그렇게 무서운 것인가 보다. 저녁식사 후 다시 난로 가에 모여 앉아 긴 이야기를 나누다 잠자리에 들었다. 낮 동안 걷는 내내 지용희 선생님과 윤석주 선생님의 끊이지 않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아버지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은 남편에게 사랑 받지 못하고, 어미가 품어 태어나지 않은 병아리는 나중에 새끼를 품을 줄 모른다던 말씀 오래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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