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가스는 별의 요람
2007년 03월 19일 | 글 | 편집부ㆍ |
 
성운은 성간가스와 성간먼지가 어우러진 성간구름이다. 초신성 폭발 등 별의 죽음으로 인해 우주 속에 흩뿌려진 물질들이 새로운 별의 재료가 된다. 성운 안에서는 가스와 먼지가 뭉쳐 아기별이 탄생한다. 성운은 우주를 낳는 요람인 셈이다.

초신성 폭발의 잔해. 별을 이루고 있는 물질들이 우주로 퍼져나가 새로운 별을 만들 재료가 된다. (고창균 'NSH2-240', 대상)

장미와 꼭 닮은 장미성운은 겨울철 은하수 가장자리에서 찾을 수 있다. (이건호 '장미성운', 금상)

장미성운 안에는 글로뷸이라는 새 항성의 모체가 많이 존재한다. (전영준 '장미성운', 입선)

날개를 펼치고 날아가는 한 마리의 새와 같은 오리온 대성운. 겨울철 밤하늘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오준택 '겨울새의 비상', 은상)

행성상 성운은 수명을 다한 별이 뿜어낸 가스가 우주 공간으로 퍼지는 것이다. (김일순 '쌍가락지 성운', 동상)

하늘 위에 북아메리카 대륙이 그대로 옮겨갔다. (강문기 '북아메리카 성운', 장려상)

별 사이를 가로지르는 새 안에서도 새로운 별이 탄생을 준비하고 있다. (변성식 '갈매기 성운', 장려상)
제15회 천체사진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고창균 씨의 작품. 고 씨는 2월 중순 강원 철원군에서 황소자리 초신성 잔해 ‘SH2-240’을 촬영했다. 사진 제공 한국천문연구원
34-24-34 ‘사이즈’보다 실룩실룩 엉덩이 각도?
남자는 어깨 흔들며 당당하게 걸어야 '몸짓짱'
2007년 03월 16일 | 글 | 박근태 기자 ㆍkunta@donga.com |
 
골반을 좌우로 흔드는 워킹으로 여성성을 강조하는 여성 모델. 비슷한 체형이라도 여성성(남성성)을 드러내는 행동에 따라 상대에게 풍기는 매력의 깊이가 다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키 170cm에 체중 70kg의 ‘원통형’ 몸매를 지닌 남자친구. 요즘 기준으로 몸매는 ‘꽝’이지만 당당하게 걷는 그가 멋있어 보이는 이유는 뭘까. 최근 미국 뉴욕대 심리학과 연구팀은 체형과 걸음걸이 간의 관계를 통해 남성과 여성이 신체 치수만이 아니라 거기에 걸맞은 자세를 취했을 때 실제 매력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체형만으론 매력을 느끼지 못해

흔히 심리학에선 허리 대 엉덩이 비율(WHR)과 몸무게에 따른 체형을 기준으로 매력을 느끼는 정도를 측정해 왔다. WHR가 0.7일 때 여성의 몸이 가장 매력적으로 인식된다는 것. 이를테면 허리가 가는 ‘모래시계형’ 몸매다.

그러나 체형만 강조하던 기존 이론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허리는 가늘지만 몸무게가 많이 나가 매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주장 때문이다.

또 최근 남성 사이에서도 마른 체형이 유행하면서 WHR이 0.7인 남성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뉴욕대 케리 존슨 박사팀의 실험 결과 WHR가 0.7인 실루엣을 보여 줬을 때 42%가 여성을 남성으로 오해했다.

존슨 박사는 “몸매가 매력을 측정하는 유일한 기준이 아니다”라며 “젠더(사회적인 성)가 드러나는 몸짓을 판단 기준에 새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어깨 흔드는 여성은 매력 떨어져

연구팀은 사람의 몸매가 드러나는 동영상과 정지 그림을 활용해 실험했다. 먼저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 366명에게 남성인지 여성인지 알 수 없는 실루엣 애니메이션을 보여 줬다. 조사 결과 실험 참가자 대부분은 WHR가 작은(허리가 가는) 사람을 여성스럽다고 판단했다. 이 중 여성처럼 엉덩이를 더 많이 흔들며 걸을수록 매력적이라고 대답했다. 같은 WHR라도 어깨를 많이 흔들며 선머슴처럼 걸을 경우 매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존슨 박사는 “사람들은 같은 체형이라도 남자는 어깨를 흔들며 당당하게 걸을 때, 여자는 골반을 좌우로 흔들며 걸을 때 더 매력적으로 느낀다”고 말했다.


몸짓과 체형의 조화가 매력 결정

실제로 성별을 아는 경우 WHR와 몸짓은 매력을 판단하는 강력한 기준으로 활용된다. 연구팀은 여성이 어깨를 흔들며 씩씩하게 걷도록 한 장면과 엉덩이를 좌우로 크게 흔들며 걷도록 한 장면을 실험 참가자들에게 보여 줬다. 또 남성도 같은 방식으로 걷게 한 모습을 비교해 보여 줬다.

그 결과는 역시 여성은 엉덩이를 많이 흔들며 발랄하게 걸을 때가 매력적이라는 대답이 높았다. 반면 씩씩하게 걸어가는 뒷모습에 대해선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대답이 많았다.

존슨 박사는 “생물학적 성은 여전히 가장 주요한 매력의 판단 기준”이지만 “몸짓과 체형이 조화를 이룰 때 매력을 느끼는 수준이 최종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소개됐다.
美 ‘위성 생포 위성’ 발사
다른 위성 접근해 로봇팔로 수리
2007년 03월 15일 | 글 |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 ㆍzsh75@donga.com |
 
미국 플로리다 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8일 6개의 인공위성을 실은 아틀라스 운반로켓이 발사됐다.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한 조용한 발사였다. 그러나 내용을 한 꺼풀 들춰 보면 이들 위성에는 새로운 우주 시대를 여는 획기적인 기술이 담겨 있었다. 핵심은 한마디로 위성이 다른 위성에 ‘손을 댈’ 수 있는 기술이다. 일명 ‘궤도급행(Orbital Express)미션’으로 명명된 이번 실험이 성공하면 미국은 미래의 우주전쟁에서 러시아나 중국 같은 가상의 적을 확실하게 제압하는 길을 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기획국(DARPA)이 3억 달러(약 2842억 원)를 들여 공군우주기술프로그램(SPT)의 1단계로 실시하는 이번 실험은 6월까지 91일간 이어진다.

▽위성과 위성의 첫 만남=6개의 인공위성 모두 군사적 용도로 쓰이지만 특히 주목되는 것은 약칭 애스트로(ASTRO)로 불리는 자율우주운반 로봇 위성과 넥스트샛(NextSat)으로 불리는 시험 위성.

이 두 위성은 우주에서 위성끼리의 도킹 및 조립, 해체 작업을 사상 처음으로 진행한다.

미 스페이스닷컴이 밝힌 시험 과정은 다음과 같다. 애스트로와 넥스트샛은 한 덩어리로 조립돼 우주에 발사된 뒤 분리된다. 그 뒤 무게 952kg, 높이와 폭이 각각 1.8m인 원형형태의 애스트로는 다른 궤도에서 도는 무게 226kg, 높이와 폭이 각각 1m인 넥스트샛을 추적한다.

추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애스트로는 싣고 있는 136kg의 추진연료를 가동해 넥스트샛에 천천히 접근한다. 이어 애스트로의 로봇 팔이 작동해 두 위성은 단단히 결합되며 애스트로는 넥스트샛의 연료를 재충전하고 소프트웨어를 교체한 뒤 수리까지 하게 된다.

▽획기적인 기술 진보=지금까지 인공위성은 싣고 간 연료가 다 소비되거나 고장 나면 버려지는 일회용품에 불과했다. 특히 연료 소모가 많은 정찰위성은 수명이 1년 내외로 짧다.

그러나 애스트로가 성공하게 되면 연료 주입은 물론 수리까지 가능해져 위성의 수명이 크게 늘어나며 새 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을 절약할 수도 있다.

장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금까지 인공위성은 입력한 대상물에 대한 감시가 필요 없어져도 프로그램된 궤도를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러나 애스트로가 도입되면 용도 폐기된 위성을 끌어다 새 궤도로 이동시키는 것이 가능해진다. 또 로봇 팔을 이용해 소프트웨어를 교체함으로써 다른 임무를 수행하게 할 수도 있다.

▽중국의 경계=미국의 이번 시험에 가장 긴장하는 국가는 뒤늦게 우주 개척에 뛰어든 중국. 중국 셴다이콰이(現代快)보는 13일 이번 시험이 미국 측 발표 이상의 목적을 가진 극비 우주계획의 일환으로 시험이 성공하면 미국의 우주전쟁 능력은 획기적인 수준으로 향상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위성 간 도킹을 ‘별을 사로잡는 기술’로 표현하면서 우주전쟁의 핵심인 인공위성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기술이 가져올 무한한 가능성에 주목했다. 적국의 위성들을 ‘생포’해 파괴하지 않고도 기능을 마비시키거나 궤도를 이탈시켜 쓸모없게 만들 수 있다는 것. 나아가 기술이 향상되면 상대편 위성의 시스템을 바꾸어 자국 위성으로 만들거나 역정보를 제공하는 ‘이중간첩 위성’으로 삼을 수도 있다는 것.

애스트로는 스스로 궤도를 수정하기 때문에 요격하기도 힘들다. 미 항공우주국(NASA) 대신 미 국방부가 주관하는 이번 시험은 우주를 미국이 지배하는 세상으로 만들 능력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이산화탄소를 바다 밑 감옥에 투옥하라!
배출된 이산화탄소 격리수용 시켜
2007년 02월 27일 | 글 | 편집부ㆍ |
 
온난화 문제를 극복할 확실하고 구체적인 타개책으로 이산화탄소를 격리해 대규모로 저장시키는 기술(carbon sequestration)이 적극적인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고, 여러 선진국에서 중장기적 로드맵을 만들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기술은 전체 에너지계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분리하고 완전히 격리시켜 저장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단기간에 탄소 사이클(carbon cycle system)의 균형을 맞춰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연의 흡수작용 속도 높여

이산화탄소를 지중에 저장할 경우 폐유전이나 폐석탄층을 이용하거나, 대수층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폐유전이나 폐석탄층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경우에 오랜 기간 동안 대기와의 접촉이 차단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미국 노스다코다의 한 천연가스 공장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매일 5천t씩 파이프라인을 통해 3백20km 떨어진 캐나다 서스캐처원주의 한 유전으로 옮겨 지하 1.6km 깊이의 폐유정에 저장하는 실험이 진행중이다. 그러나 지중 저장의 경우 만약 외부로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이산화탄소 저장 방법:배출원에서 회수기술을 통해 모은 이산화탄소는 땅속이나 심해로 격리시킬 수 있다. 땅속에 저장할 경우는 폐유전이나 폐석탄층, 대수층을 이용한다. 해양의 경우 온도가 낮고 압력이 높은 심해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면 오랜 기간 동안 격리시킬 수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해양을 대상으로 격리 저장하는 기술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해양 저장의 구상은 발전소나 공장의 배출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채집해 전용선으로 바다로 옮긴 다음 파이프를 통해 깊은 바다밑으로 이송하는 개념이다. 다양한 종류의 배출원으로부터 나온 이산화탄소는 일반적으로 흡수법, 흡착법, 막분리, 또는 하이브리드형의 회수기술을 사용하면 대량으로 모을 수 있다.

해양은 육지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자연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산화탄소의 용해에 의한 물리적 용해 펌프(solubility pump)와 바다 생물의 이산화탄소 흡수에 의한 생물학적 흡수 펌프(biological pump)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두가지 메커니즘이다. 이 두 메커니즘으로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속도는 연간 약 2GTC 정도다. 그러나 산림의 황폐화와 화석연료 사용의 급증으로 늘어나는 이산화탄소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대기로부터 해양으로 이산화탄소가 흡수되는 속도와 마찬가지로 심해로 흡수된 이산화탄소가 다시 대기중으로 방출되는 속도 또한 매우 느리다. 다시 말해 지면에 흡수된 이산화탄소는 약 8년 정도 지난 후에 다시 대기로 방출되는데 반면, 심해로 흡수된 이산화탄소가 다시 대기중으로 방출되기까지는 1천년이라는 긴 기간이 요구되는 것이다. 심해 조건에서는 해수의 온도가 낮고 압력은 상당히 높아 이산화탄소의 용해력이 좋고 안정적으로 분산돼 지상으로 되돌아갈 확률이 매우 작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양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1천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저장해주는 자연 작용으로부터 해양 격리의 개념이 출발했다. 즉 이산화탄소를 심해에 직접 주입해줌으로써 대기중 이산화탄소가 바다로 흡수되는 자연 작용의 속도를 증가시켜주는 것이 해양 저장의 핵심인 것이다.


심해 골짜기 덮개로 마무리

심해수에 이산화탄소를 투입하면 작은 이산화탄소 입자들이 떠오르지만, 떠오르는 거리가 길어지면서 차츰 바닷물속에 녹게 된다. 즉 바닷물 속에 투입된 이산화탄소는 부상거리 90-1백20m 이내에서 모두 용해된다. 이런 이산화탄소의 깊은 바닷물 속 저장은 농축된 이산화탄소 액체를 변온층, 즉 수심 1천m 이상의 심해에 주입하는 것을 기본 방법으로 하고 있다. 머지않은 장래에 이를 바탕으로 한 기술이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하나의 방법을 살펴보자. 이산화탄소는 해저에 주입되는 저온·고압상태에서 해수와 반응해 얼음형태의 하이드레이트라는 고체 물질로 바뀐다. 수심 1천m 이상의 심해는 1℃ 전후의 저온과 1백기압 이상의 고압 상태가 유지된다.
천연가스를 뽑기 위해 해양에 떠있는 플랫폼


이런 조건에 이산화탄소와 같은 저분자량의 가스가 용해되는 경우 주변의 물분자들이 수소결합을 통해 격자모양을 형성한다. 이 격자구조 내로 이산화탄소 분자가 포획되면서 안정한 고체 결정체를 이루게 된다. 이 결정체를 ‘이산화탄소 하이드레이트’라고 부르는데, 외관상 얼음과 비슷하지만 결정구조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이산화탄소 하이드레이트는 해양 저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수심 3천m 이하의 깊이에 주입된 액상의 이산화탄소는 밀도가 해수보다 낮기 때문에 부력에 의해 수면위로 떠오를 수 있다. 이때 하이드레이트가 이산화탄소 액체 표면에 생성되면 그 밀도가 해수보다 커져 해저 퇴적층까지 가라앉게 해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즉 해저 골짜기에 액체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고, 이렇게 저장된 이산화탄소가 주변으로 흘러나가지 못하도록 그 위에 이산화탄소 하이드레이트 덮개를 만들어준다. 쉽게 생각해 추운 겨울날 한강이 상당한 두께로 얼게 되고 그 밑으로는 얼지 않은 물이 존재하는 것과 같다. 여기서 이산화탄소 하이드레이트가 한강 표면의 얼음에, 액체 이산화탄소는 얼음 표면 밑의 물에 해당된다. 이런 현상을 이용함으로써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해저 골짜기에 저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흔의 '배출된 이산화탄소 격리수용 시킨다'기사 발췌 및 편집>
온난화 공격, 지구는 극복할 것인가
식물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엔 한계 있어
2007년 02월 27일 | 글 | 편집부ㆍ |
 
식물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엔 한계 있어

일부 식물생리학자들은 실험실 조건 하에서 이뤄진 실험을 통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을수록 식물의 광합성량이 증가하고(30% 정도) 식물의 성장속도가 빨라지며 특히 지상부에 비해 지하의 뿌리가 빠르게 성장함을 보고했다. 이러한 결과는 인간에 의해 대기 중에 증가된 이산화탄소가 결국은 식물의 광합성에 의해 육상생태계에 고정돼 장기적으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위험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또한 일부 과학자들은 대기 평균온도가 상승하면 영구동토층의 남방 경계선이 점점 북쪽으로 이동하고 따라서 더 많은 지역에서 식물이 성장할 수 있어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육상생태계로 이동시킬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이산화탄소가 늘어나면 식물이 흡수하는 능력도 커진다는 결과들은 단기적인 실험에 근거한 것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많은 문제가 있는 주장임이 다양한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최근에는 장기적이며 자연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온실의 윗 덮개를 제거한 ‘open-top chamber’나 빈 공간에 이산화탄소를 뿜는 FACE(Free-Air Carbon dioxide Enrichment) 실험 장치 등이 도입되고 있다.


낙엽의 양 증가해 이산화탄소 흡수 효과 미미

미국 듀크대 윌리엄 슐레진저 박사팀은 지난 4월, 205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두배로 증가된다는 것을 가정하고 자연상태에서 이와 같은 조건을 나무에게 준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50년의 상황에 맞춘 실험 구역의 나무들은 비교대상구역의 나무들에 비해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27% 높게 나왔다. 그러나 2050년에 모든 숲의 나무들이 실험대상 구역과 같은 성장속도를 보여도 산업사회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10%밖에 흡수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대의 제프리 리키 박사팀은 4월 ‘네이처’에 아마존 열대우림의 강물과 습지에서 낙엽 등이 썩는 과정에서 숲이 흡수하는 만큼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즉 열대우림의 이산화탄소 흡수와 배출량은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것. 대기 중에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늘어나면 기온이 올라가 나무의 성장속도도 빨라진다. 그 결과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늘어나지만, 그만큼 낙엽의 양도 증가해 이산화탄소 흡수 효과가 미미해진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더라도 다른 요소들이 식물성장을 억제해 광합성의 증가가 계속 유지될 수 없다는 연구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메커니즘으로 제안된 것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식물은 많은 이산화탄소에 노출되면 스스로 기공의 수를 줄이거나 기공을 조금만 열어 광합성 효율은 높이는 대신 절대량은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 둘째, 토양으로부터 얻는 다른 영양소(질소, 인, 칼륨 등)가 식물성장의 제한요소로 작용해 광합성은 계속해서 증가하지 못하며 특히 C:N 비율(식물체 내의 탄소와 질소의 비율.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는 이 비율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의 불균형은 식물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며 낙엽과 죽은 뿌리의 분해 속도를 감소시켜 뿌리를 통한 영양물질의 공급을 방해한다. 마지막으로 수분을 비롯한 다른 물리적인 요인들이 제한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강호정의 '자연이 온실가스 증가 막을 수 있다?'기사 발췌 및 편집>
대구에 사과 없고, 동해에 물고기 없다?
한반도를 뒤흔드는 지구 온난화
2007년 02월 27일 | 글 | 편집부ㆍ |
 
대구에는 사과가 없다

‘사과는 대구 사과지예~.’ 이제 이 말도 듣기 어렵게 됐다. 사과 산지의 본고장이었던 대구는 예전의 명성을 잃었다. 대구보다 북쪽에 있는 충주나 원주가 새로운 사과 산지로 떠올랐다.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 서형호 박사는 “사과의 경우 수확기 때 12℃ 정도의 서늘한 기후가 유지돼야 착색이 잘 된다”며 “수확기인 가을, 겨울철 온도가 상승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재배지가 북상했다”고 설명했다.

과실의 품질은 일차적으로 유전적인 요인과 재배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나머지가 기후다. 기후는 과실의 착색 시기를 앞당기거나 당도를 높이는 등 품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여름철에 장마가 길면 수분 함량이 높고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해 복숭아가 덜 달다. 사과처럼 착색이 중요한 경우에는 기온이 올라가면 착색이 불리해진다. 때깔 좋은 붉은색이 아니라 푸르스름한 붉은색을 띠게 되는 것.

서형호 박사는 “도시화의 영향으로 경작지가 없어진 것이 큰 이유지만 기온이 올라가면서 사과의 품질이 떨어지다 보니 경쟁력이 떨어졌고 자연스럽게 기온이 낮은 곳을 찾아 재배지가 북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에 적응한 종이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는 다윈의 자연선택이 사과에도 그대로 적용된 셈.

아예 시원한 곳을 찾아 평지를 버리고 산에서 사과를 재배하기도 한다. 몇 년 전부터 경북 의성군 인근에는 해발 250~400m 높이에 사과 과수원이 들어서고 있다. 30℃ 이상 고온이 수십일 지속되면 사과는 성장을 멈추고 이 때부터는 옆으로만 뚱뚱해져서 못생긴 사과가 되기 일쑤라 상품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동해 150년 뒤엔 물고기 사라진다

동해의 수온이 상승하면서 서식하는 어류의 종류도 바뀌고 있다. 실제 동해에서 오징어, 멸치, 고등어 3개 어종은 어획량이 50만t 이상으로 연근해 어업생산량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명태, 정어리는 어획량이 급감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제주도 해역에서만 볼 수 있던 아열대성 어종인 만새기, 은행게, 노랑가오리류, 붉은 바다거북이, 보라문어류 등이 포항이나 울진, 심지어 주문진에까지 출현하고 있다. 2003년 9월에는 미(未)기록 어종인 무게 300㎏짜리 초대형 가오리 30여 마리가 동해안 양양 근처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연구팀 서영상 연구관은 “어류는 수온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데 수온이 1도만 바뀌더라도 이는 어류에게 사람의 체온이 섭씨 36.5도에서 1도 올라가 고열에 시달리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수온뿐 아니라 바닷물의 산소 함유량도 문제다. 2003년 한국환경과학회지에 따르면 1968년에서 2000년까지 33년간 해수면에서 수심 500m까지 바닷물에 녹아있는 산소가 바닷물 1L당 1000분의 0.46L가 줄었다.

서 연구관은 “이 추세가 계속되면 1급수의 동해가 150년 후면 2급수로 전락할 수 있다”며 “현재 방어나 참돔을 양식하기에 적합한 바다가 어류가 피하는 바다로 변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동해의 해양환경과 이에 따른 생태계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자 세계 해양학자들의 관심도 동해로 집중되고 있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문우일 교수는 “동해는 대양의 거의 모든 현상이 일어나 학계에서는 ‘작은 대양’으로 불리고 있다”며 “미국, 일본 등이 인공위성에 초단파를 이용한 레이더(SAR)를 탑재해 동해 해류를 파악하려고 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현경의 '기상이변을 넘었다'기사, 이충환의 '동해 150년 뒤엔 물고기 사라진다'기사 발췌 및 편집>
바이올린과 숨겨진 딸, 그리고 유머
천재 과학자의 복잡한 사생활
2007년 03월 13일 | 글 | 편집부ㆍ |
 
바퀴가 안 달렸잖아?

올름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위에는 아인슈타인 얼굴(왼쪽 아래)이 숨어있다.
1879년 3월 14일, 독일의 작은 도시 울름에서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첫 울음을 터트렸다. 갓 태어난 그는 커다란 덩치와 일그러진 머리통으로 외할머니를 놀라게 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그러진 머리는 정상이 됐지만 각진 뒤통수는 그 후에도 변치 않았다.

세 돌이 안 된 아인슈타인은 여동생 마야가 태어나자 “바퀴가 안 달렸잖아?”라는 깜찍한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심통이 난 얼굴로 이런 말을 했다는데, 그는 동생이 생긴다는 걸 장난감이 생기는 일쯤으로 여긴 것 같다.

바이올린은 아인슈타인에게 빼놓을 수 없는 물건이다. 그의 어머니는 어린 그에게 바이올린을 사주고 음악선생을 붙여주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하기 싫다고 화를 내며 의자를 집어던졌다고 한다. 여선생은 놀라서 도망갔고 새로운 선생이 와서 그를 가르쳤다. 그는 수년간 억지로 바이올린을 배웠다.

이런 역경을 거친 후 뜻밖에도 아인슈타인은 음악중독자가 됐고 파이프 담배처럼 바이올린을 항상 끼고 살았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다가 느닷없이 “그래, 바로 이거야”라며 문제를 푼 적도 있다고 한다. 그가 훌륭한 바이올린 연주자였는지는 논란거리였지만, 후에 인도주의적 사업을 돕기 위해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에서 콘서트를 갖기까지 했다.

세 여자와 숨겨진 딸

1896년 스위스 아라우 칸톤 고등학교 시절의 아인슈타인. 앞줄 맨 왼쪽에 앉아 있는 학생이 아인슈타인이다.
아인슈타인은 1889년에는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루이트폴트 김나지움에 입학했다. 그런데 학교의 분위기는 군대처럼 무거웠다. 그가 3학년이 됐을 때 아버지는 새로운 사업을 찾아 이탈리아 밀라노로 가족을 데리고 갔고 홀로 남은 아인슈타인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학교를 중퇴하고 말았다.

가족 곁으로 온 아인슈타인은 시험에만 합격하면 입학할 수 있는 스위스 취리히 공대에 도전했다. 대학 입시에서 수학과 물리학은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나머지는 엉망이었다. 다행히 물리 부분을 채점했던 하인리히 베버 교수 덕분에 아인슈타인은 어떤 고등학교에서든지 졸업장을 받아오면 이듬해 입학을 시켜주겠다는 약속을 받을 수 있었다.

아인슈타인은 취리히에서 40km 떨어진 아라우에 있는 고등학교를 선택하고 그곳 교사인 요스트 빈텔러의 집에 하숙하게 됐다. 그는 자유스런 학교 분위기를 좋아했고 하숙집에서 첫사랑 마리를 만났다. 봄방학 때 가족 곁으로 온 아인슈타인은 마리와 사랑의 편지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오래 가지 못했다. 아인슈타인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리히 공대에 입학해 세르비아 여학생 밀레바 마리치를 만났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 무렵에 아인슈타인과 밀레바는 결혼하기로 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밀레바가 나이가 너무 많고 (그녀는 아인슈타인보다 4살 위였다) 여성적이지 못하며 건강하지도 않아 며느릿감으로 완전히 실격이라고 생각해 둘의 결혼을 반대했다.

둘은 1903년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해 한스와 에두아르트 두 아들을 두었다(1986년 공개된 두 사람 사이의 편지들을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결혼 전 둘 사이에는 리제를이라는 딸이 이미 있었고 이 딸은 두살 때 병으로 죽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은 순탄치 못했다. 둘째 아들 에두아르트는 정신분열증에 걸려 있었고 밀레바와 시어머니의 갈등도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아인슈타인과 밀레바는 사이가 멀어졌고 아인슈타인이 일약 세계적 스타가 되던 해인 1919년에 이혼했다. 두 아들은 밀레바가 키우게 됐고, 아인슈타인은 딸 둘을 둔 육촌 누이 엘자와 곧바로 결혼했다. 1922년 아인슈타인은 노벨상을 타자 상금 일부를 밀레바에게 이혼 위자료로 줬다.

발길질할 장소 발견 24달러 75센트

근엄한 과학자에게 유머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아인슈타인은 연구를 하다가 짬이 나면 유머를 얘기하기 좋아했다. 아인슈타인의 연구 조수 중에는 1948~ 1949년에 일했던 헝가리 출신 존 케메니가 있었다. 아인슈타인은 자기가 즐기는 유머를 되풀이해 얘기했기 때문에 케메니는 아인슈타인이 가장 좋아하는 유머를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건 바로 수리공에 관한 유머였다.

한 남자가 자기 차를 수리하러 갔다. 수리공은 찬찬히 살펴보더니 차를 한번 세게 걷어찼다. 그러자 차가 멀쩡하게 굴러갔다. 차 주인은 흐뭇해했고 수리공은 25달러(1940년대 후반엔 상당한 거금)를 달라고 했다. 어이가 없어서 항목별 청구서를 요구하자 수리공은 ‘발길질 25센트, 발길질할 장소 발견 24달러 75센트’라는 청구서를 써주었다.

아인슈타인이 이런 유머를 좋아한 이유는 짐작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발길질이 아니라 어디에 발길질해야 할지 알아내는 것이다.

그의 이름을 꺼내지 마라

러시아 스파이 마구에리타 코넨코바와 아인슈타인. 그는 코넨코바가 러시아로 돌아가기 전에 시계를 선물하기도 했다. 아인슈타인의 시계는 1998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 나왔다.
아인슈타인은 전쟁이 한창이던 1914년 자신의 평화주의적 신념을 선포했다. 당시 베를린의 모든 지식인은 독일 군대와 그 지휘자를 지지하고 독일 문화를 지켜야 한다는 탄원서를 내고 있었다. 이 와중에 그는 ‘유럽인에게 보내는 호소’를 작성해 지식인들이 모두 나서서 고삐 풀린 민족주의자들의 광분을 끝내자고 촉구했다.

1933년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한 후 유대인 학자들은 급속히 대학에서 쫓겨났고, 아인슈타인의 이름을 언급하는 일조차 금기시됐다. 이런 분위기에서 아인슈타인은 프러시아 과학아카데미에 사직서를 보내며 독일을 떠나 미국으로 이주했다.

아인슈타인은 미국으로 이주한 이후에도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1939년 8월 2일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은 특히 유명하다. 미국이 독일보다 먼저 핵폭탄 제조 계획에 착수해야 한다는 걸 역설하는 내용이었다. 미국은 핵폭탄을 개발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하며 태평양 전쟁을 끝냈다. 하지만 수십만의 희생자가 따랐다. 그래서인지 아인슈타인은 1945년부터 임종할 때까지 ‘핵 관련 지식인 비상대책회의’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한 사람이 말년에 아인슈타인에게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아인슈타인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그건 모차르트 음악을 더 이상 들을 수 없다는 걸 의미하죠.”

<이충환의 ‘아인슈타인이 가장 좋아하는 유머는?’기사 발췌 및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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