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 기상, 8:30 출발

 

오늘은 자유일정으로 청주에서 함께 간 선생님들과 차를 빌려 박타풀과 파탄 왕궁을 보러 가기로 했다. 박타풀 입장료가 15불이라 하여, 잠시 망설이다 1인당 50불씩 내기로 하고 승합차를 빌려 출발하려는데 차바퀴에 큰 못이 박혀 걱정을 했더니 기사가 문제없다며 그냥 출발한다. 여전히 분주하고 안개가 자욱한 날씨가 걱정이 되었는데 갑자기 큰소리가 나며 펑크가 나 버렸다. 다행이 가까운 곳에 수리하는 곳이 있어 바퀴를 빼서 굴려갔는데 자전거 펑크 수리하듯 표면을 깨끗이 한 후 고무에 본드를 붙여 펑크 난 자리에 붙이고 다시 망치로 때려 붙이기를 30분, 겨우 수리가 끝나 다시 끼우고 박타풀로 출발 입구에 도착하여 주변 풍경을 보니 벽돌로 잘 쌓아 잘 지은 4층 건물이 있어 어떤 곳인가 궁금해 하고 있었는데 닭소리가 들인다. 양계장인데 사람 사는 곳 보다 더 좋아 보인다. 입구의 조각상과 붉은 칠을 확인하며 입구에 도착 비싼 입장료를 지불하고 입구를 들어서는 순간 정교한 조각에 모두들 탄성을 지른다. 건물하나하나가 문화재일 텐데 곳곳이 상점과 식당으로 쓰이고 있으며 아무 통제 없이 마음대로 출입하고 있다. 감탄사를 연발하며 당시 왕조의 세력을 가늠하며 골목, 골목을 다녔다. 마침 사원에서 죽은 이를 위로하는 행사가 진행되어 잠시 구경하고 다른 곳을 둘러보는데 음악소리가 들린다. 좀 전(前) 제를 지내던 사람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궁 곳곳을 다니고 있었다. 그렇게 생활 현장이 되어버린 박타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정부차원의 보존대책에 세워지지 않아 계속 경고가 내려온다는 설명을 해준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음 행선지인 파탄왕궁으로 향했다. 중국 총서기의 방문으로 차가 많이 밀려, 1시간여 걸려 파탄왕궁에 도착하니 입장료가 200루피, 외국인에게 받는 입장료가 훨씬 비싸다. 그래도 박타풀보다는 싸기에 왠일인가 했더니 규모가 훨씬 작다. 건물들은 박타풀과 비슷했으나 파탄은 돌도 정교하게 조각하여 건물을 지었는데 수리하는 곳도 많이 보였고 곳곳이 상점과 식당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늦은 점심을 박물관 식당에서 해결하려고 들어갔더니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이다. 치킨시즌리커리를 시켜 놓고 한참을 기다리니 20여분이 넘게 걸려 음식을 받았는데 그 중 2개는 그릇이 모자란다고 일반 접시에 준다. 남편이 농담을 하느라 그릇이 잘못되었으니 값을 깎아 달라했더니 특별한 그릇이라 더 내야한다며 농담으로 받는다. 유쾌한 농담으로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는데 봉사료 10%, 세금 13%, 전체 음식 값의 1/4이 세금으로 더 붙는다. 그렇게 점심을 마치고 이곳저곳 골목을 구경하는데 역시 정교한 나무 조각이 감탄사를 연발하게 했다. 두 곳을 서너 시간 둘러보고 나니 산길을 걷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다며 모두들 지쳐있다. 구경을 끝내고 숙소에 들어와 한숨 낮잠으로 피로를 푼 후 중국음식점으로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우리나라의 중국식당과는 다른 끝없이 나오는 튀긴 음식, 얼마 먹질 못하고 뒤로 물러앉는다. 여행 내내 술과 친구했던 남편이 모처럼 분위기 낸다고 양식집을 예약했는데 그것도 모르고 그냥 먹자고 하는 바람에 화가 나 있다. 미리 이야기를 해 주면 좋았을 것을.

6시 30분 기상, 7시 아침식사, 8시 30분 출발

 

오전 바니빌라스 학교 방문을 위해 준비한 책과 학용품을 들고 1시간여를 걸려 학교에 도착하니 운동장에는 플라스틱 의자가 놓여 있고 앞쪽에는 공연을 할 수 있는 단을 만들어 놓았다. 바니빌라스 학교는 8년 전부터 지원하던 곳으로 5년 전 왔을 때는 허름한 단층 건물에 좁은 운동장, 열악한 시설이 전부였는데 벽돌로 지어진 2층 건물에 8개의 교실이 있고 계속 증축하기 위한 기초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으며 나머지 건물도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신축할 예정이란다. 준비해간 선물을 증정하고 행사를 마친 후 학생들이 3개월여 준비한 네팔 각 부족의 전통 무용을 보는데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중고등학교 고학년까지 쌀쌀한 날씨에 모두 맨발로 준비하고 기다리고 공연하고... 다들 안타까운 마음으로 관람한 후 학교를 둘러보는데 2층에 마련 된 도서실로 올라가니 책을 정리할 서가도 부족하고 정리도 되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 들어 다들 서가가 급하다는 의견을 내고 아래로 내려오니 점심 식사가 준비되었다며 안내한다. 네팔 전통식인 달밧, 양념한 닭고기와 돼지고기, 채소무침, 커리소스, 야채 볶음, 전날 먹은 전통 식당의 비싼 음식보다 좋다는 말씀들을 하신다. 극진한 대접을 받고 오후 일정을 위해 학교를 나서는데 지나가던 학생들이 계속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낸다. 오후 일정은 시내 사원 관광인데 처음 들른 스와얌브나트는 원숭이들이 먹거리를 뺏어가며 함께 살아가고 있어 몽키템플로 불리고 있다.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은 별로 없어 보인다. 다만 보수를 위함인지 여러 곳에서 공사가 한창이다. 세계 문화유산이라는데 주변 건물에서는 관광객을 부르는 작은 가게들이 들어가 영업을 하고 있고 정상 주변의 공간에서는 커다란 질그릇에 기름먹인 실을 담고 태우며 복을 비는 의식을 행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다음 행선지는 보우더 나트, 시내로 들어가는 길이 많이 밀린다. 기름이 없어 주유소에 끝도 없이 줄을 서 기다리는 모습을 아침에도 보았는데 그래도 차가 많아 복잡하다. 신호등도 없고 교통경찰이 있어도 별 역할을 하지 못하는 듯 보인다. 30분이 넘게 걸려 도착한 사원은 한창 칠을 하느라 분주하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절을 하며 무언가를 기원하고 있었다. 그 간절한 기원이 무엇일까? 마지막 들른 곳은 힌두교도들이 이승에서의 마지막 길을 떠나는 화장터가 있는 파슈퍼티나트,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매쾌한 냄새가 먼저 여행객을 맞이한다. 겨울이라 사원 앞 개울의 물은 거의 없는데 오늘 화장하는 곳은 여덟 곳이나 되고 늦은 시간인데도 화장할 준비를 하는 곳도 보였다. 다들 숙연한 표정으로 지켜보다 주변 사원을 둘러보는데 시바신의 상징인 링거가 끝없이 줄지어 선 구조물이 눈에 띤다. 사바신을 모시는 곳에는 항상 소 형상이 함께 한다는 설명을 듣고 나니 그제서야 주변에 그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복잡한 마음을 뒤로하고 사원을 떠나 숙소에 돌아와 잠시 쉰 후 정원이라는 음식점으로 저녁식사를 하러 갔는데 오랜만에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6시 기상, 6시 30분 아침식사, 7시 30분 출발

   

드디어 트래킹 마지막 날 기상 후 옥상에 올라 일출 전 설산의 선명한 파노라마를 감상하고 아침 식사 후 마지막 걸음을 옮겼다. 순다리잘까지 내려가는 길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다시 퍼밋을 받고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기에 서류 절차를 기다리며 다시 설산 파노라마를 감상하며 인증샷을 찍고 마지막 산을 넘기 위해 오르막을 올랐다. 길은 잘 정리가 되어 있고 곳곳에 쓰레기 바구니가 설치되었으며 비교적 깨끗한 곳이었으나 기존의 오솔길이 아니라 사람의 손으로 키 높이 이상 흙을 파내어 넓혔으며 미끄러운 진흙이라 비가 온다면 걸음을 옮기기 어려운 난코스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구간은 우리나라 둘레길처럼 편안하고 상쾌한 길이었다. 3시간여를 걸어 물카르카라는 곳에서 마지막 만찬을 떡라면으로 마치고 트래킹 내내 우리의 식사를 책임졌던 리마에게 뜨거운 박수와 함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신곰파 이후 우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계속 만났던 일본 연인 커플도 초대하여 점심을 함께했다.)  

식사 후 다시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며 수력발전과 카투만두 시민들의 식수로 사용된다는 물길 옆 따라 입구에 도착하니 원숭이가 나무에서 열매를 따먹느라 분주하다. 10여분을 더 내려가니 드디어 차가 기다리고 있는 순다리잘 읍내, 과일 몇 가지를 사느라 분주히 보내고 버스에 올라 10일 만에 드디어 복잡하고 소란스런 카투만두 시내로 돌아와 로얄싱기 호텔에 도착, 그간에 쌓인 먼지를 씻어내고 몰려오는 피로를 잠시의 잠으로 풀었다. 저녁시간 네팔 전통민속춤 공연을 함께하는 UTSAV라는 식당에 들어가니 공연을 위해 악사들이 준비하고 있었고 잠시 후 음식이 나오고 공연이 시작되어 1시간여 공연을 보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6시 기상, 6시 30분 아침식사, 7시 30분 출발

 

오늘은 고도를 별로 낮추지 않는 대신 산을 몇 개 넘어가야 한단다. 하지만 고도가 2300m대로 내려온 때문인지 오르막길에서도 통증은 없어 그나마 다행이다. 길을 오르는데 아주머니 들이 이마에 나무를 한 짐씩 해서 지고 내려오고 있었다. 전 날 보았던 가지 없는 참나무의 상황이 이해되었다. 소의 먹이로 사용되어 가지를 모두 쳐 내니 원기둥만 남은 이상한 모습으로 서 있을 밖에. 산길과 넓은 길을 번갈아 지나가며 치플링에 도착하여 내려온 길을 바라보니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그 길을 뛰듯이 내려와 티벳탄 블레드라 부르는 밀가루 반죽 튀김과 김치 볶음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다시 가파른 산길을 내려가는데 처음 우리나라 사람을 만났다. 처음에는 3명이었는데 뒤로 계속 올라온다. 서로 안부를 물으니 광명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 3박4일 일정으로 쿠툼상까지만 간단다. 고등학교 여학생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처음 만난 반가움 때문인지 눈물이 핑 돌았다. 서로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다시 한참을 내려가니 포크래인이 산허리를 끊어가며 길을 만들고 있었다. 그렇게 넓은 산길이 생기고 나면 네팔의 트래킹도 끝이 날거라며 핀죠씨가 걱정을 한다. 찻길을  한참 걸어 파티반장 못 미처 허름한 움막에서 창이라는 우리나라 막걸리와 비슷한 수수로 만든 술을 한 모금 맛보았는데 술 성분은 거의 없는 듯했다. 

끝없는 다랭이 밭과 산허리를 끊으며 진행되는 도로공사는 큰 비 한번이면 다 유실될 듯 보여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며 걸음을 재촉, 다시 가파른 산길을 오르니 멀리 오늘의 숙소인 치소바니가 보였다. 그런데 막상 걸으니 한참이다. 신작로를 걸어 도착하니 겉은 좋아 보이나 내부 시설이 좋지 않은 롯지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곳은 아예 난로가 보이지 않는다. 고도가 높지 않아 기온은 더 높은데도 난로가 없으니 더 춥게 느껴진다. 닭백숙을 준비하는 관계로 저녁시간이 한 시간 늦어진다고 하여 시간을 보내려 옥상에 오르니 그간 보아온 설산들이 사방으로 파노라마를 이루고 있다. 설산 주변으로 구름이 끼기 시작하여 한참을 넋 놓고 감상하다 쫄깃한 닭백숙으로 그 간의 부족한 식사를 채우고 충주에서 온 채영수 선생님과 한참을 이야기하다 방으로 올라와 이른 잠을 청했다.

6시 기상, 6시 30분 아침식사, 7시 30분 출발

 

고도를 1000m이상 내렸는데도 역시 오르막길은 다리의 근육에 통증이 온다. 그렇게 오르내리며 고도를 내리니 나무들의 풍경이 변한다. 주로 향나무와 검은 대나무가 이어지고 전날 내린 눈으로 오전 내내 눈길을 밟으며 다소 힘겨운 길을 걸어 점심 먹는 곳에 도착하니 키친 스텝들 역시 힘들었는지 준비가 늦어져 30여분을 기다려 감자가 듬뿍 들어간 수재비로 점심을 해결하고 밖으로 나와 오후에 갈 길을 바라보니 다시 오르막이 기다린다. 한 숨이 절로 나온다. 다시 늦어지는 걸음, 청소년대원들과의 간격이 점점 멀어진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언덕을 오르니 청년들이 롯지에서 우리들을 구경하고 있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하산 시작, 울창한 랄리구라스가 숲을 이루고 간간이 전나무와 구상나무가 그 향을 더했다. 3000m 아래로 내려가니 우리나라의 참나무처럼 생긴 나무들이 가지는 하나도 없이 이끼를 두르고 만화영화에 나올 법한 모습으로 서 있다. 긴 오르막과 내리막을 오르내리며 5시 넘어 오늘의 목적지인 쿠툼상에 도착, 냉기만 가신 물로 5일 만에 머리를 감고 불을 지핀 난로가에 앉아 있으니 팔을 다쳐 카투만두에 나갔던 김영식대장님이 서둘러 올라왔다. 팔에 금이 갔다고 했는데 카투만두에서 다시 찍어보니 팔목에 금이가 40만원을 주고 기브스를 하고 힘든 몸으로 이틀 걸릴 거리를 왔단다. 책임감 이라는 것이 그렇게 무서운 것인가 보다. 저녁식사 후 다시 난로 가에 모여 앉아 긴 이야기를 나누다 잠자리에 들었다. 낮 동안 걷는 내내 지용희 선생님과 윤석주 선생님의 끊이지 않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아버지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은 남편에게 사랑 받지 못하고, 어미가 품어 태어나지 않은 병아리는 나중에 새끼를 품을 줄 모른다던 말씀 오래 기억될 것이다.

6시 기상, 6시 30분 아침식사, 7시 40분 출발

 

거센 바람소리와 높은 고도로 인한 공기 부족으로 시간마다 깨어나기를 반복하다 일어나 침낭을 넣어야 하는데 그 일도 힘들어 결국 남편에게 부탁하고 아침을 먹으러 식당으로 올라  갔으나 역시 밥알이 제각각 흩어져 영 넘어가질 않는다. 할 수 없이 숭늉에 말아 억지로 넘기고 거센 바람을 맞으며 출발 준비를 하고 간단히 몸 풀기를 한 후 꽁꽁 언 호수가로 이어진 길을 따라 언덕을 올라간다. 아래쪽으로 크고 작은 호수들이 이어져 있는데 다들 얼어 있어 아쉬웠다. 음력 8월 15일이면 힌두교도들이 이 호수에 몸을 씻으면 그간의 지은 죄나 앞으로 지을 죄도 용서 받는다는 믿음이 있어 수천명의 사람들이 찾는다는 힌두교 성지란다. 2시간여를 올라 라우레비냐크 패스(4610m)에 도착하니 고개를 넘는 찬바람에 모두들 힘들어 하여 오래 머물지 못하고 기념사진만 찍고 바로 하산을 시작했다. 내려가는 길은 가파른 내리막에 눈이 쌓여 발걸음을 더 힘들게 했다. 그렇게 2시간여를 내려가니 먼저 도착한 키친스텝들이 따뜻한 음료수를 가지고 그 가파른 길을 올라와 인사를 건넨다. 그렇게 가파른 길을 10여분 더 내려가 패디라는 점심 먹는 장소에 도착, 따뜻한 국수로 점심을 해결하고 눈 덮인 건너편 폭포와 풍경을 감탄사를 연발하며 바라보고 있는데 그 건너편 길이 오후에 가야할 길이란다.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되는 험한 길, 한 숨이 저절로 나온다. 하지만 가야할 길, 잠시 숨을 고르고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 걸음을 재촉했다. 오래된 랄리구라스와 전나무, 검은 대나무가 가는 길 내내 힘든 걸음에 힘을 더해주고 간혹 날리던 눈발이 이제 제법 모양을 갖추어 내린다.

고도가 높아서인지 달라붙지 않는 싸락눈이라 다들 그 풍경과 날씨를 감상하며 걸음을 재촉하는데 두 시간 넘게 계속 내려 결국은 배낭 커버를 덮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4시 30분 넘어 오늘의 목적지인 곱테에 도착하니 역시 춥다. 침낭에 들어가 잠시 쉬다 숭늉에 밥 몇 숟가락 말아 억지로 넘기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6시 기상, 6시 30분 아침식사, 7시 40분 출발

 

아침부터 잔득 흐린 하늘을 걱정하며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하니 곳곳에서 눈과 얼음이 눈에 띤다. 고도만 높을 뿐 풍경은 우리나라 산과 별반 다르지 않은 길을 따라 오르니 전날 신곰파에서 보았던 일본인 연인이 각자 능력에 따라 조절해 가며 길을 걷고 있었다. 전혀 상대방에게 신경 쓰지 않고  알아서 가는 모습이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그렇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전나무 숲길을 지나 여유 있는 걸음을 옮기다보니 어느새 촐랑파티, 다시 전망대라는 말을 실감하며 가네쉬 히말과 랑탕 히말의  설산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한 후 조금 더 올라간 곳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식당에 들어갔는데 너무 추워 식사를 얼른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오히려 밖이 더 따뜻하다. 잠시 풍경을 감상한 후 오늘의 목적지인 코사인쿤드를 향해 고도를 올렸다. 점점 높아지는 고도에 숨은 턱에 차고 움직임 하나하나에 고통이 따라온다. 비수기라 문을 돌아가며 여는 롯지로 인해 최악의 숙소가 배정되었다.

밥알도 각각 떨어져 도저히 넘길 수가 없어 숭늉에 말아 겨우 한 그릇을 넘기고 다음날 일정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었다. 

6시 30분 기상, 7시  아침식사, 8시 출발

 

평소보다 30분 늦추어진 일정으로 조금 여유 있게 콩나물 된장국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계속되는 오르막을 향해 출발하는데 전날 오인숙 선생님께 전수받은 방법으로 아주 천천히 지그재그로 올라가니 한결 수월하다. 청소년 대원들도 오늘은 잘 걷는다. 덕분에 자꾸  쳐져 남편에게 혼나가며 올라가 점심 먹는 곳에 도착하니 언덕을 오르자 펼쳐지는 풍경이 오르면서 힘들었던 모든 일들을 잊게 했다. 김치볶음밥으로 점심을 먹고 가네쉬 히말과 랑탕히말의 설산 풍경을 가득 채우고 오후 일정을 위해 출발하니 바로 하늘을 찌를 듯한 전나무 숲이  만화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하며 펼쳐져 있다. 전나무의 향과 봄을 준비하는 랄리구라스의 고목을 바라보고 계속되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신곰파에 도착 3000m가 넘어서 인지 조금만 격하게 움직이면 숨이 차온다. 야크 치즈 공장에 들러 몇 분이 치즈를 구입하고 불 피운 식당에서 내일부터 시작될 힘든 길에 대한 걱정과 바람소리를 소재삼아 이야기를 나누다 바라본 저녁 노을 지는 모습을 감탄사를 연발하며 감상하고 저녁을 먹고 따망족 포터들의 춤과 노래로 흥겨운 시간을 보내고 다음날의 일정을 위해 9시가 안되어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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