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패스워드는 사용하지 마세요


매일 수십 개의 사이트에 다른 사이트를 접속하면서 똑같은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사이버상에서의 나의 신분증인 아이디와 패스워드. 그러나 안전성보다는 편리성이 우선시되는 것이 현실이다. 만약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유출된다면 사용자의 개인 메일 정보, 금융 정보 등이 타인에게 유출∙도용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는 안전한 패스워드를 설정하고 이용하여야 하며, 안전하게 관리해야만 한다.

최근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이 발표한 인터넷 이용자를 위한 ‘패스워드 선택 및 이용 가이드’를 살펴보자.

안전한 패스워드란

제3자가 쉽게 추측할 수 없으며, 시스템에 저장되어 있는 사용자 정보 또는 인터넷을 통해 전송되는 정보를 해킹하여 사용자의 패스워드를 알아낼 수 없거나 알아낸다 하더라도 많은 시간이 요구되는 패스워드를 말한다.

이런 패스워드는 사용하지 마세요

  1. 7자리 이하 또는 두 가지 종류 이하의 문자구성으로 8자리 이하 패스워드

  2. 특정 패턴을 갖는 패스워드
    동일한 문자의 반복 예) ‘aaabbb’, ‘124123’
    키보드 상에서 연속한 위치에 존재하는 문자들의 집합 예) ‘qwerty’, ‘addfgh’
    숫자가 제일 앞이나 제일 뒤에 오는 구성의 패스워드 예) ‘security1’, ‘1security’

  3. 제3자가 쉽게 알 수 있는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구성된 패스워드
    가족이름, 생일, 주소, 휴대전화번호 등을 포함하는 패스워드

  4. 사용자 ID를 이용한 패스워드
    예) 사용자의 ID가 ‘KDHong’인 경우, 패스워드를 ‘KDHong12’ 또는 ‘HongKD’로 설정

  5. 한글, 영어 등을 포함한 사전적 단어로 구성된 패스워드
    예) ‘바다나라’, ‘천사10’, ‘love12’

  6. 특정 인물의 이름이나 널리 알려진 단어를 포함하는 패스워드
    컴퓨터 용어, 사이트, 기업 등의 특정 명칭을 포함하는 패스워드
    유명인, 연예인 등의 이름을 포함하는 패스워드

  7. 숫자와 영문자를 비슷한 문자로 치환한 형태를 포함한 구성의 패스워드
    예) 영문자 ‘O’를 숫자 ‘0’으로, 영문자 ‘I’를 숫자 ‘1’로 치환

  8. 기타
    시스템에서 초기에 설정되어 있거나 예제로 제시되고 있는 패스워드
    한글의 발음을 영문으로, 영문단어의 발음을 한글로 변형한 형태의 패스워드
    예) 한글의 ‘사랑’을 영어 ‘SaRang’으로 표기, 영문자 ‘LOVE’의 발음을 한글 ‘러브’로 표기

안전한 패스워드 생성 Tip

  1. 기억하기 쉬운 패스워드 설정 방법
    특정명칭을 선택하여 예측이 어렵도록 가공하여 패스워드 설정
    특정명칭의 홀•짝수 번째의 문자를 구분하는 등의 가공방법을 통해 설정
    국내 사용자는 한글 자판을 기준으로 특정명칭을 선택하고 가공하여 설정
    ※ 예)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의 경우, 홀수 번째‘한정보진원’이‘gkswjdqhwlsdnjs’로, 짝수 번째‘국보호흥’이 ‘rnrqhghgmd’로 사용

  2. 노래 제목이나 명언, 속담, 가훈 등을 이용•가공하여 패스워드 설정
    ※ 영문사용의 경우,‘ This May Be one Way To Remember’를‘TmB1w2R’이나‘Tmb1w>r~’로 활용
    ※ 한글사용의 경우,‘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백설+7난장’로 구성하고‘QorTjf+7SksWkd’등으로 활용
    단, 일부 웹사이트의 경우에 특수문자가 SQL 인젝션 공격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아이디, 패스워드 생성시 특수문자 사용을 제한하는 사례도 있다는 점을 밝혀둔다.

  3. 예측이 어려운 문자구성의 패스워드 설정방법
    알파벳 대•소문자를 구별할 수 있을 경우, 대•소문자를 혼합하여 설정
    특정위치의 문자를 대문자로 변경하거나, 모음만을 대문자로 변경
    ※ 예)‘ gkswjdqhwlsdnjs’→‘gKsWjDqHwLsDnJs’,‘ rnrqhghgmd’→‘rNrQhGhGmD’

  4. 사이트별 상이한 패스워드 설정을 위한 방법
    자신의 기본 패스워드 문자열을 설정하고 사이트별로 특정 규칙을 적용하여 패스워드 설정
    ※ 예) 패스워드 문자열을‘486*+’로 설정하고, 사이트 이름의 짝수 번째 문자 추가를 규칙으로 yahoo.com는 ‘486*+ao.o’, google.co.kr는‘486*+ogec.r’등으로 활용

패스워드 보안 지침

  1. 사용자는 안전한 패스워드를 설정하여 사용해야 한다.

  2. 초기 패스워드가 시스템에 의해 할당되는 경우, 사용자는 빠른 시간 내에 해당 패스워드를 새로운 패스워드로 변경해야 한다.

  3. 사용자는 패스워드를 주기적으로 변경해야 하며, 권장하는 패스워드 변경주기는 6개월이다.

  4. 패스워드 변경 시, 이전에 사용하지 않은 새로운 패스워드를 사용하고 변경된 패스워드는 이전 패스워드와 연관성이 없어야 한다.

  5. 자신의 패스워드가 제3자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패스워드를 메모지 등에 기록할 경우, 메모지는 항상 자신이 소유하고 있거나 안전한 장소에 보관함으로써 외부로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6. 제3자에게 자신의 패스워드의 관련된 정보 및 힌트를 제공하지 않아야 한다.

  7. 자신의 패스워드가 제 3자에게 노출 되었을 경우, 즉시 새로운 패스워드로 변경해야 한다.


[출처] 한국정보통신진흥원(KISA) '패스워드 선택 및 이용 가이드'

[안철수연구소 2008-01-22]
 
 
 
 
[파워포인트 블루스 Ⅵ] 클립아트: 가까운 곳에서 찾아라

지난 다섯 번의 연재는 문서작성의 전체적인 틀을 순차적으로 다루었던 것에 반해 이제부터는 문서작성과 프레젠테이션에 관련된 세부적인 기술이나 팁, 가령 오늘과 같이 클립아트들을 얻는 방법 등을 독립적인 에피소드 형식으로 다루기로 하겠다.


다섯 편의 파워포인트 블루스 연재도중 받은 질문 몇 가지는 예제에 수록된 클립아트를 어디에서 구했냐는 것이었다. 위와 아래의 그림과 같이 MSN메신저에서 사용될 법한 아바타 클립아트들이었는데 이들은 모두 Microsoft Office online에서 (공짜로) 구한 것들이다.
이들 클립아트들은 내가 좋아할만한 몇 가지 특성들을 지니고 있는데 ‘고화질’이어서 크기를 조절해도 화질이 저하되지 않는다는 것과 ‘흰색바탕이 없어’ 색깔 있는 도형들과도 잘 어울린다는 점이다. (아래 슬라이드를 참조하라)



이들은 모두 PNG 포맷의 파일들이며 비슷한 색조와 각도들을 지니고 있어서 같은 슬라이드에 섞어 사용해도 잘 어울린다. 가장 질 좋고 이상적인 클립아트라 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 좋은 클립아트들은 아웃라인 형태로 된 WMF 포맷의 파일들이다. PNG가 여전히 비트맵인데 반해 WMF파일들은 슬라이드 한가득 확대해도 전혀 깨지지 않는다. 또한 여전히 쉽게 구할 수 있다. 최근에 나온 PNG포맷의 클립아트들에 비해 떨어지는 점은 그림을 세밀하게 묘사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가장 좋지 않은 클립아트들은 JPG나 GIF포맷의 (물론 PNG도 그럴 수 있지만) 흰 바탕을 가진 중간화질 이하의 클립아트들인데 굳이 이들 클립아트를 사용해야 한다면 도형의 색깔이나 표현에 있어서도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럼 이제 공짜 클립아트를 구하러 가보자. 파워포인트의 삽입메뉴에서 클립아트를 선택하면 화면 오른쪽 하단에 아래와 같은 버튼들이 나타나는데 'Microsoft Office online 클립아트'를 선택하면 해당사이트로 연결된다.



한글 오피스와 윈도우를 사용한다면 십중팔구 한글로 된 Office online 사이트로 연결될 것이다. 불행히도 여기에는 우리들이 구하는 ‘좋은’ 클립아트는 많지 않다. 그러나 ‘미국’사이트로 가면 된다. 아래 그림과 같이 오른쪽 상단에 ‘대한민국(변경)’부분을 클릭하여 국가/언어 설정을 바꾸어주자.



국가/지역 및 언어설정을 아래와 같이 미국으로 하고 기본값으로 설정하기 위해 체크박스를 선택한다.



자~ 그럼 바로 미국사이트로 연결된다. (아래그림) 여기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는 클립아트들은 어마어마하게 많다. 몇 번 사용해 본 사용자들이라면 몇 번 키워드 검색을 하다가 질려서 되돌아가곤 한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용한 검색 키워드 몇 가지만 기억해 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래 화면과 같이 'Style 1541'로 클립아트를 검색해 보기로 하겠다. 보통은 Building, Men, People, Communications와 같은 키워드로 검색하지만 스타일 번호가 있는 클립아트들은 이러한 스타일 번호로도 검색이 가능하다. 이 경우에는 스타일 번호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긴 하다.



자 아래 화면이 Style 1541에 속해 있는 클립아트들이다. 모두 PNG포맷이고 파워포인트블루스 예제에 등장한 클립들이다.

각 그림의 체크박스를 선택해서 한꺼번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데, 나는 필요한 파일만 골라서 다운받지 않고 Style에 속해있는 클립아트 거의 모두를 다운로드 받는다. 그리고 문서를 만들 때 가급적 같은 스타일의 클립아트들만 사용한다. 그것이 문서의 일관성을 보장한다.



클립 하나를 클릭해보자. 새로운 창이 열리면서 아래와 같은 정보가 나타난다. Style번호가 있는 클립들은 아래와 같이 번호가 표시되지만 스타일이 없는 클립들은 표시되지 않는다. 만약 이 사이트를 이용하다가 좋은 클립을 찾아냈다면 얼른 스타일 번호가 있는지 확인하고 해당 스타일의 다른 클립들도 같이 검토해서 다운로드 받아라.



괜찮은 키워드 몇 가지를 소개한다.

Style 1541, Style 1540, Avatar, Avatars, PNG

아래 그림은 Avatar로 검색한 클립아트들이다. 사실 가장 결정적인 키워드는 PNG이다. PNG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위에서 말한 배경 없는, 고화질의 클립아트들이 거의 모두 등장한다.
또한 Avatar와 같은 다른 모든 키워드들의 검색결과를 포함한다. 현재까지는 이 키워드로 거의 1300여 개의 클립아트들을 건질 수 있다.



다운받은 클립아트들을 가지고 간단한 예제 페이지를 아래와 같이 만들어 보았다. 앞서 얘기한대로 흰색 바탕이 없고 사이즈 조절이 어느 정도 가능하기 때문에 색깔 있는 도형과 섞어 놓아도 아주 잘 어울린다.
또한 같은 스타일의 클립들만 사용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조잡해 보이지 않는다.



아래는 Style 1541과 1540을 비교해 놓은 그림이다. 같은 그림들 이지만 스타일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그럼 오늘의 핵심적인 내용을 다시 정리해보자

* MS Office online의(미국사이트) 무료 클립아트들을 적극 이용하라
* 같은 스타일의 클립아트를 모두 다운로드 받아 두어라
* 한 문서 내에서 가급적 같은 스타일의 클립아트를 유지하라
* 배경이 없고 사이즈조절이 가능한 클립아트가 좋다
* 클립아트 포맷 선호도 PNG > WMF > JPG > GIF
@


☞ 내용에 대한 추가적인 문의사항이나 정보를 바라는 분들은 필자의 블로그(Sonar & Radar : http://www.demitrio.com:8088)나 e-mail(demitrio@demitrio.com)을 이용해주기 바란다.

[저자] 김용석 CJ시스템즈 정보기술연구소소장

[안철수연구소 2008-02-11]
 
 
 
 
[파워포인트 블루스 Ⅴ] 문서 완성하기

컨셉과 원칙정하기



본문 내용을 작성하기 전에 분명히 해두어야 할 일이 있다. 앞서 얘기한 바 있지만 이 보고서의 타깃이 누구인지에 따라 본문의 밀도와 어휘의 사용, 말투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우리가 작성하고 있는 이번 예제의 경우 나는 주타깃을 부장급이상의 고급간부들과 임원에 촛점을 맞추려고 한다. 따라서 본문의 글씨는 대폭 커지게 될것이고 전문용어는 거의 사라지게 될 것이며, 나온다하더라도 친절한 설명이 따라붙게 될 것이다.
이에 따른 원칙들은 다음과 같다.



* 본문 기본폰트 : 산돌고딕M 14 point (한/영모두)
* 본문중 강조체 : 산돌고딕B 16 point (한/영모두)
* 각주나 설명 : 굴림 10 point (한글), Tahoma/Trebuchet MS 10 point (영문)
* 본문 레이아웃 : 2단구성 위주
* 버전 : 총 3개버전 구성- 1장짜리 완전요약본, 6장짜리 요약본, 23장짜리 완본
* 컬러 : 흑백 그레이 컬러위주, 그라디에이션
* 문체 : ~슴. ~함 등 명사형 마무리


본문의 기본폰트가 14point일 경우 문서 작성의 관건은 얼마나 함축적인 단어를 제대로 사용하는가 하는 것이다. 글씨가 커서 작성이 용이할 것 같지만 오히려 많은 내용을 버리기가 더 어렵고 단어 하나하나가 더 신경이 쓰인다.

참고로 필자의 경우 약 3가지 정도의 컨셉과 그에 따른 원칙들이 있는데 위에 소개한 것이 그중 하나이고, 본문폰트가 10point로 작아지는 정말 깨알같은 크기의 보고서와 거의 텍스트가 등장하지 않는 스티브잡스 스타일의 프리젠테이션 슬라이드가 나머지 두가지이다.

'버전'의 경우 필자는 웬만하면 3가지 이상을 고수하는데 보고받는 분들의 지위와 보고회의 성격에 따라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1분이 될수도, 한시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보통 즉흥적으로 제시된다. 30분을 예상하고 있었는데 앞의 보고가 길어져서 5분 이내로 하라고 요구할 때도 많기 때문이다. 그럴때 당황하지 말고 5장짜리 요약본을 꺼내드는 것이 필요하다. 요약본을 따로 작성하지 않고 기존의 슬라이드중 Key-Slide 다섯장을 구성할 수 있으면 가장 좋다. 전체 문서를 작성하기 전에 이를 분명히 염두해 두기 바란다.


[그림1] 본문의 2단 레이아웃의 여러형태


세번째 연재에서 잠깐 소개한 레이아웃을 기억해보자. 필자는 대부분의 본문을 2단으로 구성하였는데 이는 구조를 좀더 간단하게 만들기 위함이었다. 만약 폰트가 더 작아지고 본문의 글자가 많아졌더라면 3단구성이나 더 현란한 레이아웃도 나왔을 테지만 경영진들이 보기에는 저 정도의 2단 구성이 알맞다.

Type1의 경우 왼쪽의 그림이나 현상에 대해 오른쪽에 주석과 설명을 달아 놓는 형태로서 [그림 5]나 [그림 8]이 이에 해당된다. 뭔가를 해설할때 제격인 레이아웃이다

Type2는 왼쪽과 오른쪽의 인과관계를 나타낸다. 왼쪽에서 이렇게 했으므로 오른쪽으로 넘어가서는 이렇게 하겠다...라는 식이다. [그림 4]와 [그림 6]이 이에 해당한다.

Type 3는 뭔가 결론적인 것을 유도하는 레이아웃이다. 오른쪽이 결론이라면 왼쪽의 여러항목들은 그 결론이 나오는 이유들이 되겠다. [그림9]의 세번째 허들슬라이드가 그러한 방식이다.

이들 세가지의 2단 구성방법은 보는 사람이 매우 익숙한 레이아웃이다. 즉, 설명을 간단하게 마칠 수 있다.

디테일업 (Detail-Up)


[그림 2] 디테일업(Detail-Up)과정


예전에 밀리터리 피규어 만드는 취미가 있었는데 제대로 인형을 칠하기 위해 자료를 사모아 가면서 공부를 했던 기억이 난다. 위의 [그림 2]가 바로 인형의 제대로 된 디테일업 과정이었는데 나는 성격이 급한 나머지 한꺼번에 얼굴을 다 그리고나서 몸통을 그리고 하체로 내려가곤 해서 작업을 망친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도 마찬가지의 디테일업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이미 우리가 지금까지 작업해왔던 방식이 위의 인형을 만드는 방식이다. 지난 4회의 걸친 연재에서 우리가 만들어 놓은 초안을 기초로 해서 디테일업을 해보자. [그림 3]을 참조하라


[그림 3] 4단계 디테일업 과정


1단계에서는 그야말로 기초적인 뼈대와 개념밖에 없었지만, 2단계에서는 그동안 모은 자료를 슬라이드내에 모두 쏟아부었고 3단계에서는 이 내용을 함축하여 내용을 완성시켰다. 3단계까지의 작업만으로도 이미 보고할 준비는 된 셈이다. 좀더 시간이 주어진다면 시각화 작업을 통해 슬라이드 전체의 미적인 분위기를 살리고 내용의 이해를 돕도록 하는 마지막 4단계 작업을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2단계에서 3단계로 넘어가는 작업이다. 보통 필자가 같은 팀내에서 가르치는 후배들의 경우 텍스트로 빽빽하게 채워진 슬라이드를 3단계 작업결과로 가져오곤 한다. 그들이 보기에는 버리기 아까운 내용이 너무 많은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버릴 수 있는 만큼 다 버려야 한다. 이렇게 말하는 필자조차도 항상 임원들에게 글자가 많다고 핀잔을 듣곤 한다.

2단계에서 정 버릴내용이 없다면 슬라이드를 한장 더 추가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4단계 이후의 디테일업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말라. 아주 중요한 문서들은 보통 4단계 이후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모든 텍스트와 개념도를 그려낸다(세번째 연재 당시의 MS의 슬라이드들을 떠올려보라).

완성본 리뷰

4회 연재 당시 초안을 전개할때 첫번째 단원의 4개 슬라이드를 예로 제시했었는데 이제 4단계까지 디테일업된 그 완성본을 살펴보기로 하자.


[그림 4] 현상


[그림 4]는 장애 발생에 따른 피해규모를 2단으로 구성했다. 각 단의 상단에 중요사항을 요약해서 적었고 아래편에는 구체적인 상황요약과 피해규모 추산공식이 들어가있다.
왼쪽에서 회색 화살표로 넓게 표시된 구역은 시스템다운타임내에 벌어진 상황을 시각화해서 보여주고 있다.


[그림 5] 원인


[그림 5]는 디테일업 4단계 과정의 [그림 5]에서 예로 제시된 최종 결과물을 확대한 것이다. 한국과 중국을 시각화하기 위해 국기를 클립아트에서 찾아 넣었고 이들의 공격이 대부분의 네트워크 트래픽을 점유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굵은 블록화살표를 사용했다.
반면 시스템 접근이 힘들었던 본사 직원과 일반고객의 화살표는 얇고 점선이다.

DDOS 공격의 의미에 대해서는 작은글씨로 표시하여 원하면 선택적으로 읽어볼 수 있게 했다. 대부분의 텍스트 박스를 구성하는 사각형의 네귀퉁이는 라운드 처리되어 전체 이미지가 부드러워 보이며 반투명 그라디에이션으로 칠하여 약간 고급스럽게 보이고자 했다.

네트워크 도면은 알록달록한 색상과 클립아트들이 들어있지만 전체를 주도하는 색상이 회식계통임에는 변함이 없다.


[그림 6] 조치사항


[그림 6]의 조치사항은 초안에서 가장 많이 변화된 슬라이드이다. 원래 초안의 아이디어가 많이 바뀌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이다. 원래 초안의 의도대로 자료가 없어서일 수도 있고 작성하다보니 앞뒤의 내용연결이 중복되어서일 수도 있다.

적당한 클립아트 없이 텍스트로만 작성되었다면 상당히 딱딱해 보일 수도 있었지만 윤활유차원에서 비슷한 개념의 클립아트들을 삽입했다. 클립아트들의 색감이 모두 비슷해서 이질감이 적은 것에 유의하자. 그리고 여전히 모든 도형은 회식계통인데다가 반투명이다.


[그림 7] 문제점 및 시사점 - 첫번째 허들


[그림 7]은 첫번째 허들이자 첫단원의 결론 부분이다. 전달하려고 하는 세가지 메시지에 촛점을 맞추었다. 여기에서 경영진이 세가지의 메시지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우리의 의도가 성공한 것이다.
내친김에 중요한 슬라이드 두장을 더 보도록 하겠다. 바로 두번째 세번째 허들 슬라이드이다.


[그림 8] 피해규모 예측 - 두번째 허들


[그림 8]은 해킹재발시 피해가 더 커질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슬라이드이다. 작성해 놓고 보니 크게 마음에 와닿지는 않는다. 저 그림만으로도 뭔가 쇼킹한 메시지를 만들어 냈어야 했는데 좀 약한 느낌이다. 기존 해킹 시간대는 그나마 손님이 없는 시간이어서 피해가 덜했고 만약 피크타임때 공격당한다면 피해규모가 5배 이상으로 불어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만약 그림을 저 상태에서 수정한다면 기존 해킹시간대와 피크타임간을 비교하는 양쪽 블럭화살표를 그리고 "5배 피해 예상"이라고 크게 문구를 써넣는것도 선정적이지만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 9] 당사 향후 대응방향 - 세번째 허들


[그림 9]은 세번째 허들로 '결국 시스템적인 대안을 도입해야 한다'라는 선언적인 슬라이드이다. 이 슬라이드를 프리젠테이션할 때 가장 좋은 반응은 내가 설명하기도 전에 경영진이 미리 '시스템을 도입하는게 낫겠구먼'하고 나에게 되묻는것이다.

아마도 필자는 이 슬라이드로 넘어오고나서 '다음은 당사의 향후 대응반향입니다'라고 말한다음 약 3-4초간 경영진의 반응 기다렸다가 설명하기 시작할것 같다. 이 슬라이드에 의하면 침입탐지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을 이유는 하나도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이번 허들에서 경영진이 O.K 사인을 낸다면 다음 나올 보안솔루션 대안비교와 일정 등은 일사천리로 발표하고 끝낼수 있게 된다.

요약슬라이드

서두에 말했지만 이번 완성본은 3개 버전을 가지고 있다. 23페이지짜리 문서는 최종완본이고 6페이지짜리 요약본과 1페이지짜리 요약본을 기존 문서에 내장하고 있다.

아 래 보이는 [그림 10]이 문서의 서두에 따라붙는 한장짜리 요약본이다. 전체문서가 10~20장 내외로 복잡하지 않으면 사실 작성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내용이 조금 복잡해 지기 시작하면 한두장 정도로 아래와 같이 따로 작성할 필요가 있다.


<그림 10> 한페이지 짜리 Executive Summary


그러나 6장짜리 요약본 (문서의 양이 많다면 10장, 20장, 30장이 될수도 있다)을 따로 만드는 것은 좀 낭비같다. 차라리 요약본을 염두해두고 문서를 설계해서 기존 슬라이드를 차출해 오는 것으로 요약본 작성이 끝난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을 것이다. 기존 슬라이드 중에서 다음 6장을 차출하여 요약본을 작성하도록 설계했다.

* [그림 4] 현상 : 사건의 개요와 피해상황설명
* [그림 7] 문제점 및 시사점 : 재발 가능성과 우리의 현실
* [그림 8] 피해규모예측 : 재발시 피해예상
* [그림 9] 당사의 대응방향 : 솔루션 도입원칙
* 3개 솔루션 비교검토, 선정 슬라이드
* 도입일정 및 예산 슬라이드


똑같은 주제를 가지고 몇번씩 문서를 고쳐 작성한 경험들이 아마 여러분들에게 있을 것이다. 방향이 바뀌어서 재작성한 거야 어쩔수 없지만 요약본을 만들고 요약의 요약본을 만드는 경험은 썩 내키지 않는 것이다.

마치면서

그동안 총 5회에 걸쳐 문서의 기획단계와 작성의 전과정에 대해 알아보았다. 전체적인 윤곽은 잡았지만 세부적인 내용들을 하나하나 다루는데는 많지 않은 시간이었고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하나하나 풀어가고자 한다.
다른 파워포인트 참고서적과는 접근방법이 약간 달라 많은 분들이 생소하게 느끼셨겠고, 필자 또한 그에 대해 부담감을 가진 것이 사실이었는데 블로그와 메일을 통해 많은 분들이 격려의 말을 해주셔서 시리즈 중반부터는 나름대로 자신감을 얻게되었다.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들 역시 여러 책들에서 익히 보아왔던 내용들보다는 약간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거나 더 세부적이고 실전적인 기법을 전하는데 중점을 두게 될 것이다.@

☞ 내용에 대한 추가적인 문의사항이나 정보를 바라는 분들은 필자의 블로그(Sonar & Radar : http://www.demitrio.com:8088)나 e-mail(demitrio@demitrio.com)을 이용해주기 바란다.

[저자] 김용석 CJ시스템즈 정보기술연구소소장

[안철수연구소 2008-01-15]
 
 
 
 
[파워포인트 블루스Ⅳ] 문서의 초벌구이 작업

지난 회에서는 간단한 레이아웃을 작성했고 그에 대한 일반적인 작성 원칙을 여러 장의 슬라이드를 통해 설명했다. 이번 회에서는 지금까지 기획했던 내용들을 슬라이드상에 처음부터 끝까지 펼쳐놓고 전체 문서의 밸런스를 조감해 보기로 하겠다. 이제, 드디어 초안이 나오는 것이다!

이야기의 구조 : 영화감독과 관객

두 번째 이야기 '문서작성의 전단계'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이들을 모두 모아 하나의 이야기 덩어리가 되도록 작업했던 사실을 떠올리기 바란다. 그때 필자는 집요하도록 이야기의 '구조'에 집착했다.

우리가 보여주려는 문서는 한편의 영화와 같아서 원작의 내용이 아무리 좋은들 그것을 한정된 지면에 설득력 있게 펼쳐놓지 못하면 관객의 호응을 얻지 못한다. 주인공이 억울함을 당할 때 관객 역시 억울함을 느껴야 하고 분노하는 장면에서는 관객 역시 분노하는 것이 감독이 의도한 바다. 가끔 영화가 지루하고 정말 못 봐주겠다고 느끼면 중간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리기도 하는데 이건 문서를 보는 사람 역시 똑같다.

문서 역시 높낮이와 리듬, 단락간의 연결성, 논리성, 설득력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 철저하게 관객의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먼저 설계하란 것이다. [그림 1]의 두 가지 예를 살펴보자.


[그림 1] CEO대상의 ‘IT와 비즈니스의 전략연계성’문서의 구조


첫 번째 예는 CEO들을 대상으로 했던 IT 전략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이다. [그림 1]의 왼쪽은 실제 모든 슬라이드를 펼쳐놓은 모습으로 총 27개 슬라이드로 구성되어 있다. 실제내용은 표지와 마지막 슬라이드를 제외하고 25장이다. 그림상으로는 5줄이지만 총 3개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첫 3줄이 첫 단원이다.

[그림 1]의 오른쪽은 첫 단원의 14개 슬라이드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자세히 보면 14개 슬라이드가 네 가지의 크기로 되어 있고 그 위아래에 주요 키워드들과 강조해야 하는 사항들이 적혀 있다. 가장 큰 슬라이드가 2장인데 여기에 1단원의 키워드가 각각 하나씩 들어있고 나머지 작은 슬라이드들은 모두 이 2장의 슬라이드를 위한 조연 역할을 수행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문서는 앞뒤의 맥락을 감안해서 작성하고 중반부에 등장할 키워드에 관객이 공감할 수 있도록 앞부분에 많은 장치들을 만들어 둔 상태이다.


[그림 2] 경쟁우위 달성을 위한 벤치마킹과 차별화 계획


두 번째 예는 실제 슬라이드의 구성이 아니라 복잡하고 방대한 문서를 이해시키기 위한 문서의 구성체계를 서두에 설명하는 슬라이드이다. 인터넷비즈니스 1위 달성을 위해 경쟁사 웹 사이트의 구성요소들을 여러 개의 부문과 요소로 나눈 뒤, 냉정하게 각 부문별 Best를 선정하여 우리회사와의 Gap을 파악하고, 그 요소들에 하나하나 투자하여 전부문에 걸쳐 경쟁우위를 달성하겠다는 모델이다.

[그림 2]의 왼쪽을 보면 8단계에 걸쳐 수십 개의 요소로 구성된 기존 큐브 형태를 새로운 색깔의 큐브로 재조합하여 탈바꿈시키는 과정이 나오고 오른쪽 그림은 4단계의 3개 경쟁사의 각 부문별 경쟁력을 큐브의 컬러로 표시하여 비교한 모습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구조화 시키는 방법은 그리 쉽지 않다. 많은 생각을 해야 하고 아이디어를 쥐어짜내야 한다. 여기서 필자가 자주 사용하는 노하우를 하나 공개하겠다.

이야기 구조화 : 허들 뛰어넘기

필자는 이야기의 구조를 구상할 때 허들경기를 생각한다. 문서를 통해 누군가를 설득하면서 크게 의사결정을 하거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허들로 추상화 한 것이다.


[그림 3] 문서설계는 허들경기와 같다


우리는 '시스템 보안 중장기 Roadmap'이란 예제를 가지고 계속 작업 중인데 이것을 가지고 허들경기의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지난 칼럼까지 1.개요-2.현황 및 대응방향-3.대안평가-4.예산 및 일정의 4개 단원으로 시나리오를 짜고 정보를 수집했다.

이 과정을 통해 경영진이 크게 3가지 정도를 머리 속에 기억하고 공감한다면 이번 보고는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이번 사건의 재발가능성이 높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재발시 피해규모가 크다는 것, 세 번째는 시스템적인 대응방안이 시급하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3가지에 대해서 공감하고 설득할 수 있다면 보고서 후반부에 나올 솔루션 구매나 선정 등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위의 3가지 사항이 각각의 허들이 되는 것이고 문서는 이들 3개의 허들을 넘는데 집중해야 한다.

첫 번째 허들은 사건의 재발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경영진이 이에 대해 공감하고 추가적인 위험성에 대해 더 알고 싶어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1.개요’단원이 이 역할을 하고 있으며 2단원에서 이어질 위험성에 대한 내용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그림 4] 첫 번째 허들 : 문제의 제기


두 번째 허들은 '충격'을 주고자 의도한 것이다. 즉, 상황재발시의 위험성과 가능성을 구체적인 숫자로 언급함으로써 보고서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에 대한 대책수립이 시급하다는 생각을 가지게끔 하려는 목적이다. 물론 이 두 번째 허들을 넘으면 곧바로 나오게 될 내용은 ‘그 대책’에 관한 것이 된다. 허들은 모두 이어져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그림 5] 두 번째 허들 : 충격요법


마지막 허들은 실제로 대책을 내놓는 것이다. 두 번째 허들의 예상피해액이 경영진의 머리 속에 맴돌고 있다는 것을 염두해두자. 보안솔루션에 투자하는 것이 앞으로의 위험성에 비해 낫다는 것을 2단원의 후반부나 3단원의 첫머리에 먼저 선언하는 것이 좋다.


[그림 6] 세 번째 허들 : 대안수립


아마 내용이 설득력을 갖는다면 경영진은 대부분 위험을 감수하는 방법보다는 솔루션을 도입하여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의사결정을 자연스럽게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문서로 보자면 중반부 정도를 지날 무렵, 경영진(관객)은 주요 의사결정을 머리 속에서 내리고 있어야 한다. 후반부의 실제 솔루션 비교선정이나 세부적인 가격, 기능비교, 일정 등은 아마도 문제없이 지나갈 수 있을 것이다.

허들을 설계할 때에는 이와 같이 철저하게 관객의 반응을 예상하고 내용을 구성해야 한다. 그리고 관객이 모든 허들에 대해 기억할 수 있도록 허들의 갯수 역시 최대한 줄여야 한다. 위의 예제가 모범답안은 아니다. 다만 이를 통해 여러분들이 힌트를 얻기 바랄 뿐이다. 이상이 대략적인 이야기 전개방향이다.

초벌구이 : 슬라이드 전개하기



두 번째 칼럼에서 설명한 MS-Word로 작성된 시나리오를 가지고 세 번째 칼럼에서 작성한 레이아웃을 이용해서 초안을 늘어놓아보자.

왼쪽 그림의 시나리오는 이후에 계속 보강작업을 거친 것이다. 내용을 보면 각 단원마다 몇 장의 슬라이드로 표현될 것인지와 각 슬라이드의 타이틀, 내용의 개요수준까지 작성했다. 물론 더 상세한 내용들은 별도의 폴더에 알아보기 쉽도록 따로 모아 놓은 상태이다.

1단계 작업은 간단하다. 표지, 제목, 간지, 내용 순서대로 시나리오에서 구상한 대로 빈 슬라이드를 만들어 배열해 놓는다.
그리고 나서 위에서 설계한 3개의 허들이 어디쯤 들어가게 될지 예상해 보기 바란다. 보통 허들 하나가 하나의 슬라이드가 되며 그것이 전체 문서의 가장 핵심적인 슬라이드가 된다.

아래의 [그림 7]이 실제 빈 슬라이드를 늘어놓은 모습이다. 총 23개 슬라이드로 구성되고, 8,13,14번 슬라이드가 3개의 허들 슬라이드이다. 이렇게 늘어놓고 보면 특정 단원에 너무 많은 내용이 들어가 있다던가 하는 점을 집어 낼 수 있다. 이 작업을 통해 그러한 비대한 단원들을 분리하기도 한다. 생각해보라! 이미 모두 작성된 슬라이드를 조정하는 것보다 이런 예비단계를 거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그림 7] 1단계 작업 : 슬라이드 늘어놓기


필자의 생각으로는 위와 같은 모양새와 분량 정도면 적당해 보인다. 관객에 대한 설득은 실질적으로 2단원에서 모두 끝나고, 나머지 3, 4단원은 결론이 이미 내려진 상태에서 읽어 내려갈 수 있는 후속절차이다.

2 단계 작업은 시나리오에 적어두었던 내용을 빈 슬라이드에 거의 그대로 옮겨 적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아직 들어가지 않았지만 머리 속으로 어떤 것이 들어갈지 구상해 둔 상태이다. 실제로 이렇게 슬라이드에 옮겨보면 2장으로 분리해야 할 일도 생기고 합쳐야 할 경우도 생기게 된다.

그럼 '1.개요' 단원의 초안을 실제로 작성해보자. 이것도 간단한 작업이다. 아래 연속적으로 제시한 4장의 슬라이드 [그림 8]~ [그림 11]을 시나리오와 비교하면서 보기를 바란다. 시나리오에서 추가된 부분은 헤드라인 메시지 정도이다.


[그림 8] 개요: 1.1 현상



[그림 9] 개요: 1.2 원인



[그림 10] 개요: 1.3 조치사항



[그림 11] 개요: 1.4 문제점 및 시사점


아직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은 미약하지만 전체적으로 초벌, 재벌구이를 하면서 한장한장 완성시키기보다는 전체를 한꺼번에 완성시킨다는 생각을 하기 바란다.
이 단계부터, 시나리오는 버리고 보강되는 내용을 초안의 각 슬라이드에 곧바로 삽입해라. 그 형태가 단순한 메모형태이든 완성된 형태의 표나 그림이든 상관없다.

헤드라인 연결하기

앞 뒤의 내용이 논리적으로 단단하게 연결되게 하는 또 하나의 팁이 있다. 나는 논리적인 내용의연결에 대해 나름대로의 원칙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헤드라인 메시지의 연결이다. 아래 [그림 12]와 같이 각 슬라이드의 헤드라인 메시지를 서로 연결하면 1~2 페이지의 말이 되는 짧은 이야기가 되도록 말이다.

앞뒤 문맥이 제대로 소통되는지 유의하고 우리가 넘으려는 허들의 키메시지가 제대로 강조되는지도 염두해 두어야 한다. 헤드라인 메시지를 모두 연결한 A4 1-2장 정도의 요약 보고서만으로도 전체적인 문서의 맥을 파악할 수 있다면 성공한 것이다.


[그림 12] 헤드라인을 연결하여 짧은 에세이 만들기


물론 헤드라인 메시지는 1-2줄로 슬라이드 1장을 요약하는 역할을 하므로 헤드라인 메시지에 맞게 세부내용도 구성하고, 그 때문에 전체 세부내용까지 강하게 결속되는 효과를 가진다.

이제 전체 초안이 위와 같은 방법으로 전개가 되었고 헤드라인도 모두 작성되었으면 이 초벌구이 작업을 반복적으로 리뷰하면서 내용을 다듬어 나가기 바란다. 파워포인트 블루스 연재 내내 계속 반복하여 강조하는 '이야기의 구조'를 상기하면서 말이다.
세부적인 다듬기가 끝났다면 비록 슬라이드의 모습은 절반도 완성되지 않은 것으로 보여져도 실제로는 80%이상의 공정이 마무리 된 것이다. 다음시간에는 전체 문서를 완전하게 완성해 보기로 하자.@

☞ 내용에 대한 추가적인 문의사항이나 정보를 바라는 분들은 필자의 블로그(Sonar & Radar : http://www.demitrio.com:8088)나 e-mail(demitrio@demitrio.com)을 이용해주기 바란다.

[저자] 김용석 CJ시스템즈 정보기술연구소소장

[안철수연구소 2007-12-07]
 
 
 
 
[파워포인트 블루스Ⅲ] Layout_간단한 것이 아름답다

처음 두 연재물을 통해 파워포인트가 기업에서 일반적인 문서작성 도구로 사용된다는 것과 문서작성 전단계에서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제 남은 것은 지난시간에 구성해 놓은 아이디어 들을 슬라이드에 펼쳐 놓는 것이다. 지금까지가 문서작성의 내면에 대한 ‘내공’을 다루었다면 오늘은 처음으로 문서의 모양새를 꾸미는 ‘외공’에 대해 설명하기로 하겠다.

먼저 우리가 익히 들어서 잘 알고있는 여러 글로벌 기업들의 슬라이드 몇 가지를 살펴보고 나서 어떤 형태가 우리현실에 알맞을지 가늠해 본다음 우리만의 슬라이드 레이아웃을 구성해보기로 하겠다.

이름난 회사의 PPT 레이아웃 순례

파워포인트를 사용해온 필자의 지난 십수년을 돌아보면 참으로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문서의 모양새가 점차 단순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컬러의 수는 줄어들고 있고 도형도 점차 단순해지고 있지만 그것이 점점 보기 좋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림1] Microsoft 2005 CIO Summit : 표지와 본문


위에 보이는 두장의 슬라이드는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2005 CIO Summit 행사를 위해 디자인한 파워포인트 문서인데 4-5년전까지도 이같이 만들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에 투자했던 것 같다.

본문의 글자와 도형 하나하나는 전문적인 그래픽 디자이너가 일일히 외부에서 그려서 불러온 것들인데 슬라이드 한장한장이 고정적인 Layout에 구애 받지 않고 캔버스위에 그려놓은 ‘작품’수준의 문서이다.
위의 슬라이드들을 비판할 생각은 없다. 다만 우리 현실에 맞지 않을 뿐이다. 이것은 연재의 첫시간에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밝힌바 있다.


[그림 2] 컨설팅사인 Accenture의 정형화된 표지와 본문


[그림 1]의 MS사에 비교해 본다면 Accenture사의 슬라이드는 정말 볼품없는 디자인과 레이아웃을 지니고있다. 그러나 이 회사가 세계적으로도 가장 영향력있는 컨설팅회사 중 하나라는 것과 그들의 저런 볼품없는 보고서들이 언제나 공신력있게 인용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저런 레이아웃이 MS에 비해 덜 효과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듯 하다.


[그림 3] Bain & Company의 레이아웃


[그림 3]은 역시 널리 알려진 컨설팅사인 Bain & Company의 슬라이드 레이아웃인데 어쩐지 Accenture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MS의 본문 슬라이드 구성은 매 페이지마다 현란하게 바뀌는데 반해 이들 두회사의 본문은 저렇듯 일정한 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림 4] Boston Consulting Group의 레이아웃


맙소사! Boston Consulting Group의 슬라이드를 보라. 이들 역시도 위의 다른 두개회사와 기본패턴이 같으며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파워포인트를 거의 워드프로세서로 사용하는 사람들중 하나이다.


[그림 5] IBM사 : 그나마 가장 화려하다


그나마 IBM사는 다른 회사들에 비해 가장 화려한 편이다. 그도 그럴것이 이들은 컨설팅업무도 수행하지만 제품을 만들어 파는 회사이기도 하기 때문에 맨위에서 본 MS사의 그것과 일반적인 컨설팅사의 레이아웃이 약간 섞여있다.


[그림 6] McKinsey사의 슬라이드 : 역시 예외없다


마지막으로 매킨지사의 슬라이드를 보자. 가장 단순하며 색상의 사용조차 조심스러워 보인다. 그들이 디자인을 위해서 사용한 그림은 리더십(Leadership)이라는 주제를 강조하기 위한 기러기 그림뿐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여섯개 회사의 슬라이드 레이아웃을 보았고 직감적으로 필자가 어떤 얘기를 꺼내려는지 눈치를 채고있으리라 생각한다.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디자인이나 색상이 내용을 가릴수 있으므로 심플하게 작성한다
  • 슬라이드 내용을 요약하는 헤드라인 메시지가 상단에 위치한다
  • 널리 알려진 익숙한 레이아웃을 사용한다
  • 프린트를 위해 표지를 제외한 슬라이드 바탕은 항상 백색이다

MS나 CISCO, HP, Intel 등과 같이 고객들에게 제품을 홍보하고 교육하는 목적의 문서가 아니라면 위의 예에서 MS를 제외한 나머지 다섯개 회사의 레이아웃 패턴을 위에 정리된 내용대로 따르는 것이 가장 적절해 보인다. 우리도 이제 우리가 사용할 슬라이드의 레이아웃을 만들 차례가 되었다.

익숙해진 패턴으로 간단하게…

보고서를 작성할때마다 새로운 슬라이드 마스터를 만드는 것은 낭비이며 바로 위에서 제시한 익숙해진 형태를 제공한다는 법칙에 위배된다. 필자 역시 고정적으로 즐겨사용하는 PPT 템플릿이 존재하지만 이번 연재를 위해 비슷하게 다시 만들어 보았는데 [그림 7]의 4장이며 30분 정도를 투자하면 만들 수 있다.

더이상 아름다운 PPT 템플릿을 찾아내기 위해 시간을 쏟지 말고 고정적인 템플릿을 이 기회에 하나쯤 마련해 두는 것이 어떨까라는 제안을 하고 싶다. 그리고 인터넷을 뒤져 찾아낸 멋진 템플릿의 최종 결과물이 맨위에 제시한 MS정도의 품질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부자연스럽게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그림 7] 4장의 템플릿 : 왼쪽부터 표지,목차,본문,참조문서 슬라이드


1) 표지 슬라이드
표지슬라이드는 표지라는 인식만 심어줄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제목과 부제(사실 이것도 옵션사항이다)만 명확하게 드러내면 된다. 보고서를 작성할 때 마다 디자인적으로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소는 주제를 암시하는 클립아트뿐이다.


[그림 8] 표지슬라이드 : 매킨지나 IBM을 벤치마킹했다


이밖에는 각 회사의 규정이나 관습대로 알아서 하면 된다. 날짜와 소속팀, 작성자를 써넣을 수 있고, 회사로고와 문서 버전 등이 추가로 삽입될 수 있으며, 문서의 보안성을 판별하는 식별자가 삽입되어도 무방하다. 어떤 회사는 종종 오른쪽 상단에 결재인이나 문서회람 목록표를 붙이기도 한다.

2) 목차 슬라이드
주로 목차를 작성할 때 사용되는 슬라이드이지만 분량이 적고 내용이 복잡하지 않다면 생략할 수도 있다.


[그림 9] 목차슬라이드의 작성 예


전체 문서의 내용이 방대하다면 중간에 간지 형태의 목차가 아래의 예와 같이 삽입될 수 있고, 이는 중간의 이정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목차,간지뿐만 아니라 Executive Summary(문서전체를 한두장 정도로 요약해주는)의 템플릿으로서도 이용될 수 있다.


[그림 10] 목차슬라이드의 응용 : 간지


3) 본문 슬라이드
위에서 소개한 5개 컨설팅회사들의 슬라이드 레이아웃과 기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그림 11] 본문 슬라이드의 형식


1.단락의 제목은 목차의 중분류정도의 타이틀이 적당하며 하나의 슬라이드내에 목차의 대-중-소분류까지 모두 표시하려고 애쓰지 않는 것이 좋다. 이는 보는이로 하여금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2. 헤드라인은 해당 슬라이드의 내용을 함축적인 키워드로 요약하는 부분으로 대략 한두줄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보고서를 읽는 사람이 시간이 없을 경우에는 헤드라인만을 읽고 넘어가도 작성자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므로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해도 먹고 항상 고민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필자의 경우에는 헤드라인을 작성하는 원칙을 가지고 있는데 모든 슬라이드의 헤드라인을 추출하여 순서대로 늘어놓으면 앞뒤의 논리가 맞아떨어지는 한두장짜리 에세이가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불행히도 이 역시 매우 어렵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연재에서 다룰 계획이다)

3. 본문에 대한 얘기는 거의 책한권으로 설명해야 할만큼 많지만 오늘은 레이아웃에 대해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두가지 원칙만 기억하자.
첫번째는 구조화(혹은 추상화)이다. 어쨌든 본문의 내용을 [그림 12]에서 보여지는 예와 같이 덩어리로 나누어줄 필요가 있다. 이것은 각자의 상상력과 개인기를 요구한다. 매킨지등 유명 컨설팅사들은 이렇게 추상화된 본문의 레이아웃들을 수백장씩이나 가지고 있다. 그러한 것들을 구해서 참조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그림 12] 본문의 추상화 과정


만약 보고서를 보는 사람이 Type 3과 같은 레이아웃을 접했을 경우엔 뭔지는 몰라도 ‘대략 세가지구나’하는 것을 순간적으로 느끼게 된다. 사실 위의 레이아웃 중 가장 최악은 Type 4처럼 내용을 구조화 시키지 않고 주욱 늘어놓는 경우이다.

두번째 원칙은 내용의 밀도에 대한 것이다. [그림 13]의 본문은 [그림 11]과 비교하여 글자수가 현저하게 적다. 실제로 아래 슬라이드는 임원급 이상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내용의 밀도에 대해서는 스스로 원칙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예를들어 필자의 경우에는 임원급 이상에게 제출하는 보고서는 거의 14포인트 이상의 글자크기를 유지한다는 윈칙을 가지고 있다.


[그림 13] 내용의 밀도가 낮은 본문 : 임원급이상을 타겟


4) 참조문서 슬라이드
가끔 헤드라인이 필요치 않은 슬라이드를 작성할 때가 있는데 본문의 내용을 불가피하게 확장해야 할 필요가 있거나 단순히 참조하라는 의미의 첨부 슬라이드를 삽일할 때 그렇다. 아래의 예와 같이 시스템 도면을 참조로 보여줘야 할 때 말이다.


[그림 14] 참조문서 슬라이드


기타 비주얼을 위한 몇가지 원칙

1) Font
가장 큰 원칙은 사용하는 적은 수의 폰트만을 사용하는 것이다. 배포의 문제도 덜 수 있고 문서의 크기도 줄여주며 난잡해 보이는 것을 막아준다. 필자는 아래의 다섯종류를 주로 사용하지만 나머지 3개 폰트는 도표를 꾸미는데 사용하거나 하기 때문에 사실상 단 하나의 폰트만 사용한 것 같은 효과가 난다.



임원이상급을 주 타겟으로 하는 밀도가 낮은 레포트를 쓸때 나는 예외없이 산돌고딕B,M만으로 보고서 전체를 작성한다. 이 산돌고딕체는 14Point 이상일때 프로젝터와 화면, 프린트물 모두에서 최상의 가독성을 만들어 준다.
위에서 소개된 슬라이드 마스터의 헤드라인은 산돌고딕M 16Point이고, 본문내용은 14Point이다. 단락제목은 산돌고딕B 18Point, 본문의 키워드급은 14-16Point를 활용한다.



[그림 14]의 도형에서 그림을 설명하는 작은 글자는 한글일때 9~10Point의 굴림체와 영문일때 역시 같은 크기의 Tahoma이다. 영문이나 숫자로 된 Tahoma는 9 point 정도의 크기라도 프로젝터를 통해 보았을 때 가독성이 매우 우수하기 때문에 애용하는 편이다. 예외적으로 영문으로 강조해야 하는 경우는 Trebuchet MS를 사용하는데 이 또한 Tahoma와 마찬가지로 가독성이 우수하고 Tahoma사이에서 도드라지기 때문에 효과적이다.

그림을 설명하는것 이외에는 주로 각주를 달거나 단위등을 표시할때 조금씩 사용한다. 그러나 밀도가 높은 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굴림체가 주력폰트로 부상하기도 한다.

2) 도형
도형을 사용할때는 간단한 모습이 가장 좋다. 아래 도형을 볼때 '예쁜것'으로 따지면 왼쪽의 도형이 나아 보이지만 사실 쓸데없는 치장일 뿐 내용과는 관계가 없다.


의미없이 복잡한 것 보다는 간단하게


끝이 뾰족한 네모보다는 라운드형의 네모와 그림자가 내용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효과가 있다. 슬라이드 전체의 모습이 정말 부드러워진다. (Tip : 나는 민감한 사안을 레포트로 다룰때 모든 도형을 라운드 처리한다)


내용을 부드럽게 해주는 라운드처리


3) 컬러
폰트와 마찬가지로 컬러는 단 몇가지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색을 배합하는 전문가가 아니라면 정말 우스꽝스럽게 보고서가 나오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아래는 똑같은 세가지 색상이지만 오른쪽의 그레이계열의 색상 3가지는 슬라이드상에서 마치 하나의 색상처럼 보인다.


같은 계열의 색 농도만 조절하는 것으로도 충분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할 때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특정 도형이나 글에 주목을 끌도록 하는 방법은 색상을 달리하는 것이다. 이때는 정말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다른 계열의 색상으로 포인트를 줘야한다.


포인트를 주는 컬러는 확실히 튀도록


(Tip : 컬러는 누구에게나 어려운 문제다. 처음에는 그레이 계통의 색상만 이용해도 충분히 멋있어 보인다. 상급자라 할지라도 말이다)

4) 클립아트
아래 4개의 클립아트는 모두 제각각의 컬러와 모양을 가지고 있지만 유심히 보면 왼쪽의 그림 두개는 전혀 다른 색상이라도 같은방향으로 놓여있고 음영처리등에 있어 유사성을 보이는 같은 사람이 그린 클립아트이다. 이런 그림들은 슬라이드 내에서도 어울릴 수 있다.


비슷한 느낌의 클립아트로 매칭


클립아트 또한 되도록 적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림은 사람을 집중하게 만들기 때문에 정말 적절한 클립아트가 아니라면 오해를 사기 쉽다.

마치며...

지난 두번의 연재에서 문서작성의 내공에 대해서 다루었다면 오늘은 처음으로 외공에 대해 알아보았다. 간단하고 모두에게 익숙한 레이아웃의 작성과 비주얼에 대한 원칙 단 몇개에 대해서만 얘기를 했는데 사실 외적인 모양에 대한 것은 이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보여진다.

다음 시간에는 이 레이아웃과 지난번에 작성한 시나리오를 이용해 문서의 초안을 만들어 볼까 한다. 필자는 이를 초벌구이를 한다고 표현하는데 도자기를 굽듯이 초벌-재벌 구이를 계속하면서 문서 전체를 완성해 나가는 방법이다.@ [다음회에 계속]

☞ 내용에 대한 추가적인 문의사항이나 정보를 바라는 분들은 필자의 블로그(Sonar & Radar : http://www.demitrio.com:8088)나 e-mail(demitrio@demitrio.com)을 이용해주기 바란다.

[저자] 김용석 CJ시스템즈 정보기술연구소소장

[안철수연구소 2007-11-09]
 
 
 
[파워포인트 블루스 Ⅱ] 문서작성 전단계

문서작성은 요리와 같다. 당신은 요리사다

주문부터 제대로 받아라

최악의 기획서와 프리젠테이션은 보고받는 사람이 원하지 않는 주제와 내용으로 구성된 경우이다. 누구나 그런 프리젠테이션을 여러 번 목격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핵심적인 주제에 전혀 접근하지 못한 경우와 체계적으로 결론을 정리하지 못해서 산만한 경우 등이 그런 경우에 속한다.
가장 굴욕적인 것은 보고를 채 마치기도 전에 중단되는 경우인데 필자 역시 이런 경우를 많이 경험했다. 청중들은 아마도‘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가?’ 또는‘아예 엉뚱한 방향을 잡았군’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아무리 문서가 멋있게 작성되었어도 이런 경우에는 최악의 상황을 모면할 방법이 없다. 이러한 경우의 대부분이 명확한 사전조사와 정세파악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짐작된다.

기획서와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하는 과정은 레스토랑에서 손님에게 요리를 준비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간단히 말해서 주문을 받고 식재료를 사모은 다음 요리를 해서 손님에게 내놓는 것이다. ‘주문’은 우리가 과제를 부여받는 순간이고,‘식재료’는 문서에 포함되어야 할 여러 가지 정보와 자료들이다. 요리를 손님에게 내놓는 순간이 우리에게 있어서 프리젠테이션이 될 것이다.

‘주문’은 과제의 첫단추이다. 아주 중요하지만 간과하기도 쉽다. 또, 의외로 주문을 잘못 받아서 생기는 문제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제대로 주문을 받는 것’이 1차적으로 중요하다. 손님의 주문을 제대로 정확히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전체목표의 절반은 달성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가령, 해외에서 국빈이 방문하면 시내 어딘가의 특급호텔에 묵게 될 것이다. 이 특급호텔 주방장들은 대부분 가만히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지는 않는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경로를 총동원해서 손님의 취향을 알아내려고 노력을 한다.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짜고, 매운 정도를 어떻게 조절해야 좋은지, 혹은 채식주의자인지, 당뇨와 같은 지병은 없는지 어떻게든 알아내고 요리에 반영한다.

우리의 프리젠테이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적어도 어떤 요리를 누가 먹게 될 것인지(누가 보고서를 검토하는 사람인지) 먼저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사람마다 식성이 다른 것처럼 재무출신의 임원이라면 돈과 숫자와 관련된 자료를 양념으로 넣어주고, 매우 꼼꼼하게 챙기는 사람들에게는 좀 더 상세한 내용을 넣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단순히 과제의 타이틀만 받아 알아서 작업을 시작하는 것은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관계자들의 생각이나 의견 등을 충분히 들어보고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주문 받기’가 중요하다는 내 의견에 동의하는가? 그럼 간단하게 주문 받는 요령을 알아보자.

메인 요리는 무엇인가?



요리를 주문 받을 때 언제나 메인 요리가 무엇인지 결정한 다음에 개인성향에 따른 조리법이나 양념을 물어보는 것이 순서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바이러스나 해킹으로 의심되는 장애가 발생하여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으라고 경영진이 IT부서에 요구하였다.”


자, 위에서 손님이 원하는 사항에 대해 요리사나 주문 받는 사람이 추가로 물어볼 말은 없을까? 이 요구사항은 ‘오늘은 고기를 좀 먹어볼까?’라는 말과 비슷하다. 매우 모호한 주문이라는 것이다. 추가적인 질의와 응답, 사전조사 등을 통해 어떤 고기를 원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만약 닭고기라고 한다면 어떤 닭요리를 원하는지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닭고기 요리에도 닭볶음탕, 백숙, 닭곰탕 등등 많은 요리가 있을 테니까.

이 과정은 쉽지 않다. 메인 요리를 정한다는 것은 보고받는 사람이 이번 보고서에서 구체적으로 궁금해 하는 핵심적인 사항 2~3개를 정의하고 일을 시작한다는 의미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보고서는 자칫 산만하게 흐를 수 있다. 구체적인 2~3개 질문의 형태로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마도 2~30개 정도의 질문 중에서 2~3개를 가려내야 하는 치열한 과정이 될 것이다. 메인 요리가 제대로 정해졌으면, 여러분이 앞으로 할 일은 2~3개의 질문에(메인 요리) 대한 구체적인 대답(요리)을 준비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얘기하자면, 이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과제의 범위와 깊이를 명확히 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정답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상력을 동원하여 정리해보면 아래의 예와 같다.

★ 오늘의 메인 요리 = 경영진이 알고 싶어 하는 3가지

     1. 바이러스나 해킹을 방지하기 위해 솔루션 도입이 필요한가?
     2. 어떤 솔루션을 도입해야 하나?
     3. 도입비용과 일정은 어떤가?

★ 전채요리와 디저트 = 부가적인 주문사항

     - 이러한 보안 사건이 보통 자주 일어나고 있나?
     - 경쟁사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식재료를 검토하고 요리를 머리 속에 그려라



2~3가지의 핵심 내용이 정해졌다고 해서 곧바로 파워포인트 작업에 돌입하는 것 보다는 여러 가지 자료를(식재료) 수집해서 분석한 다음, 위에서 해본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파악하고 나서 작업에 들어가는 것이 전체 문서의 논리적 구조를 맞추는데 더 유리하다.
이 단계에서는 명확한 절차와 가이드라인이 따로 없다. 정보수집능력과 판단력의 개인별 차이가 있을 뿐이다. 풍부하고 객관적이며(공신력 있는), 정확한 정보에 의존해서 판단해야 한다.

1. 바이러스나 해킹을 방지하기 위해 솔루션 도입이 필요한가?
      → 필요하다. 피해예상규모를 고려할 때 보안솔루션 도입이 더 저렴하다

2. 어떤 솔루션을 도입해야 하나?
      → 5개 경쟁 제품 중 A사 제품이 가장 우수하다

3. 도입비용과 일정은 어떤가?
      → 000원 정도이며 3개월 이내에 도입한다


구조적인 레시피를 만들어라


식재료를 검토하고 요리를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를 머리 속에 그리기 시작할 때 나는 전체 이야기의 논리적인 구조를 먼저 그리기 시작한다. [그림 1]과 같이 Tree구조로 말이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시작하지만 각종 자료들을 읽고 모아나가면서 아래의 구조 역시 좀 더 자세하게 완성해 나간다.
처음부터 저런 구조가 완성되는 것이 물론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단원이 추가,삭제되거나 순서가 뒤바뀌기도 하고 레벨(수준)이 계속 조정된다. 그렇게 이야기 하나의 얽개를 맞춰나간다. 아래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면 전체 문서의 구조를 한눈에 조망하기 좋고 앞뒤 내용이 논리적으로 잘 연결되는지 검증해 보기가 좋다.


[그림 1] MS Word의 개요보기 기능을 이용한 문서 구조 만들기


보고서 작성에 주어진 시간이 열흘 정도라고 한다면 필자는 6~7일째 되는 날까지 저 구조를 완성시키는데 집중하고 나머지 2~3일에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문서 작성을 일사천리로 끝내버린다. 그러므로 저 구조 안에는 파워포인트에 들어가야 할 주요내용들이 대부분 포함되어있다. 보통 모든 수준을 다 펼쳐 놓으면 6~7페이지 정도를 빽빽하게 채울 때도 있다.

특별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MS Word가 이러한 기능을 지원한다. 아이디어를 정리할 수 있는 전문 소프트웨어들도 나와있기는 하지만 Word에서 지원하는 단순한 기능들이면 충분하다. 사용법 역시 매우 간단하다. 워드를 연 다음 [그림 2]와 같이 ‘보기’ 메뉴에서 ‘개요’를 선택하면 문서보기 모드가 개요로 바뀐다.


[그림 2] MS Word의 개요보기 설정


모드가 바뀌면 [그림 3]과 같은 툴바가 나타나는데 각 라인의 수준을 설정하는데 사용되거나 전체문서구조를 조감할 때 어느 단계까지 펼쳐 놓을 것인지를 지원하는 툴이다.


[그림 3] 개요보기 툴바


처음에 시작할 때는 커다란 단원만 정해 놓고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떤 기획서를 작성할 때도 비슷한 제목으로 시작할 수 있다. 가령 필자는 개요-현황(As-Is)-계획(To-Be)-향후 일정과 같은 형태로 시작해서 자료를 읽어나가면서 내용에 맞게 수정해 나가는 편이다.

먼저 수준1 차원에서 전체적인 이야기의 줄거리를 아래와 같이 만들어 본다. 단 한장 정도로 전체 이야기의 줄거리를 만드는 과정이다. 앞뒤의 내용이 논리적으로 잘 전개되고 있는가가 관건이며 전체 내용의 요약판이기도 하다.

  • ■ 개 요 (수준1)
    DDOS공격에 의한 네트워크 장애발생, 임시조치로 완화되었으나 근본적인 대응 솔루션이 없어 재발을 예방할 수 없음. 최근 2년 사이 3번째 공격이었음. 향후 다시 발생할 경우 심각한 피해예상

  • ■ 현황 및 대응방향(수준1)
    웜 및 해킹사례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며 주요기업들은 이에 대한 시스템적 대응방안을 대부분 갖추었음. 우리회사 역시 대응솔루션을 갖추어 나가기 시작해야 하며 1차적인 대응솔루션으로도 DDOS공격의 90%이상을 방어할 수 있음

  • ■ 대안평가 (수준1)
    대상 솔루션 5개중 A사의 제품이 비용대비 성능 면에서 우수하며 향후 통합 보안체계를 구축하는데 용이하다고 평가됨

  • ■ 예산 및 일정 (수준1)
    약 000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3개월 이내에 구축완료 예상됨. 향후 000원의 예산으로 지속적인 통합 보안모니터링 환경 조성이 필요함


그 후 수준1의 전개방향을 고려한 수준2,3으로 전개하게 된다. 수준을 계속 상세하게 전개시킬 때마다 상위수준의 내용을 고려해야 나중에 이야기가 소위 ‘삼천포’로 빠지지 않게 되며 주제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그림 1]은 ‘수준2’까지 전개시킨 모습인데 이것이 파워포인트로 문서를 작성할 때 ‘목차’가 된다.

‘수준3’부터는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해당주제에 들어갈 수 있는 내용들이 메모되기 시작한다. 실제 슬라이드에 삽입될 내용에서부터 자료를 읽고 꼭 삽입 되어야겠다고 생각되는 정보를 메모해 둘 수도 있다. 아래는 ‘수준4’까지 전개한 예제이다. 보다시피 형식에 구애 받을 필요가 없다. 몇 번 작성하다 보면 자신만의 스타일이 생기게 된다.

■ 개 요 (수준1)
(본문) DDOS공격에 의한 네트워크 장애발생, 임시조치로 완화되었으나 근본적인 대응 솔루션이 없어 재발을 예방할 수 없음. 최근 2년 사이 3번째 공격이었음. 향후 다시 발생할 경우 심각한 피해예상
   ▪ 현 상 (수준2)
      - 장애발생현황 (수준3)
        (수준4) 장애발생 시각, 지속시간, 대상시스템, 발생현상(->사용자대상 인터뷰)
        (수준4) 시스템 구성도에서 장애구간을 표시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
      - 피해규모 (수준3)
        (수준4) 장애시간당 매출/이익규모 추산 (영업팀 협조필요)
        (수준4) ※피해규모 산출 공식을 표시하는 것이 필요


어느 선까지 정리가 되면 실제 파워포인트 문서를 작성하기 위한 최종단계로 정리한다. 이 단계에서는 수준3이 실제 슬라이드 한장이 된다. 아래의 예제와 같이 말이다. 보통 ‘수준3’의 제목이 슬라이드의 타이틀로 쓰인다. 이 정도까지 정리가 되어야 파워포인트를 열고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 개요 : 슬라이드 6장 (수준1)
▪ 현상 : 1장 (수준2)
      - 장애발생 상황과 피해규모 (수준3)
       - 장애발생현황 (수준4)
         (수준5) 장애발생 시각, 지속시간, 대상시스템, 발생현상(->사용자대상 인터뷰)
         (수준5) 시스템 구성도에서 장애구간을 표시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
       - 피해규모 (수준4)
         (수준5) 장애시간당 매출/이익규모 추산 (영업팀 협조필요)
         (수준5) ※피해규모 산출 공식을 표시하는 것이 필요


아주 간단한 문서가 아니라면 파워포인트로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지금까지 설명했던 방법으로 내용을 구성해보고 수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파워포인트로 처음부터 슬라이드를 그리기 시작하면 중간에 대폭적인 수정이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가 어렵다.

오늘은 문서작성 전단계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살펴보았다. 요약하면 먼저 과제에서 다루어질 주제를 명확하고 자세하게 이끌어 내는 일이 1차적으로 중요하다는 것과 이를 통해 이야기의 구조를 Tree형태로 상세화 해 나가면서 전체 스토리를 완성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요리에 비유하여 설명하였지만 후반부의 스토리라인을 구성하는 작업은 소설을 쓰거나 영화를 만드는 과정과도 유사하다.

이미 위와 비슷한 방법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면서 문서를 작성하는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필자는 문서나 프리젠테이션의 작성 기술을 무협지에서 흔히 등장하는 용어인 ‘내공’과 ‘외공’으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외공은 그냥 눈에 보여지는 기술로 무술에 있어서는 ‘품새’나 ‘초식’에 해당되며 파워포인트에 있어서는 눈에 보여지는 외형적인 기술이다. 무술에 있어서의 내공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우나 파워포인트의 경우는 ‘내용의 구성력’이라 할 수 있다. 무술의 경우에도 그렇지만 파워포인트 문서의 경우에도 ‘내공’이 더 중요한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연마하기도 더 어렵다.

다섯 번의 ‘파워포인트 블루스’ 연재는 거의 대부분이 ‘내공수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가장 최소한의 ‘외공’만을 다룰 계획이다. 이번 회에서는 문서작성의 전단계에 대해 다루었으므로 다음 3회에서는 드디어 파워포인트를 열고 전반적인 레이아웃 작업과 초안을 전개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기로 하겠다.[다음회에 계속]

[저자] 김용석 CJ시스템즈 정보기술연구소소장(demitrio@cj.net)
* 저자는 현재 CJ시스템즈 정보기술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이며 CJ그룹과 계열사 대상의 IT컨설팅 업무를 수년째 담당하고 있고 Sonar & Radar 라는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안철수연구소 2007-10-10]
 
 
 
[파워포인트 블루스Ⅰ] 파워포인트를 애용하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현실

파워포인트 블루스 첫번째 이야기
파워포인트를 애용하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현실

스티브잡스의 프리젠테이션



[사진 1] iPod touch를 소개하는 Steve Jobs (2007.9.5 Apple의 Media Event)


지난 9월 5일, 애플(Apple)은 언론사 관계자들을 초청해 미디어 이벤트(Media Event)를 열고 이 자리에서 새로운 iPod 4종류를 발표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스티브 잡스(Steve Jobs : Apple의 CEO)가 멋진 프리젠테이션을 선보였다.
지난 10여 년 동안 승승장구하는 애플의 제품뿐만 아니라 잡스의 프리젠테이션도 화제거리가 되기에 충분했다. 프리젠테이션 전문가들에게도 애플의 이벤트는 항상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책도 여러 권 출판되었으며, 잡스와 같은 형식으로 신제품 발표회를 진행하려는 회사들도 종종 있다.

잡스의 프리젠테이션이 성공적인 이유는 의도한 정보를 청중의 머리에 명확하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이날도 잡스는 4개의 제품을 발표했고 각 제품의 기능과 특징은 복잡했지만 프리젠테이션이 끝난 후 청중들은 그 4개 제품의 특징과 차이점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었다.

잡스는 항상 입체적인 방법으로 정보를 전달한다. 단순한 슬라이드와 잡스의 설명, 그리고 제품의 주요특징에 대한 시연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두 개의 그림만으로 구성된 단순한 슬라이드를 보면서도 청중들은 잡스의 의도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2005 년 'one more thing Event' 에서 잡스는 Apple Remote라는 제품을 발표하면서 [사진 2]와 같은 비교 슬라이드를 청중들에게 보여주었다. 애플의 제품이 경쟁사에 비해 작고, 단순해 사용하기 쉽다는 것을 설명하는 슬라이드였다. 애플의 제품이 6개의 버튼만 가지고도 40개 이상의 버튼을 가진 경쟁사 제품의 기능을 똑같이 충실히 수행한다는 경쟁사를 꼬집는 잡스의 멘트도 빠지지 않았다. 가장 쉽고 단순하게 의미를 청중에게 전달한다는 의도를 백퍼센트 살린 멋진 슬라이드와 설명이었다.


[사진 2] one more thing Event에서 Apple Remote를 설명하는 스티브 잡스


이러한 점 때문에 잡스의 프리젠테이션은 소비자들에게는 구매욕을, 프리젠테이션 전문가들에게는 찬탄을 불러일으킨다. 물론 경쟁사들을 자극하기도 한다. 참고로 스티브 잡스는 경쟁사에 대한 풍자나 격하발언에 언제나 인색하지 않았다.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을 보고 나서 '나도 다음엔 저런 식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파워포인트나 여타 비슷한 소프트웨어와 여러 해 동안 동고동락 한 전문가 수준의 기획자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우리의 프리젠테이션

그러나 분명 우리의 현실은 잡스와는 차이가 있다. 내가 작성하는 기획 문서는 잡스가 가지고 나온 슬라이드와 같이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지 않다. 그 이유는 작성된 기획서가 무대에서 관계자들에게 발표되기에 앞서 유관부서 담당자들과 상사들로 하여금 검토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는 수 없이 잡스가 무대에서 했던 목소리를 글자로 바꾸어 슬라이드에 집어 넣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결국 글자수가 늘어나고 폰트는 작아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모두 만족 시키려 하다 보니 내용은 점차 늘어나고 표는 복잡해지며 나중에는 본래 기획의도마저 묻혀버리게 된다.

게다가 검토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기획서를 프린트해서 읽어보게 된다. 따라서 컬러로 구분된 그래프 등도 프린트 시에도 구분이 잘 되도록 처리를 해야 하고 배경화면도 프린트 시에 완전히 짙은 색으로 나오지 않게 꼼꼼하게 고려해야 한다. 복잡한 화면전환 효과 등도 그 때문에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항상 잡스의 프리젠테이션을 꿈꾸는 기획자라 할지라도 실제 문서작성은 아래와 같이 흰 바탕에 글자가 많고, 배포의 문제 때문에 다양한 폰트도 사용하지 못한 채 볼품없이 작성하게 된다. 거의 파워포인트를 워드프로세서같이 사용하는 격이다.


[그림 1] 우리의 현실 1 : 워드프로세서적인 슬라이드


현실이 이와 같음에도 불구하고 미적인 감각을 추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내용과 관계없는 클립아트를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슬라이드에 남겨 놓기도 하고 프린트를 하면 거의 새카맣게 나올 정도의 배경화면을 사용하기도 한다. 대체적으로 이런 부류는 언제나 멋진 프리젠테이션 무대만을 꿈꾸는 사람들일 경우가 많다.
이들의 자료를 전체화면으로 놓고 보면 글 한줄한줄에 전환효과를 설정해 놓아 Enter키를 수도 없이 눌러야 한장이 겨우 지나갈 때도 있다.

자주 사용되지 않는 폰트를 사용한 경우에는 더욱 짜증스럽다. 문서를 여는 순간 슬라이드와 도형의 테두리 바깥으로 흘러 넘치는 글을 목격하게 된다.


[그림 2] 우리의 현실 2 : 프리젠테이션만을 염두한 슬라이드


배포와 프린트, 프리젠테이션을 모두 소화해 내기 위한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문서를 프린트/배포용과 프리젠테이션용으로 각각 작성하는 것이다. 거기에 많은 내용을 일일이 읽을 수 없는 임원진과 CEO를 위해 별도의 요약본까지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그럴만한 충분한 시간이 우리에게 주워지지 않는 것이 문제다.

우리의 현실은 명확하다.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이나 참고서적에서 제시하는 멋진 기법들은 거의 그림의 떡일 뿐이다. 우리는 스티브잡스보다 몇 배나 더 어려운 현실에 놓여서 제대로 된 기획문서와 슬라이드를 만들도록 강요 받고 있다.

더욱 암담한 것은 미적인 것을 추구하는 파워포인트 문서나 워드프로세서적인 파워포인트 문서 모두 정작 하고 싶었던 얘기를 명료하게 전달하지 못한 채, 보고서를 읽어본 사람이나 프리젠테이션을 보고 들었던 사람들이 작성자의 의도를 깨닫지 못하거나 오해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프리젠테이션에 참석했거나 보고서를 읽은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하는 말들이 대개 “그런데 결론이 뭐였지?”와 같은 말이다.

새로운 가이드라인

앞뒤의 내용이 맞지 않고 논리정연 하지 않으며, 깨알 같은 글자로 채워진, 총 천연색 슬라이드는 헐리우드의 B급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느낌과 같다. 영화를 보고 난 후 관객의 머리 속에 남는 것은 거의 없다. 영화 중간 즈음에는 이미 포기하고 나가버리거나 잠을 자는 관객도 있다.

우리가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기획문서를 만들고 그것으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는 것도 영화를 만드는 제작자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먼저 좋은 시나리오와 연출력을 갖춰야 한다. 내용의 논리적인 구성에 1차적으로 가장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배우들의 캐스팅(슬라이드의 모양새)이나 특수효과(화면전환 효과)보다 더 중요하다.

그 다음은 다목적 파워포인트를 구성하는 것이 목표이며, 요건은 다음과 같다.
• 배포와 프린트 시 문서의 가독성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 프리젠테이션에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시각성이 있어야 한다
• 별도의 설명 없이 읽는 것만으로도 작성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위의 새로운 가이드 라인에 동의하시나요? 하나의 문서로 프리젠테이션과 보고서를 동시에 소화해 내는 것은 두 마리의 토끼를 쫓는 것과 같지만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다. 저 요건에 가장 가까운 파워포인트 문서는 아마도 엑센추어나 IBM 등과 같은 글로벌 컨설팅기업들에서 작성하는 문서들이 아닐까 생각된다.

앞으로 여러 회에 걸쳐서 프리젠테이션의 외적인 기법보다는 내적인 내용의 구성에 초점을 맞추어 예제를 통해 기획문서를 완성해 보도록 하겠다. 다음 호는 안철수연구소 ‘월간 安 10월호’에 계속됩니다.@

[저자] 김용석 CJ시스템즈 정보기술연구소소장(demitrio@cj.net)
* 저자는 현재 CJ시스템즈 정보기술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이며 CJ그룹과 계열사 대상의 IT컨설팅 업무를 수년째 담당하고 있고 Sonar & Radar 라는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안철수연구소 2007-09-12]
 
 
 
세상이 주목하는 이야기, 난 이제 골라서 본다!

어렸을 때 책을 한 권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들렀던 대형서점.
서점을 들어서는 순간 그 수많은 책들에게 알 수 없는 위압감을 느꼈던 적이 있지 않은가?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 건지 선택의 기로에서 헤메던 적이 있지 않은가?
“난 그저 책을 한 권 읽고 싶었을 뿐인데…”
“누가 나에게 좋은 책 한 권 추천해 주지 않나…”

우리는 종종 인터넷을 서핑하다 보면 너무도 많은 정보와 뉴스에 내가 무엇을 봐야 하는지 무엇이 정말 양질의 정보인지 판단하기 힘들 때가 많다.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처럼 혹은 “신간서적” 코너처럼 사람들에 의해서 이미 검증되어 나에게 추천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
그런 바램을 이루어 주는 “바람돌이”같은 서비스가 어디 없을까?

안철수 연구소의 사내벤쳐에서 현재 운영 중인 “Pumfit[펌핏](http://www.pumfit.com)”이 그러한 대안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즐거운 토론 플랫폼”을 표방하는 Pumfit[펌핏]은 크게 Story와 Yes or No로 나뉜다.



바람돌이 추천 서비스, 펌핏 Story 인기글

펌핏 Story는 인터넷에서 만나게 되는 세상의 정보 중 자신이 판단하기에 좋은 정보라고 여겨지는 정보라면 무엇이든지 등록할 수 있다. 또한 등록된 정보는 다른 사용자에 의해서 펌프업 기능으로 다시 한번 평가를 받게 되는데 이 때 펌프업을 많이 받은 글은 펌핏 Story의 헤드라인인 인기글로 선정이 된다. 또한 펌핏 Story에서는 My채널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내가 원하는 태그를 최대 10개까지 설정하면 해당 태그와 관련된 글만 골라서 볼 수 있는 기능이다.
이젠 더 이상 헤메지 말고 펌핏 Story 인기글로 요즘 세상이 주목하는 정보도 확인하고 My채널 기능으로 내가 원하는 정보만 골라서 확인해 보자.



나만의 북마크 저장소가 필요할 땐 펌핏!펌핏!

또 하나의 활용방법은 바로 나만의 정보저장소로 이용하는 것이다.
나만의 북마크로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글 등록 시에 비공개 설정을 통해서 나만의 정보저장소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부분적으로 친구관계인 사람에게만 공개하고 싶다면 친구공개 기능을 통해서 우리끼리만의 정보공유 아지트도 만들 수도 있다.

너의 생각이 궁금해, 펌핏 Yes or No

펌핏 Story가 정보 중심의 서비스라면 이와 함께 양대 축을 이루는 펌핏 Yes or No는 생각공유의 서비스이다. 즉, 정치경제와 같은 시사이야기에서부터 소소한 생활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무엇이든 궁금한 점이 있다면 펌핏 Yes or No를 이용해 보자. 펌핏 Story는 펌핏된 글에 다른 사용자들이 펌프업과 댓글을 통해서 함께 이야기하는 서비스라면 펌핏 Yes or No는 내가 올린 질문에 대해서 다른 사용자들이 세상에서 제일 간단한 대답인 Yes 또는 No로 그들의 생각을 표현하게 된다. 물론 짧은 의견도 함께 등록할 수 있다.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학력위조, 사회의 구조적 문제라고 보세요?”로부터 “이런 옷 어때요?”에 이르기까지 당신이 궁금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OK!
챗팅처럼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펌핏 Yes or No의 의견 또한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다.



펌핏의 “이건 비밀인데요!”

현재에는 제공되고 있진 않지만 펌핏 Story와 연계될 서비스 중 하나로 펌핏 Theme가 있다. 펌핏 Theme란 정보를 특정 주제(테마)에 의해서 올리게 되는 서비스로서 첫 단계로는 사용자들은 어떤 주제로 정보를 모았으면 하는지에 대한 테마를 응모하게 된다. 이렇게 응모한 테마에 대해서 다른 사용자들이 찬성과 반대를 선택하게 되는데 이중 가장 많은 찬성을 받은 테마가 이후 일주일간 진행이 된다. 진행기간 중에는 모든 펌핏의 사용자들이 테마와 관련된 글들을 올리게 된다. 바로 선택과 집중, 집단지성을 활용한 펌핏만의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자 이젠 더 이상 정보의 홍수에서 헤매지 말고 펌핏에서 하루를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저자] 안철수연구소 사내벤처 고슴도치플러스 박현주 과장

[안철수연구소 2007-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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