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박는 여자, 야한 꿈 꾸는 남자

화성과 금성거리 만큼 차이가 큰 남과 여

2009년 07월 03일



헨리 퓨젤리의 `악몽.` 동아일보 자료사진
남녀의 차이는 화성과 금성 간 거리만큼 크다. 흔히 남성은 목적 지향적, 여성은 관계 지향적이라고 말한다. 남녀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미국 과학전문 웹사이트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은 지난달 28일 남녀의 차이에 대한 또 다른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예상과 달리 “대낮에 여성이 남성보다 못질을 잘 한다”는 것이다.

미국 툴레인대 연구진은 “밝은 곳에서 못질을 할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정확도가 10%정도 높은 반면, 어두운 곳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약 25% 정확도가 높다”고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실험생물학 연례회의에서 발표했다. 연구진은 못에다가 작은 금속판을 댄 다음 힘의 세기와 정확도를 측정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정확한 해석은 내놓지 못했다. 연구진은 “어두운 곳에서 못질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여성이 못질하는 게 더 정확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남녀의 차이는 종교, 꿈 등에서 다양하게 나타난다. 지난 2월 이 뉴스사이트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종교적”이라고 보도했다. 이 연구결과는 비영리단체인 퓨 리서치 센터가 미국 성인 3만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조사결과 종교를 갖고 있는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8% 높았다. 또 신을 완벽히 믿는 경우는 남성과 비교해 여성이 12%, 매일 기도하는 비율은 17%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여성은 남성보다 개인적 문제를 공유하길 바라고 더욱 관계 지향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웨스트잉글랜드대 심리학자 제니퍼 파커 박사는 18~25세 사이 여성 100명과 남성 93명의 꿈을 5년간 분석한 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악몽을 많이 꾸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꿈을 꾼 횟수에서는 남녀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여성의 34%가 최근 악몽을 꿨다고 말한 반면, 남성은 19%만이 악몽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파커 박사는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감정을 바꾸는 데 오래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좋지 않았던 감정을 계속 기억하다보니 무의식 중에 꿈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사랑에 대한 꿈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남성은 성행위에 관한 꿈을 많이 꾸는 반면 여성은 동경하는 인물과 키스하거나 환상적인 성적 경험을 하는 꿈을 꾸는 경우가 많았다. 이 연구결과는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이 올 1월에 보도했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뜬공 잘 잡고 싶어? 움직이면서 가늠해봐

야구 명품수비 뒤에 숨어있는 ‘필드의 물리학’

2009년 06월 12일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LG 대 두산의 경기. 3회 LG 타자가 친 공이 중견수와 좌익수 사이로 날아갔지만 끝까지 쫓아온 두산 중견수가 몸을 날려 멋지게 공을 잡는다. 이번엔 6일 경기 김포의 한 사설야구장에서 열린 사회인 야구팀의 경기. 5회 타자가 친 뜬공을 2루수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따라갔지만 공은 생각보다 오른쪽으로 크게 휘며 멀리 날아가 결국 안타가 됐다.

경기를 보다 보면 평범한 뜬공 같은데 의외로 어렵게 잡거나 에러가 나곤 한다. 반면에 명수비수들은 물샐틈없는 수비를 보여주며 여간해서는 공을 놓치는 법이 없다. 어이없는 에러와 명품 수비에는 어떤 과학이 숨어 있는 걸까.

○ 첫 1.5초 조금씩 움직이며 공 궤적 계산

뜬공을 잘 잡으려면 공이 방망이에 맞은 직후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미국 웨스턴온타리오대 연구팀은 “공이 방망이에 맞아 떠오르는 순간 1∼1.5초 앞이나 뒤로 조금씩 움직이면 낙하지점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과학학술지 ‘휴먼 무브먼트 사이언스’ 4월호에 발표했다. 가만히 서있는 사람은 멀리서 오는 공의 속도를 짐작하기 힘들다. 하지만 조금씩 앞이나 뒤로 움직이면 바라보는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공의 속도를 가늠할 수 있다. 어려운 말로 ‘시각의 가속도 상쇄’라고 한다.



예를 들어 조금씩 뒤로 물러나는데도 공이 계속 위로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면 그 공은 더 뒤로 날아갈 확률이 높다. 반대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데 공이 떨어지거나 멈춘 것처럼 보이면 더 앞으로 다가가야 잡을 수 있다. 선수들은 물리학 이론에 ‘모자 챙’이라는 팁을 덧붙인다. 모자의 챙을 기준으로 공이 챙 위로 올라가면 뒤로 이동하고 아래로 떨어지면 앞으로 이동해 챙과 비슷한 위치에 공이 보이도록 한다.

연세대 물리학과 이삼현 교수는 “좌우로 이동하는 것도 공을 쫓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사람은 두 눈에 보이는 영상의 미세한 차이를 통해 입체감을 느끼는데 먼 거리의 물체는 눈 사이의 간격이 좁아 거의 차이가 없다. 하지만 몸 전체를 좌우로 움직이면 입체감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어 공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쉽다.

○ 타격 소리 듣고 한발 먼저 움직여야

이번에는 공이 방망이에 맞는 소리를 듣고 날아올 거리를 예측해 보자. ‘야구의 물리학’을 쓴 미국 예일대 물리학과 로버트 어데어 교수는 “타자가 공을 쳤을 때 낮은 음으로 경쾌하게 울리는 소리가 나면 멀리, 둔탁하거나 높은 음으로 짧은 소리가 나면 가까운 곳에 공이 떨어질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방망이에서 낮고 경쾌한 소리가 나는 이유는 가장 효과적으로 힘을 전달하는 지점인 ‘스위트스폿’에 공이 맞았기 때문이다. 이곳에 공이 맞으면 방망이 전체가 활처럼 휘며 단 하나의 진동을 한다. 그래서 크고 오래 울리는 단 하나의 소리만 난다. 하지만 다른 부분에 공이 맞으면 방망이가 2∼4부분으로 나뉘어 따로 진동하기 때문에 파장이 짧은 여러 소리가 난다. 이런 소리는 서로 뭉치며 상쇄되기 때문에 음은 높지만 크기가 작고 오래 울리지도 않는다. 공도 멀리 뻗지 못하고 심지어 방망이가 부분별로 진동해 부러질 수도 있다.

예외는 있다. 4일 KIA 김상현 선수는 방망이를 부러뜨리며 홈런을 만들었다. 이삼현 교수는 “공이 스위트스폿에 맞았지만 방망이 앞부분에 균열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이 닿을 때는 앞부분이 수축돼 틈이 벌어지지 않고 힘도 잘 전달됐지만 방망이가 반대쪽으로 진동하면서 틈이 벌어져 부러진 것이다.

○ 내야 뜬공이 더 잡기 어려운 이유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팀은 “내야에 높이 뜬 공은 회전이 심해 내려오는 궤적이 변하기 때문에 잡기 어렵다”고 지난해 미국 물리학회지에 발표했다. 뜬공은 대개 방망이 윗부분에 맞아 공이 진행하는 반대방향으로 도는 역회전이 걸린다. 역회전이 걸리면 공 주위의 압력이 서로 달라지며 축구의 회전 프리킥처럼 심하게 휘면서 떨어진다. 포수 위 뜬공은 더 복잡하다. 공이 올라갈 때는 포수를 향해 휘지만 땅으로 떨어지면 투수 쪽으로 휘며 필기체 L자(소문자) 형태의 궤적이 된다. 이런 타구는 투수 쪽을 등지고 잡아야 더 쉽다. 땅에 강하게 튀는 공은 진행 방향과 공의 회전 방향이 같아 땅에 접근하는 각도보다 훨씬 낮은 높이로 빠르게 튀어 오른다. 이걸 모르고 일반적인 바운드를 예상하면 공이 글러브 아래로 지나는 속칭 ‘알까기’가 나오기 쉽다. 어데어 교수는 “강한 땅볼은 공이 땅에 닿는 순간이나 닿기 직전에 잡을 수 있도록 글러브를 갖다 대는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암세포의 아킬레스건 찾았다

[표지로 읽는 과학]신경질환 치료길 열어준 주머니 원숭이

2009년 05월 29일

더사이언스’는 한 주간의 세계 주요 학술소식을 모은 ‘표지로 읽는 한 주의 과학’을 연재합니다. 이 코너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와 ‘네이처’, ‘셀’에 발표된 표지 논문을 재미있는 설명을 덧붙여 소개합니다. 매주 과학계의 전문가들이 엄선한 저널의 표지는 여러분을 학술적 흥미와 심미적인 과학의 세계로 이끌 것입니다.

영국에서 발행하는 ‘네이처’는 작고 귀여운 주머니 원숭이를 표지 사진에 실었습니다. 이 주머니 원숭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는 여전히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사이언스’는 13만7000년 전, 5km 두께로 뒤덮였던 빙하가 삽시간에 녹으면서 해수면이 85m나 상승했다고 밝혔습니다. ‘아킬레우스의 죽음’을 표지로 꼽은 셀지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요? 표지만큼이나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 에디터 주

‘사고’친 유전자 변형 원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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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길이 약 20㎝. 작은 몸집 탓에 ‘주머니 원숭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마모셋 원숭이. 귀여운 이 원숭이가 ‘사고’를 쳤다. 이번 주 네이처는 이 사고가 특정 유전자에 문제가 생겨 앓는 신경병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연구진은 어미 원숭이 7마리에 녹생형광단백질(GFP)을 만드는 유전자를 넣었다. GFP는 발광 해파리에 있는 단백질이다. 자외선을 받으면 녹색 형광을 띈다. 관찰이 쉽기 때문에 유전자가 발현됐는지, 안 됐는지 살피기 쉽다.

7마리 어미 원숭이 중 3마리가 유산했다. 나머지 4마리에서 총 5마리 새끼가 태어났다. 분석결과, 새끼 중 2마리가 GFP를 만드는 유전자를 물려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마리 중 한 마리는 이 유전자를 지닌 2세를 낳았다. GFP를 만드는 유전자가 대물림된 것이다. 원숭이에서 이런 일이 나타난 건 처음이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쥐를 가지고 실험을 해왔다. 하지만 쥐는 사람과 많이 달라 정확한 결과를 얻기 힘들다. 연구진은 이번 유전자 변형 원숭이를 이용해 실험하면 사람 에 적용하기에 좀 더 적합한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쥐보다 원숭이가 유전적으로 사람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각종 질병을 치료하는 ‘장밋빛 미래’에 한 발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윤리적 문제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 사람과 비슷한 원숭이의 유전자를 바꾼 게 문제로 꼽힌다. 사람의 유전자도 바뀔 수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결국 ‘양날의 검’인 셈이다.

간빙기가 온실가스와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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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처럼 꼬불꼬불 이어진다. 초록색 바탕 덕인지 노란색이 꽤나 잘 어울린다. 물을 주면 곧바로 자랄 것만 같다. 이번 주 사이언스는 표지로 ‘사랑의 섬’이라 불리는 타히티 섬에 사는 산호를 담았다.

영국, 프랑스, 일본 등 다국적 연구진은 이 섬에서 발견된 산호초 화석에 방사선을 쪼여 우라늄과 토륨의 동위원소 연대를 측정했다. 해수면의 높낮이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서다. 연구결과 13만7000년 전 당시 해수면은 최대 85m까지 상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빙하가 녹는 속도가 생각보다 빨랐기 때문. 연구진은 “미국, 캐나다, 태평양을 최소 5km 두께로 뒤덮었던 빙하가 수백 년 만에 사라졌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영국 옥스퍼드대 알렉스 토마스 박사는 “빙하가 얼마나 빨리 녹을 수 있는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도 산호초 화석을 다룬 연구가 보도됐다. 미국 뉴욕타임즈 등 여러 외신은 멕시코 국립대 해양과학 연구팀의 말을 빌려 “12만1000년 전 있었던 간빙기 때 해수면은 불과 50년 사이에 3m나 올랐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멕시코 유카탄반도 북동부 해안에서 채취한 산호화석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연구진은 “극지방의 빙하가 녹는 속도를 볼 때 앞으로 1000년 간 해수면이 12m 오를 것”이며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그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어떤 이들은 지구의 기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한다. 지금이 간빙기이기 때문에 빙하가 녹는 것이라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문제는 기후 변화의 속도다. 서서히 나타나던 일이 이제는 급하게 일어난다. 지구는 자신이 골병을 앓고 있음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불치병’ 암의 아킬레스건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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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발뒤꿈치에 화살을 맞은 아킬레우스가 외쳤다. 순간 옛 기억이 스쳐간다.

바다의 여신 테티스에겐 아들 ‘아킬레우스’가 있었다. 그는 제우스에게 ‘아킬레우스’가 죽지 않는 몸을 갖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제우스는 아이의 몸을 스티크스 강에 담그면 창에 찔려도 다치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테티스는 아킬레우스의 발꿈치를 잡고 아이를 강 속에 넣었다 뺐다. 아킬레우스는 ‘강철 몸’이 됐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가 잡았던 발뒤꿈치가 강물이 닿지 않은 탓에 유일한 약점으로 남았다. 결국 아킬레우스는 트로이 전쟁에 참전했다가 발뒤꿈치에 화살을 맞고 숨을 거둔다. ‘아킬레스건’에 대한 유명한 일화다.

이번 주 셀은 아킬레스건을 표지로 꼽았다. ‘암의 치명적 약점(아킬레스건) 밝혀져’란 제목이 눈에 띈다. 현재 한해에 암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은 한국에서만 6만여 명. 이 중 약 30%정도는 KRAS 유전자에 이상이 일어나 암을 앓는다.

그동안 암을 치료하려는 연구 대부분은 암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억제하는데 중점을 뒀다. 하지만 암은 여전히 굳건하다. 일본 연구진은 “암세포는 슈퍼세포가 아니라 오히려 아픈 세포이기 때문에 살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이 ‘생명끈’을 끊으면 암세포가 증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PLK1’과 ‘STK33’ 효소가 암 세포가 살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실제로 PLK1을 억제하면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또 STK33 효소를 50~70% 줄이면 암 세포를 죽일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불치병’ 암을 정복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GMO 식물로 ‘사막화’ 막는다”

고온 건조한 기후 견디는 유전자 연구가 핵심

2009년 05월 08일



황량한 사막에 나무를 심고 있는 시민. 동아일보 자료사진.
봄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황사. 중국의 사막화가 극심해지면서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황사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2000~2008년 서울의 연평균 황사 발생일수는 11.8일이었다. 80년대 연평균 3.9일이나 90년대 연평균 6.9일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사막화 지역에 조림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조림사업은 한계가 있다. 사막화 지역에 나무를 심어 가꾸려면 지하수를 끌어올리거나 물을 멀리서 끌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 과학자들은 고온 건조한 환경을 잘 견디도록 돕는 유전자를 연구 중이다. 유전자 조작 식물을 만들어 사막화를 막겠다는 것. 조림사업 때처럼 물을 끌어올 필요가 없어 사막화 방지에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선인장에서 찾아낸 해답

경상대 환경생명연구센터 이상열 교수팀은 선인장에서 답을 찾았다. 선인장이 사막에서도 잘 자라는 이유가 ‘AtTDX’ 유전자 덕임을 알아낸 것. AtTDX는 수소 전자를 식물 내 구석구석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주위 온도가 높아지면 다른 기능을 갖는다.

이 교수는 “고온 건조한 환경에서 AtTDX는 자기들끼리 뭉친 다음 식물 안을 돌아다니며 단백질 변성을 막는다”고 설명했다. 고온으로 단백질 구조가 변하는 상황을 막는다는 것이다. 구조가 변하면 해당 단백질은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한다.

이 교수는 “AtTDX는 일반 식물에도 있지만 양이 적다”며 “식물이 이 유전자를 많이 만들면 사막화 지역에서도 잘 자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교수는 포플러 나무에 AtTDX 유전자를 적용, 실험 중에 있다.

중금속 배출하고 염분 농도 낮추는 ‘일석이조’ 유전자

염분 농도를 조절하는 ‘PDR8’ 유전자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 중이다. 고온 건조한 지역일수록 식물이 수분을 잃기가 쉽다. 이에 발맞춰 식물의 염분 농도는 올라간다. 염분(NaCl)이 많아지면 나트륨(Na)와 염소(Cl) 이온이 세포막과 반응해 세포막의 구성성분을 변화시킨다. 세포막을 통한 물질교환이 잘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포스텍 생명과학과 이영숙 교수팀은 60~80mmol의 염분 농도에서 3주간 애기장대 식물을 키웠다. 그 결과, PDR8이 많은 식물의 잎과 줄기 무게가 그렇지 않은 것보다 3㎎ 더 무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진준영 연구원은 “PDR8이 염분 배출을 유도하기 때문”이라며 “이 유전자가 많으면 고온 건조한 지역에서도 식물이 잘 자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애기장대가 3주간 자랐을 때 줄기와 잎의 무게는 평균 5㎎ 정도다.

PDR8은 이 교수팀이 2007년 발견했다. 당시 이 유전자는 카드뮴 등 중금속 저항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최근 연구결과 염분 저항성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교수는 “오는 13일 한국분자생물학회에서 위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가 심해짐에따라 사막화도 빨라지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세포 죽이는 활성산소 분해한다

식물이 고온 건조한 지역에 있으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식물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활성산소’가 만들어진다. 활성산소는 다른 물질과 작용하는 힘이 센 산소로 세포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활성산소가 증가할수록 죽는 세포도 많아진다는 것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환경바이오연구센터 곽상수 박사팀은 “활성산소를 분해하면 스트레스에도 잘 견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연구팀은 ‘SWPA2’ 프로모터와 ‘NDPK2’ 유전자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프로모터는 불을 켤 때 누르는 스위치 같은 작용을 한다. 활성산소를 줄이는 NDPK2 유전자의 발현을 돕는 것. 곽 박사팀은 사막화가 이뤄지고 있는 중국에서 이 유전자를 고구마에 도입해 실험 중이다. 곽 박사는 “고구마는 뿌리가 넓게 퍼져 토양유실을 막고 잎은 넓게 벌어진 채로 땅을 뒤덮기 때문에 모래가 날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흥덕고등학교 생활과 과학 학습자료

1. 건강한 생활/1. 운동과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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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처럼 뜨고 비행기처럼 난다

차세대 헬기개발의 현주소 살펴보니…

2009년 03월 20일
 



세계적으로 차세대 헬기 개발 경쟁이 뜨겁다. 군용을 비롯해 인명 구조와 관측, 산불 진화까지 용도가 갈수록 늘어나는 데다 최근 부유층을 중심으로 개인용 헬기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차세대 헬기의 대세는 ‘틸트로터’ 헬기다. 틸트로터 헬기는 기존 헬기처럼 로터(회전날개)를 지면과 수평으로 회전시켜 이륙한다. 어느 정도 속도가 붙으면 회전날개를 90도 접어 수직으로 만든 뒤 비행기처럼 난다.

헬기의 가장 큰 장점인 수직 이착륙과 제자리 비행이 가능하며 단점인 비행기보다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와 낮은 연료소비효율, 짧은 비행시간을 극복할 수 있다.

진동과 소음도 크게 줄일 수 있어 편안한 비행이 가능하다.

2005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된 틸트로터 헬기는 아직까지는 군용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러나 세계 각국에서 하이브리드 헬기, 자기부상열차의 원리를 적용한 헬기, 인공지능 헬기 등 틸트로터 헬기를 다양하게 변주한 차세대 헬기들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며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 비행시간 늘어난 하이브리드 헬기

영국 팔스에어는 지난달 하이브리드 헬기 ‘팔스100’의 시험비행을 시작했다. 이 헬기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헬기의 동력을 엔진이 아니라 전기모터에서 얻는다.

헬기 내부에는 엔진 외에 발전기와 전기모터, 그리고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 있다. 엔진으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고, 이 전기로 전기모터를 가동해 회전날개를 움직인다.

엔진은 전기를 생산하는 데만 사용될 뿐 헬기의 모든 동력은 전기모터가 제공한다. 모터를 돌리는 데 쓰고 남은 전기는 배터리에 저장돼 이착륙할 때처럼 순간적으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 경우에 사용한다.

덕분에 연비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 하이브리드 헬기가 1시간 비행하는 데 필요한 연료는 불과 10L. 기존 헬기는 시간당 170L를 사용한다. L당 비행시간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팔스에어는 올해 말 시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도 지난달 말 헬기의 진동과 소음을 반으로 확 줄인 회전날개 ‘스마트’를 개발했다. 스마트는 날개 일부를 15도 정도 들었다 내렸다 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날개가 회전하면서 생기는 공기 흐름을 조절할 수 있어 소음이나 진동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신상준 교수는 “적진 정찰이나 자가용으로 헬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소음과 진동을 줄이는 일이 필수”라고 말했다.

○ UFO 닮은 미래형 헬기

미국의 항공기 제작업체인 에어로콥터는 1월 동체에 대형 링이 달린 차세대 헬기의 디자인을 발표했다. 미확인비행물체(UFO)를 연상시키는 외형이 눈길을 끈다.

‘사루스’라는 이름의 이 헬기는 대형 링을 수평으로 회전시켜 이륙한 뒤 고도 300m에 이르면 링을 수직으로 세우고 동체 뒤편의 프로펠러를 돌려 비행한다.

이 헬기는 자기부상열차가 이동하는 것과 같은 원리를 이용한다.

자기부상열차는 먼저 열차와 선로를 자석의 같은 극으로 만들어 서로 밀어내는 힘을 발생시켜 열차를 선로 위에 띄운다. 열차가 뜬 상태에서 바로 열차 앞에 있는 선로를 반대 극으로 바꾸면 서로 잡아당기는 힘이 발생해 열차가 앞으로 달리게 된다.

에어로콥터는 이 원리를 헬기의 대형 링을 돌리는 데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디자인을 고안한 회사 대표 시아막 야시니 씨는 NASA에서 25년간 근무한 베테랑 엔지니어. 그는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과 공동으로 이 디자인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사루스 헬기를 군 정찰용 무인기 형태로 개조한 ‘케스트렐’도 함께 선보였다.

○ 한국 스마트 무인기도 다음 달 시험비행

한국도 차세대 인공지능 헬기인 ‘스마트 무인기’ 2단계 사업을 19일 마무리하고 다음 달부터 3단계 사업을 시작한다.

‘똑똑한 헬기’인 스마트 무인기는 이륙부터 비행까지 스스로 알아서 진행한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수신장치의 도움을 받아 항로를 결정하며, 레이더로 장애물을 감지하고 피한다.

특히 회전날개를 돌려 이륙한 뒤 앞으로 비행하기 위해 날개를 수직 방향으로 바꾸는 과정을 컴퓨터가 알아서 처리하는 자동변환 기술은 우리나라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팀은 스마트 무인기를 40% 축소한 모델을 만들어 2007년, 2008년 각각 수동비행과 자동비행에 성공했다. 남은 과제는 실제 스마트 무인기가 자동비행에 성공하는 것이다. 비행에 앞서 실시하는 지상시험 종류만 4000가지에 달하는데 현재 90%의 시험을 마쳤다.

항우연 김재무 비행체계팀장은 “4월 중순 전남 고흥군 항공센터에서 지상시험을 마무리하는 대로 9월경 스마트 무인기 시험비행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마트무인기는 정찰은 물론 기상관측이나 산불감시, 재난 구조 활동 등에 두루 활용될 수 있어 이탈리아를 비롯해 외국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경제학 분류도 깨버린 물 부족…한국도 고위험군

세계물포럼, 2030년 세계 인구 절반이 물 부족에 시달려

2009년 03월 17일
 



쩍쩍 갈라진 저수지의 모습. 16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세계물포럼에서는 생활용수부족으로 25억 명의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경제학에서는 물을 ‘자유재’로 분류한다. 희소성이 있는 ‘경제재’와 달리 공기처럼 거의 무한하게 있어 개인이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만간 이 구분은 무의미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구온난화와 맞물려 물의 희소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빗대 ‘블루골드’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16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제5차 세계물포럼에서는 생활용수 부족에 시달리는 인구가 25억명, 식수조차 공급받지 못한 인구가 약 8억8000만 명에 이른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2030년에는 더 늘어 물 부족에 시달릴 사람이 세계 인구의 절반인 39억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이 같은 물 부족에 시달릴 지역으로 중국과 인도,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로 꼽았다.

현재 65억 명인 인구가 해마다 8000만 명씩 지속적으로 늘어 2050년 90억 명에 이를 경우 물 부족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자연보존연맹(ICUN) 마크 스미스 씨는 “물 부족으로 인류의 삶이 위험에 처했다”며 “지속가능한 물관리를 위해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2025년 한국 사람들이 쓰는 물의 양은 2002년보다 151t 적어

지정학적으로 가까운 중국과 남아시아 국민이 물 부족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 조사된 가운데 한국의 상황도 밝지만은 않다. 물 수요량이 공급량을 초과한 상태지만 1인당 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13%에 그치고 있다.

국가별 1인당 연간 재생 가능한 수자원량을 조사한 2003년 ‘UN 세계수자원개발보고서’에선 그린란드가 107억t로 1위를 차지했고 일본이 338만t로 5위, 118만t를 확보한 인도가 12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1인당 재생 가능한 수자원량은 149만t로 84위에 그쳤고 1인당 강수량(2591t)은 세계 평균(1만9635t)의 13%에 머물렀다.



2025년 1인당 사용가능한 물의 양은 평균 1342t. 이는 2002년보다 151t이 줄어든 수치다. 자료 제공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06년 7월)
문제는 수자원 수요량이 공급량을 초과한다는 것이다. 수자원 공사가 2006년 내놓은 ‘수자원장기종합계획 물 수급 전망’에 따르면 2011년에는 3억t이 2016년에는 5억t이 부족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1인당 사용가능한 수자원량도 줄어 2025년 1인당 사용가능한 물의 양은 2002년보다 115~186t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물포럼 참석한 한승수 총리는 16일 국가수반회의 기조연설에서 “물이 무상으로 사용하는 무한자원이 더는 아니다”며 “물이 블루골드라고 불릴 만큼 고가 상품으로 떠오르면서 물 쇼크는 70년대의 오일 쇼크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경운동연합 한숙영 간사는 “물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며 “태백지역의 물 부족 사태도 태백지역이 식수로 사용하는 광동댐의 수량 관리를 잘 했으면 피해갈 수 있었던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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