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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나이


 인생을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나이는 언제일까?
 어느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열 두 명의 방청객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어린 소녀가 대답했다.
  "두 달 된 아기 때요. 모두가 가까이에서 보살펴 주잖아요.
 그리고 모두가 사랑해주고 관심도 보여주니까요."
 또 다른 어린이가 대답했다.
  "세 살이에요.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고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하고 하루 종일 놀 수 있잖아요."
 십대 청소년이 말했다.
   "열여덟 살입니다. 고등학교도 졸업하고 자동차를 몰고
  어디든지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달려가도 되니까요."
  성인 남자가 대답했다.
   "스물 다섯 살이 제일 좋은 나이죠.
  혈기 왕성한 나이니까요."
  마흔 세 살인 그는 이제 야트막한 고개를 오를 때조차
  숨이  가쁘다. 스물 다섯 살 때는 한밤중까지 일을 해도
  아무 이상이  없 었지만 지금은 저녁 아홉 시만 되면 잠이
  쏟아진다고 덧붙였다.
  어떤 이는 마흔이 인생이 정점이고
  활기도 남아 있어 가장 좋은 때라고 했다.
  어느 숙녀는 쉰 다섯이 되면
  자식을 부양하는 책임감에서  놓여  나
  인생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어 좋은 나이라고 했다.
  예순 다섯 살이 좋다는 남자는 그 나이에 직장에 은퇴한
  다음  인생을 편안하게 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방청객 가운데 대답을 하지 않은 사람은
  가장 나이가 많은 할머니 한 사람 뿐이었다.
  그 할머니는 모든 사람들의 얘기를 주의 깊게 듣고는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모든 나이가 다 좋은 나이지요.
   여러분은
   지금 자기 나이가 주는 즐거움을 마음껏 즐기세요."
            <세상을 바꾸는 작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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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의 귀환
美한국토종 1679점 반환키로
2007년 06월 13일 | 글 | 유재동 동아일보 기자 ㆍjarrett@donga.com |
 
미국이 6·25전쟁 때 등을 통해 과거 한반도에서 가져간 농업 유전자원(종자) 1600여 점을 반환하기로 했다. 유전자원은 농작물의 품종 육성과 연구 등에 쓰이는 기본 재료로, 차세대 생명공학 분야에서 큰 가치가 있는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정부가 외국에서 공식으로 한국 원산의 유전자원을 돌려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콩, 팥 등 34종 1679점 반환

12일 경기 수원시 농촌진흥청 직원들이 미국이 최근 반환한 한반도 원산의 농업 종자 280점 중 일부를 살펴보고 있다. 미국은 이를 포함해 총 1679점의 한반도 원산 종자를 올해 안에 한국에 반환하기로 했다. 수원=변영욱 동아일보 기자
농촌진흥청은 최근 미국 농업연구청과 미국이 보존하고 있는 한반도 원산의 유전자원을 돌려받기로 합의하고 12일 경기 수원시 농진청 청사에서 두 기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반환 행사를 가졌다.

이번에 돌려받는 품목은 콩(901점)을 비롯해 돌콩(351점), 녹두(108점), 팥(107점), 코끼리마늘, 산부추, 파속 등 34종 1679점. 모두 한반도 원산 품목이지만 현재는 한국에 없는 종자들이다. 이 중 280점은 이미 국내에 들어왔고 나머지도 올해 안에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한국은 이를 위해 그동안 미국을 꾸준히 설득해 왔다.

농진청은 2002년 미 농업연구청과 농업기술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고 지난해 미국과 유전자원 반환 및 공동연구, 연구원 교류 등에 합의했다.

미국은 올해 2월 “한국 원산의 종자 6000여 점을 보관 중”이라고 통보해 왔고 한국은 정부가 갖고 있지 않은 품목들을 모두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농진청 국제기술협력과 김대일 농업연구사는 “미국이 처음엔 약간 주저했지만 ‘양국 간 기술협력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계속 설득했다”고 말했다.


일본 등에도 반환 요구 추진

한국 원산 종자는 대한제국 때 미국, 러시아 등 열강이 반출하기 시작해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본격적으로 가져간 것으로 추정된다. 광복 이후에도 미국 등의 식물학자들은 원정대를 구성해 수천 점을 채취한 뒤 본국으로 가져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진국들은 이렇게 세계 각지에서 채집해 간 유전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품종 개발과 연구로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유명한 ‘미스킴 라일락’은 서울 북한산에서 자생하던 ‘정향나무’가 건너가 개량된 것이며, 서양의 크리스마스트리에 사용되는 구상나무도 20세기 초 유럽으로 유출된 한국 토종 식물이다.

농진청 측은 “이번 성과가 일본 등 다른 나라에도 유사한 형태의 반환을 요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은 지난달 정부 승인 없이 농업 유전자원을 국외로 빼돌리는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의 ‘농업 유전자원의 보존 및 이용에 관한 법률안’을 만들었다.
생활 습관 변화, 뱃살과의 이별
바쁜 현대인을 위한 일상 다이어트
2007년 06월 13일 | 글 | 편집부ㆍ |
 
노출의 계절이 다가오며 각종 매스컴을 통해 다이어트 광고가 넘치고 있다. ‘1주일에 3kg을 줄일 수 있다’ ‘잠자는 동안 체중이 빠진다’ ‘실컷 먹고도 체중을 줄인다’ 등 매력적인 문구가 많다. 많은 사람들은 이 광고가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알고 있다. 그러나 비만 환자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 꿈같은 광고에 쉽게 유혹된다. 그 결과 커다란 금전적 손실을 입을 뿐 아니라 건강이 더욱 악화되기도 한다. 유감스럽게도 현재까지 비만 특효약은 없다.

많은 이가 알고 있지만 또 가장 하기 힘든 다이어트가 행동요법이다. 이것의 핵심은 생활 전반에서 잘못된 식습관과 행동을 고치면서 올바른 식생활관을 확립하고 꾸준한 운동으로 에너지 소비를 늘리는 것이다. 다만 먼저 충분히 활동하는 습관을 들이고, 그 뒤에 식사량을 조절해야 한다. 식사량부터 줄이면 “피곤하다” “힘이 없다” 등의 이유를 대며 몸을 움직이기 싫어진다. 당연히 다이어트 실패 위험이 커진다.

운동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해 헬스클럽이나 수영장에 꼭 가야 한다는 강박감에 시달리는 것도 소위 말해서 ‘에러’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운동법을 물었을 때 십중팔구는 ‘일주일에 3일, 매회 30분 이상 꾸준히 해야 효과가 있다. 간헐적으로 하거나 30분을 채우지 못하면 효과는 별로 없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 스포츠의학회(ACSM)는 2002년 “동일한 시간을 운동한다면 여러 번으로 쪼개나 한 번에 이어 하나 운동효과는 같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성인 남녀를 ‘한 번에 30분 운동을 하는 그룹’과 ‘10분씩 쪼개서 3회 운동하는 그룹’으로 나눠 6주 동안 관찰했다. 연구결과는 놀라웠다. 양쪽 그룹의 체지방량이 똑같이 늘어나지 않은 것. 산소 흡입량은 오히려 ‘10분 운동 그룹’이 더 많았다.

이어 10분을 5분, 다시 1분씩 쪼개 운동해도 효과가 있다는 이론이 나왔다. 1분간 운동을 30회로 쪼개서 하는 사람과 단 한 번에 30분을 이어서 운동하는 사람의 소비열량이 같다는 것이다. 당연히 체중감량 효과도 동일하다. 즉 10분 운동할 때 소비되는 열량 따로, 30분 운동 할 때 소비되는 열량이 따로 있지 않다는 말이다.

10분 운동도 힘들다면 생활 속에서 더 많이, 그리고 열심히 움직이자. 80kg의 남성 이 씨가 쉴 새 없이 온 몸으로 1시간 응원한다면 소비열량은 무려 720kcal에 이른다. 또 다른 예로 50kg의 주부 김 씨가 1시간 장을 보고 1시간 동안 요리를 한 뒤 애완견을 데리고 30분 산책, 이후 30분간 훌라후프를 돌리고 방청소를 30분간 하면 739kcal를 소비한 것과 같다. 열심히 달리기를 했을 때와 비슷한 열량이 소비된다. 이는 마르고 움직임이 적은 사람의 하루 활동대사량에 거의 맞먹는 수준이기도 하다.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 에너지 소비량이 늘어난다


식사량은 80%만, 포만감 들 때까지 천천히

운동을 하는 버릇을 들여 활동량을 늘린다고 해도 먹는 양이 변하지 않으면 뱃살의 애정은 변함없을 것이다. 비만의 가장 큰 원인은 과식이다. 비만인은 하루종일 먹는다. TV를 보면서, 누가 주니까, 초조할 때…. 이때 배가 고파 먹는 것이 아니고 스트레스 해소와 기분전환용으로 먹는다. 따라서 포만감이나 만족감을 얻지 못하고 계속 먹는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많이 먹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루에 얼마나 먹느냐고 물어보면 조금밖에 먹지 않는다고 대답한다. 이때 전날 먹은 음식을 적어보라고 하면 ‘엄청난’ 양의 리스트가 작성된다. 이런 상황에서 살이 빠질 수 없다. 따라서 비만을 치료할 때 우선 자신이 많이 먹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먹는 양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무조건 굶어서도 안 된다. 우리의 몸은 외부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도록 설계돼 있다. 2~3일만 식사를 하지 않아도 우리 몸은 ‘비상사태’를 선포해 ‘긴축운영’에 들어간다. 영양소를 저장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는 말이다. 이 상태에서 며칠 후 다시 식사를 하면 살이 찐다. 우리 몸이 새로 들어온 음식을 여전히 저장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또 먹고 싶은 생각을 무리하게 억누르면 신경성 식욕부진증이 발생, 최악의 경우 영양실조로 사망한다. 예를 들어 광고대로 ‘1주일에 3kg’을 줄이면 정신적 육체적 부담이 커 격렬한 반응이 나타난다.

평소 저녁 식사량의 50%를 줄이는 ‘하프 디너’(half dinner)를 시도하는 게 좋다. 다만 조급하게 처음부터 50% 룰을 지킬 필요는 없다. 80% 수준에서 시작해 3~4개월 동안 꾸준히 줄여 50%에 이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하루 세 끼의 식사를 4~5회로 나눠 식사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때 매 끼니 식사량은 평소의 40~50% 정도로 제한한다. 이 룰만 정확히 지키면 식사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좋은 식사법은 매 끼니의 80%만 먹는 것이다.

체중조절에 성공, 거의 일정한 체중을 유지하던 사람이 생활리듬을 잃어 갑자기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가 있다. 그 최대 이유는 알코올. 모임에서 과음 과식으로 인해 2-3일만에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7kcal의 높은 열량도 열량이지만 더 큰 문제는 알코올이 식욕을 증진시킨다는 점이다. 알코올이 뇌 시상하부에 존재하는 식욕중추의 신경세포를 자극, ‘자 이제 그만 하지’ 하는 식욕 제어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식사는 물론 안주까지 모두 먹는 일이 흔하다. 저녁 술자리에는 과감하게 이별을 고하자.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천천히 잘 씹어먹는 것. 살찐 사람들은 대부분 식사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15분 이내의 빠른 식사는 먹어도 배가 찬 느낌을 주지 않아 과식으로 연결되기 쉽다. 반면 20여분 이상 꼭꼭 씹어 먹으면 포만중추가 자극돼 적게 먹어도 충분히 배부르다.

<김상훈의 ‘게으른 다이어트’, 민병일의 ‘날씬해지는 행동요법 5’ 기사 발췌 및 편집>
먼지를 털어주며


친구끼리 애인끼리
혹은 부모자식 간에 헤어지기 전
잠시 멈칫대며 옷깃이나 등의 먼지를 털어주는 척하는
일이 중요한 것은, 먼지가 정말 털려서가 아니라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손길에 온기나 부드러움,
사랑하는 이의 뒷모습까지 아름답기를 바라는
착한 마음을 실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런지요.


- 박완서의《호미》중에서 -


* 사랑은 표현입니다.
그저 내 마음 알아주려니, 속으로만 품지 말고
표현해야 합니다. 거창하거나 화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때로는 먼지터는 시늉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 작은 손짓에 큰 사랑이 묻어납니다.
표현을 해야 사랑이 자라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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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모델과 눈 맞추기 ‘시선의 수학’
2007년 06월 08일 | 글 | 박근태 기자 ㆍkunta@donga.com |
 
전국의 음식점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광고 포스터. 매력적인 여성 모델이 던지는 시선이 사뭇 짜릿하다. 한 남자가 벽에 붙은 광고 포스터를 보고 동료에게 슬쩍 농담을 건넨다. “저 아가씨는 왜 나만 쳐다보는 거지?” 옆에 있던 동료는 슬쩍 눈을 흘기더니 “아냐, 나를 보고 웃는데?”라고 응수한다. 남자는 다시 “아냐, 자세히 봐. 나를 보고 있다고”라고 우긴다. 음식점에서 종종 벌어지는 재미있는 상황이다. 과연 포스터 속 모델은 누구를 보고 있는 걸까.

모든 방향을 바라보는 사진 속 모델

광고 사진작가 박창민 씨는 “사진 모델이 렌즈를 바라볼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시선을 끄는 정도가 다르다”고 말한다. 모델이 도발적으로 렌즈를 바라볼 때 시선을 더 끈다는 것이다. 사실 모델이 렌즈(사진 정면)를 응시하도록 하는 데는 보는 사람의 시선을 묶어 두려는 고도의 전략이 담겨 있다.

고등과학원 수학과 최재경 교수는 “사진 속 인물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처럼 느끼는 것은 시선이 가진 기하학적 특성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시선은 직선으로 간주된다. 직선은 말 그대로 두 점을 최단거리로 잇는 선이다.

사람의 시선에서 바로 그 두 점의 역할을 하는 것이 수정체와 망막 중심점(황반)이다. 수정체는 빛이 눈동자에 처음 부딪히는 점이고, 망막은 이 빛이 맺히는 점이다. 일상에서 “눈길이 마주쳤다”거나 “눈이 맞았다”고 하는 경우는 두 사람의 시선이 서로 겹쳐 한 직선을 이룰 때다.

사진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다. 카메라도 눈의 구조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렌즈를 통과하는 모든 직선(빛)은 필름에서 각각의 점으로 맺힌다. 그런데 렌즈를 바라보는 모델의 시선은 사진에서 직선이 아니라 한 점으로 겹쳐 나온다. 사진은 2차원 평면이기 때문에 모델의 시선도 수정체와 망막 중심점이 겹쳐 한 점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따라서 이 점에서 나오는 모든 직선은 모델이 사진 속에서 보내는 시선이 된다. 점에서 나오는 직선의 수는 무한하기 때문에 모든 방향에서 쳐다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리저리 위치를 바꿔 봐도 사진 속 모델과 마주 보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 눈과 한 점으로 바뀐 사진 속 모델의 시선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강렬한 인상 주려면 렌즈를 보게 하라

사실 ‘눈 맞춤’이 이런 광고 사진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미술관에 전시된 초상화 인물의 시선도 마찬가지다.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 봐도 그 시선은 항상 나를 따라오는 것처럼 보인다. 15세기 이탈리아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모나리자’가 어느 자리에서나 나를 쳐다보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도 사진 속 시선의 원리를 그대로 따른다.

물론 사진이나 그림 속 인물이 항상 우리를 쳐다보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자리를 옮겨 봐도 눈을 맞추기 힘든 경우도 많다.

최 교수는 “이 중 눈을 맞추기 힘든 경우는 인물이 정면(화가의 눈)을 응시하지 않을 때”라고 말한다. 사진에서는 모델이 카메라 렌즈를 쳐다보지 않는 경우다. 이때는 사진이나 그림 속 모델의 망막 중심과 수정체가 겹치지 않고 서로 다른 두 점이 된다. 이런 경우 시선은 점이 아니라 사진 위에 이 두 점을 지나는 직선으로 나타난다.

만일 억지로라도 눈을 맞추고 싶다면 직선의 연장선 위(사진이 놓인 평면 위)에 눈을 갖다 대야 한다. 사진을 앞이 아닌 옆에서 봐야 한다는 것. 사진이나 그림 속 인물과 눈을 맞추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광고 사진에 여러 인물이 등장할 때 정면을 응시하는 인물에게 좀 더 눈길이 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 교수는 “이 같은 문제는 3차원 공간에 사는 사람을 2차원인 평면에 투영했기 때문에 일어난다”며 “입체공간이 평면으로 납작해지면서 일어난 하나의 시각적 착란”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수정체(1)와 황반(2)이 일치할 때 "눈이 맞았다"고 한다. 사진에서는 모델의 수정체(1′)와 황반(2′)이 한 점에 모이기 때문에 항상 눈을 맞출 수 있게 된다.
조선 비늘갑옷 원형 그대로 발견
칼자국 인골도 출토
2007년 06월 06일 | 글 | 윤완준 동아일보 기자ㆍzeitung@donga.com |
 
임진왜란 당시 치열한 격전지였던 동래읍성 유적에서 조선시대 찰갑(札甲·비늘갑옷·사진)이 거의 원형 그대로 발견됐다. 백제 유적인 몽촌토성에서 쇠뼈로 만든 비늘갑옷이 출토됐고 다른 지역에서도 비늘갑옷 조각이 발견된 적은 있으나 온전한 형태의 조선시대 비늘갑옷이 출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남문화재연구원은 부산 동래구 지하철 3호선 수안정거장 터의 유적을 발굴 조사한 결과 동래읍성의 해자 유적에서 철제 비늘갑옷 상의 한 벌을 발견했다고 5일 밝혔다.

발굴 팀 관계자는 “해자의 뻘 속에 묻혀 공기가 차단된 덕분에 400여 년 전 것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보존 상태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비늘갑옷은 수은을 섞은 철을 물고기 비늘처럼 촘촘히 붙여 만든 것으로 ‘조선왕조실록’ 중 세종실록 갑옷 조(條)에 기록된 비늘갑옷과 일치한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이 연구원 정의도 학예연구실장은 “흔히 드라마에서 보는 갑옷은 조선 후기 갑옷을 모델로 한 것이지만 이번에 발견된 비늘갑옷은 이와 다른 조선의 전형적인 갑옷”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굴에서는 칼자국이 남아 있는 두개골 등 인골 6구도 발견됐다. 1592년 왜군의 침략에 대응하다 순절한 동래부사 송상현과 군민들의 항전 내용이 담긴 동래부순절도(보물 392호)의 묘사처럼 동래읍성이 임진왜란 초기 치열한 교전이 벌어진 전투 현장이라는 사실을 고고학 발굴로 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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