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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빠진 로켓발사사업
‘액체로켓’ 기술확보 실패
2008년 02월 01일 | 글 | 박근태 기자ㆍkunta@donga.com |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511만8642m²의 터에 들어선 국내 최초의 우주발사장 나로우주센터. 12월 이곳에서는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실은 한국형 우주로켓 ‘KSLV-1’이 우주로 발사된다. 우리 땅에서, 우리 손으로 만든 최초의 우주 로켓이 발사되는 것. 내년 9월 KSLV-1 로켓은 한 번 더 발사될 예정이다. 그러나 2017년까지 나로우주센터에는 더는 발사 계획이 없다. 현재 상황에서는 3125억 원을△ 투입해 지은 나로우주센터가 꼬박 8년이나 ‘휴업’ 상태가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자력발사 불투명해져

한국형 로켓 발사 계획은 전면 수정 중


지난해 11월 정부는 야심 찬 우주기술 개발 계획을 내놨다. 2020년 달에 궤도 탐사선 1호를, 2025년 달 착륙선을 탑재한 탐사선 2호를 보내겠다는 것. 이를 위해 한국형 로켓과 달 탐사선 개발을 포함한 우주개발에 3조6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한국이 추진해 온 우주개발 계획을 전면 수정한 성격이 짙다.

당초 정부는 2005년까지 러시아와 공동으로 한국형 로켓 KSLV-1을 개발하고, 2010년 KSLV-2호, 2015년 KSLV-3호를 독자 개발해 발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액체로켓 기술의 확보가 어려워지자 순수 자력 발사 시점을 전면 재조정한 것.

인공위성을 우주로 실어 나르는 로켓은 2∼4단으로 구성되며, 이 중 맨 아래에 있는 1단 액체로켓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액체로켓 기술은 미국을 포함한 몇몇 나라가 독점하고 있다. 한국이 손을 잡은 나라는 러시아다. 로켓의 공동 개발을 통해 핵심 기술을 배우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러시아에 2000여억 원이나 주고 사 온 KSLV-1의 1단 로켓 개발 과정에서 한국 과학자들은 거의 배제됐다. 러시아 흐루니셰프사가 조립한 1단 액체로켓을 그대로 사용한다. 한국은 기술 개발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2단 고체로켓 등 나머지 부분을 맡았다.


기술보호협정 때문에 발사 3년 연기돼

2002년 우주협력이 처음 추진될 때만 해도 경제 사정이 어려웠던 러시아는 한국과의 공동 개발에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러시아는 경제 사정이 나아지면서 태도를 바꿨다. 기술보호협정(TSA)이라는 새 협상 카드를 내세운 것. TSA는 액체로켓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이 지켜야 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핵심 기술을 확보하려는 한국과 기술 유출을 염려하는 러시아가 2년여에 걸쳐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TSA는 지난해 6월에서야 러시아 의회의 비준 절차를 마쳤다.

그 사이 KSLV-1 발사 시점은 2005년에서 2007년, 다시 2008년으로 미뤄졌다. 사업이 장기화되면서 개발비도 당초 3594억 원에서 5025억 원으로 뛰었다. 자력 발사라는 말도 슬쩍 빠졌다. TSA에 따라 1단 액체로켓은 기술 이전 없이 그대로 사오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액체로켓 기술은 2002년 자체 개발해 발사한 KSR-III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독자 기술 확보를 위해 KSR-III보다 성능을 2배 향상시킨 30t급 엔진을 2006년 만들었지만, 위성을 쏴 올리기에는 개선할 점이 많다.


“국산화율 목표 달성” vs “핵심 기술 빠졌다”


KSLV-1 사업을 보는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대형 로켓을 설계하고 조립하는 기술을 확보한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며 “비록 액체로켓 기술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KSLV-1의 국산화율은 당초 목표대로 60%에 이른다”고 했다.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에 거품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민간 전문가는 “로켓이 우주로 나가는 데 가장 핵심은 액체로켓 기술”이라며 “막대한 개발비를 고려할 때 이번 사업의 성과를 명확히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개발 목표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의 액체로켓은 세계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지만 선진국의 견제로 개발이 쉽지 않다. 그래서 액화천연가스(LNG)를 이용하는 메탄 로켓이나, 고체와 액체 연료를 이용하는 하이브리드 엔진 같은 신개념 로켓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미 공군도 차세대 로켓 엔진으로 메탄 로켓을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이들 로켓 기술은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며 “국가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기관으로서 검증되지도 않은 기술을 고려할 수는 없다”고 했다.


연료로 본 로켓의 경제성

액체로켓, 추진력 강하나 발사때 마다 주입

고체로켓, 작동 간단하나 속도 조절 불가능


로켓은 연료의 종류에 따라 구분된다.

액체로켓은 고체로켓보다 추진력이 강하고 발사 뒤에도 점화와 소화를 반복할 수 있다. 주로 등유나 액체 수소가 연료로 쓰인다. 또 가볍고 원하는 궤도에 위성을 정확히 진입시킬 수 있어 1단용 로켓으로 쓰인다. 그러나 발사할 때마다 연료를 주입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군사용으로는 잘 쓰이지 않는다. 한국은 2002년 과학기술로켓 KSR-III 발사에 성공해 액체로켓 기술을 일부 확보했다.

고체로켓은 일단 점화하면 속도 조절이 불가능하고 작동이 간단해 지상에서는 주로 군사용 미사일에 사용된다. 우주에서는 1단 로켓이 떨어져 나간 후 2단이나 3단용으로 사용된다. KSLV-1에도 2단용으로 고체로켓이 이용된다.

최근에는 메탄 로켓과 하이브리드 로켓이 주목받고 있다. 메탄 로켓은 값싸고 재활용이 가능하다. 액체 산소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사용하는데, 엔진 배관에 검댕이 생기지 않아 여러 번 반복해서 쓸 수 있다.

하이브리드 로켓은 고체와 액체 연료를 섞은 물질을 연료로 쓴다. 2004년 시험 비행에 성공한 민간우주선 스페이스십원이 이 로켓을 사용했다. 메탄 로켓과 하이브리드 로켓은 주로 우주여행용 민간우주선에 도입될 전망이지만, 일반 위성 발사에 사용해도 손색이 없다는 게 이 분야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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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서 얼굴인식 SW 등장
국내선 “색깔 등 폭넓은 이미지 검색에 주력”
2008년 01월 31일 | 글 | 이정호 기자 ㆍsunrise@donga.com |
 
스웨덴의 한 소프트웨어 기업이 동영상에 등장하는 사람의 얼굴을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조만간 인터넷에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혀 화제다. 얼굴 인식기술은 테러 방지 등 보안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주로 개발돼 왔지만 이번 기술은 영화와 같은 동영상 콘텐츠를 찾는 데 이용될 예정이어서 일반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 관련 업계에서도 이 같은 기술이 차세대 검색의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국에 비해 기술 수준은 아직 낮지만 얼굴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진과 동영상을 검색하는 데 개발의 초점을 맞추고 있어 향후 활용의 폭은 더 넓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에서 불고 있는 손수제작물(UCC) 열풍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 쇼핑몰 등 특화된 시장에서도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스웨덴서 2분기에 ‘얼굴 검색’ 기술 나와

로이터 통신은 스웨덴의 영상인식 기술 기업 폴라 로스의 니콜라이 니홀름 대표가 올해 2분기 중에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얼굴인식 서비스를 제공할 뜻을 밝혔다고 최근 보도했다. 검색 대상은 얼굴이 등장하는 동영상이다.

이 기술이 주목받는 것은 현재와는 전혀 다른 검색 방식 때문이다. 지금은 동영상 제공업체가 특정 얼굴이 등장하는 동영상에 일종의 ‘전자 꼬리표’를 붙인다. 눈으로 각각의 동영상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것이 필수다. 로이터는 이런 방식으로는 6~7개월마다 두 배씩 늘어나는 동영상을 감당하는 것이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폴라 로스사가 내놓은 소프트웨어는 동영상의 순간적인 정지 영상을 2차원 사진처럼 스캐닝한 뒤 이를 3차원으로 바꾼다. 이런 방식으로 모아 놓은 데이터 가운데 사용자가 원하는 인물의 얼굴을 골라서 보여주는 것이다.

모든 과정은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진행한다. 사용자는 지금처럼 ‘리차드 기어’라는 단어를 검색창에 그대로 치면 되지만 수집되는 동영상의 양과 정확도는 지금보다 훨씬 향상된다. 꼬리표가 달린 한정된 수의 동영상이 아니라 인터넷 공간의 모든 동영상이 검색 대상이 되는 데다 꼬리표 부착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오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국내선 다양한 이미지 검색에 힘 쏟아

UCC 바람이 불고 있는 국내에서도 이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은 얼굴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영상과 사진, 그림을 망라해 검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역점을 둔다.

국내 검색 소프트웨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사용자는 ‘사랑’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해 멜로 영화나 드라마, 연인들의 프러포즈 동영상을 지금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수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생활에 이용될 수 있는 폭도 얼굴 인식에 한정되는 기술보다 넓다. ‘스키 강습’이라는 검색어를 통해 내려 받은 동영상으로 가정에서 활강 자세를 연습할 수 있다. 또 ‘온천’을 입력해 일본 현지 온천의 시설과 주변 경치를 미리 확인할 수도 있다. 이런 검색은 지금도 일정 수준 가능하긴 하지만 사용자는 정확한 정보를 지금보다 훨씬 많이 얻을 수 있다.

동영상의 순간적인 정지 화면을 사진처럼 인식해 검색어와 부합하는 영상을 찾는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인 만큼 사진과 그림 또한 지금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검색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꼬리표가 달리지 않은 자료는 검색 범위에서 원천적으로 제외하는 지금의 검색 시스템이 일대변화를 일으키는 셈이다.

하지만 국내 제품의 기술력이 아직 소비자를 만족시킬 정도는 아니다. 예를 들어 현재 기술로는 사진 10만장을 검색하는 데에도 최대 20초가 걸린다. 동영상을 검색할 때에는 이보다 훨씬 오랜 기다림을 각오해야 한다.

국내 업체들은 일단 소프트웨어가 특정 색깔을 구별하는 기술을 상용화의 1차 후보로 삼고 있다. 모니터 위에 팔레트처럼 생긴 메뉴판을 띄운 뒤 사용자가 원하는 색을 클릭하도록 하고, 그것과 가장 유사한 색을 띤 물건을 보여주는 것이다. 동영상에서 사물을 인식하는 검색 기술의 초보 단계라 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 기술이 의류나 구두 등 색깔이 큰 의미를 지닌 품목을 찾을 때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한다.

검색 소프트웨어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동영상을 포함한 국내의 이미지 검색 기술은 아직 소비자 요구를 100% 맞출 정도는 아니다”며 “일단 인터넷 쇼핑몰 등 데이터가 비교적 적은 곳을 목표로 연구개발과 제품 구축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학으로 석유 대란 막는다
플라스틱, 모래, 늪에서 석유 뽑아내
2008년 01월 08일 | 글 | 편집부ㆍ |
 
폐플라스틱은 결코 혐오스러운 폐기물이 아니라 버리기 아까운 유용한 자원이다. 주원료가 석유인 대표적 고분자물질 플라스틱은 원료인 석유로 되돌릴 수 있다. 보통 폐플라스틱 100톤을 재활용시킬 경우 경유와 휘발유가 약 80톤 정도 생산된다. 그동안 쓰레기로만 인식됐던 폐플라스틱이 어떻게 석유로 탈바꿈하는지 알아보자.

폐플라스틱에서 석유를 뽑아내는 원리는 간단하다. 가정과 공장에서 버린 각종 플라스틱을 잘게 부숴 반응로에서 녹인 뒤 냉각하면 검은 빛깔의 혼합유와 가연성가스(LPG)가 나온다. 이 혼합유를 정제하면 휘발유와 경유가 된다.

원리는 간단하지만 효율적이고 안전한 기술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열에 녹은 플라스틱이 반응로 벽에 끈적끈적하게 달라붙어 공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플라스틱이 녹을 때 생긴 탄소 찌꺼기가 관을 틀어막기 일쑤다. 그래서 공장을 하루 이틀 돌린 뒤에는 사흘씩 쉬면서 설비를 점검하고 청소해야 한다.

또 열분해 공정은 반응로에서 발생되는 오일증기를 응축시키는 간단한 작업이지만, 플라스틱에 있는 PVC는 가열되면 유독한 염산가스를 만든다.

플라스틱은 반응로에 들어가기 전 금속이나 모래 같은 무기물을 제거하는 전처리 공정을 거쳐야 한다.
PVC는 300°C 전후에서 녹는다. 자동화 공정에서는 이 점을 이용해 폐플라스틱을 두단계로 나눠 녹인다. 반응기를 먼저 300°C 정도로 가열시켜 이때 발생되는 유독한 염산가스를 일차적으로 제거한다. 다음은 400~450°C에서 나머지 원료를 완전히 녹인다. 온도가 너무 높으면 잔류물의 생성량이 증가하고 이때 생성된 잔류물은 반응기 내벽에 달라붙어 운전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폐플라스틱의 유화 기술은 국내는 1990년대부터 시작됐지만, 본격적인 기술개발은 과학기술부의 21C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으로 상용플랜트를 개발하면서 시작됐다. 상용플랜트의 개발이 원만히 진행돼 국내 재활용업체인 (주)한국로코코는 PVC, 비닐, 스티로품 등이 섞인 플라스틱 혼합쓰레기를 녹여 휘발유와 경유 등 재생연료를 매일 5톤 정도 생산하게 됐다.

고유가 시대용 석유가 따로 있다?

지구에는 고체 상태의 석유 같은 ‘석유 이후의 석유’가 묻혀 있다. 저유가 시대에는 경제성이 낮았지만 고유가 시대에는 쓸만한 연료가 된다.

요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오일샌드’다. 석유가 모래와 섞여 있는 형태인 오일샌드는 세계적으로 석유보다 많은 2조5000억 배럴이 묻혀 있다. 캐나다 앨버터 유전이 가장 큰 오일샌드 산지다. 이곳에서만 세계가 15년 동안 쓸 수 있는 석유가 묻혀 있다. 캐나다가 쓰는 석유의 4분의1이 오일샌드에서 나온다. 타르석유라고도 한다.

최근 국내 일부 회사들이 쓰기 시작한 오리멀전도 새로운 화석연료다. 오리멀전은 베네수엘라 오리노코강 늪지대 지하에 묻혀 있는 아스팔트처럼 생긴 물질이다. 유화제를 넣으면 중유와 비슷하게 바뀌는데 톤당 발열량이 벙커시유의 70%지만 값은 절반이어서 20~25% 연료비를 아낄 수 있다. 삼성정밀화학과 한국남부발전이 오리멀전을 쓰고 있다.


<신대현 연구원의 ‘산유국의 꿈 폐기물에서 일군다’, 김상연 기자의 ‘10년내 진짜 석유대란 온다’에서 발췌 및 편집>
석유 대란 없다
소비량 따라 매장량도 증가해
2008년 01월 08일 | 글 | 편집부ㆍ |
 
석유는 우리 일상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할 뿐만 아니라 산업의 원료로 사용돼 현대산업사회의 ‘혈액’과 같은 요소다. 석유를 확보하기 위해 국가간에 전쟁도 불사하고 있다. 이런 석유자원은 과연 40년 후에 고갈될까.

우리는 매장량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많은 경우에 숫자로 주어진 매장량 가채연수에 의존한다. 매장량이란 ‘현재 확립된 기술을 바탕으로 불확실성 없이 상업적으로 생산가능한 양’이다. 현재 석유 가채연수는 40년으로 이는 확정매장량을 연간생산량으로 나눈 값이다. 매장량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하고 계속 생산만 할 때 앞으로 40년간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재미있는 사실은 40년 전에 예상한 가채연수도 40년이라는 점이다. 석유업계가 회사를 유지하고 원활한 경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40~50년간의 매장량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매장량은 2005년말 1조 2000억 배럴로 20년 전보다 56% 증가했다. ‘석유매장량 40년’이라는 가채연수는 변함없지만 연간생산량이 증가해 계속적인 소비에도 불구하고 매장량도 함께 증가한 셈이다.

매장량은 새로운 유전의 발견, 유가와 개발비 같은 경제조건의 변화, 정부와 환경규제의 변화 또는 생산기술의 발전에 따라 변화하는 값이다. 석유가 앞으로 40년 뒤 고갈되지 않고 또 가채연수 40년을 유지할 근거는 확실하다. 현재 원유 회수율이 평균 55~60% 안팎에 머물러 있고, 수심 2000m 이상에서는 그 존재를 확인했지만 비용과 기술적 어려움으로 아직 많이 생산하지 못한 원유가 많기 때문이다. 만약 1%를 추가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면, 현재 매장량을 기준으로 국내에서 158년간 사용할 수 있는 매장량이 확보된다.

4차원 탐사로 석유 찾는다

과거에는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주로 약 2~3km의 수직유정을 시추했다. 요즘엔 방향성 시추기술이 발달해 자연 장애물이 있는 지역, 인구밀집 지역, 환경에 민감한 지역, 시추비용이 높은 지역에서도 시추가 가능하다.

석유탐사에 쓰이는 대표적인 물리탐사 방법은 탄성파탐사다. 폭발물의 폭발이나 해머 타격처럼 인위적으로 생성된 파동은 방사형으로 전파되면서 새로운 매질을 만나면 일부는 반사되고 일부는 굴절돼 계속 전파된다. 반사되는 파동의 도착시간을 이용해 지층경계면을 역으로 알아내 석유가 존재할 만한 구조를 찾아낸다.

예전에는 지표에서 얻은 1차원 자료를 활용해 2차원 수직단면도를 작성하고 시추 위치를 결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물리탐사 기술과 컴퓨터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덕분에 지표에서 얻은 2차원 자료를 이용해 지하구조를 3차원으로 영상화할 수 있게 됐다.

탄성파탐사로 얻은 3차원 영상을 이용해 시추작업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다. 이 같은 기술 발전으로 시추비용을 줄이고 민감한 환경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최근에는 4차원 탐사라고 불리는 새로운 기법이 도입됐다. 현재 석유가 생산되고 있는 층에서 3차원 탐사를 실시해 구한 자료값과 과거에 얻은 3차원 자료값의 차를 구한다. 이는 석유생산으로 변화된 석유분포를 보여준다. 이 정보를 이용하면 최적의 생산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석유유동이 활발하지 않은 지역을 파악할 수 있다.

에너지자원의 중요성과 정보기술의 발달 덕분에 석유공학 분야는 ‘디지털 유전관리’로 발전하고 있다. 디지털 유전관리는 유정과 지상에 센서를 설치해 정기적으로 정보를 확보하고 분석해 최적의 생산관리를 돕고 있다. 특히 수치모델을 이용해 의사결정에 드는 시간이 줄어들어 생산성과 회수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지구에 숨어있는 석유자원을 찾아내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에너지자원의 탐사와 개발에 앞장선 석유공학 엔지니어의 활약으로 석유 매장량은 계속 늘고 있다.

<최종근 교수의 ‘에너지 기술의 산실’에서 발췌 및 편집>
석유 대란 있다
10년내 진짜 석유대란 온다
2008년 01월 08일 | 글 | 편집부ㆍ |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드는 고유가 시대다. 더 심각한 상황은 10년 내 석유 생산이 줄어드는 진짜 대란이 시작되고 41년 뒤에는 지구에 매장된 석유가 바닥난다는 현실이다. 이대로라면 아침마다 석유통을 들고 주유소 앞에 줄을 서서 석유를 배급받고, 출퇴근이나 등하교는 자전거로 하게 될 수도 있다.

과연 지구에 묻혀 있는 석유는 얼마나 되며 석유 대란은 언제 닥칠까.

미국 석유 전문잡지 ‘석유가스저널’(OGJ)은 2003년 “지금까지 확인된 석유 매장량은 1조2천1백28억 배럴로 현재 석유 소비량을 기준으로 41년 동안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석유회사 BP도 석유 매장량은 1조1천4백77억 배럴로 41년 정도 쓸 수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석유 생산이 정점에 이르는 때부터 대란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 소비는 앞으로 연평균 1.2-2.4% 늘 것으로 보이는데 생산이 정체돼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 석유 대란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석유 대란이 30년 뒤에나 찾아올 것이라고 낙관한다. 미국지질연구소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석유가 많아 2037년에 석유 생산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정점을 2100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염명천 산업자원부 과장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잉여생산 능력이 제한돼 있어 5-10년후 석유 수급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부 수소에너지개발사업단 김종원 단장도 “2014년부터 원유의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년 안에 진짜 ‘석유대란’이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다.

에너지 혁명을 준비해야

석유 대란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석유를 직접 생산하면 석유 위기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석유가 거의 나지 않는 프랑스는 전체 석유 소비량의 73%를 해외에서 직접 생산한다. 또 중동에서 수입하는 석유는 27.9%에 불과해 석유 위기에 타격을 덜 받고 있다.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자원빈국’ 일본도 해외 석유 개발이 한창이다. 중국은 2006년 카자흐스탄 원유를 들여오기 위해 송유관을 건설했고, 일본도 러시아와 가스관을 연결하도록 합의하는 등 해외 유전 개발을 통한 석유 수입이 10%를 넘는다. 한국이 중동에 의존하는 석유는 전체의 79%다.

석유 대란은 일시적인 해결책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인류는 산업혁명이후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은 아닌지 근본적으로 물질문명을 되돌아봐야 한다. 동물의 세계에서 식량이 부족해지면 서로 죽이고 죽는 비극만 남는다.

석유 위기는 전쟁과 테러 등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어진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도 배후에는 세계 2위의 매장량을 자랑하는 이라크의 석유 자원이 놓여 있다. 중동 지역의 갈등도 상당 부분 석유에서 비롯됐다.

이상훈 대안에너지센터 사무국장은 “지금은 석탄 석유 등 ‘탄화수소 문명’이 저물어가는 시기”라며 “에너지 전쟁과 생태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는 발전을 중요시한 20세기의 에너지 사용 형태를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류는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이고 새로운 에너지 혁명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상연 기자의 ‘10년내 진짜 석유대란 온다’에서 발췌 및 편집>
물리 3년 배우고도 “상대성이론이 뭐지?”
<上>시대 뒤처진 물리 교육
2008년 01월 04일 | 글 | 김상연, 임소형 기자ㆍdream@donga.com, sohyung@donga.com |
 
“고교 3년 동안 과학, 물리Ⅰ, 물리Ⅱ를 다 배워도 교과서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볼 수 없는 것이 한국의 현실입니다.”

김성원 이화여대 과학교육과 교수는 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고교 물리 교과서에 20세기 물리학의 두 기둥인 상대성이론과 양자론이 모두 빠져 있다”며 “어려운 내용은 교과서에서 빼다 보니 현대 물리학 근처에도 가 보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고교 과학 교과서가 현대 과학을 따라잡지 못하고 잘못된 개념까지 등장하는 등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과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과학 용어도 학계 표준을 따라잡지 못해 학생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물리의 경우 일반고교 학생들은 교과서를 통해 이른바 ‘과거 물리’만 배우지만 과학고에서는 현대 물리학까지 가르쳐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물리 시험 파동이 재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교수는 “교과서에 나와 있는 원자모형은 양자론이 확립되지 않은 100여 년 전 이야기인데 현대 개념과 다른 것이 꽤 있다”며 “과학고를 나왔거나 책과 잡지에서 현대 양자론을 공부한 사람은 교과서와 다른 개념을 가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세정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는 “고등학생이 상대성이론 등 첨단 물리학을 수식으로 배울 수는 없겠지만 생활에 적용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개념만 배워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를 통해 물리를 배우게 되면 흥미가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내 대학 물리학과 교수들은 현재 고교 과학 교육이 쉽고 재미있는 내용을 주로 추구하다 보니 물리Ⅱ까지 가도 어려운 내용은 소홀히 다루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 과정에서 원리를 깊이 설명하기도 쉽지 않고 현대 물리가 설 자리는 더욱 없어졌다.

정진수 충북대 물리학과 교수는 고교 1학년 물리 교과서 2종을 분석해 총 55쪽의 지면에서 설명이 잘못된 것은 33개, 불확실한 표현은 16개나 찾아냈다고 지난해 과학학술지 ‘새 물리’에 발표해 충격을 줬다. 교과서 한 쪽에 거의 하나씩 불확실하거나 잘못된 설명이 나온 셈이다.

고등학교 1학년 대상의 한 과학 교과서에는 ‘운동량 보존의 법칙’을 설명하며 ‘모든 충돌 현상에서…충돌 후 운동량의 합은 충돌 전 운동량의 합과 같다. 이를 운동량 보존의 법칙이라고 한다’고 돼 있다.

정 교수는 “이런 설명은 바깥에서 작용하는 힘이 없을 때에만 성립한다”고 지적했다. 만일 바깥 힘이 있다면 운동량은 보존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깟 작은 가정이 뭐 그리 대수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과학에서 작은 전제는 매우 중요하다.

잘못된 설명도 많았다. 한 교과서는 변압기의 원리를 설명하며 ‘유도 전기’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물리학에 ‘유도 전류’는 있어도 유도 전기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 다른 물리 교과서도 ‘가속기에서 입자를 가속시키는 데에는 매우 센 전자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지만 전자석은 입자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지 속력을 높이는 것이 아니다. 교과서가 학생들에게 잘못된 개념을 가르치는 것은 물론 가속기의 원리를 올바로 알고 있는 학생에게는 큰 혼란을 줄 수 있는 셈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김 교수는 “현재 검인정 교과서는 한번 통과되면 오류를 수정하기가 쉽지 않다”며 “교과서를 언제든 수정할 수 있는 창구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영국물리학회가 오랜 제작 기간과 여러 명의 전문가를 활용해 만든 고등학교용 물리 참고서는 대학의 물리학 교재로 써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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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제작자들 반대로 새 이론 못넣어”

차세대 교과서 주도한 현종오 교사

“차세대 과학 교과서에 새로 정해진 ‘지층 연대법’을 넣으려고 했더니 옛날에 배운 것과 다르다는 이유로 반대하더군요.”

차세대 과학 교과서 개발을 주도했던 현종오(사진) 월계고 교사는 기존 교과서의 벽을 이렇게 꼬집었다. 국제학회까지 가서 배운 새 이론이지만 교과서 제작 관계자들이 과거에 배운 내용과 다르다며 교과서에 반영하자는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차세대 과학 교과서는 과학기술부와 한국문화재단이 2006년 개발한 새로운 개념의 과학 교과서다.

그는 차세대 과학 교과서를 만들며 부닥친 벽이 한두 개가 아니라고 말했다. 또 도입 부분을 재미있게 하고 과학 원리를 충분하게 설명하느라 페이지 수가 늘어나자 그것도 안 된다고 해 200여 페이지를 줄였다고 한다.

현 교사는 “한국의 유명한 과학자를 교과서에 실어 학생들에게 역할 모델로 보여 주려 했으나 이마저 쉽지 않았다”며 “논란 끝에 겨우 몇 명의 이름을 넣었다”고 전했다.
"중력-만유인력 다른건줄 알았는데"
<下>혼란 부추기는 용어들
2008년 01월 07일 | 글 | 임소형, 이정호 기자ㆍsohyung@donga.com, sunrise@donga.com |
 
“중력과 만유인력이 같은 말이라고?”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 사는 이민정(가명·고3) 양은 6일 중력과 만유인력이 같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둘을 서로 다른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과학 교과서에선 중력을 ‘지구가 물체를 당기는 힘’으로, 만유인력은 ‘떨어진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고 질량의 곱에 비례하는, 물체 간에 잡아당기는 힘’으로 정의한다. 만유인력이 좀 더 복잡해 보이지만 각각 영어 ‘gravity’와 ‘universal gravitation’을 번역한 것으로 둘은 사실상 같은 말이다. 교과서의 모호한 설명이 학생들에게 혼란을 일으키는 것이다.


모호한 용어설명 “헷갈려요”


유정아 경기 부천 상일중 교사는 “중력은 중학교 때, 만유인력은 고등학교 때 배운다”며 “어려운 과학용어가 좀 더 많이 등장하는 만유인력을 중력과 다른 개념으로 이해하는 학생이 꽤 있다”고 말했다.

이범 EBS 과학 강사도 “대학에서는 중력과 만유인력을 같은 뜻으로 가르친다”며 “일부에선 만유인력을 ‘보편중력’으로 바꿔 부르자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는 과학용어가 적지 않다. 지구과학에서는 대기의 상태를 표현할 때 ‘불안정’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상황에 따라 ‘안정되지 않은’ ‘역동적인’ 등 뜻이 달라진다.

이호근 서울 보인고 교사는 “지구과학에서 지구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자전한다고 표현할 때 ‘상대적’이라는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학생들에게 혼란을 준다”고 지적했다.


구닥다리 표현 그대로


독일어와 일본어 발음이 남아 있는 화학용어도 문제다.

1940년대 이전만 해도 세계 화학 논문의 40%는 독일어로 쓰였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해외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려면 영어가 필수다.

이상국 부산대 화학과 교수는 “10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쓰이는 화학용어는 독일어나 일본어 발음이 대부분이었다”며 “전 세계 논문의 90%가 영어로 출판되는 현실을 감안해 대한화학회는 화학용어를 영어 발음으로 표기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장안에 따르면 ‘나트륨’은 ‘소듐’, ‘에테르’는 ‘이서’로 발음해야 한다. 그러나 현행 과학 교과서는 나트륨과 에테르라는 표현을 고수한다. 국제적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과학계는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해 영어 원서를 공부하거나 외국 과학자와 대화할 때 혼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교사 재교육 병행해야


DNA나 나노기술 등 첨단 과학이 과학 교과서에 잘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다. DNA는 이제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용어지만 중학교에서는 3학년 교과서에 잠깐 언급될 뿐이다. 나노 과학도 교과서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교과서에 DNA나 나노기술 등 첨단 과학을 담는다 해도 이를 학생에게 가르쳐야 할 교사의 자질이 함께 향상돼야 과학 교육이 발전할 수 있다.

김희백 서울대 생물교육과 교수는 “과학의 발전 속도를 중고교에서 제때 수용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며 “교사들이 첨단 과학이론을 익혀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첨단과학교사연수센터가 7일부터 전북대, 공주대와 공동으로 새로운 과학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하는 것이 좋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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