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기상, 6시 30분 아침식사, 7시 30분 출발

 

오늘은 고도를 별로 낮추지 않는 대신 산을 몇 개 넘어가야 한단다. 하지만 고도가 2300m대로 내려온 때문인지 오르막길에서도 통증은 없어 그나마 다행이다. 길을 오르는데 아주머니 들이 이마에 나무를 한 짐씩 해서 지고 내려오고 있었다. 전 날 보았던 가지 없는 참나무의 상황이 이해되었다. 소의 먹이로 사용되어 가지를 모두 쳐 내니 원기둥만 남은 이상한 모습으로 서 있을 밖에. 산길과 넓은 길을 번갈아 지나가며 치플링에 도착하여 내려온 길을 바라보니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그 길을 뛰듯이 내려와 티벳탄 블레드라 부르는 밀가루 반죽 튀김과 김치 볶음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다시 가파른 산길을 내려가는데 처음 우리나라 사람을 만났다. 처음에는 3명이었는데 뒤로 계속 올라온다. 서로 안부를 물으니 광명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 3박4일 일정으로 쿠툼상까지만 간단다. 고등학교 여학생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처음 만난 반가움 때문인지 눈물이 핑 돌았다. 서로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다시 한참을 내려가니 포크래인이 산허리를 끊어가며 길을 만들고 있었다. 그렇게 넓은 산길이 생기고 나면 네팔의 트래킹도 끝이 날거라며 핀죠씨가 걱정을 한다. 찻길을  한참 걸어 파티반장 못 미처 허름한 움막에서 창이라는 우리나라 막걸리와 비슷한 수수로 만든 술을 한 모금 맛보았는데 술 성분은 거의 없는 듯했다. 

끝없는 다랭이 밭과 산허리를 끊으며 진행되는 도로공사는 큰 비 한번이면 다 유실될 듯 보여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며 걸음을 재촉, 다시 가파른 산길을 오르니 멀리 오늘의 숙소인 치소바니가 보였다. 그런데 막상 걸으니 한참이다. 신작로를 걸어 도착하니 겉은 좋아 보이나 내부 시설이 좋지 않은 롯지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곳은 아예 난로가 보이지 않는다. 고도가 높지 않아 기온은 더 높은데도 난로가 없으니 더 춥게 느껴진다. 닭백숙을 준비하는 관계로 저녁시간이 한 시간 늦어진다고 하여 시간을 보내려 옥상에 오르니 그간 보아온 설산들이 사방으로 파노라마를 이루고 있다. 설산 주변으로 구름이 끼기 시작하여 한참을 넋 놓고 감상하다 쫄깃한 닭백숙으로 그 간의 부족한 식사를 채우고 충주에서 온 채영수 선생님과 한참을 이야기하다 방으로 올라와 이른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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