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 랑탕-캉친콤파 3800m “아름다운 설산 파노라마”
고소 증세가 심한 장창락 기자는 랑탕에 남기로 하고 우리 일행은 캉친 콤파로 향했다. 아침 산바람이 거세게 내리 분다. 기온도 많이 내려간 것 같다. 우리는 파카로 중무장을 했다. 상류로 가면서 계곡의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아직 위세가 크다. 융설수는 큰 소리를 내면서 흐른다. 나 역시 약간의 고소 증세가 나타나는 것 같다. 머리가 찡하고 약간 힘이 없다. 안희상 씨 부부가 힘겨워하는 가운데 서로를 위로하며 놀라운 투혼을 보여 주었다. 종미 선생은 어제부터 증세가 있었는데 상태가 아주 안 좋아 보인다. 설산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참으로 아름답다. 봄에 왔다면 고산 식물과 고산 꽃들이 어우러져 정말로 아름다울 것 같다. 리룽 빙하와 킴증 빙하가 아름답다. 같이 간 가이드 핀조가 네팔의 정정을 이야기했다.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모이스트들이 반군인데, 그들은 부자들의 재산을 가난한 많은 사람들이 나누어 가질 수 있다고 순수한 골짜기의 유목민과 농민을 선동한다고 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농민들만 괴롭히고 있다고 했다. 핀조의 어머니도 시골에 살고 있었는데 반군이 와서 당신 아들은 외국에 나가서 돈도 잘 벌고 하니 6개월에 200불 정도를 내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결국 견디지 못하고 카투만두에 와서 식당을 운영한다고 했다. 내가 보기에도 교통 통신의 어려움으로 그들의 결속은 쉬워 보이지 않는다. 오늘 점심은 티벳 빵이었는데 종류도 다양하다. 옛날 우리나라의 국수꼬리 구워 먹던 것을 연상되었다. 점심 식사 후 우리는 3개의 코스로 나누어 그룹별로 트레킹을 하기로 했다. 대장과 광옥, 재학, 영홍, 종익 등과 같이 우리는 바로 눈앞에 보이는 4400m 정도의 산에 올라가 설산을 근접해서 보기로 했다. 캉친이 3800m 정도이니 약 600m 정도 올라가야 한다. 바로 눈앞에 보이는 산인데 숨이 턱까지 찬다. 고소 증세로 인하여 숨이 차 휘파람 소리가 나려고 한다. 어려웠지만 주변의 랑탕히말의 멋진 파노라마를 볼 수 있었다. 너무 아름답고 경이롭다. 힘이 무척 들었지만 어마어마한 빙하의 흔적과 주변은 나를 놀라게 했고, 안 왔으면 후회했을 것이다. 그리고 운 좋게도 나는 오늘 히말라야의 독수리를 보았다. 류시화 시인의 시에 나오는 독수리를 말이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독수리를 나는 보았다. 매우 높이 날고 있었다. 그 산이 4400m 정도였으니 그보다 훨씬 높이 날고 있었다. 독수리는 고소증도 없는가보다. 이 황량한 지역에 먹이나 있는지 모르겠다. 나의 작은 디카로 사진을 찍었는데 잡혀 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살펴본 바로는 캉친 콤파는 주변이 아주 넓은 다양한 일종의 복합 선상지이다. 건조 지역에 잘 발달하는 그런 복합선상지로 구성되어 있고, 이 선상지가 개석되면서 서서히 랑탕 계곡을 만드는 것이다. 왜 이 지역을 랑탕 계곡이라고 부르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실질적인 계곡은 이 선상지가 개석 되면서 랑탕에 이르러 깊은 계곡을 형성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오랜 트레킹과 고소 증세로 사람들이 조금씩 예민해 지는 것 같다. 여러 사람이 함께 트레킹 할 때 많은 자제력을 발휘해야 한다. 나만 피곤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의 대장과 박연수 부대장, 말없이 후미의 사람들을 챙기는 박원래, 나정흠 선생은 훌륭한 산악인이다. 그들의 풍부한 경험이 초보들로 가득한 우리 대원들을 잘 갈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속으로 고마운 생각이 든다. 계곡 트레킹이라 그런지 지금 여기는 아주 조용하다. 롯지도 17개가 있는데 우리가 롯지를 사용하는 유일한 집단이다. 다른 곳은 텅텅 비어 있다. 이곳은 역시 여름트레킹 지역인가보다. 내일은 랑탕 국립 초등학교를 방문하기로 했다. 우리는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우리의 올챙이 송을 가르쳐 주기로 했고, 네팔의 레쌈삐리리를 합창하기로 했다. 핀조의 도움으로 우리는 노래 연습을 즐겁게 했다. 리마와 그 일행이 멋진 네팔 춤을 보여주었다. 아주 흥겹고 즐거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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