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2월호 - 한반도로 대륙이 몰려온다?
2억 5000만 년 뒤 초대륙이 다시 온다!
지구미래 대예측 에피소드 2-판게아 프록시마 원정대
| 글 | 감독 안형준 기자 ㆍbutnow@donga.com |

"초대륙의 중심에서 뭔가 나를 부르고 있어!"
그곳엔 지구 역사의 엄청난 …

Prologue


2억5000만 년 뒤, 지구엔 하나의 거대한 대륙과 이를 둘러싸고 있는 바다만 있다.
낮부터 강력한 모래바람이 다시 일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목적지를 바로 눈앞에 두고 발이 천근만근 무거워졌다. 탐험을 시작한지도 벌써 두 달이 지났다. 그동안 주변에 물이라고는 단 한 방울도 찾아볼 수 없는 열사의 땅을 지나면서 동료 2명을 잃었다. 그때 흘렸던 눈물마저 아깝다고 느낄 정도로 이곳은 건조하다.

인류 최초로 대륙의 동서남북 끝을 밟았다는 사실은 나에게 탐험가로서 최고의 영예를 선사했다. 남은 곳은 대륙의 중심 뿐. 그리고 이제 ‘지중점’(地中點) 정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이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야릇한 기분이 든다. 마치 수천만 년 전, 아니 수억 년 전 대륙의 중심에 살았던 나의 선조가 대륙의 중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느낌이랄까. 훗, 하지만 말도 안 된다. 이런 극한 곳에서 생물이 살았다는 건 말도 안 되니까.

순간 거대한 물체가 눈앞을 가로 막았다. 모래 바람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아 하마터면 부닥칠 뻔했다. 뒤에서 위치를 파악하는 임무를 맡은 탐험대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바로 여기가 지중점입니다! 드디어 초대륙의 중심에 도착했어요!”

바로 그때, 모래 바람이 걷히면서 거대한 물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철갑옷을 입고 한 손에 큰 칼을 든 채 두 눈을 부릅뜨고 있는 장군의 동상과 괴물 머리가 달린 철갑선 모형이 눈앞에 펼쳐졌다.
도대체 이곳은 과거에 어떤 곳이었단 말인가.

탐험대가 초대륙의 중심에서 발견한 물체는 바로 현재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 있는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다. 2억 5000만 년 뒤 지구에 5대양 6대주 대신 하나의 거대한 대륙만 있다거나, 또 그 중심에 현재의 한반도가 위치한다는 판타지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2억 5000만 년 뒤 지구에 나타날 초대륙 모델 ‘아마시아’와 ‘노보판게아’. 두 모델 모두 한반도가 세계의 중심에 있다고 예측한다.


초대륙의 중심에 한반도가?
판이 움직일 때 일어나는 일들
A 맨틀에서 마그마가 올라오며 판을 분열시킨다.
B 바다 속에서 마그마가 식으며 거대한 해령을 만든다.
C 새로 만들어진 해양판은 식으면서 밀려나다가 대륙판 아래로 침강한다.
D 해양판과 대륙판의 마찰로 지진이 발생하고 화산이 폭발한다.
E 대륙판이 밀리다가 다른 대륙판과 충돌하면 높은 산맥이 만들어진다.
F 해양판끼리 충돌하면 한쪽이 침강하며 해구를 만든다.
G 바다 위에 화산섬이 생긴다.

지질학자들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용융된 마그마가 식어 화성암으로 굳을 때나 퇴적물이 쌓일 때 기록된 과거 지구 자기장 방향의 변화로부터 지각을 이루는 판의 이동 속도를 계산해냈다. 또한 최근에는 위성으로 정밀하게 측정한 대륙의 위치 변화 자료를 이용해 현재의 판 이동 속도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북태평양 해양판이 아래로 밀려 가라앉으면서 태평양은 점차 닫히고 있다. 반면 대서양 바닥 가운데에서는 아메리카가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멀어지면서 새로운 해양층이 생기고 있다. 아프리카는 북쪽으로 올라가고, 유럽은 남쪽으로 움직인다. 호주는 동남아시아를 향해 북진하고 있다. 대륙들이 움직이는 속도는 1년에 약 1~10cm로 손톱이 자라는 속도와 비슷하다.

1992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 지질학자 크리스 하트나디 교수는 이런 대륙판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2억 5000만 년 뒤 지구의 모습을 예측했다. 그는 대서양이 계속 넓어지면서 아메리카대륙이 밀리고 결국 아시아의 동쪽 끝에 붙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아프리카대륙과 마다가스카르는 인도양을 건너 남아시아와 충돌해 남쪽에 산맥을 만들고 호주는 북쪽으로 계속 이동하다 동남아시아와 합쳐진다고 예상했다.

결국 남극대륙만 제자리를 지킨 채 나머지 대륙이 모두 모여 하나의 거대한 대륙을 이룬다는 얘기다. 미국 하버드대의 폴 호프만 교수는 하트나디 교수의 의견에 동의하며 2억 5000만 년 뒤에 나타날 이 초대륙에 ‘아마시아’(Amasia, America+Asia)라는 이름을 붙였다.

확장하는 해양지각 해양지각의 나이를 색깔로 표시했다. 중앙해령에서 해양지각이 새로 만들어지면 오래된 해양지각은 밖으로 밀린다.
1990년대 후반 영국 케임브리지대 로이 리버모어 교수도 이와 비슷한 모습의 초대륙 모델을 내놨다. 대서양이 계속 확장해 아시아와 아메리카가 만나고 호주가 그 사이에 낀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남극대륙이 북쪽으로 올라와 동남아시아와 남아메리카 사이를 파고들어 초대륙의 일부가 된다는 점만 다르다. 리버모어 교수는 이 초대륙 모델을 ‘노보판게아’(Novopangaea, 새로운 판게아)라고 불렀다

재미있는 사실은 두 모델 모두에서 한반도가 초대륙의 중심에 위치한다는 점이다. 세계의 중심이 된다는 사실이 기분 좋은 일이지만 한반도에 닥칠 기후 변화의 실상을 알고 보면 그리 반길 일은 아니다. 대륙 지각이 한반도 주변에 거대한 산맥을 만들면서 바다에서 만들어진 구름이 육지 안쪽으로 들어오다가 전부 사라져 한반도는 비가 내리지 않는 불모의 사막으로 변할 것이기 때문이다.


5~7억년마다 대륙 ‘헤쳐 모여’

2006년 12월 인도양에 있는 리유니온 섬에서 화산이 폭발하며 봉우리 몇 개가 새로 생겼다. 리유니온 섬은 지구에서 화산활동이 가장 활발한 지역 중 하나다.
과거에도 초대륙이 있었을까. 초대륙의 존재를 처음으로 주장한 사람은 1912년 독일의 지구물리학자인 알프레트 베게너다. 그는 2억 5000만 년 전 지구에 판게아(그리스어로 ‘모든 지구’라는 뜻)라는 거대한 대륙이 있었다가 갈라지고 붙기를 반복하며 현재 대륙의 모습이 만들어졌다는 ‘대륙이동설’을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베게너의 이론은 대륙을 이동시키는 힘이 무엇인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판게아는 학자들 사이에서 ‘잊혀진 대륙’이 되고 말았다. 1960년대에 이르러서야 지구내부의 방사성 물질이 붕괴할 때 나오는 열이 맨틀을 대류시킨다는 ‘맨틀대류설’과 지각이 여러 개의 판으로 이뤄졌다는 ‘판구조론’이 등장하면서 판게아는 약 50년 만에 다시 빛을 보게 됐다.

하지만 판구조론은 판게아를 부활시키는 데 큰 공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륙의 이동을 일부 설명하지 못하는 약점이 있었다. 맨틀이 대류하는 속도에 비해 판이 움직이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사실이 1980년대에 밝혀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와이 열점과 같은 특별한 지역의 화산활동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이론이 1990년대 등장한 ‘플룸구조론’이다.

지질학자들은 과거 대륙의 분포를 재구성할 뿐만 아니라 미래 대륙의 모습까지 예측한다. 사진은 한 지질학자가 과거 지구 자기장의 방향이 남아 있는 암석을 찾기 위해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는 모습.
지구 내부의 열분포를 조사해보면 맨틀 하부에서 지구 표면까지 뻗쳐있는 열기둥이 있는데, 이를 ‘플룸’이라 한다. 판구조론은 맨틀이 바다 위의 뗏목처럼 수동적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하지만 플룸구조론은 판 운동의 근본적인 원동력을 플룸의 운동으로 설명한다.

지구 중심에 가까운 곳에서 뜨거워진 플룸이 상승하면 대륙이 분리되고 해저에서는 해령이 만들어진다. 여기서 만들어진 해양판은 점차 식으면서 확대되다가 해구에서 다른 판 아래로 밀려들어간다. 밀려들어간 해양판은 한 덩어리의 차가운 플룸이 돼 아래로 떨어지는데, 이때 생긴 반발력으로 뜨거운 플룸이 다시 위로 솟는다.

플룸구조론은 맨틀의 대류를 잘 설명하는 이론인 동시에 초대륙에 대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구의 진화과정 속에서 차가운 플룸이 대륙판을 끌어 모아 초대륙을 만들고, 뜨거운 플룸이 초대륙을 다시 쪼개는 일을 약 5억~7억년 주기로 되풀이한다는 주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 판게아 이전에도 초대륙이 있었을까. 지질학자들은 약 8~10억 년 전에 ‘로디니아’(Rodinia)라는 초대륙이 있었다는 사실에 대부분 동의한다. 그리고 로디니아가 ‘파노티아’(Pannotia)와 ‘곤드와나’(Gondwana) 대륙으로 나뉘었다가 약 2억5천만 년 전 다시 판게아를 이뤘다고 설명한다.

더 나아가 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비슷한 종류의 오래된 암석의 분포를 토대로 18억 년 전에는 ‘컬럼비아’(Columbia) 또는 ‘누나’(Nuna)라고 불리는 초대륙이 있었고, 25억 년 전에는 케놀랜드(Kenorland) 초대륙이, 그리고 30억년 전 지구 최초의 대륙인 ‘우르’(Ur) 초대륙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하지만 지금부터 대략 10억 년 이전의 지질학적 증거가 현재까지 남아있는 경우가 드물어 그 이전 초대륙의 존재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이견이 분분하다.


‘울티마 판게아’에서 ‘판게아 프록시마’로
지구에서 첫 모습을 드러낸 지 오래 잡아야 400만 년밖에 되지 않는 인간이 수십억 년 전 지구의 모습을 복원하는 일은 쉽지 않다. 기껏해야 100년밖에 살지 못하면서 2억 5000만 년 뒤를 상상하는 일은 오죽할까. 하지만 지질학자들은 시간의 역사에 구애받지 않고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페르시아 걸프만의 위성사진. 아라비아 판(왼쪽 아래)이 유라시아 판(오른쪽 위)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2007년 1월 9일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미국 텍사스대의 지질학자 크리스토퍼 스코티즈 교수가 추정한 2억 5000만 년 뒤 나타날 초대륙의 새로운 버전을 소개했다. 스코티즈 교수가 제시한 초대륙은 지금까지 제시된 모델과 달리 한반도가 초대륙의 동쪽 끝에 붙어있다. 스코티즈 교수는 대서양이 계속 확장하다가 2억 년 뒤부터 해양판의 서쪽 즉, 아메리카대륙 쪽 해구에서 차가워진 플룸이 가라앉으며 대서양판을 다시 잡아당기기 시작한다고 예측했다.

그 결과 멀어지던 유럽대륙과 아메리카대륙은 10억 년 뒤 합쳐지기 시작해 경계를 따라 히말라야 같은 거대한 산맥을 만들면서 초대륙이 생기고 남극대륙은 점차 북쪽으로 움직여 ‘얼음모자’를 벗고 초대륙에 합류한다.

스코티즈 교수는 인도양이 초대륙의 중심에 호수처럼 갇힌 모양이 도넛이나 베이글 모양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자신의 초대륙 모델에 ‘도넛티아’나 ‘베이글리아’란 이름을 붙이려고 했다. 결국 동료의 만류로 ‘최후의 판게아’란 뜻의 ‘울티마 판게아’라는 이름을 자신의 초대륙에 붙였지만, 스코티즈 교수는 최근 이마저도 ‘판게아 프록시마’(다음 판게아)라는 이름으로 바꿨다. 끊임없이 돌고 도는 ‘초대륙 사이클’에 ‘최후’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초대륙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자연계에서 벌어지는 일 가운데 주기가 가장 길다. 태양계가 우리은하의 중심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약 2억 년)보다도 3배나 길다. ‘초대륙 사이클’의 중간쯤에 살고 있는 우리는 지구에 거대한 대륙이 나타나는 장면을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시간을 꿰뚫어 보는 ‘과학의 눈’을 갖고 떠나는 지적(知的)여행은 인간에게만 주어진 특권이다.
무조건 시작하자


무조건 시도하고 보는 것이 내 스타일이었다.
인생의 좌우명이 '후회 없이 살자'이기 때문에
시도조차 안 해보고 포기하는 것은
정말 적성에 안 맞았다.


- 김현근의《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중에서 -


* 시작도 해 보지 않고 후회하는 일이 많습니다.
일단 시작해보면 좋은 것, 나쁜 것이 저절로 걸러집니다.
좋은 것은 더 발전시키고, 나쁜 것은 얼른얼른 걷어내어
더 좋은 것으로 바꿔가는, 그런 스타일이어야
후회없이 살 수 있습니다.
못 볼 곳 없는 천리안
디스플레이 기술이 빚어낸 시력 이상의 ‘시력’
| 글 | 서종모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정흠 서울대 의대 안과 교수 ㆍcallme@snu.ac.kr, chungh@snu.ac.kr |
2030년 과학의 힘으로 시력을 업그레이드한 바이오닉맨은 이런 모습일까. 그의 안경은 눈 앞의 영상을 확대하거나 먼 곳까지 볼 수 있도록 돕는다. 대한민국 산업디자인대전 입선작이다.
2005년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600만불의 사나이’라는 제목의 심포지엄이 열렸다. 각국의 과학자들이 600만불의 사나이를 재연할 수 있는 인공 눈, 귀, 다리, 팔, 뇌 등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들의 연구가 현실화되면 한쪽 눈으로 40배율을 줌인 하고, 한쪽 귀는 1km밖의 소리를 듣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시속 100km로 달리고 15m 높이 건물에도 뛰어오를 수 있을 것이다. 2030년, 전문가들은 바이오닉맨이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예측한다. 과학을 입고 신체의 각 부분을 업그레이드한 포스트휴먼은 어떤 모습일까. 전문가들이 구상한 설계도를 하나씩 살펴보자.

지난 가을 필자는 몽골의 항올 지구에 의료봉사활동을 다녀왔다. 할아버지 한 분이 앞이 잘 안 보인다며 진료를 받으러 왔다. 노안 외엔 별다른 문제가 없어서 얼마나 잘 안 보이는지를 다시 여쭈었다. 할아버지는 “전엔 먼 산 밑에 선 것이 말인지 양인지 구분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도저히 구별이 안 된다”고 대답했다. 의료봉사단원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아연실색했다.

할아버지는 보통 사람보다 시력이 훨씬 더 좋았다는 말이다. 그러나 칠십 년 세월은 생각보다 무거웠는지, 시력 감퇴를 막을 수 없었다. 할아버지는 어떻게 해야 예전처럼 멀리 볼 수 있냐고 필자에게 물었다. 그는 젊은 시절 600만불 사나이 같았던 시력을 회복하고 싶어 했다.


안경에 1차 코일, 눈 안에 2차 코일?

근시와 백내장은 현대인의 눈 건강을 위협하는 양대 요인이다.
근시를 가진 현대인이 점점 늘고 있다. 한림대 의대 최동규 교수는 2004년 19세 남자 1만 2000명의 시력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실험 참가자의 절반 이상(56.4%)이 근시였고, 그 가운데 1/3은 안경도수가 -6디옵터 이상인 고도근시였다. 고등학교 교실에서 절반이 안경을 쓰고 5~8명 정도는 두꺼운 안경을 쓸 정도로 눈건강이 심각하단 말이다. 최근 레이저로 근시를 교정하는 라식과 라섹수술이 대중화돼 근시 환자들이 안경과 콘택트렌즈로부터 해방된 것은 인간시력강화의 대표적인 예다.

수정체가 탁해지는 질병인 백내장은 노인들의 눈 건강을 위협한다. 하지만 인공수정체가 개발되고 초음파 수정체 유화술이 도입된 뒤 ‘심봉사’는 동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인물이 됐다. 이렇듯 이미 우리는 시력을 강화한 바이오닉맨에 한 발짝 다가가 있다.

시력이 나빠지다 못해 상실될 위험에 처한 환자들도 ‘희망의 빛’을 볼 수 있게 됐다. 현대 과학자들은 ‘마지막 철옹성’인 망막 손상 환자를 위한 인공망막을 개발 중이다. 망막은 물체의 상이 맺히는 곳으로 시각 작용의 중추다. 현재 빛의 굴절을 조절하는 각막과 수정체를 대체할 인공물은 만들어졌지만 망막의 기능을 대체하는 기술은 미성숙한 단계다. 인공망막은 침과 전극으로 이뤄진다.

앞을 거의 보지 못할 정도로 백내장이 심한 환자도 인공수정체(사진)를 이식받으면 시력을 1.0까지 올릴 수 있다.
현재 인공망막 기술은 앞을 전혀 못 보던 환자가 ‘H’나 ‘I’ 같은 간단한 알파벳을 읽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인공망막 연구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국 도헤니 안과병원과 세컨드사이트 공동 연구팀은 안경에 미니 캠코더를 부착해 외부의 시각정보를 무선통신으로 망막에 전달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코일을 나란히 두면 한쪽 코일에 전류가 흐를 때 다른 쪽 코일에도 전류가 흐르는 상호유도 방식을 이용한 것이다.

안경에 1차 유도코일을 장착하고 눈 안의 인공망막 칩에 2차 유도코일을 넣은 뒤 1차 유도코일에 전류를 흘리면 인공망막으로 전기신호가 전달된다. 눈 안에 넣은 마이크로프로세서 칩이 2차 유도코일로 전달된 신호를 받아 해석한 뒤 칩 뒤 전극으로 전달하면 해당 부분의 망막이 자극받는다. 마치 정상인이 앞을 볼 때 시신경세포가 활성화된 것 같은 효과가 난다. 빛이 수정체와 유리체를 거쳐 굴절되는 것이 아니라 외부 카메라가 찍은 영상을 시신경이 바로 받아보는 시스템이다.

연구팀은 2001년 12월부터 시각장애우 자원자 10명에게 실리콘고무 재질의 망막자극용 16채널 백금 전극을 이식했다. 그리고 전극 16개를 다양한 조합으로 자극했더니 눈이 전혀 안 보이던 실험참가자가 H와 I를 손짓으로 따라그렸다. 앞으로의 과제는 인공망막 칩을 눈에 심어 시력을 1.0까지 높이고 다채로운 형태와 색채까지도 볼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천리안 설명서-인공망막
구 성 : 인공망막 칩, 인공망막 전극, 디지털 안경, 유도코일 4개
사 용 법 : 안구의 망막 부위에 전극 삽입
디지털 안경을 쓰면 망막에 전기신호 유입
앞이 보이면 자연스럽게 활동
유통기한 : 몸에 이식한 뒤 평생 사용
사용대상 : 시각장애우와 저시력 환자 모두 사용
주의사항 : 눈이 심한 압력을 받거나 충격을 받으면 망막에 문제가 생길 수 있음


서울에서 부산 앞바다 갈매기 보는 법


천리안 설명서-안경형 디스플레이

구 성 : 디지털 안경, 1000만 화소 카메라, 망원렌즈, 적외선렌즈
사 용 법 : 다양한 렌즈를 필요에 따라 안경에 장착
유통기한 : 평생 사용 가능
사용대상 : 시각장애우와 일반인 모두 사용 가능
주의사항 : 땅에 떨어뜨리면 깨질 수 있으니 조심

‘600만불의 사나이’의 눈과 같은 뛰어난 전자눈은 어떻게 만들까? 안경형 디스플레이 기술을 응용하면 사물을 가까이 끌어당기거나 확대해 보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안경형 디스플레이는 안경의 안쪽에 LCD 같은 평판형 디스플레이를 작게 만들어 부착한다. 화면이 작지만 눈앞에서 영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40인치 이상의 대형 화면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또한 양쪽 눈에 서로 다른 영상을 보여줄 수 있어서 양안 시차를 고려한 3차원 입체 영상도 구현할 수 있다. 양쪽 눈이 보는 화면이 다르면 평면 영상인데도 입체로 지각하기 때문에 같은 화면이라도 더 실감나게 느껴진다.

휴대전화에 달린 고해상도 카메라도 유용하다. 약 600만 화소인 사람 눈에 비해 최근 나오는 카메라의 해상도는 1000만 화소를 뛰어넘는다. 최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한 ‘전자눈’은 두 점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 인간의 눈으로 구별할 수 없는 것도 뚜렷이 구별할 정도로 선명한 영상을 출력한다.

이 카메라를 안경형 디스플레이에 장착하면 보통 수준 이상의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디지털 줌 인과 줌 아웃 기능도 가능해 영상을 순식간에 2~3배 확대할 수도 있다. 이스라엘의 루무스(LUMUS)사는 2007년 ‘안경형 가상영상’을 개발했다. 이 안경을 착용하면 만화 ‘드래곤볼’의 주인공이 상대의 전투력을 분석할 때 썼던 안경, ‘스카우터’ 같이 상대의 프로필과 번개처럼 빠른 움직임이 눈앞에서 선명하게 나타난다. 확대와 축소기능은 덤이다.

몽골에 의료봉사 갔을 때 만난 할아버지는 머지 않아 먼 산자락에 있는 동물이 말인지 양인지 다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일명 ‘시력 4.0’을 만드는 일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말이다. 카메라 앞에 적절한 망원렌즈를 추가한다면 서울 상공에서 부산 해운대 앞바다(약 400km 거리)의 갈매기가 몇 마리인지 내다보는 ‘천리안’도 가능하지 않을까.
1 특정한 색을 볼 수 없는 색각장애우는 아이보그(Eyeborg)를 착용하면 눈앞에 보이는 물체의 색을 소리로 들을 수 있다. 시각 능력을 향상시키는 또 다른 방법이다. 2 600만불 사나이의 시력을 현실화할 수 있는 콘텍트렌즈. 이 렌즈를 끼고 먼 거리의 물체를 보면 그 지점까지의 거리가 자동으로 계산돼 눈앞에 나타난다.

밤만 되면 앞을 볼 수 없는 인간 시각의 한계는 군사용으로 사용되는 야간 투시경으로 극복할 수 있다. 인간의 눈은 가시광선 영역의 파장만 볼 수 있어 가시광선이 적은 밤에는 앞을 잘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적외선을 감지하는 카메라를 안경형 디스플레이에 장착하면 적외선을 볼 수 있다. 야간 투시경을 따로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다. 군인들은 시각을 강화해 적진을 안전하게 탐색할 수 있다.

굳이 눈 속에 인공망막 칩을 심지 않더라도 간단한 보조장치 하나만으로도 멀리 있는 것을 가까이, 보통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까지도 보는 ‘제6의 감각’으로 시각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머리에 착용하는 디스플레이 대신 레이저 스캐닝으로 영상을 직접 망막에 비춰주는 시도도 있다.

인공시각이 안정성과 효용성을 공인받기까지는 시간이 10~ 20년 정도 더 필요하다. 지름이 약 2.4cm로 작은 안구에 칩을 심는 기술과 조직 두께가 500μm(마이크로미터, 1μm=10-6m)도 안 되는 무른 망막 위에 칩을 고정하는 기술이 아직까지 미흡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최근의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한다면 2010년대 후반엔 인공망막이 보급될 수 있고 디스플레이 기술이 뒷받침돼 업그레이드된 시각으로 ‘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P r o f i l e
서종모 교수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 안과에서 전문의 과정을 밟았다. 2000년부터 인공망막 연구팀에 합류했고, 서울대 의대 의공학교실에서 석사, 박사 과정을 마쳤다. 현재 서울대 전기공학부 조교수로 바이오일렉트로닉스 인공망막을 연구한다.

정흠 교수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망막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2000년부터 서울대 공대 전기공학부 김성준 교수와 함께 나노바이오시스템 연구센터를 시작해 국내 최초로 인공망막 연구팀을 구성했다.
[물리]색을 인식하는 원리
| 글 | 배기범 ㆍkbbae96@naver.com |
서울대 물리교육과를 졸업하고 현재 메가스터디에서 물리와 과학 논·구술 수업을 하고 있다. 개념을 정확하고 깊이있게 이해하는 능력과 다수 개념을 통합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과학 학습에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제시문
(가) 색은 눈에 들어온 전자기파가 어떤 시세포를 흥분시키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망막에는 <그림 1>처럼 빛에 반응하는 시세포가 분포한다. 시세포는 전자기파의 파장에 따라 달리 반응하는 원추세포와 전자기파의 세기 즉 밝기에 따라 반응 정도가 다른 간상세포로 이뤄진다. 따라서 색의 결정은 원추세포, 물체의 명암은 간상세포에 의해 이뤄진다.

원추세포의 파장에 따른 반응곡선은 <그림 1>과 같다. 원추세포에는 3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들은 각각 440nm, 545nm, 580nm 근처에서 최대 감도를 나타내며 각각 B(Blue), G(Green), R(Red) 원추세포라 한다. 곡선을 보면 RGB 각각의 원추세포는 꽤 넓은 영역에 걸쳐 반응한다. G원추세포의 경우 420~650nm에 달하는 빛에 반응한다. RGB 원추세포의 반응을 종합하면 원추세포의 반응영역이 400~700nm임을 알 수 있는데 이를 가시광선 영역이라 한다.

그렇다면 색은 어떻게 인식할까? 세 가지 원추세포의 흥분 정도에 따라 전기신호의 크기가 달라지는데 뇌에서는 이 신호를 종합해 색을 판정한다. 그 결과 <그림 2>처럼 우리는 단색의 전자기파를 파장에 따라 다른 색으로 인식한다. 흔히 말하는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색으로 말이다.

어떤 빛을 노란색으로 인식하는 데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하나는 파장이 570nm인 단색광이다. 파장이 570nm인 단색광이 들어오면 <그림 1>처럼 R과 G세포가 거의 같은 감도로 반응한다. R과 G에서 같은 세기의 전기신호가 만들어지면 뇌는 노란색을 인식한다. 두번째로 600nm의 단색광과 530nm의 단색광이 함께 눈에 들어오는 경우도 R과 G세포는 거의 같은 크기의 전기신호를 발생시키므로 뇌는 노란색으로 인식한다.

(나) 분자나 원자로 구성된 매질에 빛이 입사되면 원자나 분자에 붙어 있는 전자들은 전자기파의 전기장에 의해 전기력을 받는다. 전기장이 진동하면 전자들도 진동한다. 이와 같이 진동자에 주기적인 외력이 가해져 진동자가 진동하는 경우를 강제 진동이라 한다.

원자 내 전자를 고전 모형으로 생각하면 벽에 고정된 용수철에 매달려 진동하는 물체와 유사하다. 벽은 원자핵, 물체는 전자에 각각 대응한다. 원자핵과 전자 사이에는 쿨롱 힘이 작용한다. 쿨롱 힘은 용수철의 탄성력과 같은 역할을 하며 물체에 힘을 가한 뒤 떼어냈을 때 물체가 하나의 진동수로 계속 진동하게 한다. 이때 진동수를 고유 진동수라고 하며 이는 물체 질량과 용수철의 탄성계수에 의해 결정된다. 같은 힘으로 진동수만 달리하면 진동자의 진폭은 외력의 진동수 함수가 되며 외력의 진동수가 진동자의 고유 진동수와 같아지면 공명 현상이 일어나 진폭이 매우 커진다. 이때 진동자는 큰 에너지를 저장한다.

공명 진동수로 그네를 밀 때 가장 큰 에너지를 그네에 전달할 방법을 생각해보자. 언뜻 그네가 최대 변위 위치에 왔을 때 강한 힘을 주면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네가 중간 지점을 통과할 때 힘을 가해야 한다. 공명 진동수를 가진 외력이 진동자에 작용해 진동자의 속도와 외력이 같은 위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아주 천천히 진동자를 흔들면 진동자는 외력과 같은 위상으로 반응하지만 공명 진동수보다 큰 진동수의 외력으로 강제 진동시키면 진동자가 외력과 반대 위상으로 반응한다.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이해할 때 강제 진동에 따른 진동자의 반응은 매우 중요하다. 전자기파가 원자에 도달하면 전기장이 진동하므로 전기장은 외력이 되고 원자에 붙어 있는 전자는 진동자가 된다. 전기장이 진동하면 전자는 전기장에 비례하는 힘을 받아 전기장의 진동수와 같은 진동수로 강제 진동한다.

(다) 빛이 매질과 상호작용할 때 매질의 크기가 빛의 파장보다 작으면 매질 전체에 같은 크기의 전기장이 가해진다. 이 경우 매질은 쌍극자가 된다. 매질의 크기가 파장보다 크면 매질의 위치마다 전기장이 달라져 복잡한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전자기파가 원자나 분자에 입사한 뒤 원자나 분자 내 전자를 진동시켜 쌍극자가 되게 하면 사방으로 빛이 재방출된다. 이를 통해 사방으로 빛이 퍼지는 현상을 산란이라 한다. 산란은 빛의 진동수와 물질의 고유 진동수에 따라 비공명산란과 공명산란으로 나뉜다.

비공명산란은 빛의 진동수와 물질의 진동수가 크게 차이 날 때 일어난다. 이는 빛을 외부 구동력으로, 물질을 진동하는 전기 쌍극자로 하는 모델로 설명된다. 쌍극자 진동으로 일어나는 도넛 모양의 방사 출력을 가진 전자기파 방사를 비공명산란이라 한다.

산란체의 구성 원자가 얼마만큼 밀집됐느냐에 따라 상호작용의 결과는 크게 차이 난다. <그림 3>은 희박한 매질에서 빛이 일회성 산란하는 경우와 비교적 많은 원자로 이뤄진 매질에서 산란된 빛이 다시 산란되는 다중 산란을 보여준다.

공명산란은 빛의 진동수와 물질의 고유 진동수가 같아 전자의 진폭이 커지는 경우를 말한다. 공명 시에는 입사되는 빛에너지를 매우 효과적으로 퍼뜨리거나 열에너지로 전환하므로 원래 진행 방향으로 전파되는 에너지가 눈에 띄게 떨어진다. 참고로 물은 적외선 영역의 공명 진동수를 가지며 가시광선에 대해서는 약한 비공명산란을 일으킨다.
- ‘과학교사를 위한 빛과 파동’, 김중복 외 공저


문제01
노란색 물감이 노랗게 보이기 위해서는 물감이 파랑색 영역의 빛을 흡수하고 빨간색과 초록색 영역의 빛을 반사해야 한다. 하지만 노란색 물감이 순수 노란색 빛만을 반사하는 경우에도 노란색으로 보인다. 제시문 (가)를 참조해 노란색 물감이 노란색으로 보이는 이유가 앞에서 어떤 경우인지 구분하는 방법을 서술하라.

전문가 클리닉
R, G, B 원추세포의 반응감도에 따라 뇌에서 인지하는 색이 달라집니다. 어떤 색의 빛을 뇌에서 똑같이 인지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두 가지 이상의 단색광이 혼합된 혼합광일 수도 단색광일 수도 있습니다. 서로 다른 진동수를 가진 빛은 밀한 매질에서 진행속력의 차이로 분산되므로 혼합광은 단색광과 달리 프리즘을 통과할 때 분산현상이 나타납니다.

빛은 진동수가 클수록 밀한 매질 속에서 속력이 느려진다. 따라서 공기 중에서 진행하던 빛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단색광별로 다른 경로를 따라 진행하면서 분산된다. 뇌에서 같은 노란색으로 인지한다 하더라도 혼합광선인 노란색 빛은 프리즘을 통과할 때 분산되고 단색광은 분산되지 않는다. 빛을 프리즘에 통과시켜 분산현상이 나타나는지에 따라 구분한다.


문제02
다음 <보기>는 우리 주변 여러 사물의 색과 관련된 진술이다. 제시문 (나)와 (다)를 참조해 각 진술의 근거를 추론하라.

<보기>
(1) 하늘을 파랗고 노을은 붉게 보인다.
(2) 물은 투명한데 수증기는 흰색으로 보인다.
(3) 물에 젖은 옷이나 땅은 어둡게 보인다.
(4) 물은 투명한데 바다는 푸르게 보인다.

전문가 클리닉
제시문 (나), (다)에 나온 전자기파와 물질 사이의 상호작용과 산란의 개념을 잘 이해해 색과 관련된 현상을 정성적으로 설명하는 문제입니다.

예시답안
1) 대기층처럼 원자나 분자가 희박한 경우에는 일회성 산란이 일어난다. 이때 원자나 분자의 크기는 빛의 파장에 비해 충분히 작으므로 대기 중 질소나 산소분자들은 강제 진동하는 쌍극자가 된다. 산란 정도는 진동수가 클수록 크므로 가시광선 영역 중 진동수가 큰 파란색 계통의 빛이 더 많이 산란된다. 원리적으로 하늘은 보라색이어야 맞지만 태양광선 중 보라색이 매우 약하고 우리 눈 또한 보라색에 대한 감도가 작기 때문에 파란색이 우세해 보인다.

일몰이나 일출시에는 빛이 대기를 통과하는 거리가 길어진다. 그로 인해 공기 중에서 파란색 광보다 적게 산란되는 붉은색 광이 지표면에 더 많이 도달해 하늘이 빨갛게 보인다.

2) 물은 적외선 영역의 공명 진동수를 갖고 가시광선에 대해 약한 비공명산란을 일으켜 투명하게 보인다. 하지만 수증기는 희게 보인다. 이는 수증기가 굴절률이 다양한 공기 중에 존재해 경계면에서 여러 차례 반사와 굴절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표면에서만 반사를 일으키는 물보다 눈에 들어오는 광량이 많다. 또 물방울은 크기가 크기 때문에 내부에 있는 여러 개의 물분자가 동일한 전기장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수증기는 특정 파장의 빛이 아닌 거의 모든 파장의 빛을 산란시켜 흰색으로 보인다.

3) 거친 표면에서는 여러 번의 반사가 일어나지만 물이 있으면 표면이 매끄러워져 반사되는 광량이 줄어든다. 또 투과되는 빛이 있더라도 다시 반사되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경계면을 만나 내부로 반사되기 때문에 반사광의 세기는 더욱 약해진다. 물에 젖은 옷이나 땅은 이와 같은 광량감소로 어둡게 보인다.

4) 물분자는 적외선 영역의 공명 진동수를 갖기 때문에 가시광선에 대해서는 약한 비공명산란을 일으켜 투명하게 보인다. 하지만 적외선과 가까운 붉은색 광에 대해서는 적은 양의 공명을 일으켜 약간의 붉은색 광을 흡수한다. 따라서 물속에서는 푸른색 광이 붉은색 광보다 더 깊은 곳까지 진행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물로만 구성됐다면 바다는 강물처럼 투명할 것이다. 하지만 바다는 깊이에 따라 염류농도나 수온이 달라 수없이 많은 경계면을 가지며 물속을 진행하는 광선은 이 경계면에서 수없이 많은 반사와 굴절을 거친다. 그 결과 바다는 푸른색을 띠며 해수의 상태에 따라 각기 다른 푸른색을 갖는다.
[물리]충돌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 글 | 배기범 ㆍkbbae96@naver.com |
 
 
서울대 물리교육과를 졸업하고 현재 메가스터디에서 물리와 과학 논·구술 수업을 하고 있다. 개념을 정확하고 깊이있게 이해하는 능력과 다수 개념을 통합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과학 학습에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제시문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라

(가) 다음은 인체가 물체와 충돌할 때 작용하는 힘을 평가하는 문제로 뉴턴의 제2법칙을 적용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 예 1:어떤 사람이 1m/s로 걷고 있다가 걸려 있는 강철 막대기에 우연히 머리를 부딪쳤다. 약 0.01초만에 5mm의 거리에서 머리가 멈췄다고 가정하자. 머리의 무게는 3kg이다. 감속을 일으키는 힘은 얼마인가?
● 답 1:운동량의 변화(△mv)는 △mv=0-3kgm/s=-3kgm/s(-부호는 머리의 운동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며 힘은 운동방향과 반대로 작용한다)이다.
따라서 F=-3kgm/s/0.01s=-300N이다.

● 예 2:앞의 실험을 반복했을 때 강철막대가 2cm의 완충물을 갖고 있고 감속시간 t가 0.04초로 증가한다면 머리가 감속하는 데 작용하는 힘은 얼마인가?
● 답 2:F=△mv/△t=-75N이며 앞의 예와 비교해 많이 감소했다.

인체에서 나타나는 동적인 힘의 예로서 심장이 박동할 때(수축기) 체중이 증가하는 현상을 들 수 있다. 약 0.06kg의 혈액이 0.1초 동안에 심장에서 위쪽으로 1m/s의 속도로 방출된다고 하자. 혈액에 의해 위로 향하는 운동량은 혈액의 질량과 방출되는 속도의 곱인 (0.06kg)(1m/s)=0.06kgm/s이며 이러한 운동에 대한 반작용력은 (0.06kgm/s)/(0.1s) 또는 0.6N이다. 이 정도 힘은 반응이 민감한 스프링 형태의 저울에서 눈금을 움직이기에 충분하다.

1m 높이에서 뛰어내릴 때 다리를 펴고 착지한다면 상당한 충격을 받게 된다. 이때 몸의 감속은 대부분 발의 완충물 압축을 통해 일어난다. 부딪히기 바로 전 4.5m/s로 움직이고 완충물이 1cm정도 압축된다면 몸은 약 0.005초 만에 정지한다. 이 조건에서 다리에 작용하는 힘은 체중의 100배에 달한다. 체육관 매트에 착지한다면 감속시간은 더 길어지며, 정상적인 인체반응을 따른다면 감속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들이기 위해 우리는 무릎을 굽혀 착지에 따른 힘을 줄일 것이다.

번지점프는 신축성 있는 고무로프를 매고 높은 장소에서 떨어지는 게임으로 번지 밧줄은 긴 거리에 걸쳐 사람을 감속시킨다. 번지점프는 자유낙하와 감속을 통해 전율을 맛보게 한다.

(나) 차가 단단한 벽에 정면으로 부딪치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자동차와 탑승자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자동차의 앞부분은 <그림 1>처럼 범퍼에서 시작해 구간별로 접혀 충돌거리 또는 시간을 증가시키도록 설계됐다. 이로 인해 접히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져 충돌에 따른 감속력이 줄어든다. 차의 앞부분은 심하게 손상되지만 내부는 별다른 손상이 없어 탑승자는 심하게 상처받는 일은 없이 타박상 정도로 그치게 된다. 안전벨트 시스템과 에어백은 충돌 시 머리와 몸통을 보호한다. 통계적으로 이런 장치는 손상과 사망을 줄이지만 부적절한 안전벨트, 유아용 안전좌석은 잘못 설치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그림 2>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고성능 비행기에서 비상탈출방법을 설계하거나 자동차와 일반 비행기의 안전설계에 사용된다. 조종사가 탈출을 위해 위로 튕겨나갈 때 가속도를 계산한 뒤 인체의 한계와 비교해 가속력과 기간을 조정한다. <그림 2>의 정보는 헬멧을 설계할 때 많이 쓰인다. 헬멧은 충돌시 눌림에 의해 속도를 줄이도록 설계돼 있다. 자전거 헬멧은 속도를 내며 달리다가 단단한 평지에 떨어졌을 때를 대비해 운전자의 머리가 24km/h 속도에서 부딪혔을 때의 충격을 견딜 수 있게 설계된다. 헬멧은 압축력에 대해 적절한 강도를 갖는 재료를 사용해 헬멧 완충물의 접힘이 감속시간을 늘려 머리가 받는 힘을 줄이도록 한다.

(다) 인체의 가속은 여러 가지 효과를 야기한다. ① 체중의 현저한 증가 또는 감소 ② 내부 정수압 변화 ③ 인체 탄력조직의 뒤틀림 ④ 액체 내 떠 있는 다른 밀도를 가진 고체의 분리 경향이다. 가속이 충분히 크다면 큰 가속력에 대항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근육의 힘이 없어 인체는 조절력을 잃는다.

어떤 조건 하에서 혈액은 인체의 여러 부위에 울혈된다. 울혈의 위치는 가속 방향에 영향을 받는다. 어떤 사람의 머리가 앞을 향해 가속된다면 뇌로 가는 혈액이 부족해져 일시적 시각상실과 무의식 상태가 올 수 있다.

궤도를 도는 위성에 있는 우주비행사는 무중력 상태에 있다. 최초의 유인 우주비행에 앞서 무중력의 생리학적 영향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는 우주에서 장시간 체류할 때 인체에서 일어나는 영향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는데 몇 가지 생리학적 변화는 일어나지만 인체가 무능력해지거나 영구적인 손상을 입지는 않는다고 한다.

조직은 가속에 의해 비틀릴 수 있고 힘이 커지면 찢기거나 파열될 수도 있다. 실험 정보가 거의 없지만 거대한 원심분리기를 이용한 몇몇 실험에서 가속도에 의해 조직이 찢어지기 전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자동차 사고로 대동맥이 복막으로부터 찢어진다면 사망은 아니더라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 ‘인체물리’, 존 카메론 지음


문제 01
1) 질량 60kg인 민수가 바닥으로부터 높이 1.8m인 담 위에서 가만히 뛰어내렸다. 공기저항을 무시할 때 철수가 바닥에 도달하는 순간의 속력과 도달하기까지의 시간을 구하라. (단 중력가속도는 10m/s2이다.)

2) 민수가 바닥에 착지하는 과정에서 6cm만큼 무릎을 구부리는 동작을 취했다면 바닥으로부터 받는 평균 충격력은 얼마인가?

3) 제시문 (나)의 <그림 2>를 참조해 앞의 착지동작이 안전한지를 설명하라


전문가 클리닉
운동량과 충격량의 관계식 또는 일-에너지 정리를 이용해 충돌시 감속 거리에 따른 평균 충격력을 구하고 주어진 자료를 이용해 해당 충돌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줄지 판단하는 문제입니다.

예시답안
1) 1.8m에서 자유낙하한 뒤의 속도이므로 등가속도 운동 관계식 2aH=v2 또는 역학적에너지 보존법칙 1/2mv2=mgH로부터 v=√2gH=6m/s가 된다. 중력가속도에 의해 1초에 10m/s씩 속도가 증가했으므로 6m/s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0.6초다. 또는 뛰어내리는 동안 일정 크기의 중력을 받았으므로 운동량과 충격량의 관계식 F△t=△mv로부터 600N×△t=360kgm/s이고 도달하는데 걸린 시간 △t=0.6s가 된다.

2) 무릎을 구부리는 동작을 취하는 시간을 구해보자. 착지한 뒤 정지할 때까지 바닥과 민수 사이에 일정한 크기의 힘이 작용해 등가속도 운동을 했다고 가정하면 무릎을 구부리는 동안의 평균 속력은 6m/s+0/2=3m/s가 된다.
따라서 이 속도로 6cm 이동하는 시간은 0.02초가 된다. 운동량과 충격량의 관계식 F△t=△mv로부터 민수가 받는 평균 충격력은 18000N이다. 일-에너지 정리로부터도 같은 결과를 얻는다.

3) 앞에서 구한 바닥 도달속력을 시속으로 환산하면 대략 22km/h가 된다. <그림 2>에서 시속 20km에서 생존한계에 해당하는 감속거리(0.01m보다 작음)보다는 훨씬 큰 0.06m를 확보하고 있으므로 생존에는 큰 지장이 없다. 하지만 낙하산을 이용해 착지할 때의 감속거리 40cm보다는 훨씬 작은 감속거리가 돼 주요 관절이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 02

탑승 허용 가능한 최대 질량이 100kg인 번지점프대를 제작하려고 한다. 사용하려는 로프 길이는 20m이고 로프의 탄성계수는 200N/m라고 하자. 낙하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받는 공기저항력과 탑승자의 신장을 무시할 때 다음 물음에 답하라. (단 중력가속도는 10m/s2이다.)

1) 탑승자의 안전을 고려할 때 번지점프대의 높이는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가?

2) 번지점프를 하는 탑승자의 줄이 늘어나기 이전의 상태와 제시문 (다)의 궤도비행하는 우주비행사는 동일하게 무중력 상태를 경험한다. 무중력 상태의 물리적 의미에 대해 논술하고 이때 인체에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를 서술하라.

전문가 클리닉
이 문제는 번지점프를 하는 과정에서 역학적에너지 보존법칙을 활용해 무중력 상태를 이해하는지 묻고 있습니다. 또 무중력 상태에서 인체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생리적 변화를 추론하는 능력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예시답안
1) 공기저항을 무시할 때 낙하 과정에서 받는 힘은 중력 또는 탄성력이므로 역학적에너지는 보존된다. 따라서 줄의 원래 길이를 l0, 탄성계수를 k, 최하점까지 줄이 늘어난 길이를 x라 하면 탑승자의 최대 질량을 m이라 했을 때 mg(l0+x)=1/2kx2이 된다. 이로부터 줄이 최대로 늘어난 길이를 계산하면 20m이다. 따라서 이때 탑승자가 지면과 충돌하지 않기 위해서는 번지점프대의 높이가 최소 40m보다는 높아야 한다.

2) 무중력 상태란 관측자가 중력을 받아 가속운동을 할 때 중력과 같은 크기의 관성력이 작용하는 것처럼 느껴 중력의 효과가 느껴지지 않는 상태이다. 자유낙하하는 관측자와 만유인력을 받아 지구 주위를 원운동하는 우주선 내 관측자는 모두 이러한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연골에 위아래로 가해지는 압력이 0이 돼 보통 때보다 키가 약간 커진다. 또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아 머리쪽 혈압이 높아져 얼굴이 붓고 발은 중력의 영향을 받을 때보다 혈압이 낮아져 붓지 않는다. 장시간 무중력 상태 하에서 생활하면 골격에 걸리는 부하가 감소한다. 그로 인해 뼈속에 저장되어 있던 칼슘이 혈액속으로 유입돼 혈액의 칼슘 농도가 증가한다. 그렇게 되면 혈액의 칼슘이온 농도를 적절히 유지하기 위해 칼시토닌이나 파라토르몬 같은 호르몬 분비에 변화가 생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힘, 따뜻한 카리스마


존 메이저 전 영국 총리는

아주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열여섯 살 때 학교를 중퇴한 그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노동 현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총리가 된 후 기자들로부터

고난의 세월을 어떻게 극복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대답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비관적인 생각을 갖지 않는다.

항상 희망을 갖고 일하면 부정적인 생각이 사라진다.

하늘은 표정이 밝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에게 복을 내려준다."

그의 말을 뒤집으면 염세적이고 부정적인 생각은

좋은 이미지와 행복을 갉아먹는

좀벌레와도 같다는 것이다.



- 이종선의《따뜻한 카리스마》중에서 -



* 따뜻하고 희망과 용기가 가득한

카리스마가 우리에게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매사 긍정적인 생각으로, 아름다운 이미지를 상대방에게

남겨줄 수 있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이소연과 무중력 10일, 우주초파리를 모셔라”
2008년 04월 18일 | 글 | 박근태 기자ㆍkunta@donga.com |
 
19일 소유스 귀환… 카자흐 → 러시아 → 한국 긴급공수작전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씨가 지구로 돌아오는 19일 오후 5시 38분 국내 과학 사상 처음으로 우주에서 돌아온 초파리와 세포 및 미생물을 실험실까지 옮기는 특급 공수작전이 펼쳐진다. 소유스호가 귀환한 직후 관계자들이 실험 샘플과 짐을 꺼내는 장면. 사진 제공 미국항공우주국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씨가 귀환하는 19일 오후 카자흐스탄과 러시아, 한국을 잇는 특급공수작전이 펼쳐진다.

작전명은 ‘초파리와 줄기세포 구하기’. 공수품목은 8일 이 씨가 러시아 유인(有人)우주선 소유스호에 싣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가져간 초파리 1000마리와 6가지 세포 및 미생물 샘플들이다. 만일 정해진 시간 안에 세포와 초파리를 실험실까지 옮기지 못하면 작전은 실패다.


항온 용기에 담아 6시간 동안 2200km 이동


작전은 이날 오후 이 씨를 태운 소유스 귀환선이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시작된다. 소유스호가 낙하산을 펴고 내려오기 시작하면 지상의 대기조는 비상에 돌입한다. 이때부터 숨 막히는 시간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예상 착륙 지점은 카자흐스탄의 북부 도시 코스타나이 인근 초원지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최기혁 우주인개발단장을 포함한 대기조가 탑승한 차량과 헬리콥터는 일제히 레이더를 켜고 예상 착륙 지점을 찾아야 한다.

오후 5시 38분(한국 시간). 착륙 성공 직후 이 씨를 포함한 우주인들이 인터뷰를 하는 사이 최 단장은 세포 샘플과 초파리를 특수 용기에 담는다. 실험실까지 살아 있는 상태로 보내기 위해 줄기세포는 섭씨 36도 안팎, 초파리는 25도 안팎을 유지한다.

착륙 지점에서 200여 km 떨어진 코스타나이 공항으로 옮겨진 생물들은 다시 군용기에 실려 2000km 떨어진 모스크바 가가린 우주인 훈련센터까지 옮겨진다. 다음 날 0시 50분 센터에 대기 중인 과학자들의 손에 세포와 초파리가 인계되면 6시간에 걸친 긴박한 공수작전도 끝난다.


실험실까지 빨리 올수록 실험가치 높아

이번 작전의 성패는 시간과의 싸움에 달려 있다. 그만큼 귀환 현장에 나가 있는 최 단장의 역할이 크다. 최 단장은 “이번 작전은 분초를 다퉈야 하는 시간과의 힘든 싸움”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전시를 방불케 하는 방법으로 우주에서 돌아온 생물을 옮기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의 과학자들은 무중력과 방사선에 노출됐던 생물을 이번에 처음 접해본다. 무중력 환경과 우주 방사선에 노출된 상태를 유지하려면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실험실로 보내야 한다. 우주에서 9박 10일을 보낸 생물은 시간이 흐르면 다시 지구환경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또 과학자들은 살아 있는 실험 대상을 더 선호한다. 카자흐스탄의 4월 낮 평균 기온은 40도를 웃돈다. 자칫 섭씨 25도에서 사는 우주 초파리가 떼죽음을 당하기 십상이다.

초파리 실험을 주도하고 있는 조경상 건국대 교수는 “생물을 빠른 시간에 실험실까지 안전하게 옮겨야 우주에서 가져온 샘플로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측 협조 없으면 폐사할 수도


하지만 작전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씨의 귀환 예상 장소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 지상의 대기조는 가로 세로 50km인 광활한 벌판 한복판에 기다리고 있다가 우주선이 레이더에 나타나면 그때부터 추적을 시작한다. 우주선을 찾아 우주인을 꺼내고 실험 샘플을 찾아 모스크바까지 공수하는 데만 꼬박 한나절이 걸린다. 만일 소유스호가 예상 착륙 지점을 훨씬 벗어나 불시착할 경우 추적에는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린다.

여기에 예측 불가능한 러시아의 상황도 원활한 공수를 방해하는 요소다. ‘에타 러시아(여기는 러시아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러시아 측의 시간 관리는 엉망이다. 만일 러시아행 비행기의 이륙이 늦어진다면 초파리와 세포의 생명은 장담하지 못한다.

장규호 바이오트론 사장은 “세포 샘플이 늦어도 23일 전에는 한국에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주에서 돌아온 6종의 샘플은 인하대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으로, 초파리는 건국대로 보내져 9박 10일간 우주에서 노출된 효과를 밝히는 연구에 쓰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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