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의 아킬레스건 찾았다

[표지로 읽는 과학]신경질환 치료길 열어준 주머니 원숭이

2009년 05월 29일

더사이언스’는 한 주간의 세계 주요 학술소식을 모은 ‘표지로 읽는 한 주의 과학’을 연재합니다. 이 코너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와 ‘네이처’, ‘셀’에 발표된 표지 논문을 재미있는 설명을 덧붙여 소개합니다. 매주 과학계의 전문가들이 엄선한 저널의 표지는 여러분을 학술적 흥미와 심미적인 과학의 세계로 이끌 것입니다.

영국에서 발행하는 ‘네이처’는 작고 귀여운 주머니 원숭이를 표지 사진에 실었습니다. 이 주머니 원숭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는 여전히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사이언스’는 13만7000년 전, 5km 두께로 뒤덮였던 빙하가 삽시간에 녹으면서 해수면이 85m나 상승했다고 밝혔습니다. ‘아킬레우스의 죽음’을 표지로 꼽은 셀지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요? 표지만큼이나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 에디터 주

‘사고’친 유전자 변형 원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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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길이 약 20㎝. 작은 몸집 탓에 ‘주머니 원숭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마모셋 원숭이. 귀여운 이 원숭이가 ‘사고’를 쳤다. 이번 주 네이처는 이 사고가 특정 유전자에 문제가 생겨 앓는 신경병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연구진은 어미 원숭이 7마리에 녹생형광단백질(GFP)을 만드는 유전자를 넣었다. GFP는 발광 해파리에 있는 단백질이다. 자외선을 받으면 녹색 형광을 띈다. 관찰이 쉽기 때문에 유전자가 발현됐는지, 안 됐는지 살피기 쉽다.

7마리 어미 원숭이 중 3마리가 유산했다. 나머지 4마리에서 총 5마리 새끼가 태어났다. 분석결과, 새끼 중 2마리가 GFP를 만드는 유전자를 물려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마리 중 한 마리는 이 유전자를 지닌 2세를 낳았다. GFP를 만드는 유전자가 대물림된 것이다. 원숭이에서 이런 일이 나타난 건 처음이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쥐를 가지고 실험을 해왔다. 하지만 쥐는 사람과 많이 달라 정확한 결과를 얻기 힘들다. 연구진은 이번 유전자 변형 원숭이를 이용해 실험하면 사람 에 적용하기에 좀 더 적합한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쥐보다 원숭이가 유전적으로 사람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각종 질병을 치료하는 ‘장밋빛 미래’에 한 발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윤리적 문제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 사람과 비슷한 원숭이의 유전자를 바꾼 게 문제로 꼽힌다. 사람의 유전자도 바뀔 수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결국 ‘양날의 검’인 셈이다.

간빙기가 온실가스와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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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처럼 꼬불꼬불 이어진다. 초록색 바탕 덕인지 노란색이 꽤나 잘 어울린다. 물을 주면 곧바로 자랄 것만 같다. 이번 주 사이언스는 표지로 ‘사랑의 섬’이라 불리는 타히티 섬에 사는 산호를 담았다.

영국, 프랑스, 일본 등 다국적 연구진은 이 섬에서 발견된 산호초 화석에 방사선을 쪼여 우라늄과 토륨의 동위원소 연대를 측정했다. 해수면의 높낮이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서다. 연구결과 13만7000년 전 당시 해수면은 최대 85m까지 상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빙하가 녹는 속도가 생각보다 빨랐기 때문. 연구진은 “미국, 캐나다, 태평양을 최소 5km 두께로 뒤덮었던 빙하가 수백 년 만에 사라졌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영국 옥스퍼드대 알렉스 토마스 박사는 “빙하가 얼마나 빨리 녹을 수 있는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도 산호초 화석을 다룬 연구가 보도됐다. 미국 뉴욕타임즈 등 여러 외신은 멕시코 국립대 해양과학 연구팀의 말을 빌려 “12만1000년 전 있었던 간빙기 때 해수면은 불과 50년 사이에 3m나 올랐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멕시코 유카탄반도 북동부 해안에서 채취한 산호화석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연구진은 “극지방의 빙하가 녹는 속도를 볼 때 앞으로 1000년 간 해수면이 12m 오를 것”이며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그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어떤 이들은 지구의 기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한다. 지금이 간빙기이기 때문에 빙하가 녹는 것이라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문제는 기후 변화의 속도다. 서서히 나타나던 일이 이제는 급하게 일어난다. 지구는 자신이 골병을 앓고 있음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불치병’ 암의 아킬레스건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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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발뒤꿈치에 화살을 맞은 아킬레우스가 외쳤다. 순간 옛 기억이 스쳐간다.

바다의 여신 테티스에겐 아들 ‘아킬레우스’가 있었다. 그는 제우스에게 ‘아킬레우스’가 죽지 않는 몸을 갖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제우스는 아이의 몸을 스티크스 강에 담그면 창에 찔려도 다치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테티스는 아킬레우스의 발꿈치를 잡고 아이를 강 속에 넣었다 뺐다. 아킬레우스는 ‘강철 몸’이 됐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가 잡았던 발뒤꿈치가 강물이 닿지 않은 탓에 유일한 약점으로 남았다. 결국 아킬레우스는 트로이 전쟁에 참전했다가 발뒤꿈치에 화살을 맞고 숨을 거둔다. ‘아킬레스건’에 대한 유명한 일화다.

이번 주 셀은 아킬레스건을 표지로 꼽았다. ‘암의 치명적 약점(아킬레스건) 밝혀져’란 제목이 눈에 띈다. 현재 한해에 암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은 한국에서만 6만여 명. 이 중 약 30%정도는 KRAS 유전자에 이상이 일어나 암을 앓는다.

그동안 암을 치료하려는 연구 대부분은 암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억제하는데 중점을 뒀다. 하지만 암은 여전히 굳건하다. 일본 연구진은 “암세포는 슈퍼세포가 아니라 오히려 아픈 세포이기 때문에 살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이 ‘생명끈’을 끊으면 암세포가 증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PLK1’과 ‘STK33’ 효소가 암 세포가 살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실제로 PLK1을 억제하면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또 STK33 효소를 50~70% 줄이면 암 세포를 죽일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불치병’ 암을 정복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GMO 식물로 ‘사막화’ 막는다”

고온 건조한 기후 견디는 유전자 연구가 핵심

2009년 05월 08일



황량한 사막에 나무를 심고 있는 시민. 동아일보 자료사진.
봄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황사. 중국의 사막화가 극심해지면서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황사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2000~2008년 서울의 연평균 황사 발생일수는 11.8일이었다. 80년대 연평균 3.9일이나 90년대 연평균 6.9일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사막화 지역에 조림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조림사업은 한계가 있다. 사막화 지역에 나무를 심어 가꾸려면 지하수를 끌어올리거나 물을 멀리서 끌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 과학자들은 고온 건조한 환경을 잘 견디도록 돕는 유전자를 연구 중이다. 유전자 조작 식물을 만들어 사막화를 막겠다는 것. 조림사업 때처럼 물을 끌어올 필요가 없어 사막화 방지에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선인장에서 찾아낸 해답

경상대 환경생명연구센터 이상열 교수팀은 선인장에서 답을 찾았다. 선인장이 사막에서도 잘 자라는 이유가 ‘AtTDX’ 유전자 덕임을 알아낸 것. AtTDX는 수소 전자를 식물 내 구석구석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주위 온도가 높아지면 다른 기능을 갖는다.

이 교수는 “고온 건조한 환경에서 AtTDX는 자기들끼리 뭉친 다음 식물 안을 돌아다니며 단백질 변성을 막는다”고 설명했다. 고온으로 단백질 구조가 변하는 상황을 막는다는 것이다. 구조가 변하면 해당 단백질은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한다.

이 교수는 “AtTDX는 일반 식물에도 있지만 양이 적다”며 “식물이 이 유전자를 많이 만들면 사막화 지역에서도 잘 자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교수는 포플러 나무에 AtTDX 유전자를 적용, 실험 중에 있다.

중금속 배출하고 염분 농도 낮추는 ‘일석이조’ 유전자

염분 농도를 조절하는 ‘PDR8’ 유전자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 중이다. 고온 건조한 지역일수록 식물이 수분을 잃기가 쉽다. 이에 발맞춰 식물의 염분 농도는 올라간다. 염분(NaCl)이 많아지면 나트륨(Na)와 염소(Cl) 이온이 세포막과 반응해 세포막의 구성성분을 변화시킨다. 세포막을 통한 물질교환이 잘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포스텍 생명과학과 이영숙 교수팀은 60~80mmol의 염분 농도에서 3주간 애기장대 식물을 키웠다. 그 결과, PDR8이 많은 식물의 잎과 줄기 무게가 그렇지 않은 것보다 3㎎ 더 무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진준영 연구원은 “PDR8이 염분 배출을 유도하기 때문”이라며 “이 유전자가 많으면 고온 건조한 지역에서도 식물이 잘 자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애기장대가 3주간 자랐을 때 줄기와 잎의 무게는 평균 5㎎ 정도다.

PDR8은 이 교수팀이 2007년 발견했다. 당시 이 유전자는 카드뮴 등 중금속 저항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최근 연구결과 염분 저항성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교수는 “오는 13일 한국분자생물학회에서 위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가 심해짐에따라 사막화도 빨라지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세포 죽이는 활성산소 분해한다

식물이 고온 건조한 지역에 있으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식물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활성산소’가 만들어진다. 활성산소는 다른 물질과 작용하는 힘이 센 산소로 세포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활성산소가 증가할수록 죽는 세포도 많아진다는 것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환경바이오연구센터 곽상수 박사팀은 “활성산소를 분해하면 스트레스에도 잘 견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연구팀은 ‘SWPA2’ 프로모터와 ‘NDPK2’ 유전자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프로모터는 불을 켤 때 누르는 스위치 같은 작용을 한다. 활성산소를 줄이는 NDPK2 유전자의 발현을 돕는 것. 곽 박사팀은 사막화가 이뤄지고 있는 중국에서 이 유전자를 고구마에 도입해 실험 중이다. 곽 박사는 “고구마는 뿌리가 넓게 퍼져 토양유실을 막고 잎은 넓게 벌어진 채로 땅을 뒤덮기 때문에 모래가 날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헬기처럼 뜨고 비행기처럼 난다

차세대 헬기개발의 현주소 살펴보니…

2009년 03월 20일
 



세계적으로 차세대 헬기 개발 경쟁이 뜨겁다. 군용을 비롯해 인명 구조와 관측, 산불 진화까지 용도가 갈수록 늘어나는 데다 최근 부유층을 중심으로 개인용 헬기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차세대 헬기의 대세는 ‘틸트로터’ 헬기다. 틸트로터 헬기는 기존 헬기처럼 로터(회전날개)를 지면과 수평으로 회전시켜 이륙한다. 어느 정도 속도가 붙으면 회전날개를 90도 접어 수직으로 만든 뒤 비행기처럼 난다.

헬기의 가장 큰 장점인 수직 이착륙과 제자리 비행이 가능하며 단점인 비행기보다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와 낮은 연료소비효율, 짧은 비행시간을 극복할 수 있다.

진동과 소음도 크게 줄일 수 있어 편안한 비행이 가능하다.

2005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된 틸트로터 헬기는 아직까지는 군용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러나 세계 각국에서 하이브리드 헬기, 자기부상열차의 원리를 적용한 헬기, 인공지능 헬기 등 틸트로터 헬기를 다양하게 변주한 차세대 헬기들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며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 비행시간 늘어난 하이브리드 헬기

영국 팔스에어는 지난달 하이브리드 헬기 ‘팔스100’의 시험비행을 시작했다. 이 헬기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헬기의 동력을 엔진이 아니라 전기모터에서 얻는다.

헬기 내부에는 엔진 외에 발전기와 전기모터, 그리고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 있다. 엔진으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고, 이 전기로 전기모터를 가동해 회전날개를 움직인다.

엔진은 전기를 생산하는 데만 사용될 뿐 헬기의 모든 동력은 전기모터가 제공한다. 모터를 돌리는 데 쓰고 남은 전기는 배터리에 저장돼 이착륙할 때처럼 순간적으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 경우에 사용한다.

덕분에 연비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 하이브리드 헬기가 1시간 비행하는 데 필요한 연료는 불과 10L. 기존 헬기는 시간당 170L를 사용한다. L당 비행시간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팔스에어는 올해 말 시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도 지난달 말 헬기의 진동과 소음을 반으로 확 줄인 회전날개 ‘스마트’를 개발했다. 스마트는 날개 일부를 15도 정도 들었다 내렸다 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날개가 회전하면서 생기는 공기 흐름을 조절할 수 있어 소음이나 진동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신상준 교수는 “적진 정찰이나 자가용으로 헬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소음과 진동을 줄이는 일이 필수”라고 말했다.

○ UFO 닮은 미래형 헬기

미국의 항공기 제작업체인 에어로콥터는 1월 동체에 대형 링이 달린 차세대 헬기의 디자인을 발표했다. 미확인비행물체(UFO)를 연상시키는 외형이 눈길을 끈다.

‘사루스’라는 이름의 이 헬기는 대형 링을 수평으로 회전시켜 이륙한 뒤 고도 300m에 이르면 링을 수직으로 세우고 동체 뒤편의 프로펠러를 돌려 비행한다.

이 헬기는 자기부상열차가 이동하는 것과 같은 원리를 이용한다.

자기부상열차는 먼저 열차와 선로를 자석의 같은 극으로 만들어 서로 밀어내는 힘을 발생시켜 열차를 선로 위에 띄운다. 열차가 뜬 상태에서 바로 열차 앞에 있는 선로를 반대 극으로 바꾸면 서로 잡아당기는 힘이 발생해 열차가 앞으로 달리게 된다.

에어로콥터는 이 원리를 헬기의 대형 링을 돌리는 데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디자인을 고안한 회사 대표 시아막 야시니 씨는 NASA에서 25년간 근무한 베테랑 엔지니어. 그는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과 공동으로 이 디자인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사루스 헬기를 군 정찰용 무인기 형태로 개조한 ‘케스트렐’도 함께 선보였다.

○ 한국 스마트 무인기도 다음 달 시험비행

한국도 차세대 인공지능 헬기인 ‘스마트 무인기’ 2단계 사업을 19일 마무리하고 다음 달부터 3단계 사업을 시작한다.

‘똑똑한 헬기’인 스마트 무인기는 이륙부터 비행까지 스스로 알아서 진행한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수신장치의 도움을 받아 항로를 결정하며, 레이더로 장애물을 감지하고 피한다.

특히 회전날개를 돌려 이륙한 뒤 앞으로 비행하기 위해 날개를 수직 방향으로 바꾸는 과정을 컴퓨터가 알아서 처리하는 자동변환 기술은 우리나라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팀은 스마트 무인기를 40% 축소한 모델을 만들어 2007년, 2008년 각각 수동비행과 자동비행에 성공했다. 남은 과제는 실제 스마트 무인기가 자동비행에 성공하는 것이다. 비행에 앞서 실시하는 지상시험 종류만 4000가지에 달하는데 현재 90%의 시험을 마쳤다.

항우연 김재무 비행체계팀장은 “4월 중순 전남 고흥군 항공센터에서 지상시험을 마무리하는 대로 9월경 스마트 무인기 시험비행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마트무인기는 정찰은 물론 기상관측이나 산불감시, 재난 구조 활동 등에 두루 활용될 수 있어 이탈리아를 비롯해 외국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경제학 분류도 깨버린 물 부족…한국도 고위험군

세계물포럼, 2030년 세계 인구 절반이 물 부족에 시달려

2009년 03월 17일
 



쩍쩍 갈라진 저수지의 모습. 16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세계물포럼에서는 생활용수부족으로 25억 명의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경제학에서는 물을 ‘자유재’로 분류한다. 희소성이 있는 ‘경제재’와 달리 공기처럼 거의 무한하게 있어 개인이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만간 이 구분은 무의미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구온난화와 맞물려 물의 희소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빗대 ‘블루골드’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16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제5차 세계물포럼에서는 생활용수 부족에 시달리는 인구가 25억명, 식수조차 공급받지 못한 인구가 약 8억8000만 명에 이른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2030년에는 더 늘어 물 부족에 시달릴 사람이 세계 인구의 절반인 39억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이 같은 물 부족에 시달릴 지역으로 중국과 인도,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로 꼽았다.

현재 65억 명인 인구가 해마다 8000만 명씩 지속적으로 늘어 2050년 90억 명에 이를 경우 물 부족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자연보존연맹(ICUN) 마크 스미스 씨는 “물 부족으로 인류의 삶이 위험에 처했다”며 “지속가능한 물관리를 위해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2025년 한국 사람들이 쓰는 물의 양은 2002년보다 151t 적어

지정학적으로 가까운 중국과 남아시아 국민이 물 부족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 조사된 가운데 한국의 상황도 밝지만은 않다. 물 수요량이 공급량을 초과한 상태지만 1인당 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13%에 그치고 있다.

국가별 1인당 연간 재생 가능한 수자원량을 조사한 2003년 ‘UN 세계수자원개발보고서’에선 그린란드가 107억t로 1위를 차지했고 일본이 338만t로 5위, 118만t를 확보한 인도가 12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1인당 재생 가능한 수자원량은 149만t로 84위에 그쳤고 1인당 강수량(2591t)은 세계 평균(1만9635t)의 13%에 머물렀다.



2025년 1인당 사용가능한 물의 양은 평균 1342t. 이는 2002년보다 151t이 줄어든 수치다. 자료 제공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06년 7월)
문제는 수자원 수요량이 공급량을 초과한다는 것이다. 수자원 공사가 2006년 내놓은 ‘수자원장기종합계획 물 수급 전망’에 따르면 2011년에는 3억t이 2016년에는 5억t이 부족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1인당 사용가능한 수자원량도 줄어 2025년 1인당 사용가능한 물의 양은 2002년보다 115~186t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물포럼 참석한 한승수 총리는 16일 국가수반회의 기조연설에서 “물이 무상으로 사용하는 무한자원이 더는 아니다”며 “물이 블루골드라고 불릴 만큼 고가 상품으로 떠오르면서 물 쇼크는 70년대의 오일 쇼크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경운동연합 한숙영 간사는 “물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며 “태백지역의 물 부족 사태도 태백지역이 식수로 사용하는 광동댐의 수량 관리를 잘 했으면 피해갈 수 있었던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과학> 재앙급 소행성 아슬아슬 비켜가

연합뉴스 | 입력 2009.03.05 10:56

 

(패서디나 < 美캘리포니아주 > AP=연합뉴스) 100년 전 시베리아를 불바다로 만든 것과 같은 크기의 소행성이 지난 2일 지구를 아슬아슬하게 비켜 지나갔다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4일 발표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는 소행성 `2009 DD45'가 지난 2일 지구를 7만8천500㎞ 거리에서 스쳐 지나갔다고 밝히고 이는 일부 통신위성 고도의 2배 밖에 안 되고 지구-달 거리의 5분의 1에 불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행성의 지름은 21~47m로 이는 지난 1908년 시베리아 퉁구스카 지역의 삼림 2천여㎢를 잿더미로 만든 소행성과 같은 크기로 밝혀졌다.

호주 사이딩 스프링 천문대의 과학자들은 지난 달 말 지구에 약 160만㎞까지 접근한 2009 DD45를 발견, 그 움직임을 추적해 왔으며 이 소행성이 지구에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2004년에는 `2004 FU162'라는 이름의 소행성이 지구에 6천400㎞까지 근접한 적이 있으며 지난 해에는 `2008 TC3'이라는 소행성이 발견된지 불과 19시간 만에 아프리카 상공에서 무사히 소멸했다. 이때 경계령은 불과 6시간 전에 내려졌다.

NASA 근거리천체 추적팀의 한 관계자는 다음 번 지구에 근접하는 알려진 천체는 오는 2029년 3만2천㎞까지 다가올 270m 크기의 `99942 아포피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youngnim@yna.co.kr
(끝)

‘음향 투명망토’ 씌우면… “잠수함이 사라진다!”

소리 통과시키는 메타물질 개발… 음파도 비켜나가

2009년 02월 20일

[동아일보]
‘선명한 초음파 사진-내게만 들리는 스피커’도 가능

연세대 김철구 교수팀 연구… 英誌 ‘현실이 될 기술’ 평가

영화 ‘해리포터’를 보면 남에게 보이지 않는 투명망토가 나온다. 이 망토는 빛을 그대로 통과시킨다.

국내 연구진이 소리를 그대로 통과시키는 ‘음향 투명망토’를 만들 수 있는 물질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연세대 물리학과 김철구 교수팀은 “음파가 물체 주위를 돌아가게 만들어 물체가 그 자리에 없는 것처럼 속일 수 있는 음향 메타물질을 만들었다”고 19일 밝혔다.

그동안 ‘음향 투명망토’의 가능성을 이론으로 제시한 연구는 있었지만 실험으로 성공하기는 이번이 세계에서 처음이다. 영국의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가 1월 메타물질로 만든 투명망토를 ‘2039년 현실이 될 기술 10가지’ 중 하나로 꼽는 등 메타물질은 최근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 논문 발표하기 전부터 주목 받아

‘윙∼.’ 김 교수의 실험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어디선가 들려오는 일정한 높이의 음이 귀를 자극했다. 테이블 위에는 조그만 원통형 관 수십 개가 뱀처럼 길게 늘어서 있다. 김 교수는 “음향 메타물질을 실험하는 중”이라며 “이 물질로 망토를 만들어 잠수함에 덮어씌우면 수중 음파탐지기에 걸리지 않는 ‘투명 잠수함’이 된다”고 설명했다.

영국물리학회에서 발행하는 ‘피직스월드’는 온라인판 3일자에 김 교수팀의 연구결과를 ‘헤드라인 뉴스’로 소개했다. 김 교수는 “논문도 발표하지 않았는데 피직스월드에서 연락이 와 깜짝 놀랐다”며 “e메일로 연구 결과를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피직스월드는 김 교수가 1월 논문으로 발표하기 전에 인터넷에 올린 연구결과를 보고 연락해 왔다.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망토를 만들 메타물질은 이미 여러 곳에서 개발됐다. 하지만 음향 투명망토는 이론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정도만 알려졌을 뿐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메타물질은 길이 7cm가량의 원통형 관이다. 연구팀은 이 관을 2m 길이로 길게 이어 붙였다. 이곳으로 다양한 진동수의 음파를 흘려보냈다. 그중 350Hz의 음파를 관 속에 보내자 소리가 물체를 그대로 통과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작은 구멍이 난 플라스틱 관 안에 얇은 막을 붙인 독특한 구조가 핵심이다.

김 교수는 “이 성질을 이용하면 물체를 감싸 소리는 그대로 통과시키는 ‘음향 투명망토’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이론을 실험으로 처음 확인”

연구팀이 개발한 메타물질은 어디에 활용될까.

김 교수는 크게 4가지를 꼽았다. 우선 음향 투명망토다. 이 메타물질로 잠수함을 둘러싸면 배에서 바닷속으로 쏜 음파가 잠수함에 부딪힌 뒤 반사되지 않고 그냥 통과한다. 마치 잠수함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바닷속에서 투명 잠수함은 천하무적이다.

선명한 의료 영상을 얻는 데도 음향 메타물질을 사용할 수 있다. 초음파로 배 속 태아를 찍으면 영상이 흐리게 나타난다. 이는 태아가 초음파의 파장보다 작기 때문이다. 파장을 더 줄이면 인체에 해로우므로 초음파를 쓰되 음향 메타물질을 렌즈로 쓰면 작은 물체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이 밖에 몸속 담석을 제거할 때 초음파를 전달하는 얇은 관을 음향 메타물질로 만들어 담석이 있는 부위에만 선택적으로 초음파를 쏘거나, 자신에게만 들리고 옆 사람에게 음파가 전달되지 않는 ‘조용한 스피커’도 만들 수 있다.

스페인 발렌시아대 호세 산체스데에사 교수는 피직스월드와의 인터뷰에서 김 교수팀의 연구 성과를 “(음향 메타물질 연구에서) 한 획을 긋는 중요한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산체스데에사 교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음향 투명망토’의 가능성을 입증해 지난해 ‘신물리학저널’ 6월호에 발표한 전문가다.

이화여대 물리학과 우정원 교수(양자메타물질연구센터장)는 “음향 메타물질에 관한 이론을 실험으로 처음 확인했다는 점을 높이 살 만하다”고 말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세포 속 입체 구조 보는 현미경 개발
연구팀은 3차원 현미경을 개발해 세포의 골격을 이루는 미세소관의 입체 사진을 촬영했다. 분홍빛이 강할수록 튀어나왔으며 붉은빛에 가까울수록 깊다. 사진 제공 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
세포 속의 입체적인 구조를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이 개발됐다.

미국 하워드휴즈 의학연구소 해럴드 헤스 박사팀은 세포 구조를 3차원으로 볼 수 있는 초고해상도 현미경을 개발했다고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2일자에 발표했다.

이 현미경은 단백질 크기의 10배에 해당하는 10~20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준의 사물을 3차원으로 표현할 수 있다.

연구팀은 단백질에 형광분자를 표지로 달아 위치를 파악하는 ‘광활성 국소 현미경(PALM)’을 2005년 개발한 바 있다. 2차원으로 보이는 장치에 빛의 간섭 현상을 덧붙여 3차원 표현이 가능한 ‘간섭 광활성 국부 현미경(iPALM)’ 개발에 성공한 것. 반도체 전문가였던 헤스 박사는 단백질의 구조를 입체적으로 관찰하기 위해 반도체 산업에 쓰이는 간섭 측정을 최초로 도입했다.

기존의 PALM 현미경은 형광 표지가 달린 분자에서 나오는 빛입자를 수집한다. 시료의 위와 아래에서 각각 측정된 빛입자는 빛 분리기를 거쳐 3개의 카메라로 전달된다. 각 카메라에 전달된 빛의 진폭을 비교해 간섭 현상으로 표현하면 분자의 깊이를 알 수 있었다.

헤스 박사는 “분자 수준의 사물을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며 “앞으로 생체분자의 움직임과 생명현상의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2009년 02월 13일)

분자의 움직임 눈으로 본다
시간분해회절연구단 이효철 교수
이효철 시간분해회절연구단장

N2 + 3H2 -> 2NH3
중학교 화학시간에 배우는 간단한 화학반응식이다. 질소(N2)와 수소(H2)가 만나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암모니아(NH3)를 만드는 과정을 표현한 것.

과학자들은 두 분자가 반응해 무엇이 생성되는지를 알았어도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암모니아가 생성되기까지 두 기체 분자가 어떻게 움직이고 결합하는지 알고 싶었던 것이다. 이같은 궁금증은 둘이 반응할 때 생성됐다 사라지는 중간체가 어떤 모습일까 하는 호기심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중간체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존재해 관측이 어렵다. 레이저를 이용한 다양한 분광학의 기법을 적용해도 끊임없이 반응하는 분자들의 상호관계를 밝히기는 불가능했다.

KAIST 화학과 이효철 교수가 이끄는 시간분해회절연구단은 X선 회절법을 사용해 분자의 반응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그룹으로 인정받고 있다.

분자 움직임 실시간 촬영 성공

나노초 레이저를 이용한 분광학 장치
지금까지 용액 속에 녹아있는 분자는 움직임이 빠르고 크기가 작아 구조를 밝히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졌다. 예를 들어 소금물에는 물 분자가 훨씬 많아 소금 분자만 관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소금 분자와 물 분자가 끊임없이 상호 작용하고 있어 실시간으로 정확한 구조변화를 추적하기 어렵다.

연구단은 관찰하려는 용액에 강한 X선을 100억분의 1초 단위로 쏘아 일어나는 분자의 신호를 시간에 따라 측정했다. 짧게짧게 쏘아 준 X선이 빠르게 움직이는 분자를 일일이 따라가며 찍어내는 캠코더 역할을 한 것이다. 그 결과 용액 속에 있는 분자의 실시간 구조변화를 세계 최초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는 획기적인 성과라는 평과 함께 미국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2005년 게재됐으며 주목받는 연구에도 소개됐다.

물 속에서 변하는 복잡한 단백질도 촬영

연구단은 혈관에서 산소를 전달하는 헤모글로빈 단백질의 시간에 따른 구조변화를 관찰했다.
물 속에서 움직이는 복잡한 단백질의 구조를 촬영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전 연구에서 용액 속의 작은 분자를 추적하는데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큰 단백질 분자의 변화를 관측한 것이다. 큰 분자는 관측은 쉬울 수 있어도 분자를 이루는 원자의 상호관계를 정확히 밝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연구단은 혈관을 따라 우리 몸 구석구석 산소를 전해 주는 헤모글로빈 단백질이 어떻게 변하는 지 촬영했다. 근육 속 산소 공급에 관여하는 미오글로빈 단백질도 실시간으로 관측해 냈다. 빛을 받을 때 반응하는 미오글로빈의 구조가 어떻게 변하는지 영화를 보듯이 촬영한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 과학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메소드’ 지난해 10월호 표지논문에 게재됐다.

신약 개발, 나노기술에 활용

지금까지 연구단은 시간분해 X선 회절법을 이용해 용액에 있는 단백질을 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관측한 구조변화를 분석해 학문적으로 의미있는 해석도 내놓을 계획이다. 해외에서 건설 중인 차세대 방사선 가속기가 완공되면 지금보다 1000배나 짧은 시간동안 일어나는 변화를 관측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할 예정이다.

연구단의 기술은 질병의 원인을 밝히거나 신약 개발 시간을 크게 단축하는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단백질의 구조를 3차원으로 촬영하면 단백질이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밝혀 질병의 원인을 분석할 수 있다. 또한 단백질 분자와 약물 분자가 반응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직접 확인한다면 약물이 우리 몸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는 단백질뿐 아니라 나노물질에도 응용할 수 있어 나노기술이나 반도체 분야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이효철 교수 약력

1990년~1993년 KAIST 화학과 학사
1994년~2000년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화학과 박사
2001년~2002년 미국 시카고대 박사후연구원
2003년~현재 KAIST 화학과 교수
2007년~현재 시간분해회절창의연구단장

시간분해회절 연구단이란?

시간분해회절연구단
시간분해회절연구단은 액체, 기체 등 다양한 상태에 있는 분자의 반응 메커니즘을 밝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분자의 3차원 구조를 실시간으로 영상화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연구단은 연구교수 1명, 박사후연구원 1명, 박사과정 8명, 석사과정 3명, 테크니션 1명, 행정원 1명으로 구성돼 있다.

단장인 이효철 교수는 훌륭한 과학자가 되려면 3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바로 창의성-근면성-사회성.

과학자라면 기본적으로 창의성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교수는 창의성만 가지고 성공한 예를 보기 힘들다고 말한다. 자기절제와 관리를 통한 근면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 한 번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만으로는 평생 과학자의 길을 갈 수 없다는 말이다.

“굳이 하나를 고르라면 전 근면성입니다. 창의성은 노력하면 생기기 마련이거든요. 저를 봐도 예전보다 창의성이 많이 생긴 거 같아요.”

하지만 여기서 그친다면 과학자는 될 수 있어도 ‘훌륭한’ 과학자는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협력 연구, 학제 연구가 늘고 있는 요즘 사회성이 있어야 팀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하는 일에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면 근면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 사람이 함께 모여서 이야기하다보면 자연히 새로운 아이디어도 떠오른답니다.”

자율 속에 근면함. 거기다 사람의 향기까지 풍기는 연구실에서 미래의 훌륭한 과학자가 자라나고 있다.

글/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2009년 0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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