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현진/ /임종용/최창원/이상호/윤석주/박종웅/김미옥

김현숙/이명구/연철흠

 

 임종용/권현진/김미옥/박종웅/윤석주/ /이상호/김현숙/최창원

연철흠/임종용/권현진/김미옥/박종웅/윤석주/ /이상호/최창원

이명구/김현숙

 

 

 

 

 

 

 

 

 

 

 

 

 

 

 

 

 

 

 

 

 

 

 

 

 

 

 

  

   

 

 

  

 

  

  

 

 

  

 

 

 

산  행 지 : 물한리~삼마골재~석교산(화주봉)~우두령

산행날자 : 2012년 3월 24일

산행날씨 : 구간구간  맑고 구름많고 반복, 바람 심함

산행인원 : 백두산장산악회 회원 46명

코      스 : 물한리(09:16)-삼마골재(11:31)-밀목재(12:35)-

               1172봉(14:34,긴로프구간)-석교산(15:21,화주봉) -우두령(16:26)  

산행거리 : 16.2키로 가량 

산행시간 : 7시간 10분 가량, 여유있게

 

산행을 위하여 아침일찍 일어나 밖을 보니 비가 오지 않는 것처럼 보여 안도의 한숨을 쉬고 아침식사를 마치고 출발을 위하여 현관문을 나서니 잔잔히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오늘도 여김없이 우리의 후미부대장이 지각을 한 탓에 출발시각이 약간 지체되었다.

백두산장을 출발 고속도로를 출발지인 물한리 계곡을 향하여 가는 시간내내 잔잔히 봄비는 지속되었다.

물한리 계곡입구에 들어서자 간간이 햇살이 고개를 내밀고 우리대원들은 기쁨의 환성을 지른다.

9시 30분경 산행이 시작되었고 오늘은 음력으로 삼월삼진날 겨울잠을 자던 여러동물들이 기지개를 켜며 다시 세상밖으로 나온다고 하던데, 구온난화로 이상기후가 세상이곳저곳에서 나타나더니만 기온은 한겨울을 시샘이나 하듯 뚝떨어져 있어 아침등산복을 챙기며 어느 것으로 입어야 하나 고심끝에 춘추복 바지에 티셔츠를 챙겨입었던(물론 배낭안에는 겨울용 방한복을 준비하였지만) 나로서는 매서운 바람이 세차게 불어와 후회가 막금하였다.

산행초임부터 펼처진 쌓인 눈으로 하여금 오늘의 산행이 범상치 않으리라 생각되었다.

역시나 산행고도가 높아질수록 3월의 마지막 주말 풍경이라곤 생각치 못할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대원들 여기저기서 이구동성으로 오늘의 산행을 덤으로 하는 등산이라고 찬사가 빗발쳤다.

5시간 30분으로 예상되었던 산행시간은 때 늦은 상고대의 풍경에 빠져든 대원들의 경치 감상과 쌓인 눈으로 1시간 30분가량이나 지체되었다.

  

 

 

궁노루/율사랑과 함께

 

시나브로1 박성규 선생님과 눈덮인 산행을 위해 아이젠을 착용중인 달구비

 

 

 

초록 김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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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차게 몰아치는 바람에 날리는 눈보라

해오름/퐁네프/수련/율사랑/인아지아/산사내

사진 제공(지리산 김청수)

 

 

 

 

 

 

 

 

 

 

 

하나비/초록/시나브로수니

 

 

 

 

 

 

 

 

 

 

 

창희/?/코난

 

 

 

 

 

 

 

 

 

궁노루/수련

퐁네프

 

 화주봉에서

석교산(화주봉)에서 퐁네프/롱

 

 

 

 

 

 

 

 

 

 

 

 

 

 

 

  

 

 

 

 

 

2012. 01. 12.[]

 

  트레킹의 마지막 날, 배달된 모닝콜에 잠을 깨어 홍차 한 잔 마시고 카메라를 들고 옥상으로 향했다. 부지런한 윤석주 자문위원님, 박종웅 자문위원님, 김영식 대장님 등 몇 분은 벌써 와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일출과 함께 붉게 물들어 있는 치소파니 계곡의 운해사진을 몇 장 찍었다. 상쾌한 아침이었다. 오늘도 예외없이 730분에 출발 준비를 하였다. 히말라야의 설산 풍경은 오늘이 마지막날이라 시바푸리 국립공원으로 들어서기 전 마을 어귀에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설산과의 작별이 너무 아쉬워 모두들 청소년처럼 연령대별로 그룹을 지어서 점프샷을 찍기도 하였다. 나도 50대 그룹과 점프샷에 동참은 하였으나 무거운 등산화에 몸이 무거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다들 몇 번씩이나 재도전을 하여 사진을 찍었다. 여성대원들은 소녀들처럼 좋아하며 점프샷을 하였는데, 역시 최선을 다하는 여성대원들의 점프샷이 어느 그룹보다도 가장 유연하고 좋았다.

 

 

[점프샷에 최선을 다하는 여선생님대원 채영수, 지용희, 오인숙, 권현진선생님(좌로부터)_김영채 사진]

 

 

  우리가 점프샷을 하며 사진을 찍는 동안 가이드 핀죠는 국립공원사무소에서 입장권을 사왔다. 치소파니에서 순다리잘까지의 하산 길은 새로운 국립공원 지역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별도의 국립공원 입장권을 새로 사야 했다. 이곳은 카트만두에서 가까운 시바푸리 국립공원(Shivapuri National Park)이다. 시바푸리 국립공원의 수목들은 열대우림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고사리 종류의 식물도 그 크기가 엄청나게 커서 사람 키를 훌쩍 넘겼고, 대부분의 나뭇가지에는 수염이끼가 길게 매달려 바람에 흔들거리고 있었다. 고개를 넘기 전에는 북사면의 응달이라 나뭇가지에 서리가 하얗게 얹혀있었으나 고개를 넘으니 따뜻한 햇살을 받아 꽃이 핀 나무들이 많았다. 우리나라에서 정원수로 많이 쓰이는 서향나무가 많이 있어 한창 향기로운 꽃을 피우고 있었다.

  치소파니에서 물카르카를 향해 가는 동안 아름다운 헬람부의 자연과 마을 풍경을 사진에 담느라 걸음이 늦어져 자연히 대열에서 맨 뒤로 쳐졌다. 우리 대열의 맨 뒤에는 클라이밍 셀파인 리마가 있어 자연스럽게 리마와 얘기를 많이 하며 걸었다. 리마(34)는 키가 크고 약간 깡마른 체격을 지녔는데 외유내강형 사람처럼 친절하면서도 매우 강인해 보였다. 고향이 네팔의 동쪽지방인 쿰부 히말쪽이라고 했다. 내가 8천 미터급의 산을 등정한 경험이 있느냐고 했더니, 에베레스트를 네 번이나 등정을 했고, 마칼루에는 네 번을 가서 두 번 등정을 했다고 하여 깜짝 놀랐다. 셀파이지만 대단한 등반가였다. 리마는 자녀가 아들 둘과 딸 둘로 네 명이라고 하는데, 막내아들은 이제 태어난 지 두 달 되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 탐사대의 맨 뒤에 서서 뒤에 쳐지는 대원이 있으면 묵묵히 뒤에 남아 기다렸다가 함께 행동하며 우리 대원의 뒤를 지켜준 믿음직한 스텝이었다. 가끔 내가 사진 찍느라 뒤에 남겨지면 저만치에서 나를 기다렸다가 꼭 함께 가주는 고마운 사람이었다. 우리 대열의 맨 뒤에는 항상 리마가 있어 매우 든든하였다. 내년에도 히말라야에서 리마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탐사대의 대열 후미를 지켜준 믿음직한 클라이밍 셀파 리마(34)와 함께_탐사대(김영채) 사진]

 

 

  마을과 가게들을 지나 1050분경에 물카르카(Mulkharka 1,855m)에 도착하였다. 롯지 옆 큰 나무에 걸린 이정표를 보니 치소파니에서 물카르카까지 트레일코스는 14km, 도로로는 22km가 떨어져 있다고 돼있다. 우리는 약 3시간 20분 만에 도착하였으니 내리막길이라서 운행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이었다. 물카르카에서 라면으로 이른 점심식사를 하였다. 긴 트레킹을 마치고 하산하여 등산화를 벗고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쉬는 짧은 시간이 이처럼 편안하고 행복할 수가 없었다. 물카르카에서 점심을 먹을 때, 고사인쿤드에서 만난 일본인 젊은 커플을 다시 만나 우리 탐사대와 함께 점심식사를 같이 하였다. 약간 매운 맛의 한국 라면이 매우 맛있다고 했다. 헤어질 때 일본인 여성은 일본인 특유의 예절바른 모습을 보이며 우리 대원들과 낱낱이 작별인사를 하고 떠나갔다.

 

  물카르카에서 순다리잘(Sundarijal 1,460m)까지는 한 시간 거리가 못되었다. 물카르카의 마을 아래를 지나면 작은 댐이 나오는데 카트만두에 식수를 공급하는 상수원 저수지라고 하였다. 시바푸리 국립공원은 카트만두에서 가까워 많은 네팔의 젊은이들이 평상복 차림으로 국립공원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젊은 아가씨들이 하이힐을 신고 계단을 올라오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 시바푸리 국립공원 사무소 옆을 지나 민가 사이를 내려가다가 집 텃밭 주변의 나무에서 작은 원숭이들이 모여 나무열매를 따먹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야생의 원숭이들이 마치 마을의 애완동물처럼 보였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가게도 많아져 콜라 회사의 붉은 간판도 줄이어 있었고 길거리에 사람이 점점 많아졌다. 1220분에 순다리잘의 바자르에 도착하였다. 순다리잘의 버스 터미널은 마치 시골에 오일장이 선 것처럼 매우 붐볐다. 웬 사람들이 이렇게 많나 싶을 정도였다. 순다리잘의 번잡한 바자르에서 우리들을 태운 대형 버스가 출발하였다. 카트만두를 향하는 버스와 함께 히말라야 트레킹의 대장정이 막을 내리고 있었다.

 

  트레킹을 떠나기 전에 카트만두에 와서 묵었던 로얄싱기호텔에 한 시간 만에 도착하였다. 호텔 로비에 앉으니 지난 트레킹 일정들이 꿈처럼 느껴졌다. 돌이켜보니 정말 아름다운 히말라야의 풍경이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새록새록 생각이 나겠지만 몇 시간 전까지도 걸었던 히말라야에서의 하루하루가 아련히 먼 일들처럼 느껴졌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내년 겨울에는 다시 올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접고 먼저 샤워부터 하였다. 거의 2주일 만에 샤워를 하니 기분이 좋아지고 몸과 마음까지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남쪽의 유리창으로 호텔 객실 깊숙이 봄 햇살 같은 따뜻한 햇볕이 내려쬐었다. []

 

 

 

 

출처 : 충북등산학교
글쓴이 : youngcha 원글보기
메모 :

산행지 :  덕산재~부항령~백수리산~삼도봉~물한리

산행날자 : 2012년 3월 10일

산행날씨 : 맑음

산행인원 : 백두산장산악회 대간5기회원

코스 : 덕산재(09:16)-부항령(11:31)-백수리산(고개)(13:15)-삼도봉(15:55)-물한리(17:35)  

산행거리 :  20키로(GP) 가량 

산행시간 :  8시간 20분 가량, 여유있게, 

 

출발에 앞서 백두산장 산악회 백두대간 5기 42명의 기념촬영

 

 

 

 

박성규/최철기/? 

 

 

 

 

 

 

 

 

 

 

 

 

 

 

후미부대장과 함께 

 

 

 

 

 

 

오른쪽 끝 뒤쪽으로 멀리 보이는 석기봉 

3월 둘째주 토요일임에도 산에는 아직까지도 많은 눈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드디어 삼도봉이 눈앞에 보이고/바랑 

 

 

 

까마득이 보이는 오늘 지나처온 봉우리들 

 

삼도봉 바로밑 헬기장의 의자... 

삼도봉(1176m)은 충북영동, 경북김천, 전북무주의 경계임  

먼저도착한 대원들의 삼도봉에서의 기념촬영 

인아지아/파랑 

삼도봉(충청북도/전라북도/경상북도) 표지석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구간 삼마골재로 내려가는 길 

 

 

 

 

치질 수술(2월 17일(금))을 한지 약 3주가 지났다.

금요일 통증에 병원을 찾았더니 수술한 부위에 염증이 생겼다고

염증을 제거하고 항생제 처방을 받았다.

산행을 결행해야 하나 고심끝에

한동안 무리한 운동 및 등산과 같은 활동을 자제하라는

의사의 권유를 뒤로한채 산행을 하기로 결정하고 참여한 구간

수술 후유증으로 2주간을 반쯤 누워서 생활을 하였고

도상거리 약 18km의 장거리 산행을 한 탓인지

체력은 바닥을 드러내고 수술부위가 스쳐서 그런것인지 쓰라려오고

참으로 고되고 잊지못할 산행이었다.

 

2012. 01. 11.[]

 

  730, 쿠툼상의 롯지인 쿠툼상호텔을 떠날 때의 주위 풍경은 장관이었다. 동남쪽 아래의 계곡에는 운해가 가득하여 바다처럼 넘실대었고, 마을 북쪽은 눈 덮인 랑탕 히말의 능선이 북쪽하늘을 가로막고 있었다. 탐사대는 갈 길을 재촉하는 데도 한 발짝 떼고 뒤돌아보고 한 발짝 떼고 뒤돌아보기를 수차례, 여러 장의 사진을 카메라에 담고 아쉬움을 달래며 발길을 옮겼다. 10분쯤 걸어 마을 어귀에 있는 스투파(불탑)와 마주쳤는데, 크기는 3m 정도로 어제 보았던 스투파에 비하면 그리 크지는 않았다. 스투파 건너편에는 마을 보건소도 있었다. 그런데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마을 보건소의 문이 잠겨있었다. 트레킹 도중 아침에 마을을 떠날 때 보게 되는 보건소들은 하나같이 문이 잠겨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탐사대가 아침에 너무 일찍 마을을 떠나다보니 직원의 출근 전이라 잠겨있는 보건소 문만 본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치플링에서 만난 순박한 어린이들_김영채 사진]

 

 

  우리는 마을을 벗어나 따뜻한 남쪽을 향하여 계속 고도를 낮추면서 걸음을 재촉하였다. 네팔의 북쪽 히말라야 산맥에서 남쪽의 카트만두 사이에 있는 평야지대를 헬람부(Helambu) 지역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현재 걷고 있는 곳이 헬람부 지역이었다. 특히 우리가 지금 걷고 있는 이 구간은 고사인쿤드 트렉헬람부 트렉이 겹치는 구간이다. , 곱테와 마깅고트 사이에 있는 타데파티반장(Thadepati Bhanjyang 3,690m)에서 순다리잘까지 두 트렉이 겹치고 있는데, 우리는 지금 이 겹치는 구간을 걷고 있는 것이다. 헬람부 지역의 가장 큰 특징은 좁은 계단식 밭인 것 같았다. 급경사의 산자락을 계단식으로 개간하여 밭을 만들었는데, 그 모습이 장관이었다. 고도가 낮아질수록 계단식 밭에는 곡식이 자라고 있어 푸르름이 짙게 보였다. 민가 근처의 밭에는 노랑 유채꽃이 핀 곳도 많이 있어 마치 우리나라의 봄 풍경을 보는 것 같았다.

  쿠툼상에서 30분 쯤 걸어 내려와 빈 롯지 마당에서 오래 쉬었다. 김영식 대장님이 전 대원들의 인물사진을 한 컷씩 찍고 각 그룹별로 사진을 찍어주었다. 학교 선생님그룹과 학교 선생님이 아닌 그룹, 다시 학교 선생님그룹도 퇴직한 선배님그룹과 현재 재직 중인 후배그룹, 여교사그룹과 남교사그룹, 초등선생님그룹과 중등선생님그룹, 청소년그룹, 청주그룹과 충주그룹, 광주전남그룹 또 무슨 그룹과 무슨 그룹 등 웃고 떠들고 즐겁고 한가로운 시간이었다. 짧지만 되돌릴 수 없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매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보내야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한 번 흘러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니.

 

 

[치플링을 향해 가는 행복한 길에서(좌로부터_설상욱, 연철흠, 오인숙, 김영채 대원)_탐사대 사진]

 

 

  2시간쯤 걸어 골푸반장(Golphu Bhanjyang 2,130m)에 도착하였다. 구릉족이 사는 제법 큰 마을이라 마을에는 대장간도 있었다. 길가의 가게 앞에는 할머니, 할아버지 들이 따스한 햇볕을 쬐려고 앉아있어 주민들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었다. 사진 찍어도 되느냐고 카메라를 보여주면 마다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 사진찍기에 좋았다. 마을을 지나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사진을 부탁했으나 사진 찍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이 딱 한두 번 뿐이었으니 정말 순박한 인심이었다.

  골푸반장에서 2시간을 더 걸어 치플링(Chipling 2,170m)에 도착하였다. 치플링의 라마게스트하우스(Lama Guest House)에서 점심식사를 하였다. 점심메뉴는 요리사 리마가 만든 티베탄브레드와 김치볶음밥인데, 김치볶음밥을 먹고도 숭늉 한 그릇은 다들 마다하지 않았다. 서양인이 빵 먹고 커피는 기본이듯이 우리에게는 숭늉이 식후의 기본음식이었다. 나는 평소에 식사 후 커피 마시는 것을 즐겨했으나 트레킹 중에는 커피를 까마득히 잊고 살았다. 식사 후에 뜨거운 숭늉을 한 그릇 먹어야 든든한 느낌이 들었다.

  한낮의 치플링은 날씨가 얼마나 따뜻한지 우리나라의 5월 어느날 야산에 소풍나온 기분이 들었다. 마당 한쪽에는 촌닭들이 놀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많이 키우는 황구같은 누렁이가 배를 드러내고 자빠져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개 잡아먹겠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니, 이놈의 개팔자가 상팔자였다. 우리 탐사대도 점심식사 후에는 릴랙스하게 쉬는 시간을 가졌다. 등산화를 벗고 맨발로 마당의 잔디를 밟고 이리저리 걷는 대원도 있고, 식당 앞마당의 수돗가에서 시원하게 머리를 감는 대원도 있었다. 이러한, 시간이 멈춘 것 같은 한가로운 풍경은 네팔에서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아쉽지만 1250분 치플링을 출발하였다.

 

 

[치소파니에서 본 히말라야의 일몰 풍경처럼 아쉬움 속에 우리의 트레킹도 끝을 향하여 간다_김영채 사진]

 

 

  치플링을 떠나서는 상당히 급한 경사길을 내려가야 했다. 경사진 산길을 40분쯤 걸어 내려와서 큰 도로와 만났다. 자동차 길이었다. 간간히 오토바이도 지나갔다. 파티반장을 바로 코앞에 두고 오후 2시 무렵에 길가의 판잣집 주막에서 쉬었다. 주민들이 주막 안에 몇몇이 앉아 있었고 주모는 양념한 닭고기를 냄비에 끓이고 있었다. 주막 안에서 아궁이도 없이 나무를 때어 요리를 하니 판잣집 속이 연기로 가득 찼다. 네팔 막걸리인 창을 마셔보았다. 어쩐지 위생적이지 않아 보여 한 모금만 마시고 더 마시지는 않았는데, 물을 많이 탔는지 우리 막걸리보다 묽어 심심하고 맛이 없었다. 주막 안에서 요리를 하므로 더운 열기와 매캐한 연기 때문에 더 앉아 있을 수가 없어 창 한 모금만 하고 밖으로 나와서 쉬었다. 1월인데도 한낮의 햇살이 따갑고 눈이 부셔 마치 우리나라의 따뜻한 어느 봄날 같았다.

  치플링을 떠난지 1시간 30분쯤 지나 파티반장(Pati Bhanjyang 1,830m)에 도착하였다. 파티반장은 네와르족의 마을이라고 하는데 롯지와 찻집이 있었다. 파티반장의 마을 어귀에서 잠시 쉬었다가 작은 언덕을 한 시간 정도 올라가서 자동차 도로와 만날 수 있었다. 오후 340분에 치소파니(Chisopani 2,170m)에 도착하였다. 숙소인 호텔 안나푸르나마운틴뷰의 옥상에서는 저 멀리 보이는 가네시 히말과 랑탕 히말의 전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이제 이 아름다운 풍경과 작별을 해야 한다니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들었다. 한라산 정상보다도 높아 석양이 되자 날씨가 추워졌지만, 이 풍경을 두고 객실로 들어가기가 아쉬워 많은 대원들이 옥상에서 추위를 참아가면서 히말라야 설산의 일몰 풍경을 놓치지 않고 감상하고 있었다.

 

 

 

 

출처 : 충북등산학교
글쓴이 : youngcha 원글보기
메모 :

 

2012. 01. 10.[화]

 

  어제 많은 눈이 내린 곱테의 롯지 나마스테호텔(3,930m) 주변은 온통 은세계로 변해 있었다. 곱테의 아침은 맑게 개어 있었고 카트만두 방향의 남쪽 계곡은 운해로 가득차 있었다. 마치 구름바다 위에 떠 있는 기분이었다. 7시 30분, 우리 탐사대는 롯지에서 계곡을 향해 내려간 다음 눈길을 따라 서서히 40분을 걸어 올라가 지도상에는 나와있지 않으나 롯지 하나가 있는 카르카에 도착하였다. 응달진 곳에 있는 작고 외딴 롯지인데 겨울인데도 관리인이 있었다. 잠시 쉰 후 다시 발목보다 깊이 빠지는 비탈진 눈길을 한참을 걸어 내려갔다. 숲길을 빠져나와 산허리로 올라붙으니 이제야 아침 햇살을 볼 수 있었다. 백옥같이 하얀 눈을 뒤집어 쓴 키 작은 나뭇가지가 눈속에서 아침햇살을 받으니 그 영롱한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아침햇살을 받은 그 빛나는 풍광을 놓칠 수가 없어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누르면서 걸었다. 이렇게 한참을 가다보니 능선에 올라서게 되었고, 그곳에 몇 개의 롯지가 드문드문 있었다. 곱테의 롯지를 떠난지 약 1시간 30분 만에 타레파티반장에 도착하였다.

 

[곱테의 롯지를 출발하여 눈 덮인 산길을 오르는 탐사대_김영채 사진]

 

 

  이곳은 지도상에는 타데파티반장(Thadepati Bhanjyang 3,690m)으로 표시되어있지만, 가이드 핀죠를 비롯한 모든 현지인들은 타레파티(Tharepati)반장이라고 불렀다. 여기서 반장이란 말을 살펴보면, 랑탕국립공원의 네팔지도에는 ‘패스’보다는 ‘반장’이란 말이 훨씬 많이 나오는데, 네팔어로 ‘반장(Bhanjyang)’은 ‘패스’처럼 고개라는 말로 쓰이지만 ‘패스(Pass)’보다는 낮은 고개를 ‘반장(Bhanjyang)’으로 부르고 있는 것 같았다. ‘반장’은 히말라야산맥 근처가 아닌 남쪽의 헬람부 지역에서 많이 볼 수 있었다. 타레파티의 롯지들은 고사인쿤드의 롯지처럼 다닥다닥 붙어있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두고 드문드문 떨어져 있었다. 산 능선 위의 타레파티에서는 조망이 매우 좋았다.

  우리가 어제 힘들게 넘었던 눈 덮인 라우레비나 패스가 아침 햇살을 받으며 매우 높게 보였다. 한마디로 고봉준령(高峯峻嶺)이었다. 해나 달도 넘기 어려울 것 같은 저렇게 높은 고개를 어떻게 넘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도를 보니 패스 왼쪽에는 수르야쿤드가 있고, 패스의 오른쪽에는 삼각형으로 뾰쪽하게 보이는 하얀 봉우리가 높이 솟아 있는데, 이것이 수르야피크(Surya Peak 5,145m)였다. 타레파티는 전망이 매우 좋아 멀리 설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 안성마춤의 장소였다. 사진가인 박종익 부대장님이 대원들에게 많은 사진을 찍어주었다. 대원들은 박 부대장이 전문가용 카메라인 캐논 마크파이브를 가지고 있으므로 박 부대장이 찍어주는 사진을 매우 좋아하였다. 매번 사진 찍어달라고 하기에 미안하니까 다들 “이왕이면 왕다마로 박아야 한다…”면서 카메라 앞에 서곤 했다. 나도 여러장의 독사진을 부탁을 드렸었다.

 

 

[눈 밭 속에 핀 가시나무 눈꽃_김영채 사진]

 

 

  눈 덮인 타레파티는 추울 것 같았지만 예상외로 따뜻하였다. 타레파티반장 롯지의 평상에 앉아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상당히 긴 시간을 쉬었다. 타레파티에서의 하산길은 햇살을 받으며 능선길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므로 오버자켓을 벗고 셔츠 한 장만 입고 있어도 추운 줄을 몰랐다. 타레파티에서 평탄한 능선길을 따라 한참을 내려가 12시 15분경에 롯지가 세 개 있는 마긴코트(Mangengoth 3,420m)에 도착하였다. 첫 번째 나오는 롯지에서 점심식사를 하였다. 롯지의 햇살 고운 양지바른 마당에서 따뜻한 홍차를 마시니 마치 봄나들이 나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곳에서 30분쯤 능선을 향해 올라가면 롯지가 하나 있는 고갯마루에 도착하는데, 이 고개가 큐올라반장(Kyuola Bhanjyang 3,280m)이다. 고갯마루에 있는 롯지 앞마당에는 호박을 얇게 채썰어서 말리고 있었는데, 롯지에서 일하는 청년에게 뭐냐고 물어보니 호박죽을 쓸 재료라고 하여 몇 개 집어 맛을 보았다. 달콤한 맛이 나고 향긋한 호박향 냄새가 났다.

 

  이제부터는 급한 내리막길이 계속되었다. 1시간 30분 정도 숲길을 걸어 내려가니 길가에 민가가 한 채 있고, 계단식 밭들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마을 입구에 있는 커다란 흰색 스투파에 도착하니 마을에 다 온 것 같았다. 높이가 5~6m는 됨직한 엄청나게 큰 스투파였다. 스투파에는 ‘지혜의 눈’과 함께 눈동자 세 개가 사방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처음 보는, 스투파에 그려진 동서남북을 향한 세 개의 눈동자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마을 입구에 있는 스투파에서 롯지가 있는 마을 중심지까지는 20분이나 걸렸다.

  롯지로 가는 길은 계단식 밭들이 있는 목가적인 풍경이 계속되었다. 오후 4시 20분에 쿠툼상(Kutusang 2,470m)의 롯지 쿠툼상호텔에 도착하였다. 쿠툼상 마을도 백두산 정상 높이에 근접하니 해발고도가 상당히 높은 곳이라 조망이 매우 좋았다. 롯지 앞마당에서도 북동쪽으로 멀리 랑탕히말의 설산이 보일 정도였다. 오늘 트레킹은 약 9시간 정도 걸렸다. 험준한 산악지형에서부터 부드러운 구릉의 농경지가 있는 큰 마을로 내려오니 긴장이 풀리고 몸과 마음이 편안하였다. 이제 우리의 트레킹 일정도 거의 끝나가고 있어 아쉬움과 시원함이 교차하였다. 되돌아보면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꿈같은 나날이었다.

 

 

 

 

 

출처 : 충북등산학교
글쓴이 : youngch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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